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inine Beauty

Feminine Beauty

Feminine Beauty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여성 네 명을 떠올리게 하는 테이블웨어 컬렉션 4.

페리 플레이트

페리 머그

로즈 에퀴메 플레이트

알베르틴 티포트

알베르틴 캔디 디시

Bernardaud
프랑스 리모주 지역의 도자기 공장에서 유난히 두각을 나타내던 견습생 레오나르 베르나르도에게서 시작된 베르나르도의 역사는 지속적으로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박차를 가하며 성장해왔다. 5세대인 미셸 베르나르도가 경영을 이어받으며 장인이 만든 그릇에 현대적인 감성을 더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세계적인 셰프들과 미세린 레스토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많은 물방울 형태를 음각으로 새긴 에퀴메 Ecume는 베르나르도의 시그니처 패턴이며, 파우더리한 핑크 컬러를 더한 로즈 에퀴메 Rose Ecume는 테이블 위를 꽃처럼 장식한다. 또한 마치 그릇에 불꽃놀이가 펼쳐진 것 같은 민들레 꽃씨와 별, 벌새와 나비 등이 화사하게 그려진 페리 Féerie, 한 가지 색상으로 풍경을 담아내는 투알 드 주이 Toiles de Jouy 스타일로 목가적인 느낌을 그려낸 그린 컬러의 알베르틴 Albertine은 싱그러운 초여름을 닮았다.

코코 컵

튤립 베이스

에브리싱 나이스 버터 접시

튤립 카라페

페탈 플레이트

튤립 와인잔

Sophie Lou Jacobsen
소피 루 제이콥슨이 소개하는 디자인은 우아하고 기품이 있는데 여기에 실용성까지 갖췄다. 프랑스계 미국인 디자이너이자 예술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다재다능한 그녀는 다문화적인 감성이 깃든 홈 액세서리부터 조명, 수집품, 스튜디오 작업을 선보인다. 브루클린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유리 주문 제작 제품은 꽃잎과 원형의 정교한 유리 장식 덕분에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브랜드 드 고네 de Gournay를 위한 조명 튤리파 Tulipa, 수백 년 된 파초레토 Fazzoletto 기법을 통해 손으로 회전시켜서 만든 물결치는 유리 갓이 특징인 파초Fazzo 램프처럼 테이블과 식탁 위를 밝혀줄 조명 디자인 또한 매혹적이다. ‘천사의 나팔꽃’이라고 불리는 엔젤 트럼펫의 모양을 본딴 와인과 샴페인 잔, 원형의 요소가 앙증맞은 달걀 컵, 꽃잎을 닮은 접시 같은 소피 루 제이콥슨의 테이블웨어는 평소 ‘여성스러운’ 디자인에 끌리지 않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블루 하프 레이스 파스타 볼

퍼플 플루티드 풀 레이스 골드 플레이트

블루 하프 레이스 케이크 스탠드

퍼플 플루티드 풀 레이스 골드 티포트와 컵 & 소서

Royal Copenhagen
새하얀 자기에 그려진 코발트 블루는 왠지 모르게 더욱 푸르고 화려하게 느껴진다. 1775년 덴마크 왕실의 지원을 받아 왕립 자기 공장에서 성장했고, 이후 민영화가 되면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한 로얄 코펜하겐은 블루 컬러의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본차이나의 영향을 받았지만 동양적이기보다는 푸른색 꽃이 핀 정원을 닮았다. 하나의 그릇이 완성되기까지 30여 명의 장인을 거쳐야 하는 로얄 코펜하겐의 그릇은 가장자리의 작은 홀까지 세밀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패턴인 블루 풀 레이스를 비롯해, 최초의 디너웨어 라인인 블루 플레인과 가장자리 레이스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프린센스, 큼직한 로고가 특징인 메가 라인 등 시대의 흐름을 따르며 새로운 패턴을 만들고 있다. 디자이너 아놀드 크로그가 1888년에 디자인한 블루 하프 레이스는 뚜껑과 핸들에 달팽이 장식을 더해 식물과 꽃 패턴과의 조화로움을 보여주며, 특히 창립 250주년을 맞이해 출시한 퍼플 플루티드 풀 레이스 골드는 고급스러운 자줏빛 패턴과 금테 장식이 어우러져 기품 있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찰스 풋 볼

