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Beauty

트렌디하고 실용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집

트렌디하고 실용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집

 

가구는 트렌디하게, 기본 마감은 탄탄하고 실용적으로 완성한 먼데이프로젝트 이경아 대표의 집.

 

 

15년째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활동하고 있는 먼데이프로젝트 이경아 대표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모든 것에 진심이다. 하고 있는 일에 완벽을 기하는 성격인 데다 집안 살림, 함께 사는 반려묘 제니, 리사에게도 지극정성이다. 그런 그녀가 자신이 살 집을 고쳤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없었고, 시간과 비용이 더 들더라도 마음에 들 때까지 파고들었다. 작년에 결혼하면서 남편과 함께 살 집을 직접 리모델링한 이경아 대표의 집은 원래 부모님의 집이었다. 어머니가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셀프 인테리어를 한 집이 잡지에 소개되기도 했는데, 당시 유행했던 아파트 특유의 클래식한 스타일과 어머니의 취향이 잘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경아 대표의 취향은 사뭇 다르다.

 

침실 입구 벽에는 스펙트럼의 페이퍼백 선반과 마지스의 퍼피 오브제, 캐비닛 형태의 제작 가구를 두었다.

 

“오래 두고 볼 디자인이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트렌디한 게좋아요(웃음). 한번 산 가구를 몇 십 년씩 사용하기보다는 눈에 좀 질린다 싶으면 바꾸고 싶거든요. 그래서 지금 내 눈에 예쁘고 좋은 것을 선택하기로 했죠”라고 말했지만 이 집이 트렌디한 가구를 채워 넣은 여느 집과 다른 점은 기본 바탕에 있다. 먼저 하얗게 보이는 벽면은 일반 도장이 아닌 가구에 사용하는 특수 도장을 선택했다. “도장을 하고 나면 뭐가 묻을까 봐 신경 쓰면서 살게 되더라고요. 생활하면서 벽에 손을 대면 자국이 남을까 싶어 걱정하면서 지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도장은 가구 표면 도장처럼 뭐가 묻어도 쓱 닦아낼 수 있어요. 비용이 많이 들어서 일반 가정집에는 추천하기 어렵지만 오랫동안 마음 편하게 살고 싶어서 선택했죠.” 만져보면 맨들맨들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벽면의 색다름은 침실로 이어진다.

헤드보드 대신 아트월로 벽면을 마감했는데, 디자인을 정한 뒤엔 발크로맷이란 소재를 퍼즐처럼 정교하게 붙였다. 넓은 벽면이어서 오차가 생기면 금세 티가 나기 때문에 고도의 작업이 필요했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색다른 침실의 포인트가 됐다. “이번 집은 저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업체 와셀로와 함께했어요. 집의 기본을 만드는 일은 중요하기 때문에 손 발이 잘 맞아야 하고, 믿을 수 있는 실력자여야 했는데 와셀로 대표님이 그랬죠. ” 이경아 대표는 완벽한 히든 도어를 만들기 위한 경첩의 설치, 가구에 설치한 간접조명, 아일랜드 크기를 고려한 주방 조명 등 사진으로는 담기 어렵지만 살면서 만족도가 높은 디테일한 요소를 설명했다. 특히 주방이나 드레스룸, 캣선반 등과 같은 제작 가구에는 히든 라인 조명을 설치해 밤에는 은은한 조명 효과도 낼 수 있고 조명을 켜두면 사소하지만 특별해 보이는 장식성도 느낄 수 있다.

 

보통 에어컨을 두는 거실 코너에 반려묘들을 위한 캣선반을 설치했다. 높이와 폭을 고려해서 만든 아이디어 가구다.

 

알렉산더 지라드의 오리지널 판화가 걸린 거실. 소파에서 편안하게 쉬길 원하는 남편을 위한 웬델보 소파는 보블릭, 건축을 보는 것처럼 와이어 다리가 멋스러운 에이 피터슨의 티 테이블은 에이치픽스에서 구입한 것.

