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방 트렌드는? ①

지금 주방 트렌드는? ①

지금 주방 트렌드는? ①

주방은 단순한 조리 공간에서 그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14인의 전문가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방의 트렌드를 날카롭게 짚어주었다.

 

1956년 발간된 매거진 <라이프>를 보면 여성 건축가인 마가렛 킹 헌터가 꿈의 집을 소개하는 칼럼이 있다. 그런데 그 구성이 퍽 흥미롭다. 집의 한가운데 위치한 것은 다름 아닌 주방. 주변부는 거실과 식사 공간, 아이 방이 위치해 요리를 하면서도 자연스레 집 안의 흐름을 지켜볼 수 있으며, 번잡스러운 주방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숨길 수 있도록 셰이드와 접이식 도어도 적용했다. 주방이 집의 중심에 위치한다는 그녀의 아이디어는 50년이 훌쩍 넘은 지금, 훨씬 진화된 형태로 현실화되고 있다. “주방은 가사 중심의 공간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노동의 공간에서 여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히 요리를 하는 곳이 아닌 가족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거죠. 소통하고 유희하고 표현하며 가족 모두가 (거실보다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도 해요.” 삼성전자 한국총괄 CE Comm. 김경태 그룹장의 설명이다. 이렇게 주방이 집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니 그에 걸맞는 다양한 진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일단, 조리와 사교, 업무, 여가 등 다양한 목적으로 ‘자주’ 쓰이는 만큼 많은 것이 숨겨지고 있다. 키큰장 같은 수납장을 활용해 작게는 믹서, 크게는 오븐 등의 주방 가전까지 수납한다. 인테리어를 고려하여 주방 가전을 빌트인 제품으로 시공하기도 하고, 심지어 주방 후드까지 아일랜드 속에 넣어버린다. 여기에 최첨단 기술도 추가되었다. 식단을 추천하고 내부 식자재를 자동으로 관리하며 음악 감상까지 할 수 있는 냉장고 등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최첨단 주방 가전이 미래형 주방을 완성하고 있다. 또한 획일화된 하나의 디자인보다는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컬러와 구조를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보편화되고 있다. 싱크대의 차가운 느낌을 보완해 나무 소재를 사용한다거나, 모서리 마감을 둥글게 만들어 안전성을 높이는 등 원하는 스타일을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주방 가구 브랜드도 증가하는 추세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여 시공한 개성 넘치는 주방의 사례도 엿볼 수 있었다. <메종> 편집부가 정성껏 준비한 이번 특집을 통해 주방의 트렌드를 한눈에 훑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01

완벽해진 무광&스테인리스스틸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가리거나 오픈할 수 있는 아크리니아의 주방. 이탈리아의 정통 보관 방식으로 와인을 저장할 수 있는 아크리니아 와인 셀러. 천장의 후드는 연기를 잡아주는 글라스 보드와 브론즈 스테인리스스틸 마감을 적용한 뉴 콘비븀 후드다.

 

“주방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재인 무광, 스테인리스스틸은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명확한 편이다. 청소가 쉽지 않고, 손자국이 나거나 스크래치가 생기는 등의 불편함이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무광 소재인 페닉스 Fenix는 이런 단점을 모두 해결한 소재다. 무광이 주는 실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은 유지하되 무광의 단점을 나노 기술로 개선했다. 가장 위생적이면서도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스테인리스스틸 역시 차가운 느낌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아크리니아는 명품 롤렉스 시계의 도금 기법인 PVD 기술을 적용해 스테인리스스틸 고유의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빈티지하고 따스한 공간 연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컬러를 선보이고 있다.” by 신숙경(아크리니아서울 by SIF 이사)

아크리니아
건축의 도시 이탈리아 팔로알토에서 시작한 수입 주방 브랜드로 96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유명 건축가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모든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주방 가구 최초로 명품 시계의 도금 기법인 PVD 기술을 접목한 최고급 스테인리스스틸 주방을 선보이고 있다.

 

02

집의 중심이 되는 주방

 

세자르 막시마 2.2는 이탈리아 프리마지오에서 직접 생산하여 고급스러운 디테일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주방의 품격을 높인다. 별다른 인테리어 없이 제품만으로도 멋스러운 주방의 연출이 가능하다.

 

세자르의 유니트 제품은 세련된 컬러감과 디자인으로 집 안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이탈리아의 장인정신과 기술력으로 단순히 주방을 뛰어넘어 하나의 예술품을 떠올리게 한다.

