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for Vin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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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곳에서 살기 위해 쾌적한 도시를 떠났다. 럭셔리 캔들 브랜드 입소 Hypsoe의 디렉터 이자벨 프랑수아는 파리 교외에 있는 폐쇄된 창고를 과감히 구입해 거주 공간으로 개조했다. 그녀는 숨겨진 디자인 보물을 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벼룩시장에 간다. 그곳에서 발견한 빈티지 가구로 새집을 알차게 채웠다.



새 모양의 검은색 세라믹 꽃병은 레 제리티에 Les Heritiers가 로슈 보부아 Roche Bobois를 위해 디자인한 것. 피에르 파브러스의 조명 ‘타이드라이트 Tidelight’는 프티트 프리튀르 Petite Friture 제품. 두 개의 초 ‘실버 커버 Silver Cover’와 ‘우든 Wooden’은 앙투안 펠루자가 입소 Hypsoe를 위해 디자인한 것.

이자벨 프랑수아가 파리 남동쪽의 발드마른 Val-de-Marne에 있는 이 집을 구입했을 때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창고였던 이 집은 정말 독특했어요. 창문도 없고 바닥도 단단하지 않았어요. 그냥 땅을 밟아 다져놓은 상태였죠. 파리의 클래식한 아파트에 살던 우리 가족은 좀 더 새로운 곳에서 살아보고 싶었어요.” 그녀는 이 공간이 지닌 가능성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었기에 집 전체를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지금 200㎡의 2개 층으로 구성된 이 집은 여러 개의 작은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원래부터 시멘트 구조물이 공간을 나누고 있어서 각 방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쉽게 결정할 수 있었어요.” 그녀와 남편 그리고 두 아이는 2년이나 걸린 레노베이션 공사 기간 동안 정원 안쪽에 있는 부속 건물에 살면서 집 공사를 지켜봤다. 창고였던 건물을 주거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원래 뚫려 있던 구멍에 창틀을 더해 창문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외관 벽을 툴루즈산 벽돌로 덮어 이 건물이 지닌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바닥에는 시멘트를 덮은 다음 페인트를 칠했다. 그녀는 20년간 프랑스 최고의 밀랍 제조자, 조향사와 함께 초를 만들어왔으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따라서 가구는 메종&오브제에 참여했을 때 부스에서 쓰기 위해 구입했던 것을 활용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들르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1950년대 디자인 가구로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했다. 그녀의 디자인과 빈티지에 대한 깊은 관심 덕분에 낡고 영혼 없는 창고가 시크한 교외 분위기에 완벽하게 녹아드는 멋진 집이 되었다.



현관에서 집의 외관 벽을 덮은 툴루즈산 벽돌을 볼 수 있다. 리앙 아 시레 Rien a Cirer에서 구입한 낡은 극장 의자가 제자리를 찾았다.



1층은 벽 없이 트여 있지만 용도에 따라 구분해놓았다. 여기에는 바닥에 태피스트리를 깔아 거실로 꾸몄다. 태피스트리 ‘라 셰즈 La Chaise’는 프랑수아 아장부르가 툴르몽드 보샤르 Toulemonde Bochard를 위해 디자인한 것. 이자벨은 디자인 제품을 구하러 정기적으로 벼룩시장에 간다. 그렇게 구입한 피에르 가리슈의 암체어 두 개를 거실에 놓았다. 샤투 벼룩시장 Puces de Chatou에서 구입한 작은 테이블도 있다. 데이베드에는 메종 쉬르 필로티 Maison sur Pilotis와 오 보뇌르 데 쇼즈 Au Bonheur des Choses의 쿠션을 올려놓았다. 디젤 Diesel의 조명 ‘포크 Fork’는 포스카리니 Foscarini 제품.


콩스탕스 귀세가 프티트 프리튀르를 위해 디자인한 카나페 ‘누빌로 Nubilo’. 쿠션과 담요는 르 몽드 소바주 Le Monde Sauvage 제품. 피에르 폴랭이 디자인한 빈티지한 암체어는 머스터드 옐로의 크바드랏 Kvadrat 패브릭으로 커버링했다. 조명은 벼룩시장에서 구입했으며 등나무 프레임의 거울은 리앙 아 시레에서 구입했다. 앞에 보이는 테이블은 AM. PM 제품. 그 위에 입소의 초를 올려놓았다. 나무 테이블은 에스니크라프트 Ethnikraft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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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트 오세 드뤼몽 Benedicte Ausset Drummond

writer

카린 케이방 Carine Keyvan

전통과 모던이 공존하는 아파트

전통과 모던이 공존하는 아파트

전통과 모던이 공존하는 아파트

전통 가구가 현대적인 감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주는 30대 젊은 부부의 집을 만났다.


1 상판에 강렬한 색상의 옻칠을 한 소반은 TV 옆에 두고 라면을 먹거나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2 거실에서 안방으로 향하는 곳에 LVS 크래프트에서 구입한 먹감나무 장을 놓고 주변을 장식했다. 3 차정욱, 오유경 씨 부부와 딸 하울이.