 

가장 공을 들인 침실 벽면은 발크로맷 소재를 정교하게 맞춘 아트월이다. 디자인 호텔처럼
독특한 침실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먼데이프로젝트 이경아 대표. 라인을 강조한 비아비주노의 펜던트 조명을 선택했고, 코너에 짠 선반장 아래를 이불장으로 만들어 실용적이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생활을 위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일찍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현관 쪽의 욕실과 붙어 있는 방은 남편 전용 드레스룸으로 꾸몄고, 침실과 마주보는 방은 이경아 대표의 드레스룸으로 분리했다. 함께 외출할 때도 서로 동선이 겹치지 않아 편하다. 특히 침실의 마스터 욕실은 호텔처럼 넓고 쾌적하게 바꾸었다. “보통 안방에 달린 욕실은 좁은 파우더룸을 지나서 들어가게 돼 있어요. 어둡기도 하고, 그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기도 쉽지 않죠. 그래서 아예 파우더룸을 없애고 넓은 욕실로 만들었어요. 덕분에 수납장도 짜서 넣을 만큼 넓어졌죠. 욕실과 관련된 제품을 모조리 수납할 수 있어 깔끔하고요.” 앞서 말한 대로 그녀는 살림에도 열정적이다.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바쁜 와중에도 집을 돌보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수납이 가장 중요했다. 주방도 수납을 위해서 취소한의 폭만 남기고 수납장을 만들었는데 내력벽을 부술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조리를 위한 넓은 아일랜드 그리고 사각형과 원형의 장점을 두루 갖춘 텍타의 식탁을 두어 주방 공간을 알뜰하게 사용했다.

 

파우더룸을 없애고 그만큼 넓은 마스터 욕실을 만들었다. 덕분에 욕실 수납도 해결하고 쾌적한 공간이 됐다.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액자처럼 활용할 수 있는 화이트 프레임의 TV를 두어 거실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내력벽 때문에 애매해진 다이닝 공간에 맞는 식탁을 찾던 중 에이치픽스에서 텍타의 테이블과 의자를 발견했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주방 뒤쪽으로는 소형 가전부터 그릇 등을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도록 가구를 제작했다.

 

이 집의 또 다른 주인은 반려묘 제니와 리사다. 이경아 대표가 자식이나 다름없다며 애지중지하는 두 녀석을 위한 배려는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거실에 있는 소파는 벨벳 같은 면 소재 소파인데요, 컬러도 아름답고 편하지만 고양이 털이 많이 붙더라고요. 평소에는 큰 천을 씌워서 사용해요. 털 때문에 청소도 자주 해야 하고, 돌돌이로 털을 떼는 게 일이지만 너무 예뻐서 다 잊게 되네요.” 거실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캣타워를 고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보통 에어컨이 놓이는 거실 코너에는 반려묘를 위한 캣선반을 만들었다. 서재방은 재택이 필요할 때 사용하곤 하는데, 평소에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잠을 자거나 쉬는 공간이다.

 

서재의 옷장 사이에 만들어둔 캣선반과 침대. 아늑한 곳을 좋아하는 반려묘들을 위한 가구다.

 

아내와 남편을 위한 각자의 드레스룸. 가구 안에도 라인 조명을 삽입해 고급스럽고 장식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아내와 남편을 위한 각자의 드레스룸. 가구 안에도 라인 조명을 삽입해 고급스럽고 장식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가구는 다시 구입할 수 있지만 집은 웬만해서는 다시 공사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초반에 제대로 시공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집에 대한 설계가 꼼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경아 대표의 집은 나중에 어떤 스타일의 가구가 오더라도 이를 탄탄하게 받쳐줄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둔 셈이다. 여기에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부부를 위한 개별 공간과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려묘와의 생활도 놓치지 않았다. 이는 15년 차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내공과 노하우의 반증이기도 하다.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는 디자인이 흉내 낼 수 없는 숨겨진 아름다움이 이 집의 진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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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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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âteau de Pierre Frey

