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으로 찾아온 런던

브루클린으로 찾아온 런던

브루클린으로 찾아온 런던

뉴욕에서 가장 독창적인 호텔을 만나볼 수 있는 브루클린 지역에 영국의 유명 호텔인 ‘더 혹스턴 호텔’이 생겼다. 뉴욕과 런던의 절묘한 만남이 지금 이곳을 뉴욕 최고의 핫 스팟으로 만들었다.

 

더 혹스턴 호텔 로비

멋쟁이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거실 분위기의 더 혹스턴 호텔의 로비.

 

현재 뉴욕에서 새로운 호텔이 많이 생기는 지역을 말한다면, 주저 없이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를 꼽을 것이다. 윌리엄스버그의 상징과도 같은 와이스 Whyth 호텔을 시작으로 최근에 오픈한 윌리엄 베일 William Vail까지 맨해튼에 비해 한적하고 독특한 뉴욕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많은 호텔이 생겼다. 지금까지 생긴 많은 호텔이 브루클린의 힙한 분위기를 가득 풍겼다면, ‘더 혹스톤 호텔 The Hoxton Hotel’은 영국식 인테리어에 브루클린의 문화를 결합한 독특한 조합을 보여주며 올해 가을에 문을 열었다. 런던의 건축 개발 회사인 에니스모어에서 만든 이 호텔은 런던을 비롯해 유럽 각 도시에 체인이 있는데, 미국에서는 브루클린에 처음으로 호텔을 지었다. 원래 이곳은 150년간 로젠바흐 Rosenwach 사의 물탱크 공장으로 사용되었지만, 이 저명한 런던 건축 회사의 손을 거쳐 독보적인 분위기를 지닌 호텔로 재탄생했다. 호텔에 들어서면 마치 세련된 취향의 친구 집에 놀러 온 듯 거실 같은 로비가 펼쳐지고 핑크 벨벳, 베이지 컬러의 소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거실 같은 로비는 더 혹스톤 호텔이 내세우고 싶은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175개의 객실에 공통으로 적용된 부분은 킹사이즈의 베드와 전망이다. 어떤 룸에 머물러도 맨해튼의 그림같이 펼쳐지는 야경과 브루클린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화이트와 브라스 컬러 포인트의 화장실도 매력적인데, 화이트 컬러는 뉴욕 지하철에서 사용된 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런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더 혹스톤 호텔에 있는 3곳의 레스토랑인 클래식 아메리칸 레스토랑 ‘클레인스’, 야외 레스토랑인 ‘백야드’ 그리고 루프톱바인 ‘서머리’다. 클레인스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런던에서 온 호텔의 아이덴티티는 간직하고, 인테리어 소품과 레스토랑의 메뉴 선정 등 디테일한 요소는 뉴욕의 감성으로 채운 더 혹스톤 호텔은 꾸준히 뉴요커와 뉴욕을 찾은 이방인에게 사랑받을 것이다.

add 97 Wythe Ave, Brooklyn, NY 11249

tel 1 718 215 7100

web thehoxton.com/new-york/williamsburg/hotels

 

클레인스

예약하기 어려울 정도로 핫 한 ‘클레인스’.

 

루프톱바 서머리

루프톱바 ‘서머리’.

 

더 혹스턴 호텔 객실

모든 객실에서 멋진 전망을 볼 수 있는 더 혹스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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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그림(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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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S FRIENDS 2탄

MAISON’S FRIENDS 2탄

MAISON’S FRIENDS 2탄

창간 24주년을 맞아 <메종>의 친구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마련했다. 분야는 모두 다르지만 묵묵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이 친구들은 의도치 않게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삶을 살고 있었다. 이들에게 추종자들이 많다는 것이 친구로서 으쓱하기도 하다. 앞으로 9명의 리얼 스토리와 페이보릿 아이템을 통해 지금의 라이프스타일 흐름을 읽으며 유용한 정보를 얻어가길 소망해본다.

