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사진 애호가의 집

예술 사진 애호가의 집

예술 사진 애호가의 집

마크와 레미의 집은 모던한 버전의 동굴 같다. 20세기 거장들의 사진 작품과 가구로 가득한 멋진 집이 분명하다.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브랜드 뉘드를 설립한 공동 창업자 마크와 레미.

 

“높은 곳에서 살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었네요!”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를 설립한 공동 창업자이자 브랜드 뉘드 Nude를 설립한 마크 에티엔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180m²인 집에 있는 7개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나무들을 싫증 내지 않고 바라본다. “1층에 있는 로프트에서 15 년간 살다 이렇게 나무들과 마주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죠.” 마크의 동반자인 레미가 덧붙였다. 100m²나 되는 넓은 거실로 바뀐 옛 치과에 있다 보면 이곳이 파리 동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쓱 한번 둘러보면 거실과 다이닝룸 그리고 벽으로만 구분한 서재가 한눈에 들어온다. 예술 사진 애호가인 그들은 이런 넓은 공간을 감히 꿈꾸지 못했다. “전에 살던 집에서는 우리의 컬렉션을 전부 걸어놓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마크와 레미는 집을 갤러리로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 사진 작품을 걸만한 적당한 자리를 찾아야 했다. 이집에는 오스망 스타일을 보여주는 헤링본 바닥과 임스, 르 코르뷔지에, 에로 사리넨 같은 컨텐포러리 디자인의 아이콘 그리고 현대 예술 작품이 불협화음없이 공존한다. 특히 천장에 매달린 손으로 색칠한 2100개의 탁구공으로 구성된 작품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파란색 가구는 이 집에 리듬감을 부여하며 따스한 분위기로 만든다. “전문가가 완성한 정형적인 인테리어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마크의 생각대로 이 집은 그들의 감각과 개성을 자유롭게 드러낸다.

 

2100개의 탁구공으로 구성된 ‘픽셀 클라우드 Pixel Cloud’는 다니엘 아샴 Daniel Arsham 작품으로 페로탱 파리 Perrotin Paris 갤러리에서 구입. 이 작품이 떠 있는 대리석 테이블 ‘콩코드 Concorde’는 엠마뉘엘 갈리나 Emmanuel Gallina 디자인으로 폴리폼 Poliform 제품. 실베라 SIlvera에서 구입. 찰스&레이 임스의 의자 ‘DSR’는 비트라 Vitra. 왼쪽 벽에 걸린 사진은 안드레아 그뤼츠너 Andrea Grutzner 작품으로 베를린의 로버트 모랏 Robert Morat 갤러리에서 구입. 가운데 걸린 사진 ‘압상스 Absence’(가장 작은 사진)는 드니 다자크 Denis Darzacq 작품으로 RX 갤러리에서 구입했고 ‘파운드 페인팅 Found Painting #6’은 알렉산드라 헤디슨 Alexandra Hedison 작품으로 파리의 H 갤러리에서 구입. 테이블에 있는 유리 제품은 이첸도르프 Ichendorf. 양모 태피스트리는 스네페비 Stepevi.

 