몽 앙쥐 케루빔 플레이트

생 자크 스몰 플래터

Carron
새하얗고 은은한 광택이 감도는 브랜드 까홍 Carron의 컬렉션에서는 왠지 모를 익숙함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까홍을 이끌고 있는 마틸드는 집안 브랜드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공동 설립자였다. 그녀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에서 독립해 2014년부터 아들 찰스와 함께 자신만의 브랜드 까홍을 운영하고 있다. 조각가 아버지의 영향을 깊게 받은 마틸드는 다양한 지역의 아트와 문화, 화가 같은 예술가들로부터 영감받은 디자인을 선보이며 테이블웨어에 조각적인 요소를 더한다. 꽃병, 접시, 볼, 컵 등 손으로 만들어지는 까홍의 컬렉션은 검은색 테라코타에 우유색의 유약을 발라서 굽는다. 리본과 매듭 장식이 강조된 마리 앙투아네트 Marie-Antoinette는 까홍의 대표적인 컬렉션이다. 꽃이 펼쳐진 것 같은 형태의 마드모아젤 Mademoiselle, 화려한 조개 껍데기 장식이 특징인 찰스 Charles, 천사 모티프가 사랑스러운 몽 앙쥐 Mon Ange 등까홍에서 선보이는 컬렉션은 고전적인 동시에 현대적이고, 투박하면서 섬세하다.

CREDIT

프리랜서 에디터

신진수

TAGS
무언의 경계

무언의 경계

무언의 경계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혜인과 크리에이터 두 명이 함께 사용하는
연희동 작업실은 일하며 머무는 곳, 그 경계가 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공간이다. 고정되지 않은 배치, 느슨한 구조, 취향이
스며든 가구 사이로 각자의 리듬이 조용히 흐른다.

어두운 목재 기둥과 천장에 그은 선이 드라마틱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이혜인 디자이너가 애정하던 가구들로 꾸민 휴식 공간.

작업실을 공유하는 (왼쪽부터) 김영경 아트디렉터, 배민아 작가, 이혜인 디자이너. 작업실을 든든히 지키는 반려견 ‘버디’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 연희동 오래된 주택 1층. 외부에선 상상하기 어렵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곳은 집이자 사무실, 혹은 작은 갤러리처럼 느껴진다. 1960년대 지어진 이 건물은 이혜인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친구인 금속공예 작가 배민아, 아트디렉터 김영경과 함께 쉐어하고 있는 공간이다. 이들은 2023년부터 함께 지내게 되었는데, 시작은 조금 특별했다. 반려견 ‘버디’를 산책시키다 건물주를 만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사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동네의 ‘낡은 주택’은 지금의 ‘살고 싶은 사무실’로 변신했다. 이 사무실은 일반적인 오피스와는 거리가 멀다. 고정된 책상이 없고, 벽도 없다. 대신 천장에는 라인을 그었다. 기둥을 따라 이어지는 선은 구조적인 역할뿐 아니라 공간을 나누는 ‘무언의 경계’로 작동한다. 벽 대신 라인을, 문 대신 시퀀스를 만든 셈이다. “공간 안에 답답한 구조를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기둥을 활용해 공간을 여섯 개로 나눴고, 중앙 기둥에는 거울을 감쌌죠. 반사된 선들이 이어지면서 전체 공간이 확장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은 아이디어였지만,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 공간에서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도했다. 스튜디오에는 이혜인 디자이너의 취향이 곳곳에 스며 있다. 신발장이 있던 자리는 문을 떼내고 책장으로 바꾸었고, 자동문이 있던 입구에는 스리랑카 스타일의 시그니처 문이 들어섰다. 오래된 나무 창틀과 알루미늄 샤시 역시 그대로 살렸다. 이질감보다는 묘하게 잘 어울린다. 또한 스튜디오 곳곳에는 디자이너가 오랫동안 모아온 가구가 놓여 있다. 제각기 다른 의자가 모여 있는 큰 테이블은 정사각형 테이블을 연결한 것인데, 필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이 가능하다. 소파는 계절이나 기분에 따라 창가 쪽으로 옮겨지기도 한다. 배치는 자주 바뀌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긴다. 일반 사무실의 단점 중 하나는 환경을 쉽게 바꿀 수 없다는 것 아닐까 싶다. 이곳은 배치를 바꾸는 일에서부터 스스로 재미를 느끼고 있다. 조명 선택도 흥미롭다. 이전에 로스팅 창고로 사용한 흔적처럼 벽 한쪽엔 커다란 환 기구가 있었고, 이를 감추기 위해 일부러 벽을 돌출시켜 벽등을 설치했다. “7~8년 전부터 집에 묵혀둔 조명이었어요. 구조상 한국에서 잘 쓰이지 않는 형식인데, 드디어 이번 기회에 사용하게 되었죠.”

세 친구의 작업물이 고루 모여 있는 작업실.

휴식 공간에 앉아 바라본 작업실 전경. 작업실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테이블에는 이혜인 디자이너가 수집한 제각기 다른 의자들이 모여 있다.

사무 공간이면서도 일상의 휴식이 가능한 이곳은 일하는 방식,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새로운 상상이 가능하게 한다. 날마다 바뀌는 가구 위치, 자연광이 닿는 테이블, 마당을 향한 창가. 이 모두 이들이 꾸려나가는 유연한 리듬의 일부다. 그저 예쁘게 잘 꾸며진 오피스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와닿은 느낌, 그게 이 공간이 주는 진짜 매력이다.