 

건강하게 느리게

마켓레이지헤븐 안리안

마켓레이지헤븐 안리안 공동대표.

 

국내에서 생산되는 건강한 농산물을 소개하는 마켓레이지헤븐에는 겉멋이 없다. 이들은 음식과 식재료를 사랑하는 ‘진짜’ 마음을 농산물과 함께 담아 보낸다. 마켓레이지헤븐의 안리안 디렉터를 만났다. 남편인 유상진 씨와 마켓레이지헤븐의 공동대표이기도 한 그녀는 레이지헤븐이라는 바를 8년 정도 운영해오다 마켓레이지헤븐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켓에 집중하게 됐다. 마켓레이지헤븐은 다소 생소한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특정 농산물의 판매를 공지하고 홈페이지에서 솔드아웃될 때까지만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금세 팔려서 이미 아는 이들은 공지된 시간 전에 클릭을 대기할 정도다. 이곳을 통해 블루베리를 주문한 적이 있었는데 어떤 품종인지, 얼마나 다양한 블루베리가 있고, 올해의 블루베리 맛은 어떠한지 자세하게 설명된 종이 한 장에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다. “꾸준히 인기가 있는 들깨가래떡은 가공식품이지만 토마토, 복숭아, 멜론, 블루베리 등 건강한 농산물을 소개하고 있어요. 술도 좋아하고 요리도 좋아해서 당연히 식재료에도 관심이 있었죠. 레이지헤븐 바를 운영할 때도 칵테일에 들어가는 라임, 허브 등을 직접 구해서 사용했어요. 심지어 물도 특정 지역의 물만 사용했고요.” 집착에 가까운 완벽한 식재료에 대한 탐닉은 그녀를 자연스럽게 농장으로 이끌었다. “어느 날 지금의 남편이 ‘우리가 마흔쯤엔 뭐하고 있을까?’라고 묻더군요. 아무리 문화가 발전하고 기술이 진보해도,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에 대한 것이라며 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문화를 만들고 그것을 전하는 일이었죠. 그래서 레이지헤븐 바도 상당히 폐쇄적으로 운영했어요.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를 듣고 알아줄 소수의 사람들을 생각했던 거예요.” 마켓레이지헤븐을 위해 이들은 농업진흥청의 추천도 받고 직접 발로 뛰며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농부들을 만나러 다녔다. 많은 것을 고려해 고창 지역에 본사 개념의 사무실도 만들고, 일주일에 반 정도는 여전히 농장과 농부를 찾아다닌다. “토마토는 원래 2만5000종이나 돼요. 신고배만 잘 알려진 국내에도 황금배, 풍수배, 추황배 등 다양한 종류가 있죠. 그런데 유통상의 이유로 알려지지 않은 종의 농산물이 정말 많더라고요. 마켓레이지헤븐에서는 제철 농산물을 위주로 저희가 좋아하는 것을 소개해요. 그래서 애정도 많고, 더 열심히 하게 되거든요.” 언젠가 싸이월드처럼 인스타그램도 시들해지는 때가 오지 않을까. 그에 대한 대비책이 있을지 궁금했다. “마켓레이지헤븐을 시작할 때부터 오프라인 공간을 염두에 뒀어요. 아직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준비 중이니 기대해주세요.” 안리안 디렉터는 이 일을 하기 전 패션 분야에서 숨막히게 돌아가는 일상을 보내며 제대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켓레이지헤븐을 운영하면서 이제는 고창 지역을 누비며 자연에서 마음을 다독이게 됐고, 좋은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몸을 다스리고 있다. “가장 좋은 건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거예요.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너그러운 마음의 여유요. 농사라는 것이 느리게 흐르는 일이잖아요. 수확을 할 때까지 기다리기도 해야 하고요. 그런 것을 요즘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레이지헤븐이란 이름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이제 이들은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다이닝 체어

식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다이닝 체어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했다. 닐스 묄러의 ‘모델 75 다이닝 체어’는 오래 앉아 있어도 편하고 그냥 바라봐도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요리책

어렸을 때는 패션과 디자인에 관련된 서적을 모았는데 마켓레이지헤븐을 시작한 뒤로는 오로지 요리, 자연, 채소와 과일에 관한 책만 구입하게 됐다.

