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마 김하영의 사랑이 넘치는 집

키마 김하영의 사랑이 넘치는 집

키마 김하영의 사랑이 넘치는 집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브랜드 키마의 대표 김하영의 집은 사랑이 넘친다. 가족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으로 가득한 그녀의 집은 따뜻했다.



1 네이처리퍼블릭의 ‘포레스트 테라피 디퓨저’를 집 안에 두면 어쩐지 머릿속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최근에는 ‘젠틀 브리즈’, ‘리프레시 스파’, ‘그린 샤워’의 세가지 향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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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방의 벽 한쪽에 마련된 장식장 위에는 스티키 몬스터랩의 조명, 미피 탄생 6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책 <미피의 꿈 Miffy’s Dream>, 새 모양의 펜 트레이 ‘트로피컬 버드’, 바조 우든 토이 BAJO Wooden Toys의 원목 장난감. 드라이플라워, 무민 손가락 인형, 런던의 자라홈에서 구입한 부엉이 문고리 두 개. 더우드랜드의 토끼 램프, 스티키 몬스터랩의 피규어, 오리 모양의 원목 장난감을 두고 장식장 아래에는 리틀 그라운드에서 구입한 패브릭 모빌을 걸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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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키 몬스터랩의 세라믹 포트, 유럽 여행 중 구입한 폭스바겐 모형, 키마 볼에 꽂아둔 망개, 앤디 워홀 피규어, 달리아와 투베로사로 구성된 화기, 검은색과 흰색의 달라홀스, 노란 벚꽃의 팝업 엽서 앞에는 파리에서 구입한 철제 에펠탑 모형과 MMMG에서 선물 받은 스노볼을 함께 두었다. 그 아래에는 다양한 디자인 서적을 두었다. 다양한 컬러가 뒤섞인 액자는 크리에이티브다에서 구입.
 

 



항상 꽃을 가까이 두고 작업하는 것을 즐기는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브랜드 키마의 김하영 대표.

인테리어가 굉장히 단정하고 모던해요. 소파와 테이블, 장식장 등의 가구부터 식기까지 모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인데, 물건을 고르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옷을 고를 때도 화려한 패턴이나 장식 없이 무채색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선호해요. 그래서 처음 집 안을 꾸밀 때도 모두 월넛 컬러로 맞추고 장식 없이 나무 그대로만 사용한 심플한 디자인의 가구를 선택했어요.

반면에 아기자기한 소품도 많은데요. 평소에도 소품을 워낙 좋아해서 리빙 편집숍에서 일했을 정도예요. 소품 자체를 보기보다는 전체적인 인테리어를 고려해서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우러지면서 포인트를 주기에 손색없는 아이템을 구입하는 편이에요. 지금은 집 안 가구가 월넛 컬러 일색이라 소품만이라도 눈에 띄는 색상을 고르려고 해요.


집 안 곳곳에 캐릭터 아이템이 많아요. 특별히 수집하는 이유가 있나요?
아기를 낳기 전에는 깨지기 쉬운 소재여도 멋스러운 디자인의 소품을 선호했는데 아이를 낳고 나서 취향이 바뀌더라고요. 조금 유치한 컬러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이가 가지고 놀 수 있으면서도 집 안 어디에 두어도 장식품으로 손색없는 제품을 고르곤 합니다. 최근에는 친환경 소재라든지 원목으로 만들어 고급스러움을 더한 디자인의 소품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자꾸만 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금액이 높아지고 있어요.


플로리스트로 당신의 취향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특별히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나요?
제 주변에서는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마리메꼬를 좋아해요. 마리메꼬 고유의 우니꼬 패턴이 새겨진 패브릭을 구입해 액자로도 제작했어요. 이외에도 머그나 파우치 등의 소품도 마리메꼬에서 자주 구입하는 편이에요.


