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에디션 태피스트리부터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CC-Tapis의 대표 칸토니 부부의 집에서는 독창성이 넘쳐난다. 넬시아와 파브리치오는 멋진 오브제로 가득 채운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었는데, 마치 만화책에 나오는 집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건이 즐비하다.

부부가 사랑하는 오브제로 둘러싸인 거실에 있는 넬시아와 파브리치오.
매일 아침 넬시아와 파브리치오 부부는 울창한 녹음이 우거진 트로피컬 벽지를 마주 보고 아침식사를 한다. 밀라노의 아멘돌라 Amendola 지구 중심지에 자리한 이 집은 이들에게 거주 공간인 동시에 일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부부는 이곳에 핑크색 플라스틱 홍학과 피겨, 아트 토이, 온갖 종류의 포스터, 각양각색의 물건이 공존하는 테크니컬러로 채워진 세상을 창조했다. “23년 넘게 축적한 물건을 모두 쌓아놓았어요!” 가족이 그린 그림부터 셰퍼드 페어리의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제프 쿤스의 조각품과 타카시 무라카미의 복제품까지 다양한 취향을 아우르는 물건을 볼 수 있다. 그것들의 공통점은 바로 부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호텔 운영에 지친 이 열정적인 부부는 어느 날 갑자기 삶에 큰 변화를 주었다. 전통적인 페르시안 카펫 장인의 딸인 넬시아가 대대로 내려온 가업을 물려 받은 것이다. 부부는 그 길을 따르되, 원래의 방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전통적인 태피스트리에 새로운 형태와 색을 더했고, 부부의 다양한 뿌리(이탈리아와 영국 피를 받은 파브리치오와 이란과 프랑스 피를 받은 넬시아)에서 양분을 얻은 CC-타피스 CC-Tapis라는 브랜드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들은 세계 곳곳의 디자이너에게 카펫 디자인을 맡겼다. 스타일리스트 파예 투굿, 아티스트 페데리코 페페,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건축가 스티븐 홀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CC-타피스를 위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파브리치오는 디자인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기 위해 밀라노 공대를 다니기 시작했고, 롬바르디아 주의 중심인 밀라노로 이사해 이 삼층 집에 정착했다. “이 집을 처음 봤을 때는 단지 영혼 없는 흰색 큐브였어요.” 오히려 덕분에 부부는 자신들의 생각대로 이 집을 꾸밀 수 있었고, 그들이 사랑하는 컬러풀한 오브제에 둘러싸여 지낼 수 있었다. 알리바바 동굴의 21세기 버전이랄까.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핑크색 홍학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큰 책장은 이케아 Ikea 제품. 책장 위에 올린 비둘기는 런던의 위 빌트 디스 시티 We built this city에서 구입했다. 황동 소재 벽 조명 ‘뫼리스 Meurice’는 조나단 아들러 Jonathan Adler, 노란색 암체어 ‘쿨푸토 Culputo’는 론 아라드 Ron Arad 디자인으로 모로소 Moroso 제품. 태피스트리 ‘슈퍼 록 Super Rock’은 베단 로라 우드 Bethan Laura Wood 디자인으로 CC-타피스, 노란색 스툴 ‘지그재그 Zig Zag’는 폴스 포텐 Pols Potten, 핑크색 암체어 ‘엘레트라 Elettra’는 밀라노 건축 그룹 BBPR이 디자인한 것으로 아르플렉스 Arflex 제품. 크리스티아나 S. 윌리엄스 Kristiana S. Williams의 지구본은 밀라노의 폴 스미스 Paul Smith에서 구입. 도자 박스는 조나단 아들러.

장르가 혼합된 즐거운 공간인 거실. 노란색 작은 소파 ‘길다 Gilda’는 로렌차 보촐리 Lorenza Bozzoli가 에디시옹 밀라노 Edition Milano를 위해 디자인한 것. 그 위의 쿠션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은 10 코르소코모 10 Corso Como에서 구입. 카나페 양쪽으로 론 잉글리시 Ron English가 프로파간다 Propaganda를 위해 만든 피겨 ‘레이디 리버티 그레인 Lady Liberty Grain’과 라지브 사이니 Rajiv Saini가 모로소를 위해 디자인한 파란색 스툴 겸 사이드 테이블인 ‘카피텔로 Capitello’가 있다. 플로어 조명은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 Michael Anastassiades 디자인으로 플로스 제품. 맞춤 제작한 선반 위에는 필립 스탁 Philippe Starck의 조명 ‘건스 Guns(플로스 제품)’가 있다. 거실 벽을 작품으로 빼곡하게 장식했다. 왼쪽 조명 위에는 로스앤젤레스 컨템퍼러리 아트 뮤지엄에서 구입한 제프 쿤스의 리미티드 에디션이 걸려 있고 커튼 옆 위에는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그림이, 바로 그 아래에는 타카시 무라카미 Takashi Murakami의 복제품이 보인다. 선반 옆에는 다미앙 리지에 Damien Ligier의 작품이 있고 오른쪽 벽에는 폴 매카트니의 스케이트보드가 걸려 있다.

오픈된 부엌에서도 다양한 스타일의 꽃병 컬렉션을 볼 수 있다. 두 대의 스메그 Smeg 냉장고 위에 있는 꽃병 중에는 론 아라드, 카림 라시드 등의 디자이너 작품도 있다. 앞에 보이는 두 개의 칼타지로네(Caltagirone, 시칠리아의 도자기 마을) 세라믹 꽃병은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

방으로 이어지는 2층 복도에는 넬시아의 어머니 집에서 가져온 앤티크 책상과 도쿄에서 구입한 아트 토이 컬렉션, 도라에몽 가면 등 다양한 오브제가 섞여 있다. 마사요시 수키타 Masayoshi Sukita가 찍은 데이비드 보위의 사진도 보인다. 벽 조명 ‘뫼리스’와 검은색 꽃병 ‘앵거 Anger’는 조나단 아들러, 플렉시 글라스 소재의 투명 큐브 작품은 넬시아가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