마크와 레미는 거실을 비현실적인 갤러리로 바꾸지 않고 컨템포러리 디자인과 사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곳으로 만들었다. 왼쪽 벽에 걸린 사진은 올라프 브뢰닝 Olaf Breuning 작품으로 뉴욕의 메트로 픽처스 Metro Pictures 갤러리에서 구입.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모로소 Moroso를 위해 디자인한 카나페 ‘로랜드 Lowland’ 뒤에 있는 꽃병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아틀리에 달로 Atelier Dalo, CFOC, BD 바르셀로나 BD Barcelona(하이메 아욘 디자인). 재활용 판지로 만든 꽃병은 브라질 디자이너 도밍고스 토토라 Domingos Totora 디자인으로 파리의 제임스 James 갤러리에서 구입. 그 위에 걸린 사진은 이브 마샹 Yves Marchand과 로맹 메프르 Romain Meffre의 작품으로 파리의 폴카 Polka 갤러리에서 구입. 오른쪽 벽에 걸린 사진은 안쪽부터 제라르 트라캉디 Gerard Traquandi의 흑백사진으로 파리의 로랑 고댕 Laurent Godin 갤러리에서 구입. 르완다의 젊은 포토그래퍼가 찍은 두 개의 사진은 서큘레이션 Circulation(s) 페스티벌에서 구입. 드니 다자크의 사진은 파리 RX 갤러리에서 구입. 넨도 Nendo의 흰색 큐브는 피에르-알랭 샬리에 Pierre-Alain Challier 갤러리에서 구입. 앞에 보이는 낮은 테이블은 에로 사리넨 디자인으로 놀 Knoll. 타부레는 시아 Sia. 암체어 ‘위트레흐트 Utrecht’는 게리트 리트벨트 Gerrit Rietveld 디자인으로 까시나. 쿠션 ‘우디 Woody’는 엘리티스 Elitis. 손으로 짠 태피스트리는 터키. 펜던트 조명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마치 수도사의 방 같은 단색 부엌은 바닥만 회색이다. 바닥재는 오스카 오노 Oscar Ono. 거대한 펜던트 조명은 마크가 디자이너 스튜어트 헤이거스 Stuart Haygarth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정적인 분위기를 뒤흔든다. 카라레 대리석으로 만든 아일랜드 식탁에 있는 크리스털 유리잔과 접시는 J. L. 코케 J. L. Coquet 제품이고 커틀러리는 큐티폴 Cutipol. 높은 타부레는 신&토모코 아주미 ShinandTomoko Azumi 디자인으로 라팔마 LaPalma. 벽 앞에 있는 조각품은 앙젤리크 라카이유 Angelique Lacaille 작품으로 낭트 Nantes의 멜라니 리오 Melanie Rio 갤러리에서 구입.

 

마크와 레미가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수납장(알프 아르세스 Alf Aarseth 디자인)이 파란색 벽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다. 그 위에 있는 두 개의 사진은 뤼시와 시몽 Lucie et Simon 작품으로 파리의 보두앵 르봉 Baudoin Lebon 갤러리에서 구입. 세라믹 제품은 포르투갈에서 가져왔다. 황동 티포트와 카라페는 톰 딕슨 Tom Dixon. 왼쪽의 유리 블록으로 만든 문은 프레드&프레드 Fred&Fred에서 주문 제작했다. 이 문은 침실로 연결된다. 테이블은 엠마뉘엘 갈리나 Emmanuel Gallina 디자인으로 폴리폼 제품으로 실베라에서 판매. 찰스&레이 임스의 의자 ‘DSR’은 비트라.

 

거실과 이어지는 서재 겸 사무 공간. 거실과 서재를 벽장을 겸하는 벽으로 나누었다. 색이 다른 바닥재(오스카 오노 제품)를 헤링본 패턴으로 깔아 바닥에 활기를 주었다. 거실 쪽에 있는 재활용 판지로 만든 꽃병은 브라질 디자이너 도밍고스 토토라 디자인으로 파리의 제임스 갤러리에서 구입. 프레데릭 샨느 Frederic Chane가 디자인하고 테크 루아르 아장스망 Tech Loire Agencements에서 제작한 책장 안에 있는 꽃병은 하이메 아욘 디자인으로 BD 바르셀로나. 벽 조명은 세르주 무이 Serge Mouille. 르 코르뷔지에 의자는 까시나. 벽에 걸린 제라르 트라방디의 흑백사진은 파리의 로랑 고댕 갤러리에서 구입. 르완다의 젊은 사진가가 찍은 두 개의 사진은 서큘레이션 페스티벌에서 구입.

 

유니크한 유리의 침실 문은 236개의 렌즈 블록으로 만들었다. 이 문이 침실을 밝은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프레드&프레드에서 맞춤 제작. 침대 위에 걸린 사진은 루네 구네리우센 Rune Guneriussen 작품으로 낭트의 멜라니 리오 갤러리에서 구입. 펜던트 조명은 톰 딕슨 디자인으로 실베라에서 구입. 사이드 테이블(CFOC 제품) 위에 있는 조각품은 카타 르그라디 Kata Legrady 작품으로 파리의 라부앙 무시옹 Rabouan Moussion 갤러리에서 구입. 침대 위 쿠션 ‘발리바 Balibar’와 이불 ‘스무디 Smoothy’는 엘리티스. 양모 커튼은 데다 Dedar.