 

“2020년의 주방은 삶의 중심이 되는 다기능의 오픈형 공간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거실과 주방의 구분 없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탁 트인 오픈 공간은 효율적인 동선으로 가족과의 소통은 물론 실용성을 겸비한 트렌디한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단순한 주방 가구에서 벗어나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의 제품으로 집 안 전체 분위기를 완성할 뿐 아니라 자유로운 수납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by 성세제(넵스 브랜드 담당 차장)

세자르
50여 년 전통의 이탈리아 장인정신과 기술력으로 탄생한 하이엔드 프리미엄 주방 브랜드다. 디자이너들과의 활발한 협업으로 매년 웰메이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제품을 선보인다. 넵스에서 공식 수입한다.

 

03

수납공간의 분리

 

다양한 컬러 팔레트로 선보인 L500 컬렉션은 필요와 용도에 맞는 기능장 옵션이 특징이다. 키큰장, 포켓 팬트리, 이너 서랍 등 주방에서 스마트한 수납이 가능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개방형 주방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상부 공간은 시원하게 비워두고 키큰장을 두어 수납공간을 분리하는 것이 요즘 주방의 가장 큰 트렌드다. 상부 공간에는 선반이나 데코 후드, 볼드한 펜던트 조명을 설치하고 있으며, 수납 기능이 강조된 키큰장은 생활의 편리성을 더한 스마트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by 이정화(현대 리바트 주방사업부 주방개발팀 차장)

현대 리바트 키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시스템 주방을 자랑하는 현대 리바트 키친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실용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유러피언 감성의 주방을 선보인다.

 

04

뉴 클래식 스타일

 

지메틱의 하이엔드 라인으로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아일랜드와 매트한 블랙 톤의 대담한 오리엔탈 웨닝 캐비닛이 니켈, 유리, 오크 등 다양한 소재와 조화를 이뤄 현대적인 재해석이 가미된 클래식 라인이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우아함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심플함이 강조된 모던한 주방이 주를 이루었다면, 요즘은 모던과 클래식이 믹스&매치된 뉴 클래식 스타일이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집의 중심 공간이 된 주방은 단조롭고 획일화된 느낌에서 벗어나 뉴 클래식 스타일로 집 안에서 포인트가 되고 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나만의 주방을 연출할 수 있어 기존의 모던 스타일에 식상해 있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by 김정은(지메틱 마케팅팀 부장)

지메틱
올해로 91주년을 맞은 지메틱은 독일 주방 가구 브랜드로 ‘변치 않는 우아함’이라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을 선보인다. 주방 가구에 최적화된 소재 및 디자인의 연구개발과 까다로운 자체 품질 테스트를 거쳐 주방 가구를 생산하고 있다.

 

05

다채로운 컬러

 

커스터마이징 주방 ‘키친팔레트 시리즈 2’. 도어 디자인 8종, 도어 컬러 18종, 손잡이 27종을 제공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선택, 조합할 수 있다. 도어 컬러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옐로, 테라코타 등의 무광 5종이 추가되었다.

 

 

“개인의 취향이 중시되는 트렌드에서 주방의 컬러 역시 과감해지고 컬러풀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안정감을 주는 그레이 등의 무채색이 인기였으나, 앞으로는 좀 더 따듯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베이지, 아이보리 톤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다양한 파스텔 톤의 컬러도 가세함으로써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 세트에 2~3가지 컬러를 매치하고, 모던 타입과 클래식 타입을 조합하는 디자인도 주목할만한 트렌드다. 소재는 천연 마블의 느낌을 주는 세라믹과 나무 본연의 질감을 그대로 표현한 고재 무늬목도 계속 유행할 것으로 본다.” by 최소영(디자인연구소 연구원)

에넥스
1971년 서일공업사로 출발해 국내 최초로 입식 주방을 도입했다. 에넥스의 주방 브랜드인 에넥스키친은 싱크대 KS마크 획득, 컬러 도장 가구 출시 등 업계 최초의 이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06

1~2인 가구를 위한 럭셔리 주방

 

