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시즌, 중식

입학식 시즌, 중식

입학식 시즌, 중식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3월, 입학식 때는 중식이 국룰인 법.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오리지널 중국집부터 한층 젊고 세련되어진 중식 레스토랑까지. 취향에 따라 골라 갈 수 있는 레스토랑 4곳에 다녀왔다.

세련된 광동식 요리, 소마

입학식 시즌에는 가족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먹는 친근한 분위기의 중식당도 좋지만, 좀 더 특색 있는 중국집을 찾는 이들도 많을 터. 그런 이들에게 소마 서울을 추천한다. 종로구 운니동의 조용한 골목길에 위치한 소마는 오픈한 지 겨우 두 달 안팎인 신생 레스토랑이다. 이곳 메뉴는 결정장애자들도 쉽게 고를 수 있을 정도로 간소하다. 디저트 메뉴인 말차케이크를 제외하고 나면 총 7가지인 셈. 다소 생소하게 다가온 백합계란찜은 진하게 내린 백합육수를 섞은 달걀에 은이버섯을 넣어 쪄낸 뒤, 맛간장과 뜨거운 땅콩기름을 뿌려 완성한 요리다. 보드랍고 따뜻한 달걀이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몸을 달래줬다.

백합계란찜

다음 메뉴는 꼬들꼬들하게 말린 밥에 달걀과 옥수수를 넣고 볶은 광동식 도자기 솥밥 바오자이판이다. 씨간장에 달콤하게 조려낸 소갈빗살에 바삭하게 튀겨낸 마늘과 샬롯을 뿌려 식감을 살린 메뉴인데, 백합계란찜과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무척이나 부드러운 갈비 양념이 엄마가 만든 갈비찜 맛을 연상케 해 더욱 기억에 남는다. 분명 닭고기임에도 흰살 생선을 먹는 듯한 촉촉한 식감의 닭고기 메뉴인 쿵파오치킨은 향긋한 산초가루와 고수를 곁들인 메뉴. 향신료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듯싶었다.

쿵파오치킨

마지막으로 대망의 창펀. 얇게 쪄낸 전분 피에 바삭한 새우롤을 넣어 말은 창펀은 한 입 베어 물자마자 왜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꼭 주문해보기 바란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메뉴 변경을 시도할지 알 수 없으나, 이곳의 다른 메뉴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계절이 변화할 때쯤 다시 방문해볼 예정.

INSTAGRAM @soma.seoul

창펀

 

짜장면에도 트러플, 무탄

스테이크 트러플 짜장면

분명 내 어릴 적 기억의 짜장면 가격은 2500원이었다. 탕수육과 짜장면, 짬뽕까지 더한 세트가 1만원 초반 대였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야금야금 오르던 짜장면 가격이 요즘은 평균 7000원이 됐다. 무탄은 그런 일반적인 중국집과 호텔 고급 중식당 그 사이 어디에 위치하는 중식당이다. 압구정동 본점을 시작으로 지금은 코엑스와 광화문에 본점 두 곳이 있다. 짜장면이 3만원. 비주얼을 보면 그 가격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짜장면 위에 두꺼운 스테이크 덩어리와 생 트러플을 갈아 올렸는데, 맛을 보니 트러플 풍미가 꽤나 짙다. 분명 트러플오일도 뿌린 것 같다. 스테이크 식감도 의외로 부드러웠다. 무탄은 스테이크 트러플 짜장면과 함께 유린기가 시그니처 메뉴다. 고추유린기가 특히 인기 있는데, 청양고추를 듬뿍 올렸기 때문에 꽤나 매운 편. ‘맵찔’이라면 대파유린기를 권한다. 한 입 베어 먹어보니 촉촉한 닭다리살과 바삭한 튀김옷, 달달한 소스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소스에 절였음에도 바삭함을 꽤나 오래 유지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제철 맞은 고흥 가리비 짬뽕도 시켰다. 2만5000원이라는 가격에 걸맞게 해산물 건더기가 풍성하게 들어 있었다. 국물도 시원했다. 전반적으로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게다가 다른 곳에 비해 양도 많은 편. 역시 중국집은 여럿이 함께 가야 제맛이다.

TEL 02-549-9339

 

연희동 터줏대감, 이화원

담백한 중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면 찾는 곳이 있다. 이화원은 화교 출신 주인장들의 중국집 성지인 연희동에서도 손꼽히는 맛집이다. 1950년대 서울의 원조 차이나타운이라 불리던 명동 중국대사관 근처의 금락원에서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이어온 화교 출신 조동광 사장이 연남동 매화에 이어 확장 개업한 중식당이다. 카운터 뒤 벽면을 가득 채우는 빛 바랜 가족사진들이 이 집의 전통과 추억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화원을 오픈한 지 어느새 햇수로 23년차. 여전히 추억의 맛을 찾아온 이들로 주말이면 아침부터 북적였다. 1층은 모두 룸으로 구성되어 있어 조용히 모임을 즐기기에도 좋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중식당의 묘미는 여러 메뉴 중 골라 먹는 재미가 아닐까? 두꺼운 메뉴판 한 권에서 이곳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코스 메뉴부터 수십 가지 단품 요리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비취 냉면과 유니짜장, 탕수육

 

깐풍기

중국집에 왔으니 먼저 짜장면과 탕수육부터 주문했다. 기본에 충실한 맛집답게 담백하고 깔끔하다. 참고로 탕수육 소스는 튀김 위에 부어 내오지만 ‘찍먹파’도 식사 마무리까지 바삭하게 즐길 수 있는 튀김이 일품이다. 이화원에서 꼭 먹어야 하는 메뉴는 바로 비취냉면이다. 본래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중국식 냉면인데, 이곳에서는 사계절 맛볼 수 있다. 시금치즙을 넣은 녹색 면이 영롱한 비취 보석을 닮아 눈도 즐겁다. 살얼음 낀 시원한 육수와 쫄깃한 면 위로 꼬들한 해파리, 탱글탱글한 새우와 달걀 고명을 올렸다. 이곳에서 직접 빚은 다섯 종류의 홍콩식 딤섬도 추천한다.

