조율된 클래식

조율된 클래식

조율된 클래식

내 입맛에 꼭 맞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몇몇 중요한 요건을 갖췄다면 보완, 수정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수밖에. 고풍스러우면서도 절제된 인테리어를 완성해낸 독자 최정인 씨의 집이 그런 경우다.

작년 5월에 결혼한 주부 최정인 씨는 수원에 있는 105㎡의 아파트를 생애 첫 집으로 선택했다. 채광, 위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적절했고 특히 안방, 작은방 등에 달린 붙박이장이 마음에 들었다. 라탄 소재를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엮어 나무 프레임에 덧댄 모습이 평소 꿈꿔온 단정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내기에 적합했던 것. 하지만 거실에 설치된 대리석 아트월은 화려한 금색 몰딩으로 싸여 있어 난감했다. 전세라 마음대로 고칠 수 없었기에 부부는 이 부분을 보완, 재치 있게 활용하기로 했다. 먼저 거실에 대리석과 비슷한 톤의 벽지를 발라 아트월이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했고 주변에 식물을 두어 요란한 아트월을 가렸다. 또 갈색 몰딩이 둘러진 벽면 한쪽은 콘솔, 리스 등으로 장식해 거대한 액자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더니 오히려 개성이 살아났다. “새로 바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잖아요. 집이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잘 살피고 적절히 활용할 때 그 집만의 고유한 분위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거실
남편의 의견을 고려해 가죽 소파로 구입했는데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이었으면 해서 베이지색으로 골랐어요. 왼쪽으로는 안방, 오른쪽으로는 서재로 이어지는 벽면에 직접 만든 콘솔을 두었어요. 신발을 올려두는 선반이었는데 나무 판자를 빙 둘러 붙이고 어두운 색으로 칠을 했죠. 위쪽에 걸어놓은 리스도 제가 만들었어요. 식물은 금방 시들고 자주 관리해야 하는데 드라이플라워는 한번 만들면 오래 둘 수 있어서 좋아요.

주방
흰색과 검정의 대비가 돋보이는 주방은 6년 전 완공 당시 모습 그대로예요. 식탁과 조명, 작은 선반 등은 나무로 통일했는데 식탁 의자는 검정 시트로 선택해 흰색 벽과 대비되도록 했어요.

현관
현관에 있는 작은 벽면에 철제 바구니를 달았어요. 와이어로 되어 있어서 답답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죠. 담는 것 외에도 아래쪽에 고리를 걸면 먼지떨이나 행잉 화분 등을 매달기 좋아요.

서재
책도 보고 컴퓨터도 하고 이것저것 소품도 만드는 방이에요. 유리 공병에 아크릴을 칠한 연필꽂이, 검정 종이테이프를 십자 무늬로 붙여 만든 액자, 다이소에서 구입한 네트망 두 개를 붙인 메모판 등을 만들었죠. 조만간 재봉틀을 사서 더 많은 아이템을 만들 생각입니다.

침실
한쪽 벽면에 전부 붙박이장이 있고 안쪽에 파우더룸이 있어 침대 외에는 따로 가구를 살 필요가 없었어요. 침대는 붙박이장과 분위기를 맞춰 고풍스러운 것으로 구입했어요. 헤드보드가 높고 몰딩 장식이 있지만 직선으로 디자인되어 절제미가 느껴지죠.

*<메종> 홈페이지 내의 오픈하우스 게시판에 독자 여러분의 감각으로 꾸민 집을 자랑해주세요. 채택된 집은 <메종>에 실어드립니다.

에디터 최고은 | 포토그래퍼 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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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플러스

상상 플러스

상상 플러스

시대와 유파의 구분을 벗어나 특징적인 오브제를 자유롭게 뒤섞어본다. 눈이 즐거워지고 잠자고 있던 감각을 자극하는 유쾌한 도발이 시작된다. 고정관념을 깨고 만나는 경계 없는 상상의 세계.