 

라보앤웨잇 밀크팬

 

마블 플레이트

 

디자인 플레이트

라보앤웨잇의 밀크팬과 마블 에나멜 플레이트, 그리고 셀레티와 토일릿페이퍼가 협업한 ‘TP에나멜 플레이트 솝’은 고창에서 바닷가로 피크닉을 가거나 6명 이상의 손님을 접대할 때 요긴한 법랑 제품이다. 일회용품을 최소화하고 싶을 때도 실용적이다.

 

알렉산드르 방 화이트

 

와인 글라스

생산자의 성격처럼 따뜻하고 위트 있는 내추럴 와인 ‘알렉산드르 방 화이트’와 ‘잘토 유니버설 와인 글라스’. 어떤 와인도 기가 막힌 맛을 내게 만드는 잘토 와인잔은 특유의 얇은 립 부분과 스템의 그립감이 훌륭하다.

 

파스타 계량기

언니가 미국 출장에서 사다준 무민 파스타 계량기. 나무 재질인 점도 마음에 들고 파스타를 자주 만드는 나를 생각한 마음이 느껴진다.

 

웩 유리 용기

투명해서 안에 내용물을 쉽게 볼 수 있고,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웩 Weck의 유리 용기들. 뚜껑이 유리 소재인점도 마음에 든다.

 

블랭킷

엄마가 물려준 블랭킷. 좋은 제품을 오랫동안 잘 사용하는 엄마의 애장품을 물려받은 건 엄청난 행운이다. 유행에 상관없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어 더욱 아끼는 물건.

 

빈티지 잔

‘아네모네 톨 커피잔’을 계기로 요즘 블루 패턴의 빈티지 잔을 모으고 있다.

 

레이지헤븐 방석

오픈 초기 이벤트 때 사용하려고 제작한 방석들. 취향에 맞는 원단을 원하는 사이즈로 만들어서 아직까지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잼 포트

잼을 만들 때 다른 냄비나 잼 포트에 비해 덜 저어도 된다는 엄청난 장점을 지닌 ‘모비엘잼 포트’.

 

태오홈 꽃병

전통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양태오 디자이너의 스타일을 흠모한다. 꽃 몇 송이만 꽂아도 꽃꽂이를 한 듯한 효과를 주는 태오홈의 ‘앳 이지’ 꽃병은 훌륭한 오브제이기도 하다.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아는 것

구름바이에이치 하연지

구름바이에이치 하연지 대표.

 

GBH 아동복

 

GBH 쇼룸

 

