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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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섞이지 않을 것만 같은 흑과 백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묘하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앙상블을 펼치는 흑과 백은 다채로운 그래픽 패턴을 만들어낸다.

선명한 무늬
부직포 소재의 전등갓 ‘페이퍼 램프 Paper Lamp’는 르네 바르다 ReneBarda가 디자인한 것으로 리네 로제 Ligne Roset 제품. 26×5×47cm 190유로, 26×8×57cm 195유로. 벽지 ‘말라쉬트 Malachite’는 포르나세티 컬렉션으로 콜앤선의 제품으로 오 피 데 쿨뢰르에서 판매. 10m×52cm, 롤당 128유로.

줄무늬와 물방울무늬의 도자 접시 ‘브루트 Brute’는 포맥스 Pomax 제품으로 베아쉬베 마레 BHV Marais와 라파예트 메종 Lafayette Maison에서 판매. 줄무늬 접시 18.5cm 12.50유로, 동그라미 접시 23cm 12.25유로. 식물 무늬를 실크 프린트한 도기 접시 컬렉션은 비르방 Virebent 제품. 17cm 22.90유로, 21cm 27.70유로, 27cm 31.60유로. 벽지 ‘페더 팬 Feather Fan’은 콜앤선 Cole&Son 제품으로 오 피 데 쿨뢰르 Au Fil des Couleurs에서 판매. 10m x 52cm, 롤당 95유로.

바우하우스 정신
세라믹 바우하우스 꽃병은 헤드윅 볼하겐 공장 Manufacture Hedwig Bollhagen 제품으로 봉 마르셰 Bon Marche에서 판매. 220유로부터. 벽지 ‘자카르타 Jakarta’는 노빌리스 Nobilis 제품. 10m×52cm.

도자기로 만든 머그와 촛대는 플뤼 Fleux 제품. 머그 9.90유로, 촛대 16.90유로. 유리잔은 앤클레버링 &Klevering 제품. 30유로. 벽지 ‘핫 하우스 Hot House’는 에리카 워컬리 Erica Wakerly 제품으로 오 피 데 쿨뢰르에서 판매. 10m×52cm, 롤당 99유로.

참신한 직물
1 리넨 쿠션 커버 ‘아누 Anneaux n°19’는 앙투아네트 푸아송 Antoinette Poisson 제품. 34x43cm, 84유로. 2 얇은 리넨 베개 커버 ‘카로 Carreaux’는 랭주 파티큘리에 Linge Particulier 제품. 50×50cm, 32유로. 3 앞면에는 프린트, 뒷면은 자수로 처리한 쿠션은 앙투아네트 푸아송 제품으로 봉 마르셰에서 판매. 66×42cm, 190유로. 4 페이즐리 무늬의 베개 커버는 리수아 Lissoy 제품. 65×65cm, 40유로. 5 리넨 쿠션 커버 ‘인디엔느 Indienne n°3’은 앙투아네트 푸아송 제품. 70×84cm, 220유로. 6 얇은 리넨 베개 커버 ‘카로 Carreaux XL’는 랭주 파티큘리에 제품. 35×45cm, 22유로. 7 기하학적 무늬의 쿠션 커버는 루즈 렝 Rouge Rhin 제품으로 봉 마르셰에서 판매. 25×50cm, 56유로. 8,9 리넨 베개 커버 ‘피에 드 코크 Pied de coq’와 ’마리니에르 Mariniere’는 랭주 파티큘리에 제품. 50×50cm, 32유로.

벽지 ‘이타크 Ithaque’는 노빌리스 제품. 10m×52cm, 롤당 98유로.

모빌 ‘그래픽 Graphic’은 앤클레버링 제품. 지름 60cm, 60유로. 면 90%와 폴리프로필렌 10% 혼방 바구니와 복조리형 바구니는 모두 칸디 앤 코 엠포리움 Khandi and Co Emporium 제품. 개당 25유로부터.

벽지 ‘키탄 Kithan’은 니나 캠벨 Nina Campbell이 디자인한 케세이 Cathay 컬렉션으로 오스본&리틀 Osborne&Little에서 판매. 10m×52cm, 롤당 106유로.

에디터 가엘 레이르 Gael Reyre | 포토그래퍼 소피 부사바 Sophie Boussah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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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Tem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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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나면서 처음의 색깔은 옅어졌지만 세 식구의 개성이 기분 좋은 멜로디처럼 흐르는 어네이티브 인병철 대표의 집을 찾았다.

↑ 1층이라 마당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간이 캠핑 온 기분을 내고 있는 어네이티브 대표 부부.