포겐폴의 소형 럭셔리 주방. +VENOVO 라인의 경우 하단의 걸레받이 부분을 없애고 철로 된 프레임에 가구가 걸쳐 있게 디자인되었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볼 때 미래의 가정은 1~2인 가구가 70% 이상 차지할 것으로 본다. 주방의 크기 역시 거대했던 과거와 달리 점점 콤팩트해지고 있다. 수입 주방의 경우, 옛날에는 큰 평수의 집이 주 고객층이었다면 요즘은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포겐폴 역시 성공한 싱글족이나 딩크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 많은 편이다. 특히 요즘의 주방 가구는 이동식 가구 혹은 아일랜드 하나로 주방 전체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되어 공간 활용도가 좋다.” by 하태년(포겐폴 대표)

포겐폴
포겐폴은 128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독일의 주방 가구 브랜드다. 주방용 자립식 찬장으로 출발해 고광택 처리 기법을 개발하고, 붙박이 시스템을 선보이며 주방의 혁신을 이끌었다.

 

07

나에게 집중하는 주방

 

주방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에 집중하여 설계된 불탑의 b2. 크게 작업 공간, 조리대, 가전제품과 그릇, 조리 도구를 수납할 수 있는 두 종류의 캐비닛으로 구성되었다. 오스트리아 디자인 팀 EOOS의 분석을 바탕으로 구현된 디자인이다.

 

 

“요즘은 트렌드를 좇기보다 자신의 관심사와 생활 패턴에 어울리는 디자인 주방을 추구하는 추세다. 특히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방에도 개인의 취향, 선호하는 컬러, 기능 등을 반영하고자 하는 욕구가 늘고 있다. 식생활, 생활 환경의 변화로 최근 소비자들은 미니멀한 주방보다는 넓고 넉넉한 수납을 갖춘 주방을 원한다. 즉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의 효과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주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by 김도균(두오모앤코 불탑사업부 이사)

불탑
바우하우스의 철학을 바탕으로 주방을 건축적 개념으로 재해석한 독일의 하이엔드 주방 가구 브랜드이다. 사용자의 요구를 우선시하는 맞춤형 주방 시스템으로 미니멀한 디자인과 세심한 디테일을 지닌 주방 가구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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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사랑하는 부부의 집

클래식을 사랑하는 부부의 집

클래식을 사랑하는 부부의 집

클래식 스타일을 좋아하는 부부는 주방에 컬러로 포인트를 주고 주방과 모던한 디자인을 적용해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집을 완성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남편의 데커레이션은 이 집의 깨알같은 요소다.

 

제작한 샹들리에 조명과 블루 컬러의 장식장이 어우러진 다이닝 공간. 식탁은 심플한 디자인의 월넛 소재로 선택했고, 바닥에는 기하학적인 패턴의 타일을 깔았다.

 

둥근 아치형 입구가 매력적인 주방과 다이닝 공간. 주방은 거실에서 보이는 뒷산에서 영감을 얻어 짙은 녹색으로 만들었다.

 

세 식구가 사는 이 집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클래식이다. 애주가인 이들 부부가 좋아하는 것은 클래식 디자인과 유럽 여행이다. 부부가 서로 좋아하는 스타일이 비슷하기도 쉽지 않고, 대부분 남편은 인테리어에 관심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동현 · 방지예 씨 부부의 집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4살 된 우주와 부부의 집은 아파트 제일 위층이다. 오래된 아파트를 리모델링해서 입주했는데, 이 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마치 거대한 액자처럼 거실 창문을 가득 메우는 뒷산이다. 지금은 초여름을 향해 가는 계절이라 짙은 녹음이 우거졌지만 눈이나 비가 올 때처럼 날씨나 계절에 따라 거실의 풍경이 달라진다. 집을 리모델링한 마리스지니의 윤서진 실장은 거실에서 보이는 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집의 중심은 주방인 것 같아요. 싱크대를 반대편으로 옮기고 그곳을 다이닝 공간으로 바꾸었어요. 거실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주방을 지나면 아늑한 다이닝 공간이 나오죠. 지인들을 초대하는 일이 잦은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기도 했어요. 주방 가구는 제작했고, 거실을 통해 보이는 산과 이어지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짙은 녹색을 선택했어요. 다이닝 공간의 가구는 어두운 파란색으로 제작했고요. 만드는데 시간이 걸린 식탁 샹들리에도 확실한 포인트가 되었죠.” 부부는 다이닝 공간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거나 때로는 단 둘이 많은 시간을 보낸다. 폭이 좁기는 하지만 좋아하는 그릇을 수납할 수 있는 장식장도 만들었다. 색감이 과감해서 시간이 지나면 질리지 않을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있지만 방지예 씨는 오히려 흰색 주방에 비해 덜 지루할 수 있다.

