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Train Ride

Luxury Train Ride

Luxury Train Ride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과 품격을 선사하는 럭셔리 기차 여행.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지가 되는 특별한 여정이다. 창밖으로 스쳐가는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 깊은 철도 노선, 세심한 서비스가 어우러져 매 순간이 예술이 된다.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Venice Simplon-Orient-Express

      1920~30년대의 화려함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간직한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파리, 베니스, 부다페스트 등 유럽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며,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 하나의 예술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1883년 파리와 이스탄불을 연결하는 국제 열차로 시작되었으며, 벨몬드 그룹이 복원한 아르데코 스타일의 객실과 최고급 서비스를 통해 시간을 초월한 특별한 여정을 만날 수 있다. 클래식한 히스토릭 캐빈부터 전용 버틀러가 제공되는 그랜드 스위트까지 다양한 객실 옵션이 있다. 2025년 새롭게 추가된 스위트 객실 ‘르옵저바토르 L’Observatoire’는 글로벌 아티스트 JR이 디자인한 특별한 공간이다. 예술가가 디자인한 최초의 열차 객실로, 클래식한 열차에 현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31m² 규모의 넓은 공간에 더블 베드 침실, 독립형 욕조와 욕실, 라운지, 도서관, 숨겨진 티룸 등 디테일이 돋보인다. 특히 오큘러스 모양의 채광창은 빠르게 달리는 창문 너머와는 또 다른 뷰를 선사한다.

INSTAGRAM @vsoetrain

로열 스코츠맨
Royal Scotsman

         

백파이프의 공명하는 소리가 모험의 시작을 알린다. 로열 스코츠맨은 세계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슬리퍼 열차 중 하나로, 스코틀랜드의 웅장한 풍경을 따라 여행하며 맞춤형 여정을 선사한다. 에든버러에서 출발해 3~7일간 진행되는 일정은 부트 섬, 포트 윌리엄, 전설적인 위스키 증류소 등 스코틀랜드의 상징적인 명소를 탐험하며, 각 지역의 전통과 자연을 깊이 체험할 수 있는 독점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열차 내부는 타탄 장식과 고급스러운 목재 디테일로 스코틀랜드의 전통미를 담았으며, 온도 조절 시스템과 개인 욕실을 갖춘 객실은 완벽한 안락함을 제공한다. 마호가니로 꾸며진 식당 칸에서는 현지에서 공수한 최고급 재료로 만든 미식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싱글 몰트 위스키 바와 하이랜드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 칸은 열차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힌다. 인근 폭포에서의 야생 수영이나 협곡을 따라 걷는 트레킹을 한 후에는, 기차 내 디올 스파에서 천연 재료를 사용한 뷰티 리추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보자. 흔들리는 기차 안에서 누리는 고요한 스파 테라피는 여행의 마지막을 우아하게 장식한다.

INSTAGRAM @belmondroyalscotsman

라 돌체 비타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La Dolce Vita Orient Express

       

라 돌체 비타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전설적인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미래적이고 세련된 미학이 돋보인다. 이탈리아와 발칸 반도, 달마티아 해안 등 다채로운 지역을 아우르는데, 로마에서 출발하여 베네치아, 포르토피노, 투스카니 등 이탈리아 핵심 여행지를 다녀오는 2박3일 코스가 인기가 높다. 역사적인 매력을 지닌 각 객실과 스위트룸은 1960년대 고전적인 우아함에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오렌지, 테라코타 등 생동감 넘치는 색조가 쾌활한 분위기를 더하며, 앤티크 미러와 글로시한 래커칠 마감으로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을 보여준다. 이탤리언 미식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미쉐린 스타 셰프 하인츠 베크가 이끄는 푸드 프로그램은 이탈리아 문화를 더욱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기차 내의 레스토랑에서 이탈리아의 풍부한 역사와 전통을 맛볼 수 있다.

