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예술의 무대가 되다 – 예술가의 집이란

집, 예술의 무대가 되다 - 예술가의 집이란

집, 예술의 무대가 되다 - 예술가의 집이란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새로운 예술적 실험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개인의 안식처이자 사회적 담론의 장소가 된 집이, 국내외 미술관에서 창작과 영감의 주제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호 특집에서는 예술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시선과 함께 현대 예술이 집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실사처럼 표현된 마테킹 작품이 어딘가 불편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Elmgree&Dragset

오늘날 집은 단순 생활 공간을 넘어 예술가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창조적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반 고흐의 방에서 서도호의 움직이는 집까지, 집은 개인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동시에 사회적 담론을 반영하는 중요한 예술적 매체가 되고 있다.

© VeniceBiennale

© VeniceBiennale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열린 엘름그린 앤 드라그셋의 <더 컬렉터스> 전시관 전경. © VeniceBiennale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전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엘름그린 앤 드라그셋. 이 듀오 아티스트가 기획한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덴마크&노르웨이관 특별전은 이들의 유명세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예술의 새로운 트렌드를 예고함이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제목에 암시되어 있다, <더 컬렉터스 The Collectors>. 컨셉트는 부동산 매물로 나온 집을 구경한다는 것이었다.

집 수영장에는 시체 한 구가 둥둥 떠 있고, ‘집 팝니다 For Sale’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다. 진짜인가 싶어 건드려보는 관객들도 있는데, 정교한 마네킹에 옷을 입힌 것이다. 사건에 대한 호기심을 뒤로한 채, 집 구경을 하러 들어가본다. 넓고 호화로운 집 안 곳곳에는 집주인의 취향이 담긴 세련된 가구와 작품, 세라믹 등의 장식물이 즐비하다. 파빌리온 형태의 전시를 벗어나 덴마크와 노르웨이 작가들의 작품을 흥미롭게 소개하는 스마트한 스토리텔링이 아닐 수 없다. 거실 한쪽에는 한 남자가 발가벗은 채 소파에 편안히 앉아 이어폰을 끼고 있다. 이미 밖에서 한 번 속은 관객들은 당연히 마네킹일 거라 생각하고 그 옆의 의자에 앉는데, 놀랍게도 그는 퍼포먼스 중인 실재 사람이다.

베니스 비엔날레의 국가관 대신 한 컬렉터의 집을 보여주는 것은 예술가나 기획자보다 컬렉터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실을 내다본 것이 아니었을까? ‘수동적인’ 컬렉터의 죽음, 그리고 ‘적극적인’ 탄생에 대한 예고다. 실제로 컬렉터의 집을 공개하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고, 소셜 미디어의 보급 등으로 이제는 미술관에 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컬렉터의 집을 구경하며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시대가 되었다.

캘리포니아 해변가에 위치한 찰스&레이 임스의 집. ©이안아트컨설팅

컬렉터의 집, 미술관이 되다

과거 프랑스 왕이 머물던 궁전이 시민혁명을 거쳐 공공 미술관이 된 것처럼, 오늘날 컬렉터의 집은 미디어 혁명을 거치며 온라인 미술관 역할을 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사업가의 집과 그 안의 컬렉션을 공개하는 것은 그들을 21세기 루이 14세로 만들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화려한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의 집이 하얗고 깨끗한 미니멀리즘 스타일로 꾸며진 것이 알려지면서 그녀의 새로운 면모를 보게 된다. 또한 1200억원에 달하는 바스키야 작품의 구매자로 알려진 일본 사업가 유사쿠 마에자와의 작은 미술관 같은 집을 보면, 그가 얼마나 열정적인 그림애호가인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장 푸르베의 가구를 중개하는 갤러리스트 패트릭 세귄은 집에 어떤 가구를 두고 있는지, 또는 유명 디자이너 인디아 마다비가 꾸민 예술후원자 마야 호프만의 런던 집이 궁금하면, 책을 펼쳐보거나 인터넷 검색 몇 번이면 언제든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오늘날에는 루브르 미술관 같은 고전 건축물이 아닌 평범한 주택이 미술관이나 작품이 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자이너 찰스&레이 임스의 집이다. 캘리포니아 해변가에 자리 잡은 집인데, 1949년 잡지 <예술과 건축 Art and Architecture>의 주택사례연구 프로그램으로 시작되었다. 부부는 사망할 때까지 이곳에 거주하며 삶과 일이 하나가 된 시간을 보냈다. 관람객은 마치 그들이 지금껏 살다가 잠시 외출한 순간에 들어선 것처럼, 그들이 사용하던 당시 소품 하나하나가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장 푸르베의 6×6 디마운터블 하우스.