좋아하는 것이 무척 많은 그녀는 자신에게 정말 필요하고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안다. 구름바이에이치(이하 GBH)의 하연지 대표는 인터뷰 내내 ‘좋다’는 말을 자주 했다. 디자인 가구도 좋고, 컬러 있는 아이템도 좋고, 앤티크도 좋고…. 습관적으로 긍정의 단어를 자주 내뱉는 사람이었다. 좋은 게 많으면 공간이 잡다해지기 마련인데, 참 신기했다. 그녀의 집이나 GBH 쇼룸을 보면 무척이나 일관된 취향을 지녔으니 말이다. “이것저것 좋아하는 것이 많아요. 단지 나한테 어울리는지, 앞으로 자주 쓰게 될 물건인지를 보는 것 같아요.” 취향이 또렷이 굳어질 즈음 우리는 그것을 ‘스타일’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녀의 스타일을 만드는데 일조한 가치관은 내 것이 아닌 것은 깔끔히 포기하는 신중함이다. 구름이, 동동보라는 애칭의 두 아이를 둔 그녀는 어린 나이에 결혼해 전업주부로 지내다 2014년부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집에서 쓰기 위해 바잉한 물건을 취미로 블로그에서 팔았던 것이 뜻밖의 반응을 얻었던 것. GBH에서는 대표의 깐깐한 안목으로 고른 다양한 패밀리 라이프스타일 소품과 북유럽 아동복 브랜드인 던스, 스마포크 등의 감각적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경험에서 셀렉트한 물건으로 채운 편집숍은 전문 MD가 보기에는 다소 두서없이 보일 수도 있다. 주부를 타깃으로, 가족들과 일상에서 정말 필요한 것들로만 구성한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저와 비슷한 주부들이 ‘나도 이거 필요했다’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리고 재미있게도 주부뿐만 아니라 젊은 분들도 좋아해주시더라고요.” 하지만 아무리 실용적으로 셀렉트한 물건이라도 아름답지 않으면 인기를 얻을 수 없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그녀는 특유의 감각으로 아름다운 물건을 고르는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은 그간의 경험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제가 지금 결혼 12년차인데, 지금 집에 정착하기까지 이사를 많이 다녔어요. 이사를 다니다 보면 물건을 많이 사고 버리게 되잖아요. 유행이라서 샀는데 조금 지나니 싫어지고, 그래서 버리거나 되팔게 되고요. 이런 걸 몇 번 경험하고 나니 제가 뭘 좋아하는지 알겠더라고요.” 또한 그녀는 대개 브랜드를 보지 않고 물건을 구매한다. 한때는 브랜드도 살피고,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 외우기를 좋아할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아이들 스케줄 등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 그럴 여유가 없다고. 쪽잠을 자고, 사이클이 밀려 새벽 4시경에나 잠에 든다는 그녀에게 워킹맘의 고충을 물었다. “없어요. 전혀 없어요(웃음). 일하는 지금이 훨씬 좋아요. 살림을 좋아하긴 했지만, 전업주부였을 때는 가족만 바라보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제 일하기도 너무 바빠서 애들한테도 적당히 해줄 것만 해줘요. 옛날에는 좀 과잉보호했었는데…(웃음).” 하연지 대표는 자신이 모두 잘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취할 것과 버릴 것을 명확히 나눈다. 사람들이 하연지 대표의 또렷한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그녀가 최고로 관심 갖고 있는 콘텐츠인 ‘패밀리’를 토대로 웹진을 개발하고 있다는 하 대표의 다음이 몹시 기다려진다.

 

펜코 수납함

가위, 크레파스 등 아이 소품을 담기 좋은 펜코의 수납함.

 

바디 솝

비누를 굉장히 좋아해서 평생 함께할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오래 쓸 것이니 예뻤으면 하는 마음에 직접 제작해보았다. 보디용과 페이스용 2가지인데 각질 제거에 탁월하다.

 

데이비드 뮬러 커틀러리

좋아하는 커틀러리 디자이너 데이비드 뮬러의 제품. 아이들 밥수저로 사용한다.

 

GBH 피크닉백

자체 제작한 GBH의 피크닉백. 물건을 많이 담을 수 있어 소풍 갈 때 사용하기 좋다.

 

덴스크 빈티지 커틀러리

덴스크의 빈티지 커틀러리. 나무와 스틸의 조화가 클래식하면서도 아름답다.

 

챕터원 과일 스틱

과일이나 디저트 먹을 때 요긴하게 쓰는 아이템. 예쁘고 부피도 많이 차지하지 않아 좋다. 챕터원의 스틸라이프 라인 중 하나다.

 

헬러 빈티지 컵 식기

헬러 Heller의 빈티지 컵과 식기들. 여행갈 때마다 하나씩 사서 모으고 있다. 컬러풀한 미드센트리 아이템을 좋아한다.