프랑스 루예 성에서 펼쳐지는 피에르 프레이 아카이브

프랑스 루예 성에서 펼쳐지는 피에르 프레이 아카이브

 

프랑스 텍스타일 브랜드 피에르 프레이가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컬렉션인 브라퀴니에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를 열었다. 강렬한 색채와 패턴이 리드미컬하게 펼쳐지는 루예 성으로 초대한다.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유레 주에 위치한 루예 성. 1180년대 지어져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년 전통과 유산을 지켜온 피에르 프레이의 브라퀴니에 컬렉션 기념 행사를 열기에 매우 적합한 장소였다. © Hubert de Castelbajac

 

지난 파리 데코 오프 기간 동안 프랑스 전통과 유산을 이어오고 있는 텍스타일 브랜드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가 놀라운 전시를 열었다. 프랑스 예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기념비적인 컬렉션인 브라퀴니에 Braquenié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브라퀴니에 애니버서리 Braquenié Anniversaire 1823~2023’ 컬렉션을 론칭한 것. 피에르 프레이는 2세기에 걸친 역사를 지닌 이 컬렉션을 더욱 웅장하게 담아내기 위한 장소를 물색했고, 프랑스 남부 노르망디에 위치한 루예 성이 이를 담아내기에 제격이었다. 54개의 패브릭과 36개의 벽지, 14개의 러그 그리고 브라퀴니에 컬렉션의 영감이 되어준 40개의 아카이브가 루예 성을 가득 채웠다. 마치 마법사가 만들어낸 새로운 행성처럼 말이다. 오랜 세월 동안 잠들어 있던 성의 일부 객실은 각각 거실, 다이닝, 침실, 드레스룸, 다락방 등으로 나뉘어 그 시절 왕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냈고 색과 패턴이 더해져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특히 다이닝룸에는 프랑스 도자 브랜드 베르나르도와 협업해 출시한 테이블웨어 컬렉션이 더해져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불변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브라퀴니에 컬렉션의 역사와 전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피에르 프레이의 아트 디렉터 패트릭 프레이와 나눴다.

WEB www.pierrefrey.com

 

고딕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루예 성의 내부. 역사의 한 장면으로 타임 슬립한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왼쪽부터 피에르 프레이, 아트 디렉터 패트릭 프레이, 드 보송 그리고 이 성의 주인 장 기슬랭 래픽.

 

2세기에 걸친 긴 역사를 자랑하는 브라퀴니에 컬렉션. 그 속에 담긴 여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 이야기는 1823년 피에르 앙투안 데미와 그의 아내가 파리에 가게를 차렸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부티크는 러그에 특화되어 다양한 가정용 카펫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었다. 부부의 야망은 나날이 커져갔고 유명 카펫 공장인 피아트&르페브르 Piat&Lefebvre의 아들인 브라퀴니에 형제를 영입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예술적 경험과 사업적 기술을 적극 활용했고 사업은 번창했다. 그렇게 피에르 부부는 부티크를 더욱 확장시켰다. 1875년, 이들에게 겹경사가 찾아왔다. 피에르의 딸과 브라퀴니에 집안의 아들이 혼사를 맺었으며, 벨기에 국왕 레오폴트 2세로부터 브라퀴니에가 제조왕의 칭호를 수여받았다. 이후 피에르 일가는 ‘브라퀴니에 에 씨에 Braquenie et Cie’로 회사 이름을 변경했다.그들이 만든 제품의 품질은 확실히 인정받았고 브라퀴니에는 전설이 되었다.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에 위치한 거대한 성 샤토 드 루예에서 브라퀴니에의 20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이 장소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실 나의 아들 피에르가 루예 마을에 별장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루예 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사전답사를 위해 성을 찾았고 이곳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더욱 명확해졌다. 우리의 브라퀴니에 컬렉션이 이곳의 벽과 의자를 덮고 있었던 것. 이 성의 주인인 레픽 가족은 이미 우리에 대한 특별한 사랑이 있었던 거다. 성의 일부 객실을 개조했고 아름다운 협업이 이루어졌다. 결과적으로 파리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많은 게스트가 다녀갔고 200주년 기념 행사를 성공리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