집 안에 들어오자마자 좋은 향기가 나요. 책장이나 곳곳에 디퓨저와 향초를 두었는데, 특별히 선호하는 향이 있나요?
향초보다는 디퓨저를 많이 사용해요. 최근에는 네이처리퍼블릭의 ‘포레스트 테라피 디퓨저’를 구입했어요. 숲 향을 재현해 맡을 때마다 상쾌해지는 기분이에요. 마치 산림욕을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평소 단아한 외모와 스타일로 유명한데요. 특별히 피부를 관리하는 방법이나 사용하는 제품이 있다면요? 패션이나 리빙 아이템을 고를 때도 그렇지만 화장품을 고를 때도 과도한 장식 없이 효능이 우수한 제품을 고르는 편이에요. 그런 면에서 피부에 자극이 적은 자연 성분의 제품을 선호하죠. 요즘은 네이처리퍼블릭의 ‘진생 로얄 실크 라인’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어요. 이 제품을 사용하니 피부에 탄탄한 힘이 생기는게 느껴지더라구요. 평소에는 ‘진생 로얄 실크 에센스’와 ‘진생 로얄 실크 워터리 크림’을 사용하지만 피부가 유난히 건조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진생 로얄 실크 골드 하이드로겔 마스크’로 관리해요. 특히 ‘진생 로얄 실크 워터리 크림’은 항노화 효과도 있다니 자꾸만 손이 가더라구요. 순도 99% 금가루가 함유돼 있다는 점도 너무 신기했어요! 발림성과 보습력 모두 굉장히 만족스러운 제품이라 올겨울에는 이 제품들로 충분할 것 같아요. 





1 프랑스 브랜드 체체 Tse&Tse의 에이프릴 베이스에 망개와 핀쿠션, 투베로사, 헬레보루스, 달리아 등 가을 분위기를 내는 꽃을 꽂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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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컬러의 달리아, 투베로사, 홍화를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서 한곳에 두어 공간에 분위기를 더했다. 월넛 컬러의 장식장에는 각종 서적을 색깔별로 구분해두었다. 장식장 위에는 스티키 몬스터랩의 시그니처 캐릭터를 실크프린트 기법으로 새겨 넣은 액자와 아기가 태어날 때 선물로 받은 슈나우저 램프, 미피 60주년 기념 책을 두었으며 마리메꼬 패브릭으로 제작한 액자로 꾸며 멋진 공간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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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건조한 피부를 위한 아이템. 네이처리퍼블릭의 ‘진생 로얄 실크 에센스’와 ‘진생 로얄 실크 워터리 크림’을 사용하니 피부가 한결 건강해진 느낌. 피부가 건조할 때 ‘진생 로얄 실크 골드 하이드로겔 마스크’를 사용하면 피부가 몰라보게 촉촉해진다.


Her Favorite

1 남녀 일러스트 액자 세트
결혼 전 친구가 그려준 김하영 부부의 모습. 2 네이처리퍼블릭의 포레스트 테라피 디퓨저 맡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디퓨저. ‘포레스트 테라피 디퓨저’ 6종 중 포근한 머스크 플로럴 계열의 젠틀 브리즈 향에 푹 빠져있다. 3 샤넬 백 3년 전 남편이 프러포즈할 때 선물한 샤넬 백은 가장 애용하는 가방이다. 4 노만코펜하겐의 머그 심플한 디자인이라 평소 자주 사용하는 제품. 5 반클리프 아펠 웨딩 링 심플한 디자인에 반해 선택한 웨딩 링. 6 셰릴 샌드버그의 <린 인 Lean in> 창업 후 남편이 선물해준 책이다. 7 네이처리퍼블릭의 진생 로얄 실크 워터리 크림 순도 99% 의 금과 6년근 고려 홍삼, 황금 누에에서 얻은 실크 아미노산 등 귀한 영양 성분이 피부를 건강하게 가꿔주는 미백과 주름개선 기능의 안티에이징 크림. 공인된 기관에서 항노화 효능까지 인증받았다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가는 제품이라고. 예민한 피부에도 부담이 없어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8 네이처리퍼블릭의 진생 로얄 실크 에센스 ‘진생 로얄 실크 워터리 크림’과 함께 사용하는 에센스. 고농축 진액 제형으로 만족스러운 보습력에 반했다. 끈적임도 없고 크림 전 사용하면 다음 날 아침 몰라보게 안색이 맑아져 있어 지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제품. 9 마리메꼬 파우치 간편하고 예뻐서 외출할 때마다 잊지 않고 챙기는 아이템. 10 생일 카드 남편에게 가장 최근에 받은 여덟 번째 카드다. 11 미니 커트러리 물소 뿔과 원목으로 제작돼 고급스러워 소장하고 있는 아이템이다. 12 딥티크의 고체 방향제 창업하기 전 런던을 여행하며 구입한 장미 향의 고체 방향제. 풍부한 꽃 향을 맡고 플로리스트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진희석

헤어&메이크업

전미연 · 박창연(에이바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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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의 취향

패션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의 취향

패션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의 취향

패션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은 몇몇 브랜드 안에 자신을 가두지 않는다. 세련된 잣대로 다양한 제품을 선별하는 셀렉트숍처럼 수많은 브랜드들을 모아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든다.



