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팔레의 웅장한 귀환

그랑 팔레의 웅장한 귀환

그랑 팔레의 웅장한 귀환

한 세기의 기억 위에 다시 세운 문화의 건축물. 역사의 층위를 품은 그랑 팔레가 본래의 아름다움과 기능을 되살려
새로운 시대의 공공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샤티용 아키텍의 설계 아래 새롭게 태어난 그랑 팔레의 돔 공간, 나브. © Charly Broyez

건물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플라스 상트랄레.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시작으로 파리 중심에 자리해온 그랑 팔레가 4년간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 6월 전면 재개장했다. 샤티용 아키텍트 Chatillon Architectes의 설계 아래, 이 상징적인 건축물은 7만7000㎡에 달하는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며 다시금 문화의 무대로 돌아왔다. 3천장이 넘는 도면과 기록을 바탕으로, 이들은 공간의 시야를 회복시키고 전시 관람의 접근성을 비약적으로 확장했다. 전시 공간 역시 근본부터 재정비됐다. 수천 점의 조각과 장식, 그리고 중앙 회랑부터 센강까지 가로지르는 동선을 복원하며, 부근에 250여 종의 식물을 도입해 도시 생태계까지 고려한 설계를 주도한 샤티용 아키텍트와 이야기를 나눴다.

웅장한 외관을 갖춘 그랑 팔레의 모습. © Charly Broyez

샤티용 아키텍트를 이끄는 시몽 샤티용과 프랑수아 샤티용. © Antoine Doyen

100여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로통드 당탱의 모습. © Antoine Mercusot

완벽한 대칭을 자랑하는 그랑 팔레의 당탱 내부. © Charly Broyez

그랑 팔레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이자 상징과 같은 건물이다. 프랑스인이자 건축가로서,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랑 팔레가 가진 상징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19세기, 순수미술 Beaux-Arts은 단순한 학문보다는 하나의 문명적 과업에 가까웠다. 당시 프랑스는 자국의 위상을 굳게 믿고 있었고, 만국박람회는 기술과 예술, 문화를 세계에 선보이는 무대였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는 그 정점에서 한 세기의 대미를 장식할 가장 대담하고 혁신적인 건축, 회화, 조각을 전시할 기회였다. 여기에서 ‘그랑 팔레 데 보자르 Grand Palais des BeauxArts’라는 아이디어가 나와 샹젤리제 정원 한가운데 이 건축물이 세워지게 됐다. 그 자체로 하나의 건축적 문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예술적, 역사적 맥락을 고려했을 때, 리노베이션을 계획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역사적인 건축물을 작업할 때엔 많은 제약과 고려 사항이 따른다. 특히 그랑 팔레처럼 규모가 큰 구조물의 경우엔 복원과 재해석이 필요한 공간이 많다. 건물 안에 숨어 있던 디테일과 아름다움을 다시 전면에 드러내고 싶었다. 계획 내내 중심에 둔 질문은 ‘무엇을 추가하고, 무엇을 남기며, 무엇을 제거할 것인가’였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복원이 아닌, 이 건물을 다음 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준비하는 일이었다. 결국 ‘이 건물이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 오랜 시간 어떻게 쓰일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3천 장이 넘는 도면과 기록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는데. 남겨야 할 것과 교체해야 할 것을 결정하는 일은 신중해야 했다. 수천 건의 아카이브 문서를 조사했고, 빌딩정보모델링 BIM 기술을 도입해 정보를 정리했다. 이처럼 역사적 건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BIM 기술이 사용된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 총 15GB에 달하는 데이터는 측량 도면 수천 장, 포인트 클라우드, 아카이브 도면 등을 포함한 15만 개 이상의 정보로 구성된 35개의 디지털 모델로 이루어져 있었다.

