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선물

소중한 고프 하네스

소중한 고프 하네스

 

반려견에 진심인 편이다. 학창 시절 처음 만난 아이가 어느덧 열세 살의 노견이 되기까지 손바닥보다 작았던 아이가 이제는 길쭉한 다리를 뻗는 모습을 보면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선물 받은 하네스를 착용한 근육공주.

디렉터 선배에게 선물 받은 고프 하네스.

 

 

반려견에 진심인 편이다. 학창 시절 처음 만난 아이가 어느덧 열세 살의 노견이 되기까지 손바닥보다 작았던 아이가 이제는 길쭉한 다리를 뻗는 모습을 보면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더라도 같이 있으면 무언의 교감이 어떤 건지 깨닫는 기분마저 느낀다. 워낙 반려견에 진심인 <메종> 편집부인지라, 이러한 마음에 모두 깊은 공감을 전한다. 우리 집 반려견은 편집부에서는 근육공주(본명은 깜지다. 털이 까맣다는 이유 하나로 단순히 정해진 이름이라 아직도 퍽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로 불리는데, 금손이를 키우는 신진수 디렉터 선배와는 매번 금손이와 근육공주 얘기로 심심찮게 꽃피우는 만큼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서로 열렬히 보여준다. 작년 연말, 선배가 톡으로 넌지시 근육공주의 안부를 묻더니 그를 위한 연말 선물을 준비했음을 밝혔다. 반려용품 전문 브랜드 고프에서 출시한 아이보리색 하네스였다. 고프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조명한 <메종> 칼럼에도 등장한 웨그 빌리지에서 처음 알게 된 브랜드다. 클래식한 디자인이 퍽 마음에 들어 기억해두고 있었는데, 심지어 공주를 위한 선물로 고프에서 나온 하네스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받아보니 더 만족스러웠는데, 자체적으로 제작한 웨빙이 꽤 정교해서 올이 나가는 듯한 현상도 없었을뿐더러 세심한 스티치로 이은 레더 장식이 심플하면서도 클래식한 매력을 마구 풍겼다. 사실, 연말에 선물을 받았지만 고향에 내려가면서 이 선물만 쏙 빼놓고 짐을 챙긴터라 구정 즈음에나 공주에게 입혀볼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싫은 기색을 역력히 내는녀석인데 곧장 적응하는것을 보니 실용성 면에서도 고심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선물을 받은 기념으로 그날 아침, 점심, 저녁으로 산책을 보채는 아이의 바람을 이뤄 주었다. 이번호 작업이 끝나는대로 늘 그랬듯 아이와 함께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야지 싶다. 감사한 선물을 받은 만큼, 이번엔 금손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해볼 생각이다. 이 글을 빌려 다시 한 번 진수선배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저만큼이나 이 작고 소중한 반려견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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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을 돕는 베개

어던앳홈의 마약 베개

어던앳홈의 마약 베개

식사를 위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푸드코트에 들렀다 뜻하지 않은 침구 쇼핑을 했다.

 

 

식사를 위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푸드코트에 들렀다 뜻하지 않은 침구 쇼핑을 했다. 개인적으로 침대에 사이즈별 쿠션을 여럿 올려놓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최근 들어 베개의 쿠션감이 줄어들었는지 납작해진 탓에 조그마한 쿠션 구입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간 마음에 쏙 드는 베개 커버를 고르지 못한지라 급하게 구입할 생각은 없었는데도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다. 푸드코트 옆으로 마련된 팝업 공간에서 만난 아기자기한 패턴과 알록달록한 색감이 가득한 이 침구 브랜드는 어던앳홈(@adorn_at_home)이다. 사실 어른용 침구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부드럽고 손바닥만 한 작은 쿠션과 블랭킷이 가득했기에 신생아용 침구 브랜드인 줄 알았다. 실제로 유아동 베개와 이불, 담요, 가방 등 침구류를 비롯한 소품 등 다양한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구성되지만, 어른이 사용해도 무관하다. 최근 필요했던 앙증맞은 크기의 ‘폼폼 마약 베개 커버’의 그레이와 옐로 컬러를 구입했다. 대개 호텔 수건이 면 30~40수 정도 되는데, 어던앳홈의 침구는 면 100수 누비 소재로 금방이라도 베고 눕고 싶을 만큼 부드럽고 폭신한 감촉을 자랑했다. 또한 자연 염색으로 피부의 자극을 최소화하고 포근한 잠자리를 만들어준다고. 실제로 집에 와서 사용해보니 마약 베개라는 이름답게 계속해서 얼굴을 비비고 싶은 촉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조만간 납작해져버린 베개를 버리고 어던앳홈에서 일반 크기의 베개도 구입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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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to the Center of the Stone