피난민들의 임시 거처를 목적으로 설계된 장 푸르베의 분리형 주택.  ©이안아트컨설팅

주택이 예술이 된 또 다른 유명한 사례는 바로 장 푸르베의 집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그는 피난민들이 임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빨리 짓고 해체할 수 있는 분리형 주택을 건설하여 임시 주택, 학교, 대피소 등으로 제공했다. 전쟁 이후에는 시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방갈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세계 최초로 유급휴가를 제시한 프랑스의 바캉스 문화와도 연결된 건축인 셈이다. 본래 영구적인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 아니어서 주택은 대부분 파괴되거나 소멸되었으나, 남아 있는 소수의 주택은 이와 같은 역사적 의미가 더해지며 오늘날 주요 컬렉터의 희귀 소장품으로 인기가 높다.

머리를 집 속에 넣은 채 몸만 나와 있는 여인의 신체를 형상화한 조각은 루이스 부르주아의 <여성의 집 Femme Maison>. © MOMA

사적인 삶, 이 시대의 담론이 되다.

예술은 항상 시대의 모습을 반영하는 거울 역할을 해왔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사회를 처음으로 맞이한 1960년대 작가들이 산업과 예술이 결합된 ‘팝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 모더니즘 시대의 종말과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를 맞이하던 1990년대 작가들이 중심과 주변, 남성과 여성,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등 정치적 담론을 다룬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21세기를 맞이한 오늘날, 개성과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고, 바로 그 정점에서 집은 예술의 중요한 울타리가 되었다. 작가들은 집에 투영된 개인의 정체성을 통해 사회에 대한 발언을 쏟아놓고 있다.

루이스 부루주아의 드로잉 작품.

요시모토 나라의 작은 집.

요시토모 나라의 작은 집은 맞벌이 부모가 밤늦게까지 일하는 동안, 방과 후 혼자 집에서 쓸쓸한 시간을 보내는 소년의 세계를 담고 있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열쇠아동’이라는 표현이 그 시대의 사회상을 보여준다. 요시토모 나라와 비슷한 연배의 서도호는 같은 시기 서울의 한옥에서 자란다. 점점 높은 건축물과 고가가 들어서는 도심 풍경 속에 있다가,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집 문턱을 넘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경험은 작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의 정체성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한옥 집은 이제 천으로 제작되어 작가를 따라 세계를 다니는 이동 가능한 부유물이 된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출세작 또한 ‘집’이었다. 머리를 집 속에 넣은 채 몸만 나와 있는 여인의 신체는 발걸음이 닿는 대로 움직이고 있어도 항상 집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여성의 존재를 대변한다. 드로잉으로 그려진 이 작품은 1976년 발행된 미술평론가 루시 리퍼드의 책 <중심으로부터: 여성 예술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에세이> 표지 작품으로 선택되면서 65세 여성 작가에게 새로운 커리어를 열어주었다. JR은 아그네스 바르다와 함께 사진 부스로 개조한 대형 밴을 타고 프랑스 시골 마을을 돌며 마을 사람들의 얼굴을 찍어주는 프로젝트를 펼친다. 곧 철거될 광부 마을에 한 여성만이 광부 아버지와 함께 살던 이 집을 떠날 수 없다며 이주를 거부한다. 두 작가는 그녀의 얼굴 사진을 집 크기만큼 크게 확대하여 집 앞에 붙인 채 그녀에게 밖으로 나와보라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 사진이 붙은 집 모습을 보며 격한 감정에 휩싸인다.

영화 (2017)의 장면 일부. © Visages-Villages

요시토모 나라, 서도호, 루이스 부르주아, JR의 작품에 등장한 집은 성별, 연령, 국적이 다른 개별 자아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맥락을 소개하는 매개체이지만, 우리는 그 속에 투영된 다양한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제 발전의 논리에 밀려나는 가족의 가치, 근대화와 전통이 갈등하는 아시아의 신흥 도시, 여성의 사회적 지위, 도심 개발과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등의 모든 이슈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통로는 바로 집이다.

호르헤 파르도의 프로젝트 일환으로 완성된 아를라탄 호텔. 