테이블 위 작은 오브제, 선반 위 작품들은 오랜 시간 이혜인 디자이너가 수집해온 애장품이다.

빈티지 행거를 뒤집어 조형적인 오브제로 연출했다.

김영경 아트디렉터 책상에서 바라본 모습. 세 사람의 책상이 같은 방향을 보며 나란히 놓여 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TAGS
장인의 시간이 머문 곳

장인의 시간이 머문 곳

장인의 시간이 머문 곳

장인의 손끝에서 비롯된 정신은 물건을 넘어 공간에도 자리를 잡는다.
기술과 철학, 일상의 온도가 고요히 흐르는 일본의 두 공간.

2층의 라이브러리 공간 ‘더 머티리얼스 랩’에서는 가리모쿠의 아카이브와 재료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가리모쿠 리서치 센터의 외관.

가리모쿠 리서치 센터
일본 대표 목재가구 브랜드 가리모쿠가 지난해 말 도쿄에 새로운 스폿을 열었다. 니시아지부에 위치한 가리모쿠 리서치 센터 Karimoku Research Center는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공동 창작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신규 컬렉션을 전시하는 기존의 가리모쿠 커먼즈 도쿄와는 성격이 다르다. 전시를 하고, 지난 세월의 브랜드 아카이브를 경험하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개더링 플레이스다. 연간 4개 테마를 기준으로 한 기획 전시를 통해 방문객은 가리모쿠 가구에 내재된 장인정신과 아카이브를 살펴보고, 아이치현 본사와 공장에서만 볼 수 있는 프로토타입과 기술 샘플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발견을 유도하고, 방문객에게 창의적인 영감을 주는 것이 가리모쿠의 목표다.

가리모쿠만의 개성을 녹여낸 내부 공간.

지하 1층의 다목적 공간 ‘더 스터디’는 세미나와 이벤트를 위한 다기능 홀이다.

분기마다 전시 테마가 바뀌는 1층 전시 공간 ‘디 아카이브’.

INTERVIEW 가리모쿠 리서치 센터 팀
가리모쿠 리서치 센터는 쇼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런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게 되었는가? 우리는 쇼룸뿐 아니라 브랜드의 역사, 철학, 기술력을 종합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이곳은 아카이브 전시, 워크숍, 토크 이벤트 등을 통해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 그리고 일반 대중이 자유롭게 교류하며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에서 브랜드의 깊은 이해와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말이다. 공간은 모두 3개 층으로 이루어졌다는데, 각 층에 대해 설명해주기 바란다. 각 층 모두 저마다의 특색을 지녔다. 면적 77㎡ 규모에 천고 5.2m로 설계된, 자연광이 가득 들어오는 1층의 ‘디 아카이브 The Archive’는 전시 공간으로 활용된다. 2층 라이브러리 공간 ‘더 머티리얼스 랩 The Materials Lab’에서는 방문객이 가리모쿠의 과거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다양한 목재 샘플, 옻칠, 기타 재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지하 1층의 다목적 공간 ‘더 스터디 The Study’는 세미나와 이벤트를 위한 다기능 홀과 라운지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모든 가구를 가리모쿠 제품으로 꾸민 이 공간은 약 6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200인치 대형 스크린과 완비된 주방, 그리고 천고 5m의 규모를 자랑한다. 가리모쿠만의 장인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2층의 더 머티리얼스 랩에서 우리 장인정신을 구체적으로 전개하고자 했다. 방문객이 목재의 선택, 가공 기법, 마감 방식 등을 가까이에서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또한 과거의 제품과 생산 과정을 기록한 문서 등의 아카이브를 적극 활용하여, 기술이 어떻게 계승되고 발전되어 왔는지 설명하고자 했다. 공간 전반의 설계 또한 신경 쓴 부분인데, 가구의 아름다움과 정교한 기술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리모쿠는 특히 목재가구에 집중한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가리모쿠만의 고유한 유산은 무엇인가? 목재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도의 기술력.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통해 전통적인 기법과 현대적인 디자인을 조화시켜온 경험이 곧 우리만의 특징이다. 또한 친환경적인 재료 선택과 생산 공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제조 방식에 대한 책임감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가구 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데 전념해왔다는 점이 가리모쿠만의 중요한 유산이다. 앞으로 이 공간이 어떤 곳으로 자리 잡기를 원하는가? 브랜드의 본질을 체험할 수 있는 중심지가 되었으면 한다. 가리모쿠의 역사, 기술, 철학을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자, 디자인과 장인의 기술이 융합되는 교류의 장으로서 기능하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이곳이 일본의 뛰어난 장인정신과 디자인을 세계에 소개하는 플랫폼이 되기 바라며, 협력자들과 함께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그리고 지속 가능한 가구를 고민하고 창조해나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 바란다.