어네이티브 인병철 대표의 집은 2014년 8월호 <메종>의 웨딩 특집을 통해서 신혼집으로 소개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임신 중이던 부인 최성희씨가 아이를 낳고 집 안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얘기에 다시 찾아가고 싶어졌다. 어네이티브는 이미 야영객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이자 특히 감성 캠핑을 즐기는 이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다. 인병철 대표는 동대문시장에서 패션 도매업으로 승승장구하다가 5년 전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캠핑과 연관된 브랜드 어네이티브를 론칭했다. 불황의 그늘이 드리운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어네이티브를 꾸준히 성장시켜온 사업가다. 그런데 에너지 넘치는 캠퍼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방문한 인병철 대표의 집은 생각보다 단정했고 침실은 클래식했다. “어네이티브 제품 중 테이블, 의자 정도는 집에서도 사용하지만 모든 가구를 캠핑 용품으로 꾸미진 않았어요. 함께 사는 아내의 취향도 있으니까요. 물건을 많이 올려두거나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벽도 깨끗하게 그대로 두고 아기 방을 제외하곤 소품을 최소화하려고 했죠. 일부 소품 장식은 아내가 한 것이라 그대로 두었지만요.”

↑ 딸 인디애나가 편안하게 놀 수 있는 낮은 가구로 구성한 넓은 거실.

위) 거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벽은 흰색 페인트로 마감했다. 아래) 결혼식 사진을 사이드 테이블 위에 올려둔 침실. 침실에서도 마당이 보인다.

왼) 현관에서 바라본 집 안. 왼쪽에 뚫린 벽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과 맞닿아 있다. 오) 거실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클래식한 침실.

한남동의 한적한 동네에 위치한 이 집은 60평대의 넓은 빌라다. 지하 공간과 마당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1층의 장점을 살린 집으로 아직 첫돌이 지나지 않은 딸을 생각해서 선택한 공간이기도 하다. 넓은 거실과 주방, 방 3개로 구성되었는데 그중 방 2개를 온전히 아이를 위해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 집에서 가장 화려하고 귀여운 공간이에요. 아내가 장난감이나 가구, 소품 등으로 아기 방을 예쁘게 꾸몄어요. 방 하나는 잠자는 공간이고 다른 방은 마음 편히 어지르면서 놀 수 있는 방이죠.” 커서도 사용할 수 있는 침대와 나무로 만든 책장, 아기가 좋아하는 각종 인형, 창가를 장식한 갈런드 등 편집숍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아기자기한 방에서는 아빠와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마당이 보이는 넓은 거실은 나무 테이블과 가로로 긴 소파, 빈티지 스피커 등으로 자연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도록 꾸몄다. 넓은 창을 통해 보이는 앞마당은 사시사철 거실의 표정을 바꾸는 일등공신이다. 거실뿐만 아니라 다이닝 공간에서도 창을 통해 자연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집의 큰 매력 중 하나다. “거실 벽이 너무 허전한가 싶어서 검은색 프레임과 나무색 선반의 스트링 시스템을 주문했어요. 못을 박아서 액자를 달고 싶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왕하는 김에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반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죠.” 침실은 또 다른 스타일로 꾸며졌다. 결혼할 때 구입했던 앤티크가구를 두어서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 커튼을 열면 앞마당의 정원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녹색이 푸른 이맘때부터는 더욱 싱그러운 분위기의 침실이 된다.

↑ 침대에 앉아 가장 좋아하는 책을 읽고 있는 포동포동한 인디애나.

왼) 인병철 대표의 아내가 유난히 마음에 들어하는 나무 선반의 책장. 오) 놀이방에는 방문에 딸의 이름을 이니셜로 붙여두었다.

↑ 놀이방에는 방문에 딸의 이름을 이니셜로 붙여두었다.

이 집은 오래된 빌라지만 구조 변경은 하지 않았다. 예전의 문화를 반영하듯 부엌에 메이드 방이 있는데 그것도 그대로 두고 창고로 활용하고 있으며 벽을 허물거나 가벽을 세우지 않고 원래 구조를 유지했다. 대신 벽이나 문에 시트지를 붙이거나 페인트를 발라 흰색으로 깨끗하게 마감한 것이 전부다. “부엌의 격자 창문 프레임도 참 예뻤는데 침침한 나무 색깔이라 어두워 보였어요. 흰색 시트지를 깨끗하게 붙였더니 새로 짠 프레임 같았죠. 거실은 벽지를 전부 떼어내고 페인트를 발랐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인건비도 만만치 않더군요. 그래서 나머지 공간은 시트지 작업을 했어요. 나중에 보수도 간편해서 개인적으로 시트지 작업을 추천하고 싶어요.” 흰색 시트지로 깨끗하게 마감한 격자 창틀과 그 너머로 보이는 담쟁이덩굴이 부엌 공간을 이국적인 분위기로 만든다. 자연적인 느낌을 좋아해서 다이닝 공간 역시 철이나 유리 소재보다는 주로 나무 소재의 가구로 꾸몄다.

↑ 격자 창문 프레임과 뒤에 보이는 담쟁이덩굴 때문에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다이닝 공간.

↑ 인병철 대표의 키덜트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지하실. 친구들이 놀러 와도 시끌벅적하게 놀 수 있는 곳이다.