INSTAGRAM @ladolcevitaorientexpress

 

이스턴 &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Eastern & Oriental Express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을 잇는 이스턴 오리엔탈 익스프레스는 럭셔리와 현지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싱가포르 도심에서 말레이시아 정글 깊숙한 곳까지 이어지는 여행은 야생 모험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페낭의 조지타운, 낭만적인 랑카위 섬, 웅장한 페를리스 지질공원을 비롯한 여러 명소도 둘러볼 수 있다. 객실 내부에서는 동양적인 미학이 이어지며 이국적인 여행의 감흥을 더욱 배가시킨다. 시그니처 크림색과 딥그린 컬러의 외관 안쪽으로 광택 나는 목재 패널 복도가 이어지고, 아시아 전통 문양이 새겨진 실크 가구들이 화려하게 구성되어 있다. 스타 셰프 앙드레 치앙의 호화로운 말레이시아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아침 식사는 객실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며, 두 개의 레스토랑 칸에서 맛보는 점심과 저녁 식사를 통해 전통 아시아 요리의 매력에 빠져보자. 페라나칸 요리에서 영감을 받은 락사 부야베스와 지역 향신료가 가득한 정글 스파이스 카카오 가나슈 등 독특하고 이색적인 요리가 준비되어 있다.

INSTAGRAM @easternori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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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mance of Chivalry

The Romance of Chivalry

The Romance of Chivalry

미국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티모시 코리건이 프랑스 사르트 지역의 역사적 보물로 꼽히는 샤토 드라 슈발레리를 완전히 개조했다. 유산 보존의 열렬한 지지자인 그에게 이 프로젝트는 인생의 사명이 되었다.

샤토의 입구와 계단에는 존 싱어 서전트 John Singer Sargent, 조반니 볼디니 Giovanni Boldini, 로버트 메이플소프 Robert Mapplethorpe를 비롯한 작가의 초상화와 작품 176점이 있다. 3단으로 된 샹들리에는 호텔 드루오 Hôtel Drouot에서 구입했는데, 세 개의 서로 다른 랜턴을 활용해 제작되었다.

샤토의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티모시의 방. 그가 프로멘탈 Fromental을 위해 디자인한 ‘프렌치 가든’벽지를 통해 외부 공간의 분위기를 내부로 가져왔다. 샹티이 Chantilly 의자와 샤토 실크 다마스크 Château Silk Damask 쿠션의 직물은 티모시의 슈마허 Schumacher 컬렉션. 델리스르 샹들리에도 함께 자리 잡고 있다.

클래식한 몰딩 장식이 돋보이는 디렉트와르 스타일로 마감된 오피스에서 조각품이 시대를 초월한 가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는 옛 예술가의 작업실을 짐작하게 한다. 슈발레리 Chevallerie 컬렉션 장식은 프린지 장식 업체 사무엘 & 선스 Samuel & Sons를 위해 디자인되었다.

루이 16세 의자의 자수가 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오피스. 샤토의 모든 벽 조각은 석고가 아닌 나무로 제작되었는데, 이는 슈발레리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여기, 샤토 드 라 슈발레리 Château de la Chevallerie의 구석구석에는 열정과 세련미 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자기 세공이 돋보이 는 블루 마르케트리 뷔페가 있는 디렉트와르 Directoire 도서관, 박물관 큐레이터를 부러워 하게 만들 만한 식기 컬렉션, 제단이 있는 식당 으로 변신한 예배당,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 소프의 사진과 대조되는 오일 초상화와 함께 전시된 웅장한 계단 등. 40세에 모든 것을 뒤 로하고 장식을 시작한 티모시 코리건 Timothy Corrigan을 만날 때면 매순간 “오!”나 “와!” 같 은 감탄사를 외치게 된다. 그는 광고대행사 사 치&사치 Saatchi&Saatchi의 전 임원이었으 며 최근에 책 (리졸리 출판사)를 출간하기도 했다. “3개 층의 베르사 유 스타일 마룻바닥, 특출난 조각 장식과 목재 작업을 보았을 때 즉시 사랑에 빠졌어요.” 티모 시는 현재 프렌치 헤리티지 소사이어티의 수장 을 맡고 있으며, 미국과 프랑스에서 프랑스 유 산을 보존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 특히 노트르 담 대성당 복원에 대한 주요 외국 후원자 중 한 사람으로서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그는 슈발레리의 ‘보호자’이자 소유자로 자신을 소 개하는데, 1800㎡의 ‘완벽한 비율’을 가진 건 물과 조화로운 장식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 였다. 그의 프로젝트에서 18세기 스타일은 ‘아 늑한 우아함’으로 표현되는데, 사람들이 앉거 나 잔을 깨뜨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바란 다. “네, 이곳은 성이지만 실제 삶을 위한 공간 입니다.”