 

볼드 반지

최근 들어 하나씩 모으고 있는 볼드한 느낌의 반지들. 레이어링해서 껴도 좋다.

 

GBH 가죽 슬리퍼

GBH의 베지터블 가죽 슬리퍼. 오래 사용할수록 점점 멋스러워진다.

 

 

규칙적인 생활의 미학

전현지 작가

이악 크래프트 전현지 작가.

 

이악 크래프트

 

한남동 이악

 

꾸준히 반복되는 일상이 모여 결국 거대한 업적이 탄생한다. 이악 크래프트의 전현지 실장은 성실한 삶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남동 주택가에서 세라믹 스튜디오 ‘IAAC’의 간판을 보곤 잠시 서성였던 적이 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그것이 ‘이악’이라 읽히며 ‘I am a ceramist’의 약자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세라미스트란 뭘까. 도예가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인가? 의문이 또다시 꼬리를 물었을 때 이악 크래프트의 전현지 작가는 쉬운 말로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도예가가 조금 더 작가의 영역에 가깝다면, 세라미스트는 ‘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식기, 조형 작품, 인테리어 오브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선보이는 사람을 뜻해요.” 즉 세라미스트는 흙으로 많은 것을 해보겠다는 그녀의 열정이 담긴 단어다. 그녀는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캔들 오브제를 만들고, 제로컴플렉스와 라피네 등 유명 레스토랑을 위한 그릇을 제작할 뿐 아니라 다양한 클래스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녀의 일상이 보통 어떻게 흐르는지 물었다. “보통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스튜디오에 있어요. 퇴근 시간은 늘 다르고요(웃음). 규칙을 정해서 꾸준히 생활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아니면 쉽게 나태해지는 편이라서요.” 으레 예술가 하면 야행성에 불규칙하게 생활하는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녀는 의외로 이에 반하는 규칙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작업이란 게 체력적으로 되게 많이 부담되는 일이에요. 미리미리 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수습하기도 힘들더라고요. 한번에 몰아서 하려면 꼭 탈이 나고, 예상치 못한 사고가 터질 때도 많고요.” 반복되는 일상을 싫어했던 그녀도 불규칙한 삶을 살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우연찮게 본 다큐멘터리 한 편을 통해 일상을 재정비하게 되었다고. “그래픽, 인테리어 등 다양한 디자이너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그중 한 분이 창의력도 연습이다. 그래서 자기는 매일 작업실에 나와 스케치를 연습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규칙적인 일상을 갖는 게 생각해보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지칠 때도 있지만요.” 그래서 그녀는 프랑스와 영국으로 보름간의 출장 겸 휴가를 다녀왔다. 프랑스에서 메종&오브제를, 영국에서 런던 디자인 위크를 보고 휴식도 취하기 위함이다. 그녀는 이악 크래프트를 오픈한 뒤로 이렇게 장기간 여행을 다녀온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올해는 조금 슬럼프였던 것 같아요. 이번에 잠시 들른 프랑스 남부가 니체가 책을 집필한 동네였거든요. 그래서 니체의 명언집을 가져가 읽었는데, 고민했던 부분에 대한 답을 얻고 왔어요. 이번 여행을 통해 충분히 쉬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많이 느꼈네요.” 편안한 미소를 띠며 인터뷰에 응하는 전현지 실장의 머리 위로 ‘Makes Life’라는 이악 슬로건이 눈에 띄었다.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다양한 세라믹 작업뿐 아니라, 작업을 통해 자신의 인생도 만들어가겠다는, 그녀가 오랫동안 고민한 인생관이 돋보이는 문구였다. 오랫동안 꾸준하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호흡을 조절하며 페이스를 맞출 줄 안다. 전현지 작가의 10년, 20년 후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시나지나 분재

선적인 느낌이 살아 있는 시나지나 분재는 에세테라에서 구매한 것. 일본의 모던 분재 전문가인 코바시나의 작품이다.