프랑스 중부의 지하 세계, 백토 채석장

프랑스 중부의 지하 세계, 백토 채석장

프랑스 중부, 루아에셰르 Loir-et-Cher의 부레에 있는 오래된 백토 채석장, 루아르 성이 세워졌던 이곳은 버섯 재배지로 사용되었는데, 놀랍게도 암석에 새겨진 지하 도시를 품고 있다.

 

철문으로 닫힌 지하 도시. 조각이 새겨진 1500m²가 넘는 파사드가 마을과 주민들 그리고 여기에 사는 동물 또는 목조 주택을 공략하는 포도나무 밑동의 영혼을 얼려버렸다. 실물보다 더 사실적인 복원이다.

모리스는 카브 데 로슈 Cave des Roches를 지나자마자 이마에 부착한 전등을 앞으로 똑바로 맞춰 두 갈래로 갈라진 지하 50m아래의 길을 비추었다. “7개층으로 이뤄진 120km가 넘는 긴 방의 미로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거든요!”라고 그가 즐거워하며 말했다. 수세기 전 루아르 성과 블루아 Blois 같은 도시를 짓기 위해 개발된 이 오래된 백토 채석장에서 모리스와 줄리앙 형제는 그들의 조상과 들라랑드 Delalande 자손이 걷던 길을 따르고 있다. “백토에서는 버섯이 잘 자랐어요. 부레 Bourré는 버섯 재배의 중심지였고 이걸로 수십 가구가 먹고살았죠. 그러다 1990년대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졌어요”라고 줄리앙이 말했다. 이 두 형제는 다시 블루풋 버섯같은 희귀버섯을 재배해서 뉴욕이나 도쿄로 수출하고 있다.

 

 

 

석공인 크리스티앙 레르미트와 조각가 슬로보당 뷔가릭은 3년간 백토 덩어리에서 아주 세밀한 조각을 탄생시켰다. 벽을 타고 오르는 고양이, 교회문, 문장, 나막신 한 쌍, 창가의 여인 등 고요함과 95%에 가까운 습도만이 우리가 땅 위가 아니라 지하 50m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프랑스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던 우리 마을의 황금 시대에 대한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으면 했어요. 이 기억을 살아남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억을 대리석이 아니라 백토에 새기는 것이었죠!” 이번에는 모리스가 설명했다. 쇠창살 문 앞에 도착하자 그가 스위치를 눌렀고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우리는 할 말을 잃었다. “매번 이런 반응이에요.” 그가 놀라운 지하 도시를 공개하며 즐거워한다. 길게 이어지는 방의 벽에는 조각 이 새겨진 1500m²의 파사드가 펼쳐진다. 어마어마한 프레스코화는 영화로운 시절의 시골 분위기를 풍긴다. 교회와 목조주택, 학교, 창가의 여인 등 석공과 조각가는 3년간 큰 돌을 다듬어 덩어리에서 이 멋진 작품을 꺼내 주었다. 이들의 위업은 해마다 3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불러모으고 있으며, 이 독특한 경험은 밤의 정원사인 두 형제의 자랑이 되었다.

Add Cave des Roches, 40, route des Roches, 41400 Bourre

Web le-champignon.com

 

 

르네상스 시대의 백토 지대에는 천개가 넘는 성과 만개의 아름다운 집이 지어졌다. 수분을 20%까지 함유한 돌덩어리는 조각하기 쉽다. 조각한 다음 야외에서 굳힌 돌은 희게 변화한다. 카브 데 로슈의 돌에 습기가 남아 있어 석공 크리스티앙은 옛날 석공에 헌사된 다른 방에 그의 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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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상 티베르 Vincent Thi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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