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세상

거꾸로 보는 세상

거꾸로 보는 세상

유리창에 거꾸로 매달린 박쥐 스티커를 보자마자 그림책 서점인 ‘박쥐’를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5.5평가량의 작은 공간은 한쪽 벽이 나무 책장과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스툴, 둥근 원형 테이블로 채워졌다. 박쥐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 그림책과 관련된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민영 대표의 고민과 바람이 담겨 있다. “손에 잡히는 대로, 때로는 아이가 받아온 책을 아무 생각 없이 읽어주었어요. 그런데 막상 그림책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아이들이 어떤 책을 봐야 할지 기준이 세워지더라고요. 내용도 그렇고 다른 사람의 그림을 그대로 베낀 그림책도 참 많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책을 고르기 시작했고, 저와 같은 마음을 가진 엄마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박쥐를 오픈했어요.” 박쥐는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토미 웅거러의 그림책 <루푸스 Rufus>의 주인공이자, 거꾸로 매달린 박쥐처럼 때로는 세상을 다르게 보길 바란다는 뜻이 담겨 있다. 작은 가게이지만 서비스는 풍성하다. 매달 주제를 바꿔 그달에 집중하고 싶은 책을 소개하고, 정기구독 형식으로 책을 보내는 서비스와 아이들을 위한 책 읽기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혼자서 하기에는 분명 버겁지만, 그럼에도 좋은 그림책을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이곳을 계속 찾고 싶게 만든다. 어른이 들러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을 추천 받을 수 있으니 편하게 들러볼 것.

add 경기도 구리시 아치울길 27

web www.rufusbooks.kr

open 화~금요일 오후 1시~5시, 토요일 낮 12시~오후 5시(토요일 격주 휴무), 일요일· 공휴일 휴무

 

안녕달 작가의 위트 있는 수박 이야기.

 

아들에게 쓴 편지글이 담긴 올리버 제퍼스의 책.

 

존 버닝햄의 풍자가 깃든 그림책.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향아·이예린·이현실·차가연(스튜디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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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테이블

셰프의 테이블

셰프의 테이블

긴 웨이팅과 비싼 식사값만 빼면 셰프스 테이블은 미식에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들어줄 특별한 레스토랑이다.

 

식사를 하며 음식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라이브로 볼 수 있다. (Ⓒdaniel krieg)

 

뉴욕 허드슨 강변의 고층 건물을 지나다 보면 브루클린 페어 Brooklyn Fare라는 작은 고메 마켓이 있다. 뉴욕 근교의 로컬 식재료부터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식료품점으로, 언뜻 보기에는 뉴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관이다. 그런데 이 마켓이 특별한 이유는 뉴욕에 5개밖에 없다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인 ‘셰프스 테이블 Chef’s Table’이 있기 때문이다. 주방을 에워싸는 타원형 테이블에 좌석이 18개가 전부인 이 식당은 별도의 메뉴 없이, 그날그날 셰프가 선택한 가장 신선한 재료로 만든 24가지 테이스팅 메뉴가 제공된다. 디너만 가능하며 식사 시간은 3시간 내외로 식사비는 한화로 45만원 정도 하지만, 최소 6주의 웨이팅을 기다려야 할 만큼 미식의 성지로 꼽히는 곳이다. 이처럼 화려한 수식어로 점철되는 이 식당의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기본적인 요소가 훌륭하게 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선한 재료와 신의 경지에 이른 셰프 그리고 예술 작품과 같은 요리를 진정 즐기는 손님들이다. 미쉐린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답게 이곳의 음식은 가히 예술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메인 셰프인 세자르 라미레즈 César Ramírez는 조리법은 깨뜨리기 위해 존재하며 식재료와 신선함 그리고 궁극의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이 자신의 요리 철학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메뉴를 보면, 별도의 요리 이름 대신 도미, 두부, 와규 등 주된 식재료만 쓰여 있다. 원형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손님들이 고요하지만 신속하게 움직이며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미식 경험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다는 점이 비싼 식사비와 오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미식의 성지인 이유가 아닐까.

add 431 West 37th Street, Manhattan, NY 10018

tel 1-718-243-0050

web www.brooklynfare.com/pages/chefs-table

 

 

셰프스 테이블이 위치한 브루클린 페어 마켓. (Ⓒdaniel krieg)

 

새우, 어란, 우니, 트러플 등 재료의 맛을 살린 요리들. (Ⓒdaniel krie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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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writer

원그림(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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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르네상스부터 지금까지

네오르네상스부터 지금까지

네오르네상스부터 지금까지

19세기에 건축된 베를린의 시립 실내 수영장. 수백 년을 거쳐 현대적인 디자인의 럭셔리 호텔 수영장으로 재탄생했다.

19세기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존한 실내 수영장.

베를린의 프렌츨라우어 베르크 Prenzlauer Berg에 위치한 호텔 오데르베르거 Hotel Oderberger는 19세기 초 국민을 위해 독일 전역에 지었던 시립 실내 수영장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호텔이다. 독일은 역사적인 건물을 보수해 현대적으로 재건축한 공간이 많은데, 오데르베르거도 이를 대표하는 장소다. 이 호텔의 수영장은 1차 세계대전 당시 문을 닫은 이후 1990년대에는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쓰이기도 했으며 이후 4년간의 보수공사를 통해 2016년 럭셔리 호텔 수영장으로 거듭났다. 이 건물이 건축되었을 당시의 우아함을 그대로 유지한 아치형 창문으로 환한 빛이 들어오는 공간이 이곳의 뷰 포인트. 더욱 흥미로운 점은 수영장의 물을 빼고 나서 파티나 콘서트를 위한 이벤트 홀로도 활용한다는 것이다. 400여명까지 수용 가능하며 수영장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역사와 현대가 잘 어우러진 70개의 객실, 프라이빗 아파트먼트, 스위트룸과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으며, 레스토랑 겸 바 ‘아 라 카르테 A la Carte’에서는 지역의 최상급 재료로 요리한 음식도 맛볼 수 있다. 호텔 오데르베르거의 곳곳에서 베를린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add Oderberger Str. 57, 10435 Berlin

web www.hotel-oderberger.berlin

지역 최고의 재료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아 라 카르테’.

프라이빗 아파트먼트의 침실.

이벤트 홀로 활용되고 있는 수영장.

회의나 소규모 세미나가 열리는 라이브러리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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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writer

이상혁(베를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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