 

천주교 성물의 장식적인 요소를 재해석해 디자인한 대형 실크와 면, 리넨 컬렉션과 플루마틴 Fleumartin 패브릭으로 감싼 두 개의 금색 쿠션이 놓인 거실. 실크가 풍부하게 사용돼 두터운 무게감이 특징인 브로카텔 Brocatelle 원단의 묵직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Philippe Garcia

 

루예 성의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유레 주에 위치한 루예 성의 역사는 특별하다. 1180년에 지어져 이집트 또는 고딕 건축양식에서 영감받아 유리와 벽돌 장식이 교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이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방어선의 마지막 요새 중 하나였던 이곳은 전쟁이 끝나자 왕실 소유가 되었다. 이후 15세기에 재건의 과정을 거친 이 저택은 3세기 후 조세핀 황후의 건축가인 루이 마르탱 베르토에 의해 또 한번 재설계되었다. 레픽 가문은 20세기 초, 마침내 이 낙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장 기슬랭 래픽 Jean- Ghislain Lepic과 그의 아내 엘레오노르 Eleonore는 이 저택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여전히 이곳을 지키고 있다.

 

브라퀴니에의 세계가 펼쳐진 듯 ‘1823~2023년 기념 컬렉션’이 성 안을 가득 채웠다. 주요 테마는 무엇이었나?

이번 컬렉션은 피에르 프레이와 브라퀴니에의 유산 중 40개의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다. 따라서 이 컬렉션은 브라퀴니에의 역사와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새롭게 재해석해내는 측면에서 접근했다. 이는 총 네 가지 테마로 나뉜다. 첫째, 뜨왈 드 주이를 제조하는 오베르캄프 공장에 대한 영감. 둘째, 식물과 꽃, 허브 등 시골에서 찾은 즐거움. 셋째, 18세기의 자수 조끼인 엘레강트 직물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디언 플로럴, 시누아즈리, 컬러 실크 등에서 찾은 이국주의로 나뉜다.

 

성대한 만찬을 연상시키는 다이닝룸. 풍성한 꽃다발과 화한, 푸릇푸릇한 풀로 가득 찬 꽃밭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패턴의 레오폴다인 Leopoldine 패브릭이 식탁 위를 환히 밝힌다. 테이블에 놓인 식기는 메종 베르나르도와 협업한 ’서비스 브라퀴니 Service Braquenié’ 컬렉션. © Constance E.T. De Tourniel

 

프랑스 장식미술관, 베르사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 등으로부터도 영감을 받는다고 들었다.

메종 브라퀴니에의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신선한 관점으로 말이다! 고전적인 참고서는 제한이 없고 그것들은 현대인의 새로운 창조를 허용한다. 이번 행사에서 출시한 것들이 바로 그 증거다. 피에르 프레이는 3만 개 이상의 문서를 보관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매우 큰 자산이다.

 

피에르 프레이가 정의하는 프렌치 무드는 무엇인가?

아주 오래전인 18세기부터 그래왔듯이 프랑스의 실내 인테리어는 디자인, 색상, 조명이 혼합된 것이 특징이다. 줄무늬와 체크, 크고 작은 프린트, 직물, 자수, 벽지, 러그까지 모든 요소가 하나의 방 안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를 잘 조합할 경우 각각의 패브릭이 겉돌지 않고 서로를 보완하게 된다. 내게는 리듬과 균형의 문제다. 방의 크기, 가구, 그림 또는 물건에 따라 나라마다 각기 다른 문화적 유산과 환경을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직물과 벽지, 카펫을 만드는 사람일 뿐 장식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 서는 것이 어렵고, 내 컬렉션을 구축하는 방식을 통해서만 울려퍼질 수 있다. 피에르 프레이와 메종 브라퀴니에 컬렉션은 국제적인 참고자료인 프렌치 아트 드 비브르 French Art de Vivre 미술을 표방한다.