CREDIT

에디터

발레리 샤리에 Valerie Charier

포토그래퍼

프랑시 크리스토가탱 Frenchie Cristogatin

writer

크리스틴 피로-에브라 Christine Pirot-Heb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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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ANDSCAPE ITSELF

A LANDSCAPE ITSELF

A LANDSCAPE ITSELF

빛나는 용, 세피아 색상의 숲, 매혹적인 골짜기, 점점 희미해지는 파노라마 풍경, 매력적인 목신…. 영감을 주는 모티프를 담은 새로운 패브릭과 벽지가 시공간을 채운다.

 

 

천상의 정원

1 페인트 ‘CR4182-3 루즈 마사 Rouge Massa’는 졸팡 Zolpan. 리터당 23.90유로부터.
2 나일론과 비스코스 혼방의 패브릭 ‘버터플라이 Butterfly’는 마이코 Maiko 컬렉션으로 K3. 폭 145cm, 미터당 239유로.
3 실크와 면 혼방의 패브릭 ‘퐁텐블로 Fontainebleau’는 메타포르 Metaphores. 폭 138cm, 미터당 915유로.
4 파노라마 벽지 ‘뉴 던 New Dawn’은 지오바니 페세 Giovanni Pesce 디자인으로 월&데코 Wall&Deco. 평방미터당 110유로.
5 벽지 ‘n° 31’은 차이나 클래식 China Classic 컬렉션으로 미샤 밀라노 Misha Milano. 90(폭)×270(길이)cm, 가격 미정.
6 순면 ‘자르딘 레드 Jardine Red’는 콜팩스&파울러 Colefax&Fowler 제품으로 마뉘엘 카노바스 Manuel Canovas에서 판매. 폭 140cm. 미터당 124유로.
7 페인트 ‘드뤼몽 16 마트 Dremmond 16 Matt’는 더 리틀 그리니 The Little Greene. 리터당 45유로.
8 벽지 ‘코이 Koi’는 카미 Kami 컬렉션으로 아르테 앵테르나시오날 Arte International. 폭 120cm, 미터당 149유로.
9 래커를 칠한 자작나무 테이블 ‘커먼 컴랜드 Common Comrandes’는 네리&후 Neri&Hu 디자인으로 모오이 Moooi. 40×40×40(높이)cm, 397유로.
10 블로잉 기법으로 만든 무라노 유리 꽃병 ‘공 Gong’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아르카드 무라노 Arcade Murano. 28(지름)×25(높이)cm, 가격 문의.

 

서리가 낀 풍경

1 벽지 ‘수-부아 크레퓌스퀼 Sous-bois Crepuscule’은 폽 록 Pop Rock 컬렉션이며, 장 폴 고티에 Jean Paul Gautier 디자인으로 르리에브르 Lelievre. 9.3m 롤당 539유로.
2 묵직한 너도밤나무 의자 ‘카이른 Cairn’은 등받이와 시트를 패브릭으로 커버링했다. 조르주 플리오니 Georges Plionis와 웨이란 첸 Weiran Chen 디자인으로 로쉐 보보아 Roche Bobois. 55×61×87(높이)cm, 1190유로.
3 매트한 도자 조명 ‘나이트블룸 Nightbloom’은 다리는 메탈로 제작되었으며 마르셀 반더스 Marcel Wanders 디자인으로 야드로 Lladro. 47(지름)×47(높이)cm, 2250유로.
4 페인트 ‘그리 프라그 Gris Pragues’는 귀테 Guittet. 리터당 48.46유로.
5 순면 ‘세피아 플라워 버치 Sepia Flower Birch’는 그랜디플로라 로즈 Grandiflora Rose 컬렉션으로 디자이너스 길드 Designers Guild. 폭 139cm, 미터당 119유로.
6 파노라마 벽지 ‘리릭 Lyric’은 로렌조 데 그란디스 Lorenzo de Grandis 디자인으로 월&데코. 평방미터당 110유로.
7 벽지 ‘풀러튼 Fullerton’은 오스본&리틀 Osborne&Little. 폭 70cm, 10m 롤당 366유로.
8 비스코스, 리넨, 실크 혼방의 패브릭 ‘에클로즈 Eclose’는 자르댕 디베르 Jardin D’hiver 컬렉션으로 카사망스 Casamance. 폭 140cm, 미터당 124.10유로. 9 벽지 ‘숨바 스웨디시 그레이 Sumba Swedish Grey’는 자푸라 Japura 컬렉션으로 로모 Romo. 폭 68cm. 10.5m 롤당 158유로.
10 페인트 ‘로즈 앙시앙 n° 19 Rose Ancien n° 19’는 테오도르 Theodore. 폭 68cm, 리터당 35유로부터.