TEL 02-334-1888

 

화려한 맛의 향연, 간짜장 명가 홍명

논현동에서 ‘간짜장 맛집’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홍명은 신선한 식재료와 기본에 충실한 요리를 제공한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간짜장과 난자완스. 간짜장은 자른 양파와 볶음장(볶은 돼지기름과 춘장)이 따로 나온다. 쫄깃한 면 위에 양파와 막 볶은 볶음장, 달걀프라이의 노른자가 배어 아찔한 비주얼을 뽐낸다. 큼직하게 자른 양파는 추운 겨울을 나고 자라서인지 알싸한게 매콤함이 강렬하다. 부드러운 짜장 맛을 더욱 증폭시켜주니 간짜장의 제철은 겨울일 듯싶다. 집중해서 먹다보니, 입 주변은 짜장으로 범벅이 됐다.

간짜장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다져 만든 난자완스는 단순하지만 나름의 솜씨가 필요한 요리다. 튀김옷은 소스가 적당히 스밀 정도로 촉촉하면서도 바삭해 젓가락으로 집어도 모양이 부서지지 않아야 한다. 홍명의 난자완스는 탄탄하게 잡힌 모양은 물론이고 씹는 맛과 짭짤한 소스가 잘 어울렸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일반적인 모양과 사뭇 다른데, 함박스테이크처럼 두툼해 넉넉히 먹기에 좋았다. 이곳에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난자완스

셋이 먹기엔 부족한 듯해 탕수육도 시켰다. 바삭하게 튀겨낸 후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인 탕수육은 부드러운 육질의 고기를 밀도 있게 채워 식감이 일품이다. 단골 손님이 많은 홍명은 홍보에는 그다지 애쓰지 않는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질 테지만, 사진 촬영을 제한하는 등 다른 식당과는 온도 차가 크다. 이는 방문객 리스트를 자랑하기보다 요리에 대한 진정성과 신선한 재료에 대한 애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오직 맛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특히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TEL 02-544-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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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 HOL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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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에 위치한 베트남 유일의 포시즌스 호텔 남하이 리조트가 로맨틱한 여행을 준비하는 연인들을 위해 다양한 패키지를 선보인다. 베트남 전통 양식으로 지은 풀빌라는 야자수 4500그루로 둘러싸인 하이 해변에 위치해 프라이빗하고 아늑한 느낌을 더한다. 베트남의 대표 웰니스 센터와 함께하는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시간을 가져보는가 하면, 리조트 내에서 직접 재배한 식재료로 쿠킹 아카데미와 다이닝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리조트 인근에 자리한 유네스코 유적지 세 곳의 투어도 가능하다. 월드 트래블 어워드에서 아시아 최고 문화도시로 선정된 호이안 고대 타운과 베트남의 마지막 제국인 후에, 신비로운 미선 유적지를 둘러보며 특별한 여행을 경험해보자.

WEB www.fourseasons.com/ho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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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코리안 아티스트

차세대 코리안 아티스트

차세대 코리안 아티스트

서울에 진출한 해외 갤러리들이 한국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를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인다. 차세대 아트 신을 이끌 한국 작가들을 만나보자.

1 타데우스 로팍 ‘노스탤직스 온 리얼리티’

단체전 <노스탤직스 온 리얼리티> 전시 전경. 중앙의 설치 작품은 정유진 작가의 ‘어스 무버스-리프팅 Earthmovers-lifting’.

타데우스 로팍 서울이 지난해 선보인 <지금 우리의 신화>에 이어 두 번째 한국 작가 단체전을 준비했다.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 작가 남화연을 비롯해 제시 천, 정유진 등 중견 작가와 신진 작가로 고루 구성된 이번 전시는 뒤섞인 과거와 미래, 그 사이에서 파편화된 노스탤지어적 정서를 작가들만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3월 9일까지.

 

2 페이스 갤러리 ‘Time Lapse: 어느 시간에 탑승하시겠습니까?’

서용선 ‘Sookmyung Women’s Univ. Station 07:00-09:00’

동시대를 대표하는 글로벌 화랑, 페이스 갤러리는 인물을 기반으로 회화 작업을 하는 한국 작가 8인의 그룹전을 선보인다. 김진희, 이재헌, 류노아, 서용선 등 다양한 세대로 구성된 참여 작가들은 각자가 경험한 시대적 정서를 본인 고유의 타임랩스(시차)로 표현한다. 3월 13일까지.

 

3 페로탕 서울 ‘Forme D’esprit 마음의 형태’

이상남 ‘#A05’

현대미술 갤러리 페로탕이 올해 첫 전시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로 작가 이상남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1981년 뉴욕으로 떠나 작가만의 독창적인 추상 언어로 일궈온 40년 화업을 조명한다. 작품 속 균열적 이미지는 긴장감과 위트를 동시에 자아내며 마음속에서 표류하는 내면의 기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3월 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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