록 & 시크
1 19세기 페인트 벽지를 재현한 ‘라 캉파뉴 프랑세즈 La Campagne francaise’는 파피에르 드 파리 Papiers de Paris 제품. 305×180cm, 880유로. 2 노란색 페인트 47호 ‘미스터 다비드 Mister David’는 더 리틀 그린 The Little Greene 제품. 무광은 리터당 38.5유로, 유광은 리터당 48유로. 3 19세기의 조각상을 그린 장식판 ‘탕크레드 Tancrede’는 아난보 Ananbo 제품. 210×230cm, 105×230cm 2가지 사이즈로 390유로. 4 1955년 아르네 야콥센 Arne Jacobsen이 디자인한 세븐 체어는 60주년 스페셜 에디션으로 분홍과 남색 2가지 컬러로 프리츠 한센 Fritz Hansen 제품. 620유로. 5,6 양모 소재의 얼굴 모양 쿠션 ‘비사주 Visage’와 눈 모양 쿠션 ‘아이 Eye’는 모두 홈 오투 뒤 몽드 Home autour du monde 제품. 50×50cm, 각각 125유로, 60유로. 7 클라에손 코이비스토 루네 Claesson Koivisto Rune가 디자인한 안락의자 ‘켈리 Kelly’는 타치니 Tacchini 제품으로 실베라 Silvera에서 독점 판매. 104×78×126cm, 1,966유로부터. 8 조나 타카기 Jonah Takagi가 디자인한 램프 ‘팁 톱 Tip Top’은 라 샹스 La Chance 제품. 650유로. 9 185호 컬러 핑크색 페인트 ‘앙지 Angie’는 더 리틀 그린 제품. 무광 제품은 리터당 38.5유로, 유광 제품은 리터당 48유로. 10 곤칼로 캄포스 Goncalo Campos가 디자인한 래커 칠한 메탈과 원목 소재 테이블 ‘타임스 4 Times 4’는 폴리트 Polit 제품으로 메종 엠 Maison M에서 판매. 82×45cm, 1,446유로. 11 루카 니체토 Luca Nichetto가 디자인한 원형 의자 ‘봉봉 Bonbon’은 베레움 Verreum 제품. 35×55cm, 1,450유로. 12 네오드코 Neodko의 2015년 컬렉션 페인트 벽지 ‘칵터스 파라다이스 Cactus Paradise’는 e-papier-peint.com에서 판매. 1㎡당 68유로. 13 의자 ‘이스트 리버 East River’는 헬라 용게리우스 Hella Jongerius가 디자인한 비트라 Vitra 제품으로 봉 마르셰 리브 고쉬 Le Bon Marche Rive Gauche에서 판매. 1,766유로.

동양과 서양의 단면
1 에도시대의 작품을 카피한 페인트 벽지 ‘세리시에르 자포네 Cerisier Japonais’는 파피에르 드 파리 제품. 172×336cm, 669유로. 2 파란색 유리 전등 ‘블룸 Bloom S5’는 프란디나 Prandina R&D 2012 디자인으로 루미네르 Luminere 제품. 36×41cm, 960유로. 3 옥시모르 컬렉션 파노라마 페인트 벽지 ‘라브르 뒤 보야저 L’arbre du voyageur’는 카사망스 제품. 204×300cm, 391.60유로. 4 ‘스카이 블루 Sky Blue’ 페인트는 더 리틀 그린 제품. 무광 제품은 리터당 38.5유로, 유광 제품은 48유로. 5 190호 컬러 페인트 ‘아토믹 레드 Atomic Red’는 더 리틀 그린 제품. 아크릴 소재로 매트한 제품과 광택 있는 제품 2가지가 있으며 매트한 제품은 리터당 38.5유로, 광택 있는 제품은 미터당 48유로. 6 한 장으로 구성된 파노라마 페인트 벽지 ‘르 프라망 로즈 Le Framant rose’는 아난보 제품. 110×270cm, 240유로. 7 강철 소재의 낮은 의자 ‘필 Fil’은 파스칼 무르그 Pascal Mourgue가 디자인한 시나 Cinna 제품. 64×71×74cm, 794유로부터. 8 자수가 놓인 면 쿠션 ‘투모로우 Tomorrows’는 봉 마르셰 Bon Marche에서 독점 판매. 45×45cm, 60×60cm 2가지 사이즈로 각각 95유로, 215유로. 9 세라믹 꽃병 ‘칵터스 Cactus’는 세락스 Serax 제품으로 더 콘란 숍 The Conran Shop에서 판매. 29cm, 39.5cm 각각 45유로, 59유로. 10 네덜란드산 양모 카펫 ‘메디테이션 Meditation’은 세드릭 라고가 디자인한 로셰 보보아 제품. 200×300cm, 2,390유로. 11 솜을 재활용한 모직 소재 안락의자 ‘레이디 비 Lady B’는 세실 마이아 푸졸 Cecile Maia Pujol이 디자인한 로셰 보보아 제품. 21가지 컬러 중 선택 가능하다. 83×83×91cm, 1,281.50유로부터. 12 받침대는 강철 소재이고 판은 호랑이 무늬 대리석으로 만든 원탁 ‘리서치 테이블 Research Table’은 조나 타카기가 디자인한 라 샹스 제품. 지름120cm, 3,600유로. 13 무라노의 유리 꽃병 ‘스네이크 Snake’와 미니 꽃병 ‘안타레스 Antares’는 나손 모레티 Nason Moretti가 디자인 한 것으로 더 콘란 숍 제품. 높이가 28cm, 10~14cm로 다양하다. 큰 사이즈 375유로, 작은 사이즈 110유로.