 

 

희미한 빛을 받은 얼음과 바다

1 파노라마 벽지 ‘수-부아 Sous-Bois’는 스텔라 카당트 스튜디오 Stella Cadente Studio. 360(폭)×280(높이)cm, 990유로.
2 메탈과 탄성 있는 테크닉 패브릭으로 된 플로어 조명 ‘벨 드 주르 Belle de Jour’는 포스카리니 Foscarini. 91(지름)×179(높이)cm, 1829유로.
3 납작한 도자 접시 ‘에더 Ether’는 콩스탕스 귀세 Constance Guisset 디자인으로 리차드 지노리 Richard Ginori. 지름 31cm, 132유로.
4 페인트 ‘T2005-5 블뢰 퐁타라비 Bleu Fontarrabie’는 톨랑 Tollens. 리터당 21.50유로부터.
5 실크 위에 손으로 그림을 그린 벽 패널 ‘어 사우즌드 리 오브 리버스 앤 마운튼스 인 델프 A Thousand Li fo Rivers and Montain’s in Delf’는 드 고네 De Gournay. 폭 91.5cm, 1245유로.
6 벽지 ‘야마 노 하이 아이 Yama No Hi I’는 켕자이 Auinsai 제품으로 에토프닷컴 etoffe.com에서 판매. 360(폭)×280(높이)cm. 1290유로.
7 폴리에스테르 패브릭 ‘릴리 폰드 Lily Pond’는 에덴 Eden 컬렉션으로 노빌리스 Nobilis. 폭 130cm, 미터당 115유로.
8 폴리에스테르와 면 혼방 자카드 ‘판당고 Fandango’는 데다르 Dedar. 폭 145cm, 미터당 256유로.
9 페인트 ‘블뢰 마르마라 Bleu Marmare’는 뒬뤼 발랑틴 Dulux Valentine. 0.5리터당 18.90유로부터.

 

 

정글 속에서

1 페인트 ‘베르 트로피컬 Vert Tropical’은 뒬뤼 발랑틴 제품. 0.5리터당 18.90유로부터.
2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면 혼방의 자카드 ‘비 봅 아 룰라 Be Bop a Lula’는 데다르 제품. 미터당 224유로.
3 양모와 나일론 혼방의 자카드 ‘자그로 Zagros’는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 폭 143cm, 미터당 335유로.
4 벽지 ‘알그 Algues’는 플라워 파워 Flower Power 컬렉션으로 엘리티스. 폭 70cm, 10m 롤당 150유로.
5 벽지 ‘네오 레오퍼드 Neo Leopard’는 와일드 씽즈 Wild Things 컬렉션으로 카파인 디자인스 Kapheine Designs. 260×260cm. 689유로.
6 페인트 ‘T2041-3 푸아브롱 베르 Poivron Vert’는 톨랑. 리터당 21.50유로부터.
7 벨벳 카나페 ‘세이지 Sage’의 다리는 단풍나무로 만들었으며 케네스 코본푸 Kenneth Cobonpue. 185×81×85(높이)cm, 가격 문의.
8 파노라마 벽지 ‘실크 로드 가든 Sili Road Garden’은 엑스페디시옹 Expedition 컬렉션으로 아르테 앵테르시오날. 480(폭)×300(높이)cm, 2299유로.
9 벽지 ‘아리엘 Ariel’은 마두라 Madura. 폭 63cm. 58유로부터.
10 래커를 칠한 메탈과 종이로 된 펜던트 조명 ‘아마조니오 Amazzonio’는 마칸토니오 Marcantonio 디자인으로 모그 Mogg. 60(지름)×60(높이)cm, 486유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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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우리만의 집