 

추억의 순간을 기록한 가족 사진으로 꾸민 침실 벽.

 

다른 방에 비해 가장 클래식한 분위기가 살아있는 부부 침실. 천장과 벽에 설치한 조명은 모두 제작한 것이다.

 

몰딩을 살린 클래식한 방 문.

 

곳곳에 장식한 귀여운 오브제들. 

 

침실에 딸린 욕실은 세로형 타일을 이어붙여 모던하게 마감했다.

 

클래식 스타일을 좋아하는 취향은 집 안 곳곳을 보면 알 수 있다. 침실로 들어가는 입구나 다이닝 공간의 입구를 아치형으로 만들었고 묵직한 무게가 느껴지는 현관 중문 또한 아치형 프레임이다. 리모델링을 하면서 진행한 미팅에 늘 함께했을  정도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남편은 작은 소품들로 집 안을 꾸미곤 한다 . “저보다 남편이 더 열성인 부분이 있어요. 아치형 코너에 매달아둔 원숭이 오브제나 나무 인형, 침실 벽에 장식한 사진 액자들도 남편의 손길이에요” 라며 방지예 씨가 남편의 집에 대한 애정을 소개했다. 부부 침실은 집에서 가장 클래식한 방이다. 침대가 놓인 벽도 몰딩을 제작했고 양쪽에 설치한 벽 조명도 제작한 것이다. 여기에 가족사진을 정성스럽게 끼워 넣은 액자 장식까지 더해져 유럽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재현했다. 이 집은 디자인적인 면에서 균형을 잘 잡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큼직한 샹들리에 조명을 달았지만 바닥에는 그래픽적인 무늬의 타일을 깐 다이닝 공간, 아치형 입구와 어우러진 미니멀하고 모던한 벽시계, 집 안의 바닥재와 가구는 나무의 색감처럼 월넛 계열로 맞췄고 채도가 낮은 컬러를 사용해 무엇 하나 튀지 않고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고전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들 혹은 클래식한 것은 좋지만 너무 화려하거나 장식적인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에게 이 집은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가구를 최소화 한 거실. 뒤에 보이는 산이 거실 풍경에 큰 역할을 한다.

 

침실 입구에는 선이 강조된 간결한 벽시계를 달았고, 현관 입구는 금색 철재 프레임으로 만들어 화려한 느낌을 더했다.

 

파스텔 컬러로 마감한 딸 우주의 방. 아이의 방에서도 뒤에 산 풍경이 보여 한층 운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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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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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창립자인 루이 까르띠에의 고손녀이자 부동산 전문가인 마리-앙주 드 샤리는 특별한 공간에 익숙하다. 그녀는 아늑한 이곳을 자신의 스타일로 바꾸었다. 다양한 스타일이 뒤섞인 색다른 공간의 이 집은 그녀에게 참 잘 어울린다.

 

컬러와 소재의 믹스&매치. 벨벳 의자와 태피스트리는 AM. PM. 검은색 래커를 칠한 의자는 CFOC. 타부레와 조명은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 커튼은 파리의 생피에르 시장에서 구입한 패브릭으로 만들었다. 투우사의 핑크색 망토 ‘엘 코르도베 El Cordobes’는 로스앤젤레스 옥션에서 구입.

 

패로&볼 Farrow&Ball의 ‘세팅 플래스터 Setting Plaster’로 칠한 파우더 핑크색 벽은 1층을 부드러운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에로 사리넨 Eero Saarinen의 ‘튤립 Tulip’ 테이블은 놀 Knoll에서 구입. 의자는 AM. PM. 도자 샐러드 그릇은 인디아 마다비 India Mahdavi. 터쿠아즈 블루 카라페는 이케아. 기다란 흰색 도자 수납장은 펜던트 조명과 마찬가지로 1950년대 빈티지. 루이 까르띠에의 조명은 가족 대대로 내려온 유산이다. 동물 조각상은 디자인&네이처 Design&Nature. 가면은 소피 세귀엘라 Sophie Seguela에서 구입. 유리 단지는 되 밀 위 Deux Mille Huit에서 구입. 사진은 플로리안 드 라세 Floriane de Lassee의 작품. 오른쪽 벽에 걸린 큰 사진은 장-프랑수아 로지에 Jean-Francois Rauzier의 작품.