경계 너머의 예술

집이 예술의 주요 매체로 등장하면서 집을 직접 짓거나 공간을 다루는 유형의 작품이 많아지고 있다. 집 안에서 현대미술과 디자인, 공예와 건축, 그리고 심지어 삶 속의 움직임(퍼포먼스)까지 하나가 되면서 장르의 경계는 흐려지고 있다. 예술, 디자인, 건축이 통합되고 있고, 집이 미술관으로 제시되면서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용도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낙후된 지역 개발의 일환으로 열린 티에스터 게이츠의 전시. 

호르헤 파르도의 LA 집 프로젝트는 지금도 회자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그는 1994년 미술관 내부에 전시할 작품을 구상하는 대신, 외부에 존재하는 미술관을 제안하는 책자를 10부 만들었다. 총 22쪽 분량의 책자에는 상세한 주택 및 내부 가구 설계도가 색색으로 그려져 있다. 책 속의 구상은 여러 전시에서 부분적으로 구현되다가 마침내 LA 현대미술관의 제안으로 실제 부지를 얻어 5년 동안 제작되었다. 공간을 구획하고 구상하는 기획에서부터, 집 안 곳곳에 들어갈 조명과 가구, 타일 등 소품을 제작하고 칠하는 것까지 모두 작가가 직접 진행한 작업이었다. 미술관의 전시실처럼 각각의 방에는 작가가 큐레이팅한 작품이 걸렸다. 그러나 이곳에 작품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 이곳은 언덕 위에 지어진 거대한 견본주택이자, 예술작품이자, 미술관으로서 관람객을 맞이했다. 시내에 있는 현대미술관과 이 집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마련되었다. 이곳에서 관람객이 경험하는 것은 전시 작품 한두 개가 아니라, 건축과 풍경일 수도 있고 혹은
그 동네를 오가는 여정 자체에 있을지도 모른다.

이후에도 파르도가 만든 작업은 대부분 건축적인 설치물에 가까웠다. 2010년 가고시안 LA 갤러리에서 연 개인전 제목은 놀랍게도 <불고기>다. 한류가 대세인 지금의 상황을 10년이나 앞서 내다본 듯하다. 실제 전시장 안에 놓인 테이블 등은 한국식 불고기 테이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며, 한국인 이민자의 삶을 유추할 수 있는 한 부부의 결혼사진, 아이의 돌 사진 등이 붙여져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작업을 통해 솜씨를 뽐낸 작가의 다음 행보다. 그에게는 수많은 인테리어 작업의 의뢰가 몰려왔다. LA 해머미술관의 레스토랑, 미술후원자 마야 호프만의 아를르 아를라탄 호텔 인테리어 등의 작업이 대표적이다. 예술인지 인테리어인지 알 수 없는 아름답고 화려한 공간 속에서, 마찬가지로 조각품인지 음식인지 헷갈릴 정도로 섬세하게 차려진 음식을 먹으며 일상과 예술이 하나가 된 순간을 경험하는 것은 이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다.

티에스터 게이츠 역시 삶과 예술이 구분되지 않는 작업을 펼친다. 그는 시카고 변두리의 낙후된 지역을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흑인들이 다니던 교회나 학교가 철거되는 것을 흑인 이민자의 삶의 유물이 사라지는 것으로 여겼다. 그는 한평생 철물점을 운영하며 가족을 먹여살린 가장의 가게와 흑인의 역사를 소개한 잡지사 등을 인수하여 보존하고, 그것을 통해 다시 작품과 전시를 이어나간다. 하찮아 보이는 물건과 공간 속에 눈에 보이지 않는 삶의 유형이 담겨 있음을 역설하며, 그는 이것을 디자인이나 공예가 아닌 ‘민예’와 연결시킨다. 훈련된 장인이 만든 수준 높은 작품이 아닌 누가 만들었는지 모를 소박한 삶 속의 지혜와 아름다움의 가치,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것이다.

LA 해머 미술관의 레스토랑.

호르헤 파르도의 책자.

  끊임없는 탐구의 대상

미래에도 집은 끊임없이 예술가들을 자극할 것이다. 집은 개인의 삶, 사회 구조, 그 사이에서 발현되는 정체성, 그리고 기억을 담고 있는 장소로서 예술적 탐구의 주요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아마 예술가들이 주목할 부분은 전통적인 집의 개념이 변화하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 여기저기 옮겨 사는 노마드한 삶, 공공주택에 거주하며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는 삶, 회사 탕비실 간식코너를 집 안에 마련해놓은 효율성 추구형 신혼 부부, 집 밖의 카페를 내 집 거실처럼 활용하는 1인 가구 등, 사회적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하는 예술가들의 촉수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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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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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 72시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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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 프란시스 술타나와 함께한 몰타 여행.