 

니체의 말

슬럼프였던 삶의 중심을 잡아준 책. 종종 자기계발서 같은 책을 읽으며 일상을 다잡는 편이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힌다.

 

뱅앤올룹슨의 베오플레이 A1

피크닉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쓰기 좋은 뱅앤올룹슨의 베오플레이 A1. 사운드도 좋고 휴대도 편리하며 디자인도 아름답다.

 

병따개

여행지에서 구매한 병따개. 공구처럼 생긴 디자인이 재미있어 구매했다.

 

대나무 올리브 집게

홍콩의 라이프스타일 매장인 홈리스에서 구매한 대나무 소재의 올리브 집게.

 

보토 치약

친구에게 선물 받아서 쓰게 된 보톳 치약. 패키지 디자인도 클래식하고, 사용 후의 느낌이 개운하다. 최초의 치약이라는 스토리도 재미있다.

 

치즈 그레이터

제스퍼 모리슨 숍에서 산 치즈 그레이터. 디자인이 아름답다.

 

토마토 나이프

역시나 제스퍼 모리슨에서 구매한 토마토 나이프. 톱날이 있어 표면이 무르지 않고 깔끔하게 잘린다.

 

보타라보 빠삐용

플라워숍 보타라보의 정희연 실장님의 추천으로 기르게 된 난 ‘빠삐용’. 보통 한 계절에 꽃이 피고 지는 다른 난에 비해 사계절 내내 아름답게 핀다.

 

마이 롤러 폼롤러

마이 롤러의 폼롤러는 마사지용으로 자주 사용한다. 작업을 하다 보면 종일 구부리고 있어서 체형 교정을 위해 요가나 스트레칭, 웨이트 같은 운동을 하는 편이다.

 

제네바 스피커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제네바 스피커. 항상 음악을 틀어놓는다.

 

티콜렉티브 호박차

 

플람보얀트 얼그레이 티

 

떼오도르 크리스마스 컬렉션

떼오도르와 플람보얀트, 티콜렉티브의 차들. 커피가 몸에 맞지 않아 차를 즐기는 편이다. 호박차의 경우 아침에 마시면 속이 든든하며, 떼오도르의 크리스마스 컬렉션은 겨울에 특히 잘 어울린다.

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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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오스튜디오·차가연(스튜디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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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이 주는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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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7번째 맞은 스탠다드에이가 서교동으로 쇼룸을 이전했다.

 

스탠다드에이 쇼룸

 

서교동 스탠다드에이

 

스탠다드에이는 소재와 기능에 대한 연구를 통해 오랫동안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가구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 단순한 형태와 명료한 기능은 물론, 소재가 가진 장점이 돋보이는 이곳의 가구는 간결하되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목공 제작 스튜디오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훨씬 정제된 가구 브랜드 쇼룸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멋스러운 가정집 모델하우스를 연상시킨다. 1층 메인 쇼룸은 새로운 라인의 소파와 모듈, 테이블과 의자로 거실과 주방을 꾸몄다. 2층은 묵직하고 정제된 톤의 월넛 가구, 밝고 캐주얼한 톤의 오크와 체리나무를 이용한 가구가 서재와 침실을 이루고 있다. 3층의 작은 공간은 작가들의 그림이나 아트북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아트룸, 스탠다드에이 디자인의 역사를 보여주는 간단한 전시 공간으로 활용했다. 독산동 인디하우스부터 죽전동, 상수동을 거쳐 완성된 서교동 쇼룸은 스탠다드에이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독자적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할 계기가 될 듯하다.

add 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3길 10

tel 02-335-0106

open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8시, 일요일 오후 2시~, 월요일 휴무

 

모듈 수납장

쓰임에 따라 구성을 변경할 수 있는 모듈 수납장.

 

스탠다드에이 소파

단정한 선과 면의 절제된 조합으로 완성한 신작 소파.

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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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차가연(스튜디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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