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갤러리에서 전시 <Narratives Underneath: Shifting Landscapes and Memory>를
전시를 열고 있는 마리안토 Maryanto 작가와의 인터뷰.



전시의 제목은 무엇을 의미하나? 모든 변화하는 풍경에는 그 안에 펼쳐진 이야기가 있으며, 그 이야기는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 속에 저장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유산이 된다. 어떤 이야기는 오랜 시간 묵혀 있다 누군가가 다시금 이야기할 때 비로소 빛을 보게 되기도 한다. 풍경이 변화하는 모든 순간에는 반드시 그 배경이 존재한다. 그것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일 수도 있고, 자연 재해나 기후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에서 환경오염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인도네시아의 자연은 정말 아름다운데, 마치 열대 낙원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움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대규모 자연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고, 숲은 광산과 팜유 농장으로 바뀌며, 과도한 관광객이 유입되며 호텔 건설이 지나치게 증가하고 있다. 나는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산, 숲, 섬을 방문할 때마다 장소가 변하고 훼손되는 모습에 대한 실망감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작품 제목이 시적으로 느껴지는데. 작품 제목은 그 이야기를 잘 대표해야 하고, 관객의 흥미를 끌어야 한다. 제목의 아이디어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떠오른다. 일부 작품은 그 지역의 설화와 연관 있다. <아디강, 아디궁, 아디구나 Adigang, Adigung, Adiguna>라는 작품은 자바섬의 속담에서 따온 제목이다. 이는 ‘권력을 자랑하는 자, 부를 자랑하는 자, 지식을 자랑하는 자’를 의미하는데, 이런 전설은 자연이 분노하면 결국 파괴될 수밖에 없다. 작품은 대규모 모래 채굴로 인해 샘물과 지역 공동체의 농지가 파괴되는 탐욕과 파괴의 이야기를 다룬다.
오늘날의 세상에서 예술과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예술은 개인적인 생각, 감정, 경험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때로는 슬프고, 기쁘고, 분노를 담아내기도 한다. 예술은 삶에서 나온 것이며,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다. 동시에 예술은 투쟁과 운동의 도구가 될 수도 있고, 진실과 불의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예술가는 자신의 목적과 신념에 따라 자유롭게 예술을 활용할 수 있다. 예술이 반드시 관객이 모든 것을 완벽히 이해하도록 강요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배움과 토론, 상호작용, 대화의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라고 본다. ADD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748 지하 1층, 지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