방대한 양의 자료를 통해 그려내고자 한 궁극적인 그림이 있다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공간을 ‘다시 엮어내는’ 일이었다. 역사적 공간과 갤러리, 발코니, 철제 구조물, 조각상 등을 복원하는 것이 한 축이었다면, 또 다른 축은 그것들이 제 기능을 다하도록 새롭게 구성하는 일이었다. 방문객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 공간인 르 레제다, 르 그랑 카페를 만들고 40개의 엘리베이터와 30개의 계단 또한 추가했다. 르 레제다는 미쉐린 스타 셰프 티에리 막스 Thierry Marx가 운영한다. 그 결과, 이 건물은 대규모 행사를 위한 넓은 공간과 함께 더 작고 섬세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건물 남쪽 외곽에 자리한 갤러리의 토대. © Antoine Mercusot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인 살롱 센. © Cyrille Weiner

모던한 구조와 계단은 건물에 새롭게 설치한 요소 중 하나다. © Cyrille Weiner

측면에서 바라본 그랑 팔레의 장 페로 파사드. © Antoine Mercusot

리노베이션을 거치며 새롭게 조성된 전시 공간에 대해 설명해달라. ‘플라스 상트랄레 Place Centrale는 건물의 중심 공간으로, 한쪽에는 2024 파리 올림픽 경기가 열렸던 돔 공간인 나브 Nave, 반대쪽에는 로통드 당탱 Rotonde d’Antin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공간들을 나눴던 파티션은 처음 건물이 세워졌던 당시를 재현하기 위해 과감히 제거했다. 이 중심 공간에는 그랑 팔레 Rmn과 보수 공사로 조만간 휴관에 들어갈 퐁피두 센터가 큐레이팅하는 전시 이 열릴 갤러리들이 배치되어 있고, 하부층에는 새로운 방문자 서비스 공간인 살롱 센 Salon Seine 또한 마련돼 있다. 로통드 당탱에서는 또 다른 갤러리 공간이 이어지고, 나브에서는 대형 설치 작품과 이벤트가 이어지는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다.

그랑 팔레를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게 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 또한 기울였다고 들었다. 건물을 둘러싼 새로운 그랑 팔레 정원은 바로 옆 샹젤리제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 곡선형 화단과 산책길, 잔디밭, 그리고 다양한 식물로 구성해 샹젤리제 정원과 분위기를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처칠 대로에는 상록수 덤불을 심고, 250종 이상의 식물, 장미, 다년생 식물, 구근류 등 6만여 그루의 식물을 심었다. 새로 조성된 잔디밭은 건물 지붕에서 모은 빗물로 관수되며, 새롭게 심은 식물 중 대부분은 파리 지역 자생종에서 선택해 지역 생물 다양성과 곤충을 보호하기로 했다.

이번 리노베이션을 통해 ‘수십 년 동안 감춰졌던 건물의 정체성을 되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랑 팔레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그랑팔레는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가진 건물이고, 동시에 단 하나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건물이기도 하다. 이 건물은 건축가 앙리 드글랑 Henri Deglane, 알베르루베 Albert Louvet, 알베르 토마 Albert Thomas가 각각 설계한 3개의 주요 구조물로 구성됐으며, 이를 또 다른 건축가인 샤를 지로 Charles Girault가 총괄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건축 양식이 충돌하고 연결되며, 프랑스 건축사 전체를 이야기하는 독특한 흐름이 형성됐다. 우리는 이제 그 이야기에 우리 손으로 새로운 장을 더할 수 있게 됐다. 건축을 넘어, 프랑스 문화의 상징이며, 혁신과 사유, 호기심이 교차하는 중심지로 말이다.

앞으로 이 건축물이 대중에게 어떤 역할을 하기 바라는가? 그동안의 그랑 팔레는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 건물은 단지 하나의 전시장이 아니라, 원래부터 하나의 문화지구로서 설계되었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이 공공의 아이콘을 진정한 ‘공공 건축물’로 되돌리는 과정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단지 멀리서 감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 건물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이 상징적인 공간을 되살렸을 뿐만 아니라, 잊힌 구석과 디테일, 숨겨진 보석들을 재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이 공간을 걸을 때, 웅장한 구조만이 아니라 작고 세심한 디테일에도 눈을 돌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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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저택을 복원해 만든 와이너리 레지던스

18세기 저택을 복원해 만든 와이너리 레지던스

18세기 저택을 복원해 만든 와이너리 레지던스

이탈리아의 한 조용한 언덕 위에 18세기 저택을 복원해 만든 와이너리 겸 레지던스 빌라 비온델리.
한 가족의 삶과 취향이 축적된 이곳은 건축, 와인, 예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환대의 장소가 되었다.