다시, 우리만의 집

다시, 우리만의 집

남편은 하늘을 좋아했고, 아내는 땅을 그리워했다. 조선시대의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다. 각자 느끼는 아름다움은 달랐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집에서 이를 절충한 어느 부부의 이야기다.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파파 베어 체어와 거실 벽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미 크뇌벨 Imi Knoebel의 입체적인 페인팅 작품.

 

자녀들이 모두 출가한 60대 부부는 255m²넓이의 집을 고치기로했다. 주인이 떠나고 남은 방과 공용 공간을 각자 좋아하는 스타일과 취향을 담아 변화시키기로 한 것이다. 이는 아내의 오랜 바람이기도 했다. 부부는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달랐다. 남편은 51층의 스카이뷰를 좋아했고, 날씨가 좋을 때면 또렷하게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의 능선을 고층에서 즐겼다. 반면 아내는 땅과 가까워지고 싶었다. 식 물을 가꾸고, 땅의 기운을 느끼면서 말이다. 집을 이사할 수는 없기에 고층 아파트는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Studio HJRK의 김혜진 디자이너는 아내를 위해 땅의 안정적인 느낌을 집안 곳곳에 심기로 했다. 서로 다르지만 조금씩 절충하고 양보해서 리모델링한 집은 그렇게 완성됐다. 이집을 사진으로만 본다면 창문을 통해 보이는 풍경을 보지 않는 한 층이 아주 높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을 것이다. 비밀은 컬러에 있다. 테라코타 색,짙은 포도색, 월넛나무의 색 등 어스 Earth, 즉 땅의 색감을 집안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거실부터 주방 가구, 방문과 커튼 등의 패브릭 컬러도 중성적인 뉴트럴 컬러를 적용해 집이 따뜻하고 포근하다.

 

프랑스 유리 작가의 구름 같은 조명과 벽에 건 이광호 작가의 ‘The Moment of Eclipse’ 작품 두 점이 어우러진 다이닝 공간. 여러 명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기에도 좋은 식탁은 크리스토프 델쿠르트의 제품.

 

식탁에서 바라본 거실. 소파와 커피 테이블, 스툴은 모두 프랑스 디자이너 피에르 오귀스탕 호즈의 제품이다. 거실 섀시가 두드러지지 않게 통창을 3등분한 것도 색다르다.

 

아내를 위한 티룸 혹은 다도실. 한지를 바른 책장과 조명은 Studio HJRK에서 제작한 것이다. 월넛 가구와 어우러져 단정한 느낌을 주는 방.

 

김혜진 디자이너는 “땅을 그리워하는 아내의 마음을 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최대한 흙과 비슷한 컬러를 집 안에 적용하고자 했죠. 처음 집을 디자인할 때의 컨셉트도 ‘From the Earth’였거든요. 컬러 외에도 안방과 서재 사이의 데드 스페이스를 확장해서 식물도 두고 앉아서 책을 읽거나 아내분이 조용히 기도를 할 수 있는 작은 테라스를 만들었고요, 욕실 샤워부스 위에도 조명을 설치해 마치 해가 잘 들어오는 리조트의 욕실 같아요”라며 세심하게 신경 쓴 디자인 요소를 설명했다. 자녀들이 사용하던 방은 아내와 남편이 각자의 취미 방으로 사용할 수 있게 꾸몄다.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은 방에 CD와 LP를 보관할 수 있는 가구를 두었고, 나무 간살 문을 열면 작은 테라스로 이어져 아내와 함께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간결한 디자인의 책상은 이재하 작가가 윤라희 작가와 협업해 원목과 아크릴 소재로 만든 것. 묵직한 서재의 분위기에 산뜻한 포인트 가구다.

