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지어진 집을 리뉴얼해 엔터테이닝 요소가 가득한 집으로 변신시킨 ‘영화 같은 집’을 소개한다.

클래식한 몰딩과 현대적 가구가 조화를 이루는 거실 전경. 커다란 곡선을 그리는 소파는 M. 필모어 하티 M. Fillmore Harty 디자인. 레드 사이드 테이블은 알레산드로 스태빌 Alessandro Stabile. ‘마카롱 암체어 Macaron Armchair’는 갈 가온 Gal Gaon 디자인으로 퓨처 퍼펙트 The Future Perfect.
할리우드 프로듀서이자 영화감독인 루벤 플레셔 Ruben Fleischer는 프로덕션 디자인과 세트 장식에서 세심한 디테일로 유명하다. <베놈>, <좀비랜드>, 그리고 최근작 <언차티드>로 바쁜 일정을 보낸 그는 가족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20년 넘게 살던 로스앤젤레스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의 아내 홀리 샤쿼 플레셔와 함께 새로운 터전으로 선택한 곳은 뉴저지에 위치한 역사적인 튜더 스타일의 저택. 1909년 반 블렉&골드스미스 Van Vleck&Goldsmith 건축사무소가 설계한 이 저택은 방이 23개나 되는 약 930㎡의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플레셔 부부는 이 집이 자신의 예술적 열정과 역사적 건축에 대한 애정이 반영되기 바랐다. 그리고 동시에 두 어린 딸과 부부의 취향을 모두 충족시키는 집이기를 원했다. 이 야심찬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뉴욕 맨해튼에 기반을 둔 스튜디오 DB와 협력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브릿 주니노 Britt Zunino.
스튜디오 DB의 공동대표 브릿 Britt과 다미안 주니노 Damian Zunino는 100년도 전에 지어진 집의 역사적 특성을 존중하면서 네 가족이 거주하기에 적합한, 신선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불어넣고자 했다. 브릿은 처음 집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호화로운 벽지와 거대한 코끼리 머리 조각상이 걸려 있었다”며 웃었다. 그녀는 먼저 오래된 장식을 제거하고 집의 정교한 목재 패널링과 석고 장식을 살려내는 데 집중했다. 집 전체는 플레셔 부부의 예술적 감각을 담아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컬러 팔레트는 부부가 소장한 예술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현관부터 거실까지 이어지는 공용 공간에는 가에타노 페세 Gaetano Pesce의 스트라이프 패턴 체어와 오토만, 모스의 그래픽 벽지, 그리고 케힌데 와일리 Kehinde Wiley와 댑스마일라 DabsMyla의 작품이 어우러지며 생동감을 더했다. 반면 거실과 주방은 차분한 색감으로 꾸며져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갤러리 같은 현관. 콘솔 테이블은 하우스 오브 바다미 House of Badami. 콘솔 위 아트워크는 빅 배리 맥기 Big Barry McGee. 계단 옆 플로어 조명은 알리드 메이커 Allied Maker의 우드 토템 Wood Totem.

브론즈 벽난로가 있는 다이닝룸. 벽지는 모스 페이퍼의 ‘TENNE’. 벽 타일은 분탐 타일 Bantam Tiles. 옐로 러그는 안티크 러그 스튜디오 Antique Rug Studio. 다이닝 체어는 소세고 Sossego. 벽에 걸린 아트워크는 케힌데 와일리.
플레셔의 집은 그야말로 ‘영화 같은’ 공간으로 가득하다. 과거 전화실은 사진 부스로 변신했고, 숨겨진 브론즈 바와 실내외를 연결하는 넓은 다이닝 공간도 마련했다. 플레셔는 자신의 음반 컬렉션을 즐길 수 있는 음악 공간, 두 딸을 위한 레고와 비디오 게임, 크래프트 방까지 세심하게 구성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마치 영화 세트장에서 제작 디자이너와 작업하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한다. “이게 내 집이라니 믿을 수 없어요. 꿈을 넘어선, 정말 특별한 공간입니다.” 브릿 역시 프로젝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그는 “역사적 완전성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결국 이 집은 역사적 뿌리를 존중하면서도 가족의 라이프스타일, 창의적 표현, 그리고 엔터테인먼트를 포용하는 플레셔 가족에게는 완벽한 맞춤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이곳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플레셔의 예술 세계와 가족의 추억이 살아 숨쉬는 특별한 안식처로 자리 잡았다.

전설적인 사진작가이자 영화제작자 에스테반 오리올 Estevan Oriol의 사진을 건 입구. 복도에는 개성 가득한 가구들을 배치했다.

튜더 양식의 무겁고 클래식한 느낌이 살아 있는 벽면. 창 앞에는 드무로 다스 DeMuro Das의 루루 LouLou 라운지 체어, 조각상과 기둥은 빈티지 제품.

어두운 톤으로 차분하게 구성한 주방. 아일랜드 위 샹들리에는 살롱 디자인 Salon Design. 우드 캐비닛은 뉴 안티쿼티 New Antiquity에서 맞춤 제작. 테이블 위 펜던트 조명은 잉고 마우러. 의자는 하우트 리빙.

플레셔가 소장하고 있던 게임 머신을 모아 만든 비디오 게임방. 벽지는 레벨 월스 Rebel Walls의 ‘R11042 Mixed Tape’.

어린 두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만든 패밀리룸. 소파는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 Restoration Hardware, 커피 테이블과 러그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

거실 벽난로 앞에 둔 칼 한센의 리케 프로스트 Rikke Frost 소파. 벽면에는 토바 아우어바흐 Tauba Auerbach의 작품을 걸었다.

전화실을 포토 부스로 개조했다. 벽지는 루이스 존스 Louise Jones의 ‘트리피컬 오리지널 Tropical Original’. 스툴은 무스타슈 Moustache, 의자는 하우트 리빙 Haute Living.

푸른 식물이 가득한 선룸. 기존에 가지고 있던 화이트 소파에 플로럴 패턴의 쿠션으로 새롭게 꾸몄다.

윌리엄 스톰 William Storms의 아이 스파이 I SPY 작품을 길게 건 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