튀르리 정원을 둘러싸던 철제 문을 등지고 돌아서면 보이는 풍경. 17세기에 한쪽 날개관이 건축되었으며, 중앙부와 서쪽 날개관은 18세기에 추가되었다. 약간의 비대칭성을 보완하기 위해 19세기에 두 개의 탑이 추가되었다. 탑의 돔은 인근 알랑송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모델로 하여 제작되었다.

작은 창고를 장식한 인도 테마의 디-드림 D-Dream 종이 벽지는 익셀 Iksel.

공원 조경가 부트 차몽 ButtesChaumont이 디자인한 정원 복원 과정에서 티모시는 2532개의 나무와 장식용 식물, 그리고 약 50만㎡의 대지에 146개의 조각과 장식을 추가했다. 왼쪽 페이지 디렉트와르 도서관은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깊은 녹색으로 칠했다. 소파는 슈마허의 인콤패러블 무아레 Incomparable Moiré 직물로 제작. 아르고 Argo 테이블은 수안 브리테인 Soane Britain에서 제작하였으며, 카일 번팅을 위해 티모시가 만든 카펫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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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린 수아르드 Adeline Su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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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누아 리네로 Benoit Lin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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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where in Between

Somewhere in Between

Somewhere in Between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문화, 삶과 죽음, 장애와 비장애 사이의 것들. 샤넬 컬처펀드의 후원으로 진행된 리움미술관의 <사이 어딘가에>는 이분법적 규범의 경계 사이에 펼쳐지는 다채로운 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세실리아 벵골레아의 댄스 퍼포먼스.

현대 추상회화의 선구자 파울 클레는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라 했다. 그에게 있어 예술의 역할은 추상적인 감정과 생각을 형상화하고, 비물질적인 요소를 표현하는 창인 동시에 현실 너머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데 있었으리라. 2024년 11월 리움미술관의 아이디어 뮤지엄 <사이 어딘가에>에서 진행한 다수의 세션에 참가한 뒤 파울 클레의 말을 문득 떠올리게 된 것은, 지금까지 크게 와 닿지 않던 이 문장의 뜻을 조금 다르게 해석하게 되면서였다. ‘예술은 관람자의 내면과 바깥 세상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그 사이의 것들을 볼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창구가 될 수도 있겠다’고 말이다. 머리로만 이해하던 이 말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예술 덕분이었다.

폴 B. 프레시아도, <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 스틸 이미지, 2023. 작가 및 더파티필름세일즈 제공.

강연 <소리의 조율>을 진행 중인 필리파 라모스.