다양한 소재의 촉각적인 체험이 가능한 택타일 하우스의 내부 모습.

자연과 어우러진 한적한 장소에 위치했다.

일본 미야기현에서만 채굴되는 다테관석으로 제작한 세면대.

에치젠 와시 기법으로 만든 미닫이 창문.

택타일 하우스
택타일 하우스 Tactile House는 3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 공예 잡화점 나카가와 마사시치 상점과 울 카펫 전문점 홋타 카페트 Hotta Carpet가 지난 3월 설립한 스테이 겸 쇼룸 시설로, 오사카에 위치했다. 건축 자재의 촉각적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은 625㎡ 대지 위에 총 면적 약 195㎡ 규모로 지어졌으며, 1층은 쇼룸과 사무실, 2층은 숙박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곳곳에는 택타일 머티리얼 주식회사가 장인과 협업해 개발한 재료가 세심하게 적용되었다. 중앙에는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전통 공예 기법인 에치젠 옻칠로 마감한 장식 기둥이 세워져 있으며, 양모가 혼합된 화지를 사용한 미닫이 창문에는 일본 전통 종이 중 하나인 에치젠 와시의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다. 세면대는 일본 미야기현에서만 채굴되는 다테관석으로 제작되었으며, 습식 공간을 포함한 실내 전체에 양모 카펫을 깔아 감각적 체험을 극대화했다. 손끝, 발바닥, 그리고 온몸으로 공예품과 자재의 매력을 깊이 있게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INTERVIEW 택타일 머티리얼 대표 마샤야 홋타
숙박 공간과 쇼룸 시설을 결합한 형태가 매우 독특하다. 이런 공간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쇼룸에서 경험하는 체험은 일시적인 반면, 우리 시설에서는 하룻밤을 보내며 촉각적인 자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택타일 하우스는 자재와 공예품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잠깐의 접촉이 아닌, 실제로 ‘함께 생활하며’ 비롯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이 공간을 만든 택타일 하우스 주식회사는 지난 3월 나카가와 마사시치 상점과 홋타 카페트가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 회사인데, 장인 건축 자재의 개발과 판매를 전문으로 한다. 택타일 하우스는
촉각적인 매력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시각에만 의존해 주거공간을 선택하는 것이 보편화된 시대 속에서, 우리는 자연에서 비롯된 고요하고 따뜻한 촉감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주거 방식을 제안하고자 했다. 장인정신이 깃든 재료를 통해 일상에 깊이감과 진정성을 더해주는 공간을 지향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대신, 조용하고 한적한 장소에 위치한 점도 인상적이다. 택타일 하우스 오사카에서 차로 몇 분 거리에 홋타 카페트의 본사가 위치한다. 이번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숙박사업이기에 관리와 감독이 용이한 장소를 택했다. 향후에는 숙박과 함께 홋타 카페트 공장을 견학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이 부지를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택타일 하우스 오사카의 인근 부지가 ‘도시화 조정구역’으로 지정되어 경관을 해칠 수 있는 건축물이 향후에도 들어서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자연스럽고 평온한 분위기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건축 자재와 소품에 일본의 전통 공예 기법과 자재 특성이 잘 녹아들어 있다. 각각을 구상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무엇인가? 기준은 크게 자재를 선택할 때와 제작자를 선택할 때로 나뉜다. 자재를 선정할 때는 뚜렷한 촉각적인 특성을 지닌 자재와 우리가 진심으로 가공하고 싶은 소재를 우선순위로 둔다. 제작자, 즉 장인을 선정할 때는 정교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강한 사명감과 목표 의식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인지를 본다.

1층 쇼룸엔 다양한 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다.

손끝, 발바닥 등 온몸으로 카펫, 타일 등의 자재를 느껴볼 수 있다.

장인정신을 계승하고 현대인에게 친근한 방식으로 다가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3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나카가와 마사시치 상점은 ‘일본 공예를 부흥시키자’는 철학 아래 공예 기반의 생활용품을 기획, 제조, 판매하고 있으며, 공예 업체를 대상으로 한 컨설팅도 병행해왔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공예 부흥이 생활소품에 국한되지 않으며, 인테리어와 건축 자재 같은 좀 더 크고 실질적인 영역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한편 ‘일본도 카펫을 생활화하자’는 비전을 가진 홋타 카페트는 양모 카펫의 제조와 판매에 힘써왔고, 점차 바닥재에서 공간 전체에 걸쳐 소재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 이 두 브랜드의 철학과 비전이 만나 택타일 머티리얼이 탄생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 본래의 비전을 유지한 채, 이제 건축 자재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장인정신의 가치를 넓혀가고 있다.

CREDIT

에디터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