 

루예 성의 가장 큰 객실에 성대한 만찬이 차려졌다. 촛불이 어두운 내부를 밝히고 간단한 케이터링이 이곳에 초대받은 이들을 환영한다. 아름다운 꽃밭을 연상시키는 레오폴다인 패브릭과 베르나르도의 식기 컬렉션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 Constance E.T. De Tourniel

 

18~19세기 문양에서 영감을 받은 패브릭으로 꾸민 다락방 침실. 19세기 십자수 디자인 모티프의 마리 폴 Marie Paule 원단으로 대형 캐노피를 만들었다. 침대에는 매력적인 꽃 줄무늬 패턴의 몬트바존 Montbazon 퀼트 패브릭과 콜론 Colonges 쿠션이 놓여 있다. © Constance E.T. De Tourniel

 

 

패브릭이 공간에 미치는 영향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패브릭은 즉각적으로 공간을 변신시킨다. 장소에 안도감을 주며 따뜻한 효과도 가져온다. 예를 들어, 벽에 커튼만 걸어도 보호받는 듯한 아늑한 안방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피에르 프레이의 앞으로 행보가 궁금하다.

아름답고 긴 세월의 협업을 희망한다. 앞으로도 메종 브라퀴니에의 정신을 오랫동안 보존하고 배신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트렌드만 좇는 것이 아닌 우리의 욕망과 열정에 귀 기울이고 프랑스식 삶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뜨왈 드 주이, 플로랄, 목가적 장면 등이 새겨진 패브릭 제품으로 가득한 드레스룸. 커튼은 신 드 캠페인 Scènes de Campagne 원단. 클리손 Clison 원단을 사용해 세리에즈 Ceriez에서 디자인한 목욕 가운 등 벽지부터 커튼, 룸 디바이더, 가운, 조명 갓, 슬리퍼까지 패턴의 향연이 펼쳐진다. © Philippe Garcia

 

한눈에 봐도 세월이 느껴지는 거대한 벽난로를 배경으로 데칼코마니처럼 서로 마주보고 있는 네 개의 안락의자. 각각 리지외 Lisieux, 첸닐 생제르망 Chenille Saint Germain, 몬트레소 Montresor 원단으로 커버링했다. © Philippe Gar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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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망 시대의 아파트

데코레이터의 오스망 스타일 인테리어

데코레이터의 오스망 스타일 인테리어

 

데커레이터 사라 자퀸은 오스망 시대의 아파트를 가족을 위한 안식처로 만들었다. 원래의 모습은 보존하면서 집 안 곳곳에 서로 어울리지 않는 모티프와 컬러를 조합해 독창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카나페 ‘파차 Pacha’는 PH 컬렉션, 카나페를 커버링한 패브릭 ‘리볼리 Rivoli’는 마누엘 카노바스 Manuel Canovas. 쿠션은 르 몽드 소바주 Le Monde Sauvage. 패턴 있는 쿠션은 제인 처칠 Jane Churchill이 콜팩스&파울러 Colefax&Fowler를 위해 디자인한 패브릭 ‘거쉰 Gerswin’으로 만들었다. 둥근 암체어 ‘밤부 Bamboo’는 PH 컬렉션. 암체어를 커버링한 패브릭은 마누엘 카노바스의 ‘비오트 Biot’. 맞춤 제작한 태피스트리는 툴르몽드 보샤르 Toulemonde Bochart. 윌리엄 플래너 William Platner의 낮은 테이블은 놀 Knoll. 그 위에 있는 꽃병 ‘마달레나 Madalena’는 마고 켈러 컬렉션스 Margaux Keller Collections. 볼 ‘스캄폴리 Scampoli’는 루즈 압솔뤼 Rouge Alsolu. 망고나무로 만든 테이블은 메종 뒤 몽드 Maison du Monde. 1960년대 이탈리아 거울은 생투앙의 라틀리에 55 L’Atelier 55에서 구입. 벽난로 위에는 카를로 나손 Carlo Nason의 빈티지 조명, 입키 Ibkki 꽃병, 메종 사라 라부안 Maison Sarah Lavoine의 촛대를 놓았다. 펜던트 조명 ‘샹들리에 베르비에 L Chandelier Verbier L’은 아이크홀츠 Eichholtz. 그림은 타우바 사르나카 Tauba Sarnaka의 작품. 벽에 칠한 페인트 ‘암모나이트 Ammonite n° 274’는 패로&볼 Farrow&Ball.