 

아난보의 파노라마 벽지를 붙여 마감한 옷장.

 

차를 즐기고, 조용히 기도를 하거나 식물을 돌보는 취미를 지닌 아내.

 

티룸 한켠의 수납장을 열면 오직 아내를 위한 차 도구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남편의 공간이 음악이라면 아내의 공간은 티룸이다. 세로로 긴 여닫이 문을 열면 차 도구를 예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버건디 컬러의 벽에 선반을 짜넣은 작은 수납 공간이 나오고, 게스트룸과 맞닿아있는 나무 격자 문도 열거나 닫을 수 있다. 긴 나무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게스트룸의 옷장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김혜진 디자이너는 옷장 표면에 브랜드 아난보의 파노라마 벽지를 발라 창문 너머의 풍경처럼 연출했다. 그녀는 “이음새가 있는 옷장에 벽지를 붙이는 작업도 까다롭지만 특히 파노라마 벽지는 붙인 다음 하나의 그림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고세심한 작업이죠. 그래서 옷장의 틈새도 최소화했어요. 격자문을 열고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흑백의 산수화를 보는 것처럼 몽환적이고 동양적인 분위기를 느낄수있어요. 여기에 따뜻한 차한잔을 곁들이면 고층 아파트에서도 단독 주택의 기분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라며 아내의 마음을 대변했다. 실제 풍경은 아니지만 옷장에 그려진 자연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근사한 찻자리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테라코타색, 와인색, 나무색 등 땅의 색감을 담은 집.

 

음악과 독서를 즐기는 남편을 위한 방.

 

LP부터 악보와 음반을 보관하기 위한 캐비닛은 이재하 작가의 작업으로 도어에 통가죽을 입혔고 녹인 주석을 나무 사이에 부어서 제작한 손잡이가 특징이다.

 

남편의 서재에서 이어지는 작은 테라스. 식물도 두어 마당처럼 연출했다. 커튼은 유앤어스의 데다 Dedar 원단으로제작한 것.

 

최근에는 옷장을 월 커버링으로마감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김혜진 디자이너는 별다른 가구 없이 단순하게 연출한 침실에서도 에르메스 벽지를 옷장에 붙여 공간의 심심함도 덜고, 가구가 아닌 벽처럼 보이는 효과도 냈다. 이와 같은 디자인 요소 외에도 이 집에서는 가구를 둘러보는 재미도 발견할 수 있다. 요즘 SNS를 통해 볼 수 있는 가구나 소품은 많지 않다. 몇 개월씩 기다려 배송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최근 유행하는 가구나 조명은 지양했다. 주방 벽의 타일도 디자인적으로 가장 근접한 제품을 찾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직접 주문했고, 복도 벽에 걸린 허윤영 작가의 조명이나 윤라희 작가, 제레미 맥스웰 등 국내 외 작가들의 작품도 적극 활용했다. 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던 파파 베어 체어를 비롯해 크리스토프 델쿠르트, B&B 이탈리아 등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의 가구로 집 안을 채웠다. 함께 또 따로 하는 삶에 대한 노하우가 반영된 이집은 많은 부부에게 이상적인 가이드가 될 것이다. 100세 시대에 60대는 더 이상 노년기가 아닌 중년기라고 한다. 부부는 다시 신혼처럼 둘만의 집을 갖게 된 시점에 적극적으로 집을 다시 매만졌다. 어떤 디자인 가구보다도 남은 삶에 대한 설렘과 열정이 이 집의 진정한 키워드다.

 

위에서 해가 들어오는 것처럼 밝고 화사한 샤워 공간.

 

도널드 저드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메일 박스 가구는 문서를 모아두는 남편을 위한 것이다.

 

데드 스페이스에 놓인 가구나 거울 같은 소품도 오브제처럼 특색있는 것으로 골랐다.

 

에르메스 벽지를 발라서 마감한 옷장. 언뜻 보면 하나의 벽면처럼 깔끔하게 마감한 것이 특징이다. 포인트가 된 3면 거울은 미노티 제품.

CREDIT

에디터

신진수

포토그래퍼

한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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