CASA ROCCA PICCOLA

4세기도 더 지난 그 이전에 성 요한 기사단의 기사였던 해군사령관 돈 피에트로 라 로카를 위해 지은 성에 마련한 화려한 박물관. 18세기에 이 궁을 구입한 가문의 9대 후작 피로가 지금도 살고 있는 곳이라 라 발레트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여러 거실을 지나면서 기사 가문의 영광스러운 역사를 보여주는 그림과 금속 세공품, 아카이브, 장식품, 장신구를 볼 수 있다. ADD 74, Republic street, La Valette

CASTELLO
OF GOZO

고조의 작은 수도, 이르-라밧 Ir-Rabat을 내려다보는 성채. 몰타 섬의 특징인 금색 돌이 따뜻하게 데우는 엄격한 건축이 인상적이다. 성벽 꼭대기에서는 섬과 바다, 그리고 저 멀리 몰타 본섬까지 바라볼 수 있다.

TEMPLES OF GGANTIJA

고조 섬 중앙에 자리한 유적지로 기원전 3600년(이집트 피라미드 이전)으로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몰타 군도에서 드문 고대 유적지 중 하나. 성벽 안에는 두 개의 사원이 있는데 그 형태가 여성성을 상징하는 듯해 여성의 풍만한 몸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과학적 불확실성과 신비로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의 매력을 배가한다. ADD Triq John Otto Bayer, Ix-Xaghra, Gozo

BASILICA NOTRE DAME
OF TA’PINU

고조에는 몰타 본섬과 마찬가지로 타피누 노트르담 성당과 그 성역(몰타인들에게는 성지)처럼 많은 교회가 있다. 그런데 프란시스가 고조 섬에 있을 때 잊지 않고 향하는 곳은 바다를 마주하고 시골 한가운데에 자리한 작은 디미트리 예배당이다. 그는 이곳에서 매번 소원을 비는데,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ADD Shrine, Ta’Pinu, Road, Gharb, Malta

GRACY’S ARTS AND
SUPPER CLUB

옛 궁에 자리한 그레이시스는 분위기 좋고 즐거운 장소로, 라 발레트에서 시크하면서 핫한 곳이 되었다. 1층의 넓은 안뜰은 모든 사람에게 오픈된 레스토랑으로 세련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고급스러운 위층은 클럽 회원 전용으로 바와 부두아(여성의 작은 침실)에서는 여성적이면서 섬세한 분위기를, 당구장에서는 콜로니얼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옥상에는 풍성한 옥상 정원이 있다. ADD 114, Archbishop street, La Valette

PJAZZA
TEATRU RJAL

라 발레트의 주요 거리 중 하나에 자리한 야외 극장 테아트루 리알 입구 앞에는 미국 아티스트 마이클 오카 도너가 몰타 컨템퍼러리 아트센터 기금을 위해 만든 거대한 브론즈 조각 가 솟아 있다. 이 작품은 몰타 군도의 문화적 기원과 미래의 확장을 기리며 아티스트가 창작한 신화적 인물을 표현한다. ADD Pjazza Teatru Rjal, Republic Street, La Valette

 LUKE AZZOPARDI

런던의 세인트 마틴스 스쿨을 졸업한 루크 아조파르디는 고향에 자신의 패션 하우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극도로 여성적인 그의 창작물(옷, 주얼리, 액세서리)을 위해 그는 몰타 문화에서 영감을 얻는다. 몰타의 전통 망토 ‘곤넬라 Ghonella’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고래뼈 모양의 장신구를 제작하는 것이다. 부드러운 브론즈 그린으로 직접 꾸민 개인 살롱이 있는 스튜디오에서 예약제로 고객을 맞는다. ADD Goldfield House, 4 Triq Dun Karma, Birkirkara