 

1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의자는 보에에서 구입. 부드러운 핑크 컬러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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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는 두 딸과 찍은 사진들로 장식했다. 캔들은 산타 마리아 노벨라 제품. 이솝 파슬리 씨드 안티 옥시던트 세럼과 토너, 비 트리플 씨 페이셜 밸런싱 젤은 믿고 사용하는 스킨케어 제품들이다. 벽에 걸린 꽃 사진은 포토그래퍼 한홍일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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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인테리어, 패션에 관한 아트 북이 많은데 딱히 취향이 있다기보다 그때의 기분에 따라 마음에 드는 것을 구입하는 편이다. 단 히스토리가 있는 것, 디자인 원류인 것을 높이 산다. 로저스 스피커 위에 올린 제품은 이솝 스킨케어 라인과 핸드 밤 그리고 테싯 향수.




패브릭 소파는 거스 제품으로 덴스크에서 구입한 것. 가격도 아주 비싸지 않고, 디자인이 튀지 않으면서도 독특하고, 앉았을 때 편안하다. 탁자는 모벨랩이 가로수길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을 때 샀고 지엘드 조명은 10꼬르소꼬모 서울에서 구입했다. 화병은 MMMG 제품이다.
 

 

물건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그냥 좋은 것. 어떤 물건을 살 때 브랜드를 먼저 확인하지는 않아요. 우선 제 마음에 들어야 하고, 싫증나지 않고 오랫동안 편안하게 쓸 수 있어야 해요. 옷장 속에는 제가 잘 모르는 브랜드 제품도 많아요.

집이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해요. 인테리어를 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요? 옷과 마찬가지로 집 또한 편안하고 싫증이 나지 않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가구나 소품도 그저 무난한 디자인보다는 ‘나 자신 같은 것’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가구의 느낌을 한 가지로 통일하지 않고 각기 다른 소파와 의자를 조화롭게 놓았어요. 물론 어떤 장식품을 놓아도 잘 어울릴지, 청소는 쉬울지도 충분히 고려했어요.



가구에 대한 취향이 궁금해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며, 주로 어디에서 쇼핑하나요?
한번 사면 10년 이상 쓰는 물건이라 특별한 취향이나 단골 숍은 없어요. 편안하고 심플한 목제 가구를 좋아해 성북동 모벨랩과 논현동 밀라노디자인빌리지에 자주 구경 가요. 한번은 모벨랩에서 너무 마음에 드는 그릇장을 발견하고 무작정 샀는데, 이 집에 이사 와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어요. 예산의 한계가 없다면 가장 갖고 싶은 꿈의 가구는 에르메스예요.



당신의 드레스룸에 가장 많이 있는 패션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으레 패션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은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데, 저도 그런 편이에요. 굳이 꼽자면 아크네, 주카, 유돈 초이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홍승완 리벤지 같은 남성복도 즐겨 입고 이름 모를 프랑스 브랜드 옷들도 많아요. 포멀한 자리에선 N°21이나 스텔라 매카트니를 입는 편이에요. 신발은 주세페 자노티와 지미 추를 좋아하고, 주얼리는 자주 하지는 않지만 HR을 무척 좋아해요. 

 

만일 ‘서정은 스타일’이라는 패션 화보를 진행한다면 어떤 브랜드를 섭외하고 싶나요? 특정 브랜드보다는 멀티숍이 좋겠어요. 10꼬르소꼬모 서울, 에크루, 조수아를 섭외하면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충분히 나올 것 같아요.