 

이 곳은 사라 자퀸과 남편이 꿈꾸던 바로 그 집이다. 몰딩과 나무 바닥재, 벽난로라는 3요소를 갖춘 오스망 시대의 아파트. 그런데 전부 다 그렇지는 않다. 바닥이 1900년 파리세계박람회에서 나온 마호가니를 사용한 전통적인 쉐브론 패턴으로 마감돼 있는데 이런 디테일이 분위기 전체를 바꿔버린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바닥에 특이한 붉은 톤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학자에서 데커레이터가 된 사라의 마음에 꼭 들었다.

 

부엌 가구에 칠한 페인트는 리틀 그리니 Little Greene의 ‘폼페이언 애시 Pompeian Ash’, 황동 손잡이는 라 퀴진 프랑세즈 La Cusine Francaise. 그릇장은 황동과 유리로 맞춤 제작했다. 수전은 마고 Margot. 조리대와 아일랜드는 대리석 가공장 파코 Paco의 와일드 시 Wild Sea 화강암으로 만들었다. 높은 의자 ‘프리다 Frida’는 맘보 언리미티드 아이디어스 Mambo Unlimited Ideas. 푸드 프로세서는 키친에이드 KitchenAid. 유리병은 이케아 Ikea. 황동 트레이는 모노프리 Monoprix. 찻주전자 ‘페코에 Pekoe’는 레볼 Revol. 벽에 칠한 페인트는 패로&볼의 ‘라이트 블루 Light Blue n° 22’.

 

“블루는 드물게
싫증 나지 않는 컬러예요.
정말 마음이 편안해지는 색이죠.”

 

“맞춤 제작한 가구가 많아요. 가구를 다양하게 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요.” 테이블 ‘스크랩우드 Scrapwood’는 피트 하인 이크 Piet Hein Eek, 사라가 고른 색으로 제작한 유일무이한 가구다. 벨벳 의자와 펜던트 조명 ‘카루셀 Carousel’은 맘보 언리미키드 아이디어스. 태피스트리 ‘글리프 Glyphe’는 툴르몽드 보샤르. 대리석 벽난로를 둘러싼 책장은 MS 에베니스테리에 MS Ebenisterie에서 맞춤 제작했다. 책장에 칠한 페인트는 패로&볼의 ‘헤이그 블루 Hague Blue’. 패브릭 커튼 ‘메네르브 Menerbes’는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 벽난로 위에 있는 꽃병은 자라 홈 Zara Home. 촛대 ‘오노린 Honorine’과 ‘파니스 Panisse’는 마고 켈러 컬렉션스. 테이블 위에 있는 유리 촛대는 더 쿨 리퍼블릭 The Cool Republic, 찻주전자와 찻잔 ‘페코에’는 레볼. 벽에 칠한 페인트는 패로&볼의 ‘암모나이트’.