‘한국적인 집’이라 할 때 당신은 무엇이 떠오르나.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옥이라 생각했다면 애석하게도 반만 맞았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도 분명 한국적인 것일 테니까.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으로 전통과의 단절을 겪어 우리 고유의 미를 그대로 이끌어오기 어려웠지만 그것을 잃어버린 것은 결국 우리다.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려는 공예가들이 남아 있고 젊은 세대의 미감으로 변화시키려는 디자이너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물건들도 여전히 판매되길 기다린다. 미니멀한 디자인의 가구들과 전통 공예품은 조화롭지 않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미아동의 25평형 아파트에 신혼집을 마련한 30대 젊은 부부의 집을 보면 그것이 편견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공예문화진흥원에서 전시 기획 일을 하고 있는 차정욱 씨는 패션 브랜드 모스카 Mosca의 오유경 실장과 연애한 지 6개월 만에 결혼하게 되었고, 결혼과 동시에 선물처럼 생긴 딸 하울이를 2개월째 키우고 있다. “이 동네에 산 지 4년쯤 되었어요. 원래 혼자 살 생각으로 이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아내를 만나면서 신혼집이 되어버린 거죠. 아이가 금방 생길 줄 알았다면 아마 더 큰 집을 마련했을 거예요.” 집 안 곳곳을 채운 물건들은 그가 처음 일을 시작한 2011년부터 차근차근 모아온 것이다. LVS크래프트에서 구입했다는 먹감나무 장과 옻칠을 한 소반, 중요무형문화재 김수영 장인의 유기 그릇 등 멋진 공예품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기획전을 준비하다 보면 장인들의 작업실을 일일이 찾아가는 일이 많았어요. 이렇게 예쁜 걸 어떻게 여기에 숨겨놨나 싶어서 하나 둘씩 사게 되었죠. 가보면 정말 안 살 수가 없어요.” 국내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다수 수집했다. 황형신 작가가 만든 화분을 비롯해 서정화 작가의 스툴, 서촌의 디자인 카페 MK2를 운영하는 이미경 작가가 제작한 주황색 철제 테이블, 이광호 작가가 디렉팅하는 프로젝트 ‘서플라이 서울’에서 선보인 최정유 작가의 그릇 등등 창고에 넣어둔 것들까지 합하면 더 많다. 거실을 차지하고 있는 소파는 세컨드호텔의 국종원 실장이 디자인한 제품. 가로를 길게 붙이면 팔걸이가 짧은 일반 소파처럼, 90도로 돌려 붙이면 시트와 팔걸이 부분이 길어져 다리를 뻗고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소파다. 원래 새하얀 원단으로 마감되어 있었는데 구입하면서 도저히 관리할 자신이 없어 회색 패브릭으로 교체했다. 거실 한쪽에 둔 양승진 작가의 작품은 차정욱 씨가 갓 태어난 딸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어 특별히 주문한 것이다. 식탁 겸 책상으로 활용하는 널찍한 테이블은 황형신 작가가 디자인하고 김윤환 작가가 제작한 제품. 안방의 침대 역시 김윤환 작가의 솜씨다. 보통은 아내의 취향으로 신혼집을 꾸미는데 이 집은 온통 남편의 물건뿐인 점이 특이했다. “저는 옷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는 편이어서 다른 데 치장하는 것에는 무관심했죠. 그래서 남편의 취향대로 집을 꾸미도록 놔뒀어요. 공예품을 좋아하는 남편과 지내면서 우리나라 장인, 디자이너가 만든 물건을 접하다 보니 정말 멋진 것이 많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전통과 모던 사이에는 연애 시절 과천에서 구입한 화분과 태교를 위해 함께 만든 뜨개 인형과 담요 등 두 사람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로 점점 채워 나가고 있다.



1 회색 소파 옆에 둔 철제 테이블과 테이블 조명 ‘플라워팟’의 주홍색이 더욱 선명해 보인다. 2 부엌과 마주하는 방은 문을 없애고 서재 겸 다이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3 풍선 모양의 의자는 딸 하울이를 위해 특별히 주문한 양승진 작가의 작품.


포근한 분위기의 안방. 오유경 씨는 태어난 지 2개월 된 딸아이를 위해 직접 모빌을 만들어 천장에 달아놓았다.

 

 



*<메종> 홈페이지 내의 오픈하우스 게시판에 독자 여러분의 감각으로 꾸민 집을 자랑해주세요. 채택된 집은 <메종>에 실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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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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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 배합으로 완성한 25평형 신혼집

다양한 색 배합으로 완성한 25평형 신혼집

다양한 색 배합으로 완성한 25평형 신혼집

싱그러운 초록의 베란다 정원, 하늘색 가죽 소파, 주홍 쿠션 등 자신만의 색상환으로 연출한 이한나 씨의 신혼집을 찾았다. 간결한 디자인의 제품으로 채웠지만 다양한 색 배합을 통해 집 안에 감성을 표현했다.