그 외 가장 투자를 아끼지 않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특별히 좋아하거나 모으는 제품이 있다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는 옷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특히 빈티지 무드의 원피스가 마음에 들면 돈을 아끼지 않아요. 패션과 함께 좋아하는 것은 음악이에요. 스피커는 영국의 로저스 제품을 사용해요. 대형 극장용 스피커를 주로 만드는 브랜드인데, 제가 가지고 있는 개인용 스피커는 이제 단종되었대요. 북유럽 가구처럼 짙은 컬러와 네모 반듯한 디자인이 특징이고 중저음이 좋아 빅밴드 재즈 음악을 듣기 적합해요. 아주 고가의 제품은 아니지만 제 수준과 기호에 맞아 애정이 가요.



화장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 피부에 맞는지, 자연의 향이 나는지, 보습력이 좋은지를 따져봐요. 좋아하는 브랜드 중 하나는 이솝이에요. 제품뿐만 아니라 건강한 삶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요란하게 광고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신뢰가 가요. 

 




 

1 벽면의 사진은 뉴욕 지하철의 풍경을 담은 포토그래퍼 안주영의 작품. 식탁은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것으로 가족이 밥 먹을 때 오손도손 둘러앉을 수 있도록 각지지 않게 디자인했다는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테이블 위의 찻잔 세트는 프랑스의 빈티지 벼룩시장에서 지인이 출장길에 어렵게 사다주었다. 코너의 그릇장은 모벨랩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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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의 보디와 헤어 케어 제품이 놓인 욕실. 이솝 제품들은 질감이 가볍고 향이 신선해 목욕 시간을 즐겁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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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창가 앞에서 포즈를 취한 서정은. 

 

 


 

Her Favorite
1 그레이매터의 맨투맨 스웨터 팔판동에 있는 남성용 워크웨어 브랜드인 그레이매터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컨셉트의 브랜드라 좋아한다. 2 글로브 트로터의 트롤리 결혼할 때 남편에게 선물 받은 트롤리로 컬러가 마음에 들어 지금도 애용한다. 종이를 켜켜이 붙여 만든 제품이라 가벼우며 내부 수납공간도 넉넉하다. 3 해인, 재인이가 그린 그림 결혼하는 엄마 아빠를 그렸는데 나를 정말 개성 강한 캐릭터로 표현했다. 바빠서 잘 챙겨주지도 못하는 엄마에게 언제나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는 두 딸에게 정말 고맙다. 4 요리책 <좋은 사람 행복한 요리>와 <빵이 좋아하는 50가지 요리>는 가장 최근에 구입한 요리책이다. 친구를 초대할 때 내놓을 만한 음식, 빵과 어울리는 음식에 대한 레시피가 담겨 있다. 5 마가렛 호웰 운동화 기자 초년생일 때부터 호흡을 맞췄고 현재는 세계적인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된 주형선의 선물.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운동화는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6 커스텀 멜로우 스웨터 케이블 니트 스웨터를 좋아한다. 최근 구입한 이 제품은 올겨울 회색 통바지와 첼시 부츠에 매치할 생각이다. 7 헨리 퀴어 숄더백 무두질을 거칠게 해 자연스러움을 살린 숄더백. 1990년대 중반부터 바니스 뉴욕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헨리 퀴어는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프렌치 시크를 연출하기에 최적의 브랜드다. 8 이솝 레저렉션 아로마틱 핸드 밤&파슬리 씨드 안티 옥시던트 세럼 부드러운 질감, 신선한 향으로 바르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는 핸드 밤과 세럼. 피부에 편안하게 스며들고 촉촉하면서도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9 HR 반지와 롤렉스 시계 주얼리 디자이너 박혜라의 HR 레이어링 반지는 정말 멋스럽다. 시계는 클래식하고 수수한 롤렉스를 좋아한다. 10 니트 모자 단골 멀티숍인 조수아에서 최근 구입한 모자. 11 수첩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새 수첩을 산다. 올해 간택(?) 받은 이 수첩은 무척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휴대폰과 함께 바쁜 업무를 관리해주는 비서 같은 존재다. 12 커티스 풀러의 재즈 음반 15년 전 초등학교 동창이 들려준 재즈 트롬본의 거장 커티스 풀러의 음악에 반해버렸다. 그의 자유로운 전개 방식을 무척 좋아한다. 13 페리에 쥬에 샴페인 와인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샴페인으로 기분 전환을 한다. 과일 향이 많이 나는 페리에 쥬에를 특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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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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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혜민, 사소한 것들에 말 걸다

작가 이혜민, 사소한 것들에 말 걸다

작가 이혜민, 사소한 것들에 말 걸다

오래된 천과 석고붕대, 쓰다 남은 매니큐어 등 버려지는 것을 소재로 작업하는 이혜민 작가. 사소함에서 특별함으로, 조연에서 주연으로, 하찮은 것들을 관심과 애정으로 어루만져 예술 작품으로 치환시키는 그녀는 낮은 곳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힘이 있는 작가다.