 

“ 처음 클라이언트와 함께 이 집에 와봤어요. 그때 입이 떡 벌어졌죠. 하지만 다행히 클라이언트한테는 이 집이 맞지 않았어요”라고 마리-앙주 드 샤리가 말한다. 재미있고 독특한 집을 애정하는 그녀는 파리의 부동산 에이전시 리외 파티퀼리에 Lieux Particuliers를 설립했으며, 항상 특이한 집을 보러 다닌다. “전에는 천장이 아주 높은 고급 아파트에서 살았어요. 그런데 이 동네 분위기와 일렬로 늘어선 방들, 완전한 고요함 그리고 파리 7구 가운데에 자리한 정원에 사로잡혔어요.” 이런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이 집을 리노베이션할 아이디어가 넘쳐났다. 이런 작업이 그녀의 직업은 아니지만 집 꾸미는 일을 정말 좋아한다. 피는 못 속이는 법일까. 까르띠에 창립자인 루이 까르띠에의 고손녀인 마리-앙주 드 샤리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타고났다. 그렇지만 그녀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

 

거실 벽은 패로&볼의 ‘세팅 플래스터’로 칠했다. 암체어는 크리스토퍼 파 Christopher Farr의 패브릭으로 다시 커버링했다. 쿠션은 엘리티스 Elitis. 낮은 테이블은 생투앙의 폴베르 시장에서 구입. 태피스트리는 AM. PM. 플로어 조명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긴 수납장은 생투앙의 세르페트 Serpette 시장에 있는 아트&디자인 Arts&Design에서 구입. 종려나무 모양의 조명은 생투앙의 스티비 풀랭 Steeve Poulain에서 구입. 조각 작품은 가족 대대로 내려온 가보다. 2004년 쓰나미 생존자를 담은 사진 작품은 드루오 Drouot에서 구입. 복도 벽에 걸린 등나무 거울은 생투앙의 메종 존느 디자인 Maison Jaune Design에서 구입.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을 섞어요. 지금까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난 조합을 시도하는 인테리어 데커레이터를 본 적이 거의 없어요!” 어떤 시대도, 어떤 스타일도 그녀의 집에서는 주인공이 되지 않는다. 그녀의 유일한 관심사는 과거를 존중하는 것이다. “공간을 왜곡하고 분위기를 망치는 것에 정말 화가 나요.” 실제로 그녀는 이 집의 구조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단지 욕실을 바꾼 것만으로 만족한다. 그녀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새로운 가구를 알아보고, 예전에 살던 집에 있었던 집안 대대로 내려온 소중한 가구와 오브제 몇 점만 가지고 왔다. 이 집을 포근한 안식처로 만들기 위해 파우더 핑크 컬러를 골랐는데 1층의 거의 모든 벽을 이 색으로 마감해 여성스러운 느낌을 가미했다. “전에 살던 사람은 이 집을 너무 좋아해서 18년이나 살았어요!” 여행벽이 있는 그녀 역시 이 집에서 오래 머물지는 두고 볼 일이다.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큰 벤치는 맞춤 제작해서 크리스토퍼 파의 패브릭으로 커버링했다. 쿠션은 인디아 마다비. 대나무 쪽을 이어붙여 만든 거울은 생투앙의 세르페트 시장에서 구입. 테이블은 맞춤 제작했고 타부레는 1950년대 빈티지로 라 르두트 La Redoute에서 구입. 태피스트리는 카라반 Caravane. 펜던트 조명은 생투앙의 폴베르 시장에서 구입.

 

컬러에 대한 관심이 드러나는 침실. 핑크색 조명은 생투앙의 폴베르 시장에서 구입했고 겨자색 담요는 소사이어티 Society. 노란색 쿠션은 AM. PM, 나머지 쿠션은 생-장-드-뤼 St-Jean-de-Luz의 센 다이외르 Scenes d’Ailleurs에서 구입. 블랙&화이트 모티프의 패브릭은 크리스토퍼 파 제품으로 커버링한 침대 헤드보드와의 컬러 매치가 돋보인다. 침대 옆 테이블은 생투앙의 시모네 앙티키테 Simonet Antiquites에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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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트 드뤼몽 Benedicte Drum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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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ist 비르지니 뤼시-뒤보스크 Virginie Lucy-Dubosc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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