1 차분한 톤의 하늘색 가죽 소파와 주홍색 쿠션과 액자, 초록 식물이 다채롭게 어우러진 거실. 2 기존 슬라이딩 테이블을 떼어내고 월넛 원목으로 다시 짜맞춰 스타일은 물론 주방의 공간 활용도까지 살렸다.

요즘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모노톤으로 꾸민 집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모노톤의 인테리어가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많은 집들이 비슷해 보이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흰색을 일곱 가지 이름으로 부르는 에스키모의 이누이트족이 아니어도 집에 페인트를 칠해본 사람이라면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흰색이 있는지 알 수 있다. 미묘하게나마 톤 차이가 나면 공간에는 활기가 돌고 거기에 집주인의 감성을 표현하는 색상이 더해지면 그것만으로도 개성 있어 보인다. 그러니 취향이 반영된 집을 꾸미고 싶다면 색상을 조합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신혼 5개월 차로 남편, 반려견 두부과 함께 수원 영통의 25평형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이한나 씨의 생각도 그랬다. 어떤 정해진 스타일이나 어디서 본 듯한 분위기를 내고 싶지 않았고 수중에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은 한계가 있었기에 색상과 톤의 조화에 가장 신경 썼다. “신혼이라고 해서 너무 아기자기한 분위기는 내고 싶지 않았고 단정하고 차분한 느낌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벽은 흰색을 베이스로 하고 거실과 침실 한쪽 벽면에만 회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벽과 몰딩은 같은 흰색이지만 시각적인 재미를 위해 몰딩은 차가운 톤, 벽지는 따뜻한 톤으로 선택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벽을 모노톤으로 깔끔하게 정돈했다면 가구는 다채로운 색으로 고르되, 자칫 산만해질 수 있으니 채도가 낮은 색 위주로 선별했다. “자작나무의 밝은 색보다는 묵직한 월넛을 더 좋아해요. 그래서 침대 프레임과 식탁은 오더메이드 가구를 만드는 큐빅미터에 의뢰해 월넛으로 맞췄죠.” 주방 싱크대에는 기존 플라스틱 소재의 슬라이딩 식탁이 달려 있었는데 그걸 떼어내고 원목 테이블을 맞춤 제작해 다시 부착한 것. 좁은 공간을 활용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기 위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1
오크 원목 콘솔에 커다란 원형 거울을 올려 화장대로 활용했다. 2 독일 디자인 브랜드 풀포 Pulpo의 선반을 침대 위에 달고 소품을 올려놓았다. 

 

주방과 이어지는 거실은 한층 화사하게 꾸몄다. 거실 공간의 포인트인 하늘색 가죽 소파는 오래전부터 눈여겨봤던 이탈리아의 고급 소파 브랜드 감마 Gamma 제품으로 가죽 색상과 스티치 디자인을 직접 선택했다. 벽면에는 주홍색이 돋보이는 평소 좋아하던 마크 로스코의 아트 프린트를 걸어놓고 같은 계열의 쿠션을 하늘색 소파에 두어 색상 대비로 리듬감을 더했다. “가구 브랜드 MD로 일하면서 여러 가구와 제품을 접했어요. 그러다 보니 내 집을 갖게 되면 꼭 사고 싶다는 브랜드 리스트가 자연스레 생겼죠. 이를테면 앵글포이즈와 아르테미데 조명, 비트라의 유텐실로 같은 아이코닉한 브랜드 제품이었어요. 아무래도 고전은 오래가니까요.” 

그런 그녀에게 또 하나의 위시 리스트가 있었는데 이탈리아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 에뮤 emu의 제품이었다. “베란다 앞쪽으로 큰 건물이 없어서 볕이 잘 들더라고요. 보자마자 이곳은 아웃도어 가구를 놓고 정원처럼 꾸며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생기 있는 분위기를 원했던 만큼 베란다에는 한층 채도 높은 색상으로 채웠다. 지인인 리브인리프의 강지연 실장의 조언에 따라 녹색 식물로 베란다 한 켠을 가득 채우고 올리브 그린 색상의 에뮤 테이블과 의자를 구입해 초록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에뮤 의자 하나는 안방에 두고 액자를 올려놓는 테이블로 활용했는데, 월넛 소재의 원목 침대와 어우러져 파릇한 자연의 이미지가 연상되었다. 깔끔한 디자인의 가구로 채웠지만 색상 조화로 집주인의 안목과 개성 있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집이었다.


큐빅미터에서 주문 제작한 월넛 침대 옆에는 카르텔의 3단 수납장과 아르테미데의 조명 등으로 꾸며놓았다.

 



초록색 아웃도어 가구과 식물로 꾸민 베란다에서 반려견 두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집주인 이한나 씨.


최근 이한나 씨는 손뜨개와 플라워 클래스를 시작했다.



*<메종> 홈페이지 내의 오픈하우스 게시판에 독자 여러분의 감각으로 꾸민 집을 자랑해주세요. 채택된 집은 <메종>에 실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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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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