18세기 귀족 저택을 개조해 와이너리 겸 레지던스로 꾸민 빌라 비온델리 전경.

만약 이탈리아의 삶이 가장 정제된 형태로 구현될 수 있다면, 그 풍경은 아마도 프란치아코르타의 한 조용한 언덕 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밀라노의 도시성과 베네치아의 낭만 사이, 고요한 포도밭 위에 자리한 빌라 비온델리 Villa Biondelli는 18세기 귀족 저택을 개조한 와이너리 겸 레지던스다. 건축과 디자인, 역사와 환대가 밀도 높게 응축된 독립적인 이 공간이 처음부터 와이너리로 운영된 것은 아니었다. 이곳은 이탈리아 최초의 테크니컬러 애니메이션 의 제작지였다. 당시 이 빌라를 소유한 이탈리아 대사 주세페 비온델리 Giuseppe Biondelli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밀라노의 공습을 피해 가족의 여름 저택을 제작사 IMA에 개방했다. 이후 4년에 걸쳐 수십 명의 작화가와 색채 담당 인력이 이곳에 머물며 작업을 완수했다. 이후 가족의 유산을 물려받은 현 운영자 요스카 비온델리 Joska Biondelli는 이 공간이 지닌 역사적 서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현재의 빌라 비온델리로 재구성했다.

다양한 문화의 색과 질감을 공간에 녹여낸 빌라 내부.

2016년 시작된 복원 작업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프란체스카 라피치렐라 브라스 Francesca Lapiccirella Brass가 총괄했다. 그는 기능과 장식, 예술과 거주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월의 흔적이 남은 건축적 요소와 가족의 사적 유산을 현대적 언어로 다시 엮어냈다. 내부는 이국적이고도 절제된 감각으로 채워졌다. 인도, 우즈베키스탄,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수집한 직물로 다양한 문화의 색과 질감을 공간에 녹여냈다. 또한 천장 몰딩, 가구, 조명에 이르기까지 모두 맞춤 제작되어 하나의 통일된 미학적 서사를 구성했다. 베네치아 전통 방식으로 마감한 테라조 바닥, 복원된 페인팅 창호, 19세기 목재 조각 가구 등은 이 공간이 시간의 층위를 간직하고 있음을 조용히 드러낸다. 이곳 객실은 총 11개로, 모두 의 등장인물 이름을 본따 고유의 색과 구조로 디자인되었다. 각 객실은 올리브 그린, 테라코타, 인디고, 머스터드, 멜란지 등 시간과 채광에 따라 변하는 깊은 색감으로 채워졌으며, 침대 헤드보드는 실크와 리넨, 또는 빈티지 수자니로 맞춤 제작되었다. 욕실 또한 예외는 아니다. 투스카니 지방에서 채석한 석재로 만든 샤워받침과 짙은 톤으로 가공한 황동 수전은 피렌체 장인들이 맞춤 제작한 것으로, 일부 스위트룸에는 원목으로 마감된 블루 또는 옐로 컬러 욕조가 설치되어 있다.

빌라 비온델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의 이름을 본따 만든 ‘술탄 자파 룸’은 이국적인 직물과 색채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공용 공간 또한 인상적이다. 기둥이 늘어선 야외 회랑을 개조한 겨울 정원은 현재 로비이자 조식 공간, 행사장으로 활용된다. 이 공간은 밀라노 기반 아티스트 듀오 픽타 랩 Picta Lab의 핸드 페인팅 벽화로 장식되었는데, 열대 식물과 앵무새가 그려진 벽화는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빌라 중앙의 계단 하단에는 19세기 대리석 욕조를 개조한 분수가 설치되어 있고, 테이스팅룸 중앙에는 16세기 천장 장식 일부를 복원해 만든 대형 테이블이 자리 잡고 있다. 곳곳에 비치된 19세기 중엽 유럽풍 콘솔과 나폴리 전경을 담은 19세기 회화 등은 이 공간이 단순한 숙소보다는 하나의 큐레이션된 예술 공간처럼 보이게끔 한다. 외관의 복원은 피렌체 문화재청의 조언을 받아 18세기 프레스코화와 19세기 후기 장식을 조화롭게 통합했다. 트롱프뢰유 창, 기둥 장식, 천장 몰딩 등의 복원은 보존을 넘어 공간의 시각적 리듬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빌라 비온델리에서 생산한 와인의 코르크가 진열되어 있다.