이혜민 작가의 작업실. 레스토랑이 앞다투어 들어서고 온갖 명품 브랜드숍이 즐비한 삭막한 청담동 번화가에 위치하지만 작가에겐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문을 여니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만든 필로우 시리즈를 천장부터 설치한 풍경이 시선을 압도한다.

작업실에 조용히 앉아 조각조각의 천을 손수 꿰맬 때면 가슴속에 훈풍이 일었다. 천을 연결해 작은 베개 커버를 만들고 솜으로 속을 채워 켜켜이 쌓아 올리면 마치 오랜 시간 염원해왔던 꿈이 이루어지는 것만 같은 쾌감을 얻곤 했다.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이혜민 작가는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했다. 시댁에 들어가 살았고 집안 가풍을 익히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당시에는 개인 작업을 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작가의 꿈을 포기하고 전업주부로 전향할 것을 권유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혜민 작가는 작가의 길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짬이 날 때면 누추하지만 혼자만의 공간에 찾아들어 작품을 구상하곤 했다. 이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버려지거나 낡은 천을 활용해 작은 베개를 만들어 새로운 설치 구조물을 완성하는 ‘필로우 시리즈’이다. 마음이 요동칠 때면 스스로를 다독이듯 담담하게 해온 작업인데 이 작은 작업이 미술계에 작가로서 뿌리를 내리는 견고한 발판이 될 줄은 그때는 상상하지 못했다.
 

 



1 외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패치워크 천으로 소파를 커버링하고 앤티크 가구로 채워놓은 작가의 작업실. 오래된 물건에서 발하는 특유의 안락함이 느껴진다. 2,3 석고붕대를 물에 적셔 모양을 잡고 굳히기를 수십 번 반복해야 탄생하는 이혜민 작가의 화이트 섀도 시리즈.

아들과 함께 뉴욕으로 유학길에 오르면서 이혜민 작가에게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비디오 아트를 전공하며 예술을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하고 실험적이고 자유분방한 전시를 감상하기 시작하니 한동한 방치됐던 작가 이혜민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작업에 대한 열정이 넘쳐 이렇게는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을 때 가까스로 떠난 유학길이었어요. 뉴욕에서 저를 돌아보고 자아를 찾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죠. 타지에서 남편 없이 어린아이를 돌보는 것이 버거웠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공부했습니다.” 뉴욕에서의 생활은 그녀에게 새로운 주제의 작업을 기획하고 색다른 소재를 발견하는 작가로서의 재정립의 시간을 선사했다. 낡고 오래된 것들을 워낙 좋아해 주말에는 벼룩시장을 돌며 앤티크 제품을 살펴보고 때로는 앤티크 경매에 참여하며 오래된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시안 또한 키울 수 있었다. “쓸모를 잃어버려 버려지거나 방치되는 것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베개 작업에 오래된 천을 사용하는 이유가 쓸모를 잃어버린 것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 위함이죠. 하지만 어떤 것이든 물건의 생명력은 참 놀라운 것 같아요. 방치되어 있던 것이라도 애정과 사랑을 갖고 새로움을 불어넣으면 과거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죠. 그래서 저에겐 바느질하는 행위 자체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공존이라 할 수 있어요. 쓸모를 잃어버린 오래된 것에도 미래가 있다는 것을 작업을 통해 매번 느끼고 있습니다.”
뉴욕 생활은 이혜민 작가에게 작가로서의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기 시작했다. 2001년 뉴욕의 워싱턴 스퀘어 갤러리에서 <버블>전을 개최했고, 다음 해에는 에이트 아트 코퍼레이션 갤러리에서 <필로우>전을 개최했다. 이 두 개의 전시는 작업 활동에 새로운 윤활유가 되어 사간갤러리, 브레인 팩토리, 갤러리엠 등 국내에서도 개인전을 가질 기회가 생겼고 미국에서는 보다 다양한 갤러리에서 전시를 개최하며 작가로서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뉴욕의 텐리 갤러리에서 개최한 <필로우 토크>전은 베개를 활용한 공간 설치 작업으로 평단의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올해 3월 아트 모라에서 개최한 <화이트 섀도>전 역시 좋은 평을 얻으며 미국의 유명 미술 잡지인 <스컬프처> 11월 호에 소개되는 값진 기회를 얻었다. “<화이트 섀도>전에서는 새로운 소재인 석고붕대를 사용한 작품을 대대적으로 선보였어요. 석고붕대는 처음에는 얇고 부드럽지만 물을 묻히면 단단해지는 물성이 있어요. 여러 차례 물을 묻혔다 굳혀가며 새로운 모양을 형성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혜민 작가에게 있어 얇고 부드러운 석고붕대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은 작가 스스로가 연약함에서 강건함으로 성장해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작고 연약하게 태어나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결국에는 견고해져야 하는 우리 삶의 이치와 닮아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1 석고붕대는 다친 곳을 치유하는 데 사용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이 치유되고 행복해지기 바란다. 2 작가는 오래된 액자 프레임을 이용해 조형물을 만들고 채색을 입혀 하나의 조각 작품 ‘패시지 passage’를 만들었다. 항상 조연인 액자의 프레임이 주연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3 집에서는 거실에 있는 나무 테이블에서 작업을 하곤 한다. 쓰다 남은 매니큐어로 작업하는 시드 Seed 시리즈를 작업 중이다.