 THE PALAZZ TAL-BELT

16세기에 세워진 수도회 그랜드 마스터의 웅장한 저택이 현재는 의회와 대통령 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엄격한 형상의 파사드 뒤에 자리한 많은 부분이 대중에게 공개돼 인상적인 명예의 뜰부터 왕좌의 방, 그리고 여러 개의 갤러리를 볼 수 있다. 그중에서 특히 프란시스는 인테리어 프로젝트나 가구 컬렉션에 영감을 줄 수 있는 갑옷 갤러리를 돌아다니며 디테일을 관찰한다. ADD Il-Belt, La Valette

VICTOR AZZOPARDI

영국식 커피나 차 세트, 센터피스, 커트러리, 멋진 볼, 촛대, 오일 램프, 금과 진주, 다이아몬드 주얼리 등. 4대째 이어오는 금은 세공&주얼리 장인 가문의 쇼룸에서는 모든 것이 아름답다. 그중에서 프란시스가 특히 좋아해 모으는 것은 세공한 은 손잡이에 자연 섬유를 엮어 만든 날개 달린 남성용 부채다.
ADD 178, Triq Marina, Tal-Pieta

PLAZZO PARISIO

18세기 궁에 만든 이 박물관은 19세기 말 은행가이기도 한 상인이 구입해 이탈리아 빌라 분위기로 복원했다. 여러 개의 거실과 서재, 무도회장을 지나며 풍부한 데커레이션과 금 장식, 회칠 마감, 나무 세공 장식을 발견할 수 있다. 정자 아래의 우아한 레스토랑에서 섬세하게 조리한 요리를 맛보고 아름다운 이탈리아식 정원을 한가로이 거닐어본다. ADD 29, Victory square, Naxx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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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데노 Louise Des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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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 프란시스 술타나와 함께한 몰타 여행.

성 요한 기사단이 세운 수도, 라 발레트 La Valette의 웅장한 요새. 성벽 뒤에는 수많은 궁 있는데 그중 하나가 프란시스 술타나의 것이다.

옛날에 기사의 성이었던 저택에 사는 프란시스 술타나. 그는 몰타에서 재충전하고 몰타의 문화 발전을 위해 일하며 영감을 얻는다.

아트와 문화를 양분 삼아 천 개의 삶을 강렬하게 살고 있는 프란시스 술타나. 그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영국과 유럽, 미국, 중동의 명망 높은 고객을 위한 부티크, 호텔, 레지던스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 컬렉션 디자이너이고, 런던 갤러리 데이비드 길 David Gill의 아트디렉터이면서 회장, 그리고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Victoria and Albert Museum의
디자인 파트 공동 설립자다. 2018년부터는 모국인 몰타 Malta의 문화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칠리아와 아프리카 사이에 자리한 군도, 몰타에서는 여러 문화의 영향과 섬 전체의 역사적 분위기로 인해 아주 독특하고 온화한 삶의 방식이 형성돼 있다. 여러 기관에서 아주 활발히 활동하는 프란시스는 몰타에 최근 오픈한 첫 번째 컨템퍼러리 아트센터 MICAS 설립을 위해 일했다. 그곳에서 이사이자 예술 카운셀러로 일하는 그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특별히 중요하게 여긴다. “몰타와 고조 Gozo는 영원히 제 마음속에 있습니다. 고조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와 우리나라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보는 기쁨이 큽니다.” 그에게 예술은 생명과 같으며몰타의 문화적 풍부함은 영감의 원천이기에 그는 개인적으로도 이와 관련된 활동을 한다. 가난한 젊은이들을 위해 몰타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두 가지 작업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예술과 문화는 우리 삶의 본질이며 그것이 지닌 교육적 가치를 믿습니다.” 그래서 그는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몰타에 있는 그의 바로크 궁(옛날 기사의 거주지였던 곳)에서 보내고 있다. 이번에 그는 몰타에서 고조로 이어지는 개인적인 여정을 우리에게 공개했다.

 IL-FUNTANA
TAT-TRITONI

라 발레트 입구에 있는 트리톤 분수는 빈센트 아팝 Vincent Apap과 빅토르 아나스타시 Victor Anastasi가 디자인한 작품인데 1959년 공개됐다. 조각을 새긴 석회암 받침대 위 3개의 브론즈 트리톤이 물을 뿜어내는 분수를 받치고 있다. 분수의 모던한 스타일이 라 발레트 요새의 엄숙한 건축과 대비를 이룬다. ADD Vjal Nelson, Il-Furjana, La Valette