(The Singing Princess) 속 캐릭터들로 벽 한쪽을 장식한 레스토랑 내부.

시간의 층위를 간직한 빌라 비온델리 내부.

테라스 앞 언덕에는 포도나무가 심어져 있다.

이 모든 경험은 와인을 중심으로 완성된다. 빌라의 와이너리는 약 10만㎡의 포도밭에서 연간 5만 병의 프란치아코르타 와인을 생산한다. 대표 와인인 로제 밀레지마토 ‘돈나 클레미 Donna Clemy’는 요스카 비온델리의 할머니 클레멘티나를 기리는 피노 누아 단일 품종 와인으로, 이 공간에 깃든 가족의 서사를 완성한다. 그 외에도 브뤼, 사텐, 리제르바 등 총 4종의 스파클링 와인이 생산되는데, 당도와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오크 숙성은 배제한 방식으로 빚어져 간결한 풍미와 순수한 품종의 개성을 지향한다. 기능적 숙박 공간을 넘어 정원 디자인, 예술적 큐레이션, 건축적 복원과 감각적 경험이 정밀하게 교차하는 이곳엔 곧 25m 규모의 인피니티 풀과 소규모 웰니스 스파 또한 신설될 것이다. 향후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프라이빗 테이스팅 이벤트 등 문화와 미식을 연계한 프로젝트 계획도 있다. 이곳에서 환대는 형태가 아닌 경험으로 존재하며 미식과 예술, 건축과 삶의 경계는 섬세하게 유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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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서 72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72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72시간

디자이너 켈리 웨어슬러와 함께한 로스앤젤레스 여행.

외곽 지역을 휩쓴 화재가 지나간 지 6개월. 다운타운은 피해를 면했고, 로스앤젤레스는 다시 특유의 빠른 리듬을 되찾았다.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패셔니스타인 켈리 웨어슬러. 최근 자신의 뉴스레터 Wearstlerworld를 서브스택 플랫폼에 론칭했다.

캘리포니아의 햇살만큼 눈부신 금발, 매일 운동하는 필라테스와 파델 스포츠로 다져진 조각 같은 실루엣, 아침마다 빠지지 않는 트리플 마키아토. 집도 일도 전부 ‘어메이징’하다는 켈리 웨어슬러는 누가 봐도 전형적인 LA 걸이다. 스무 살 무렵,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떠나 캘리포니아에 정착한 이후로 그녀는 여전히 이 도시의 에너지에 흠뻑 빠져 있다. “어느 동네를 가도 굉장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고 계속해서 새로운 걸 발견하는 기분이 들어요. 가파른 산을 배경으로 해변에 종려나무들이 늘어선 이 도시에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쿨한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창의적인 자극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매일 반복되는 극심한 교통체증도 그녀에겐 특별한 시간이다. “일종의 명상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시간에는 말 그대로 속도를 늦추며 친한 사람들과 집중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요.” 그가 디자인한 호텔과 아파트, 그리고 스타들의 빌라에는 모두 ‘캘리포니아 미학’이 녹아 있다. “제게 로스앤젤리스는 그저 창의성 넘치는 도시가 아니에요. 수많은 재능이 끊임없이 솟아오르고,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곳이죠.” 그녀가 이 도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점은 ‘다양성’이다. “문화, 사람, 아이디어가 서로 섞이며 만들어내는 이 모자이크 같은 풍경이야말로 LA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줘요. 저는 익숙한 걸 싫어해서 늘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곤 하는데, 이 도시야말로 그런 저에게 완벽한 무대예요.”