이혜민 작가는 지난 10월 7일 한국국제아트페어 KIAF에 참여하며 한국에서의 활동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내년 1월엔 엠갤러리에서 개인전을, 2월에는 아트스페이스 벤에서 페인팅 작가와 함께 2인전을 개최한다. 3월엔 홍콩 아트 바젤에 참여하며 6월에는 영은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녀는 요즘 청담동의 작업실과 집을 오가며 열띤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청담동 번화가의 한 건물 4층에 위치한 이혜민 작가의 아담한 작업실은 그녀의 바쁜 마음만큼이나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다. 채광 좋은 창 너머로 지인들에게 받은 천들이 한가득 쌓여 있고 작업실 곳곳에는 석고붕대와 천 조각들, 실패 꾸러미, 각종 미술 도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회가 기회를 낳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해요. 제 작업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기쁠 따름이에요. 어쩌면 저는 조금 돌아왔을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뒤처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안 될 것 같으면서도 지금 이만큼 된 것처럼 앞으로 제 꿈을 펼칠 수 있는 날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거라 믿습니다.” 오랜 여정을 거쳐 자신을 관찰하고 담금질해 스스로를 작가로 일으켜 세운 이혜민 작가. 이제 그녀에겐 새롭고 견고한 또 다른 시작이 다가오고 있다. 




1 사방이 통창이라 도시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이혜민 작가의 집 거실. 뉴욕의 벼룩시장에서 틈틈이 구입한 다양한 디자인의 의자와 테이블, 앤티크 가구 등 각기 다른 스타일로 꾸몄지만 작가의 취향으로 빚어져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2 깔끔한 주방. 이곳에도 작가 취향의 빛바랜 라운지 체어가 놓여 있다. 





1 작가의 필로우 시리즈와 뉴욕에서 구입한 200년 된 앤티크 체어, 서랍장으로 꾸며진 거실. 2 거실 한 켠에 설치해놓은 백남준의 작품. 작가에게 많은 영감을 선사한다. 3 작가가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만든 작은 베개는 천을 어떻게 조합하고 빚어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의 작업으로 탄생한다. 





1 작가가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만든 작은 베개는 천을 어떻게 조합하고 빚어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의 작업으로 탄생한다. 2 이혜민 작가의 집에 들어서면 학창 시절에 만든 흉상과 필로우 시리즈, 패시지 시리즈와 앤티크 가구로 꾸민 아티스틱한 풍경을 마주하게된다. 정면에는 앤디 워홀의 판화 ‘마가렛 공주’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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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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