팝아트와 고전
1 21호 페인트 ‘오렌지 오로라 Orange Aurora’는 더 리틀 그린 제품. 무광 제품은 리터당 38.5유로, 유광 제품은 리터당 48유로. 2 옥시모어 Oxymore 페인트 벽지 ‘팝 솔루블 Pop Soluble’은 2가지 색상으로 카사망스 Casamance 제품. 204×300cm, 391.6유로. 3 세드릭 라고 Cedric Ragot가 디자인한 소파 ‘노틸 Nautil’은 로셰 보보아 Roche Bobois 제품. 231×98×78cm, 3,267유로. 4 블루와 오렌지 컬러의 줄무늬 쿠션은 자라 홈 Zara Home 제품. 40×40cm, 22.99유로. 5 빅토르 바질레브 Victor Vasilev가 디자인한 형광 노란색 테이블 ‘비 B’는 마이 디자인 My Design 제품. 56×37.5cm, 1,132유로부터. 6 반구형 볼 ‘치클렛 네온 Chiclet Neon’은 투명 합성수지 소재로 알렉산드라 본 퍼스텐버그 Alexandra von Furstenberg가 디자인한 것으로 더 콘란 숍 제품. 180유로. 7 의자 ‘섹시 돌 Sexy Doll’은 루주 압솔뤼 Rouge Absolu 제품. 33×45~60cm, 3,840유로. 8 페인트 벽지 ‘정글’은 티펜 드 보드만 Tiphaine de Bodman이 블랙 잉크로 그린 프티 프리튀르 Petit Friture 제품. 48×300cm, 0.48×300cm당 75유로. 9 검은색 바닥이 무늬처럼 보이는 면 카펫은 라 마뉴팍튀르 코골랭 La Manufacture Cogolin 제품. 360×70cm, 미터당 720유로. 10 광택이 나는 황동 파이프와 전구를 꽂는 부분이 메타크릴 소재인 테이블 스탠드 ‘모델 Model 548’은 지노 사르파티 Gino Sarfatti가 디자인한 플로스 Flos 제품으로 더 콘란 숍에서 판매. 1,255유로. 11 광택이 나는 강철 소재 핑크색 원형 협탁 ‘에밀 Emil’은 프랑크 레텐바셰르 Frank Rettenbacher가 디자인한 것으로 더 콘란 숍 제품. 41×34×49cm, 415유로. 12 꽃 문양이 새겨진 블루 컬러의 일본 페인트 벽지는 안토니오 마르 Antonio Marrs가 디자인한 월&데코 Wall&deco 제품. 제곱미터당 110유로. 13 깔끔하게 발라지는 초록 페인트 ‘섐록 Shamrock’은 르수르스 Ressource 제품. 리터당 35.12유로. 14 합판 소재의 낮은 사각형 테이블 ‘우크 Ook’는 파브 디자인 Fab Design 제품으로 크기가 다양하다. 60×60cm, 850유로부터. 15 콘스탄틴 그리치치 Konstantin Grcic가 디자인한 안락의자 ‘트래픽 Traffic’은 컬러가 다양하며 마지스 Magis 제품. 82x80x72cm, 1,800유로부터. 에디터 비르지니 뒤보스크 Virginie Duboscq | 포토그래퍼 디디에 델마 Didier Del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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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가는 길

소풍 가는 길

소풍 가는 길

젊은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살아보고 싶은 집을 꿈꾸기 마련. 아낌없이 주는 마음으로 정성껏 지은 소풍 셰어하우스에는 청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 2층에서 내려다본 거실은 빈백으로 안락하게 연출했다.