ROSE BOWL
STADIUM
미국의 신화적인 경기장 중 한 곳인, 로스앤젤레스 외곽 파사데나에 자리한 이 미식축구 경기장은 역사 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매달 두 번째 일요일에는 아주 놀라운 벼룩시장 ‘로즈 볼 플리마켓 Rose Bowl Flea Market’이 열린다. 2500곳 이상의 벤더가 참여하며, 너무 많은 인파를 피하기 위해 입장료를 받는다. 켈리는 이곳에 와서 아름다운 물건을 사곤 한다.
ADD 1001 Rose Bowl Dr, Pasadena, CA91103 WEB rosebowlstadium.com

JF CHEN
40년 넘게 20세기 가구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숍. 3000㎡ 크기의 숍은 이 분야 애호가라면 무사히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국이다. 모든 예산에 적합한 놀라운 가구와 오브제를 찾을 수 있다. 나오는 길에 보이는 흰색 카나페는 배우 로버트 패티슨이 디자인한 것. “빈티지를 좋아하는 제가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에요.” 켈리가 말했다.
ADD 931 North Highland Avenue WEB jfchen.com

MAXFIELD
패션 마니아인 켈리는 가장 아방가르드한 브랜드를 선보이는 맥스필드에서 주로 옷을 고른다. “오트 쿠튀르와 유니크한 패션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상징적인 부티크예요.” 켈리가 말했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매장 밖에 무료로 전시된, 오너가 프랑스에서 가져온 장 프루베의 노마드 건축 구조물 감상만으로도 충분히 눈이 호강할 것이다. 이곳에서는 비벌리 힐스의 비밀스러운 파티도 종종 열린다.
ADD 8825 Melrose Avenue WEB maxfield.com

BAVEL RESTAURANT
다운타운 중심에 자리한 이 레스토랑은 중동 영향을 받은 요리를 선보인다. 이곳을 운영하는 두 셰프 오리 메나시와 주느비에브 제르지는 이스라엘, 모로코, 튀르키에, 이집트 지역에 뿌리를 두고 그들이 어린 시절에 경험한 맛을 나누려고 한다. 오픈 키친과 다듬지 않은 인테리어, 켈리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다.
ADD 500 Mateo St. WEB baveldtla.com

THE HOLE
캐시 그레이슨은 뉴욕에서 전시 공간 두 곳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뒤, 3년 전 로스앤젤레스에 ‘더 홀 갤러리’를 오픈했다. 현지 아티스트들과 캘리포니아 컬렉터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 750㎡ 규모의 공간 전체가 컨템퍼러리 아트에 집중되어 있는 곳으로서 켈리가 추천하는 LA 아트 루트의 필수코스 중 하나다.
ADD 844 N La Brea Avenue WEB thehole.com

베니스 비치 Venice Beach의 신화적인 스케이트파크. 태평양을 따라 산책한 뒤 석양을 감상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BODE
쇼윈도 없이 자연사박물관처럼 디스플레이한 이 부티크는 신원을 확인한 후 들어갈 수 있다. 2016년 뉴욕에 설립한 패션 브랜드로 전 세계에서 공수한 앤티크 패브릭으로 제작한 옷을 선보인다. 미국 스타일을 농축한 카우보이 또는 햄튼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ADD 7007 Melrose Avenue WEB bode.com

GETTY VILLA
1974년 대중에게 오픈한 게티 빌라는 오너의 고전 건축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 아트리움, 회랑, 안뜰의 연못 등 이탈리아 나폴리 만에 있는 빌라 데이 파피리 Villa dei Papiri를 전체적으로 재현했다. 이곳에 전시된 석관, 장식 꽃병, 랜즈다운의 헤라클레스 상, 페플로스를 입은 여인 상(모두 오리지널)은 이 멋진 장소를 박물관으로 만들어준다. 할리우드만이 창조할 수 있는 곳이라 할 만하다.
ADD 17985 Pacific Coast Highway, Pacific Palisades WEB getty.edu/visit/villa