시야에서 벗어난 것, 보고 싶지 않은 것, 존재감이 희미해 가끔 거기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것. 모두 파울 클레가 말한 ‘보이지 않는 것’에 해당하는 동시에 이분법적 규범의 경계에 존재하는 요소들이다. 2023년부터 샤넬 컬처 펀드의 후원으로 진행 중인 아이디어 뮤지엄의 두 번째 프로젝트 <사이 어딘가에>는 그 이분법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조강연으로 그 시작을 알린 김혜순 시인은 이 ‘사이’를 설명하기 위해 ‘드물 희(稀)’ 자를 썼다. ‘희미한’, ‘희끄무레한’, ‘희박한’, ‘희한한’ 등의 단어에 쓰이는 한자다. “보이지 않는, 희박한, 그러나 보려고 하면 보일 수도 있는 것.” ‘사이’는 연대의 가능성을 품는 공간인 동시에, ‘사이’를 응시하는 일은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예술가가 거쳐야 하는 일종의 투쟁이 된다. 강연은 김혜순 시인이 2022년 출간한 시집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에 실린 마지막 시, ‘시인의 장소’의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 네가 있다/ 사라짐과 사라지지 않음 사이/ 의식과 일상 사이/ 페이지를 보지 않고 페이지의 날을 본다. (중략) 나는 저기서는 이름이 있는데, 여기서는 이름이 없는 사람/ 한국어밖에 할 줄 모르는 흰 기린이 앞장과 뒷장 사이에서 운다.” <사이 어딘가에> 개최 이전 발표된 시가 마치 이날의 강연을 위해 쓰인 듯 ‘사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인으로서, 창작자로서 김혜순 시인이 이를 오래 응시해온 덕일 것이다. 강연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질의응답 시간에 한 관객이 전한 인사였다.

강연 <비판적 에코페미니즘: 인간중심주의에서 다종 번영으로>을 마친 후 질의응답을 받고 있는 그레타 가드.

우 창, <모비 딕, 혹은 고래> 스틸 이미지, 2022. 취리히 샤우슈필하우스 제작.

“김혜순 선생님의 책을 아주 오랫동안 읽어왔는데, 그럼에도 선생님이 하는 말을 따라가기 너무 힘들어서 우리 사이에 거리가 생겼습니다. 그 거리가 처음에는, 아주 가까웠다가 점점 멀어져서 마치 태평양처럼 멀어졌습니다.” 고백하건대 나 또한 1시간40분가량 진행된 강연에서 모든 부분을 따라갈 수 없던 터라 김혜순 시인의 강연은 일부 관객과 그의 사이에 거리를 만든 동시에, 관객과 관객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사이’로 돌아와서, 스크리닝으로 시청한 폴 B. 프레시아도의 <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엔 25명의 트랜스 및 논바이너리 ‘올란도’가 등장해 각자의 삶을 이야기한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영화는 트랜스젠더를 소재로 한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올란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올란도>와 버지니아 울프에게 바치는 일종의 연서이기도 하다.) 영화 속 한 올란도는 얘기한다. 정체성을 부정당하면 사회에서 지워진다고. 또 다른 올란도는 말한다. 성별 구분의 논법은 현대사회의 발명품이고, 수술대에 올라가야 할 건 트랜스 수술을 겪는 개인이 아닌 정치의 역사이자 몸과 성별을 구분하는 체제들이라고.

올란도들은 여성과 남성으로 나뉘는 이분법적 성별 체제에 대해 질문을 던졌지만, 이는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문화, 삶과 죽음, 장애와 비장애 등 모든 고착화된 이분법적 경계로 확장될 수 있는 문제다. 열흘 간 진행된 19개의 강연, 퍼포먼스, 스크리닝, 토크는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에 대해 다뤘다. 예술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라면, 미술관의 역할은 그것들이 보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믿는다. 리움미술관이 계속해서 포용성과 다양성, 평등과 접근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 속 올란도들은 성별과 국적으로 분류되는 대신, ‘논바이너리 지구 시민’으로서 여권을 부여받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논바이너리 지구 시민’들의 시대가 지금 당장 도래하기 어려운 유토피아라도, 전통적 구분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다른 존재와의 공존과 연대를 도모한다면 언젠가는 미래의 이들이 우리에게 편지를 보내올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폴 B. 프레시아도가 버지니아 울프에게 그랬던 것처럼.

시인 김혜순이 기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제공: 리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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