 VILLA BOLOGNA

빌라 볼로냐에서는 이 장식적인 세라믹 공방의 보물들을 즐기면서 온종일 하루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공방에서는 그 노하우를 발견하고, 숍에서는 몰타의 전통적인 장식과 형태를 지닌 작품을 구입한다. 정원의 포도덩굴 아래에서는 여러 맛이 혼합된 샐러드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다. 매력적인 공간이다. ADD 30, Triq San Anton, Attard

 L-IMDINA

몰타 중심에 자리한 작은 중세 도시. ‘고요의 도시’로 불리는 곳인데 성벽으로 둘러싸이고 고대 해자에 에워싸여 있다. 이곳에는 13세기에 세워진 화려한 팔라초 팔손 Palazzo Falson(지금은 박물관)과 매력적인 성, 를래 에 샤토 사라 팔라스 Relais et Chateaux Sara Palace가 있다. 금색 돌로 된 멋진 파사드를 바라보며 좁은 골목길을 거닐기에 좋다. 프란시스가 태어난 섬, 고조의 성곽 입구에 있는 엠디나 글라스 Mdina Glass에서는 불로잉 기법으로 만든 유리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RUBINO

프란시스가 좋아하는 레스토랑 중 한 곳으로 그의 집에서 아주 가깝다. 1906년에 팔레르모의 제과사 빈센조 루비노가 오픈한 이곳은 2008년부터 디아코노 형제가 아주 훌륭한 레스토랑으로 운영하고 있다. 가정집처럼 편안한 인테리어에서 시칠리아 풍미를 강하게 가미한 풍성한 몰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보타르가 스파게티와 아몬드, 민트를 곁들인 농어 요리, 그리고 유명한 디저트, 설탕에 절인 과일을 넣고 얼린 카사타 Cassata를 꼭 맛볼 것. ADD 53, Old Bakery street, Il-Belt, La Valette

THE CO-CATHEDRAL
SAINT-JEAN

모든 면에서 인상적인 성 요한 공동 성당. 16세기에 성 요한 기사단이 세운 곳인데,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역사와 문화의 보물이다. 엄격한 외관은 내부의 화려한 바로크 장식과 대비를 이룬다. 금색 장식과 그림이 그려진 천장 아래에서 400명의 기사들로 화려하게 장식한 묘석으로 뒤덮인 중앙 홀 바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로마에서 도망쳐 몰타로 피신한 카라바조의 그림 두 점을 잊지 말고 꼭 감상할 것. ADD Triq san Gwann Il-Belt, La Valette

MICAS

몰타 컨템퍼러리 아트센터는 이 나라의 대형 문화 프로젝트로 올해 10월 27일에 개관한다. 프란시스는 이사회 회원이자 아트 컨설턴트, 문화 대사로서 개관에 폭넓게 기여했다. 라 발레트 요새 발치에 자리한 현대적 건축물에 상당한 컨템퍼러리 아트 영구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으며, 기획 전시를 비롯해 많은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방문해야 할 곳이다.
ADD Ospizio Complex, Bieb il-Pulverista, Triq Joseph J Mangion, Floriana

THE PARISH CHURCH OF NADUR IN GOZO

몰타의 메인 섬에서 페리로 20분 거리에 있는 고조는 프란시스가 태어난 섬이다. 프란시스는 고조의 나두르 마을 한가운데 우뚝 솟은 이 17세기 교회에 대해 아주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그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데리고 간 교회로, 건축물의 어떤 디테일은 그의 디자인에 계속해서 영감을 주고 있다. ADD Pjazza 28, ta’April 1688, Nadur

HISTORIC HOUSE GRAN CASTELLO

고조 섬의 빅토리아 Victoria 성채 안 작은 골목길을 돌아가면 이곳의 민속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섬 사람들의 소박하면서 단순한 일상생활 모습을 재현한 전시를 볼 수 있다. 또한 프란시스가 좋아하는 고조의 유명한 레이스 작업도 볼 수 있다. ADD Triq Melite Bernardo de Opuo, Ir-Rabat Gnawde, Victoria, Gozo

IL-KARTELL

프란시스는 고조 친구들과 함께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기 위해 이곳 해산물 레스토랑에 오는 걸 좋아한다. 이 섬에서는 유명한 토마토를 많이 넣은 지역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파스타와 생선요리, 굽거나 약한 불에서 천천히 익힌 문어, 채식요리, 그리고 소박한 와인을 활기찬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다. ADD Marina street, Marsalforn, Go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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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데노 Louise Des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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