종로구 계동 골목에 있는 작은 한옥 게스트하우스 ‘소풍’을 운영하는 배국진 대표는 얼마 전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다. 소풍 게스트하우스는 생긴 지 2년 만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를 체인화하지 않고 불광동에 소풍 셰어하우스를 마련한 것. 서른 초반의 젊은 나이인 그가 패기 하나로 벌인 일이다.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할 때도 무언가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었어요. 집에서 8년 정도 호스팅을 했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투어,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 너무 즐거웠죠.”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북촌에 있는 부동산 40여 곳을 돌아다니며 어렵게 구한 곳이 지금의 소풍 게스트하우스다. 본채, 별채 두 곳의 관리를 하고 모든 투숙객과 직접 연락하고 안내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서까지 규모를 늘릴 계획은 아직 없다. “소풍 셰어하우스도 마찬가지예요. 설계부터 시공, 가구와 소품 등 아주 작은 부분까지 제가 계획하고 골랐어요. ‘내가 살고 싶은 집’이 모토였기 때문에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쓸 수밖에 없었죠.” 소풍 셰어하우스의 터는 돌아가신 할머니가 40년간 사시던 자리다.

↑ 넓직한 8인용 식탁과 스메그 냉장고가 있는 주방.

1 소풍 셰어하우스의 배국진 대표. 2 10m 높이의 책장은 이곳의 자랑거리다.

↑ 소풍 게스트하우스의 내부.

이곳 264㎡의 부지에 6층 규모의 건물을 올렸고 그중 4층부터 6층까지를 셰어하우스로 계획했다. 때문에 공용 공간과 개인 공간의 비율을 적절히 조절해 셰어하우스다운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셰어하우스 1층에는 넓은 거실과 주방, 1인실 2개를 마련했다. 2층은 1인실 4개와 2인실 1개, 3층은 여성 전용 층으로 1인실 2개와 2인실 1개가 있으며 옥상으로 연결되는 곳에는 세탁실을 두었다. 이 집의 포인트는 10m 높이의 기다란 책장. 3층까지 오르는 계단과 맞닿아 있는 책장에는 배국진 대표가 여행을 다니면서 모은 소품과 책, LP 플레이어, 보드 게임판 등을 빼곡히 채워 넣었고 이곳에 머무는 이들이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용 공간인 거실과 주방도 돋보인다. 거실에는 추후 마련할 문화 행사나 이벤트를 위해 계단식으로 디자인했으며 엠비언트 라운지의 빈백을 놓고 그 옆에는 노르웨이산 주물 벽난로를 두어 안락한 분위기로 꾸몄다. 한쪽 벽에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미니 영화관이나 워크숍 등을 진행할 때 사용할 예정으로 가변성을 두었기 때문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맞은편에 있는 주방은 8인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긴 식탁을 두었고 스메그 냉장고, 스테인리스스틸 가전을 구비하는 등 고급 제품으로 갖춰놓았다. 혹여 냉장고가 부족할까 싶어 한쪽 면에 빌트인 냉장고를 마련하고 싱크대 아래 등 틈새에도 수납장을 만드는 등 입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배려했다. 공용 공간도 곳곳에 있다. 1층 계단 아래에 있는 틈새는 문을 달아 은밀하고 조용한 공간으로 만들었고 2층에는 담소를 나누거나 책을 볼 수 있도록 층계참에 작은 공간을 내었다. 또 바깥에는 테라스도 마련했다. 공용 공간을 넉넉하게 만들었다면 개인 공간은 알차게 구성했다. 1인실의 경우 싱글 침대와 책상, 옷장이 들어가며 방 앞에 조그만 전실을 만들어 소음을 한 번 더 차단한 것. 11~12명이 살 게 될 방은 10개이지만 화장실 8개, 샤워실 7개를 배치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한 점도 인상적이다. 외로운 청춘들이 이곳에 모여 생활하며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가길 바란다는 배국진 대표. 젊은이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픈 그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에디터 최고은 | 포토그래퍼 신국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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