 

265㎡인 이 집의 매력에 빠진 부부는 단점도 파악했다. 한번도 바뀐 적 없는 구조와 집 안쪽에 있는 사무 공간 그리고 부부와 세 명의 아이에게는 부족한 욕실의 수와 크기. 그래서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집의 도면을 완전히 바꾸었다. 부부를 위한 욕실과 아이들을 위한 욕실을 구분해 만들었고, 부엌을 원래 다이닝룸이었던 곳으로 옮겨 거실과 가깝게 배치했다. 까다로운 사라는 오스망 스타일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존하면서 이를 새롭게 창조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 데커레이션을 즐겼다.

 

“컬러의 조화와
모티프 사용에
일관성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침대 헤드보드는 사라가 디자인하고 MS 에베니스테리에에서 제작했다. 헤드보드를 커버링한 패브릭 ‘마디나 Madina’는 마누엘 카노바스. 벽에 칠한 페인트는 패로&볼의 ‘드롭 클로스 Drop Cloth’. 침구 ‘륀 Lune’, 와플 리넨 담요 ‘오와카 Owaka’와 ‘나플 Naples’, 벨벳 쿠션 ‘고아 Goa’는 모두 르 몽드 소바주. 침대 옆 거울 테이블은 메종 뒤 몽드. 테이블 조명은 굿무드 Goodmoods, 조명갓은 콜팩스&파울러의 ‘판테라 친칠라 Panthera Chinchilla’로 제작했다.

 

정갈한 욕실 바닥은 세라믹 사암으로, 벽은 젤리주 방식으로 제작한 타일(쉬르파스 Surface)로 마감했다. 수전과 황동 수건 히터는 마고. 욕실 타월은 르 자카드 프랑세 Le Jacquard Francais. 욕조 ‘워세스터 Worcester’는 빅토리아+알버트 Victoria+Albert. 벽에 칠한 페인트는 패로&볼의 ‘암모나이트 n° 274’.

 

“이 집은 원래 완전히 중립적이었어요. 어떠한 장식도 없었고, 구조도 너무 일반적이었어요. 저는 이곳에 컬러와 모티프를 주고 싶었지만 순수한 선은 그대로 두고 싶었어요. 이 집이 클래식을 유지하면서 일종의 캐릭터를 갖기를 바랐기 때문이에요.” 사라는 밝고 뉴트럴한 톤으로 블루를 메인으로 하는 집의 짙은 톤을 바꾸었고 태피스트리와 18세기의 전통적인 장식과 윌리엄 모리슨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은 벽지로 다양한 모티프를 적용했다. 그리고 벨벳과 황동 위주의 내추럴한 소재를 더했다. “잡다한 것 말고 전부 좋아요!” 진정성에 뿌리를 둔 모던한 데코 프로젝트다.

 

“벽에 발랐을 때 인테리어를
좀 더 시적으로 만들어주는
벽지를 정말 좋아해요.”

 

사라는 방마다 각기 다른 14가지가 넘는 벽지를 사용했다. 이 방에는 하우스 오브 해크니 House of Hackney의 ‘가이아 Gaia’. 카나페 ‘리코 Rico’는 펌 리빙 Ferm Living. 그 위의 벨벳 쿠션 ‘고아’는 르 몽드 소바주. 태피스트리 ‘콜라주 Collage’는 툴르몽드 보샤르. 높은 타부레 ‘볼 Ball’은 폴포탕 Polspotten. 그 위에 있는 테이블 조명 ‘팬톱 Pantop’은 베르너 팬톤 Verner Panton 디자인으로 베르판 Verpan. 벽 아랫부분에는 패로&볼의 ‘라이트 그레이 Light Gray’, 벽에는 ‘암모나이트 n° 274’를 칠했다. 황동과 유백색 유리로 된 1950년대 벽 조명은 셀랑시 Selency에서 구입.

 

ETC.

EDITOR 샤를로트 바이유 Charlotte Ba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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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크리스틴 피로 에브라 Christine Pirot Hebras

photographer

프랑시 크리스토가탱 Frenchie Cristoga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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