1층이 주로 아내와 딸을 배려한 공간이라면 주차장과 이어지는 지하실은 아빠인 인병철 대표를 위한 공간이다. 운동기구와 TV, 컴퓨터를 두어 온전한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키덜트 성향을 반영하는 인 대표의 수집품이 빼곡하게 전시된 공간이기도 하다. “제가 정말 장난감을 좋아해요. 각종 피겨부터 RC카, 미니어처 등 그동안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마다 모은 컬렉션을 지하 공간에 진열했어요. 이사 오기 전 집은 지금보다 작아서 한번에 정리할 곳이 마땅치 않았거든요. 또 친구들이 오면 아기가 잘 때도 지하에서 시끌벅적하게 놀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죠.” 인병철 대표의 취미와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지하 공간은 가장으로서의 고단함과 짐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휴식 공간인 셈이다.
각자의 취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세 식구의 집. 각을 맞춰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집이 아니라 본래 모습과 자연을 그대로 활용했기에 편안함이 배가되는 집이다. “빌라지만 단독주택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집이에요. 채광도 좋고 정원을 이용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풀과 나무가 많아서 벌레가 자주 들어오긴 하지만 그 정도는 감수하고 살 만큼 마음에 들어요. 가끔 마당에 텐트도 치고 야외용 의자에 앉아 있기도 하면서 간이 캠핑 기분을 내곤 해요.” 자연을 벗하며 자신들만의 템포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세 가족의 모습은 지상 최고의 파라다이스를 집에서 찾은 이들의 초상이었다.

*에스티 로더에서 안티에이징 파워 커플, 어드밴스트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Ⅱ와 마이크로 에센스 스킨 액티베이팅 트리트먼트 로션을 집주인께 선물로 증정했습니다.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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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된 클래식

조율된 클래식

조율된 클래식

내 입맛에 꼭 맞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몇몇 중요한 요건을 갖췄다면 보완, 수정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수밖에. 고풍스러우면서도 절제된 인테리어를 완성해낸 독자 최정인 씨의 집이 그런 경우다.

작년 5월에 결혼한 주부 최정인 씨는 수원에 있는 105㎡의 아파트를 생애 첫 집으로 선택했다. 채광, 위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적절했고 특히 안방, 작은방 등에 달린 붙박이장이 마음에 들었다. 라탄 소재를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엮어 나무 프레임에 덧댄 모습이 평소 꿈꿔온 단정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내기에 적합했던 것. 하지만 거실에 설치된 대리석 아트월은 화려한 금색 몰딩으로 싸여 있어 난감했다. 전세라 마음대로 고칠 수 없었기에 부부는 이 부분을 보완, 재치 있게 활용하기로 했다. 먼저 거실에 대리석과 비슷한 톤의 벽지를 발라 아트월이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했고 주변에 식물을 두어 요란한 아트월을 가렸다. 또 갈색 몰딩이 둘러진 벽면 한쪽은 콘솔, 리스 등으로 장식해 거대한 액자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더니 오히려 개성이 살아났다. “새로 바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잖아요. 집이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잘 살피고 적절히 활용할 때 그 집만의 고유한 분위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거실
남편의 의견을 고려해 가죽 소파로 구입했는데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이었으면 해서 베이지색으로 골랐어요. 왼쪽으로는 안방, 오른쪽으로는 서재로 이어지는 벽면에 직접 만든 콘솔을 두었어요. 신발을 올려두는 선반이었는데 나무 판자를 빙 둘러 붙이고 어두운 색으로 칠을 했죠. 위쪽에 걸어놓은 리스도 제가 만들었어요. 식물은 금방 시들고 자주 관리해야 하는데 드라이플라워는 한번 만들면 오래 둘 수 있어서 좋아요.

주방
흰색과 검정의 대비가 돋보이는 주방은 6년 전 완공 당시 모습 그대로예요. 식탁과 조명, 작은 선반 등은 나무로 통일했는데 식탁 의자는 검정 시트로 선택해 흰색 벽과 대비되도록 했어요.

현관
현관에 있는 작은 벽면에 철제 바구니를 달았어요. 와이어로 되어 있어서 답답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죠. 담는 것 외에도 아래쪽에 고리를 걸면 먼지떨이나 행잉 화분 등을 매달기 좋아요.

서재
책도 보고 컴퓨터도 하고 이것저것 소품도 만드는 방이에요. 유리 공병에 아크릴을 칠한 연필꽂이, 검정 종이테이프를 십자 무늬로 붙여 만든 액자, 다이소에서 구입한 네트망 두 개를 붙인 메모판 등을 만들었죠. 조만간 재봉틀을 사서 더 많은 아이템을 만들 생각입니다.

침실
한쪽 벽면에 전부 붙박이장이 있고 안쪽에 파우더룸이 있어 침대 외에는 따로 가구를 살 필요가 없었어요. 침대는 붙박이장과 분위기를 맞춰 고풍스러운 것으로 구입했어요. 헤드보드가 높고 몰딩 장식이 있지만 직선으로 디자인되어 절제미가 느껴지죠.

*<메종> 홈페이지 내의 오픈하우스 게시판에 독자 여러분의 감각으로 꾸민 집을 자랑해주세요. 채택된 집은 <메종>에 실어드립니다.

에디터 최고은 | 포토그래퍼 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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