SEVENTH HOUSE
1965년 프랭크 게리가 8만 달러 안 되는 돈으로 건축한 이 큐브 하우스는, 30년간 그래픽 디자이너 루이 댄지거의 집으로 사용하다가 갤러리로 바뀌었다. 위층의 침실부터 욕실, 주방, 거실 등 모든 공간에 20세기 디자인 작품이 전시돼 있다. 모든 작품 구입 가능.
ADD 7001 Melrose Avenue WEB seventhhouse.la

LACMA
이곳은 압도적인 미술관이다. 해마다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고 20만㎡에 걸쳐 일곱 개 건물이 자리 잡고 있으며, 전 세계 5대륙에서 가져온 13만 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하루에 다 둘러볼 수 없고, 이틀은 할애해야 한다. 천천히 시간을 갖고 다니다가 시몬리의 이 작품은 잊지 말고 꼭 감상할 것. 감동과 위엄이 동시에 느껴지는 걸작이다.
ADD 5905 Wilshire Boulevard WEB lacma.org

2008년 설치한 이 조명 작품은 로스앤젤레스 주민들에게 사랑받으며 ‘천사의 도시’ 상징 중 하나가 되었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LACMA가 좋아요. 늘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죠.” 켈리가 말했다.

REPUBLIQUE
1928년에 찰리 채플린이 건축한 이 벽돌 건물에는 오랫동안 아이코닉한 라 브레아 베이커리 La Brea Bakery가 있었다. 지금은 빵집과 바, 그리고 레스토랑이 있는 리퍼블리크. 넓고 여유로우면서 아늑하기도 하다. 2023년에 제임스 비어드 파운데이션 어워드 James Beard Foundation Award를 받은 셰프, 마가리타 맨츠키의 요리와 패스추리를 맛보며 쉴 수 있는 곳이다.
ADD 624 South La Brea Avenue WEB republiquela.com

THE HUNTINGTON
‘중국’, ‘일본’, ‘아로마’, ‘아열대’, ‘호주’, ‘사막’, ‘종려나무’, ‘카멜리아’…. 캘리포니아의 명소 헌팅턴 가든은 하루에 다 돌아보기 힘든 곳이다. 식물원뿐 아니라 미술관과 놀라운 도서관도 있다. 도심의 무더위에서 벗어나 푸르른 자연 속으로 떠나는 힐링 공간이다.
ADD 1151 Oxford Road, San Marion WEB huntington.org

OK THE STORE
선물을 구입하기에 좋은 이 작은 숍에서는 캘리포니아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주얼리, 화병, 책, 미니어처 도자기, 가죽 제품 등 모든 취향과 가격대를 아우른다.
ADD 8303 West Third Street WEB okthestore.com

RESTAURANT
LA DOLCE VITA
영화 속에 있는 것 같다. 그럴 만한 것이 1966년 오픈한 이곳은 대스타들이 즐겨 찾던 곳. 프랭크 시나트라, 도널드 레이건, 그레고리 펙, 커크 더글라스는 목요일의 ‘오소 부코 Osso Buco(송아지 정강이 요리)’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 이탈리아 메뉴, 칵테일, 분위기와 인테리어 등 여기 할리우드 명소를 예약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ADD 9785 S. Santa Monica Boulevard WEB ladolcevitabeverlyhills.com

TABLEART
거대한 디자인몰인 퍼시픽 디자인 센터 Pacific Design Center 한가운데에 몇 달 전 자리 잡은 인테리어 데코 브랜드. 일반인은 물론 건축가들도 꼭 들러야 할 곳이다. “그들은 테이블웨어가 아름다우면서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어요.”
ADD Pacific Design Center, 8687 Melrose Avenue WEB tableartonline.com

THE LAST BOOKSTORE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독립 서점. 2000㎡가 넘는 미로 같은 공간에 수천 권의 신작과 중고서적, 음반, 만화책을 구비하고 있다. 셀카를 찍어 기념하기 좋은 책 터널과 털실 가게가 있고, 곳곳에 전략적으로 배치한 카나페에서는 조용히 책을 들춰보거나 짧은 낮잠을 몰래 잘 수 있다.
ADD 453 South Spring Street, Ground Floor WEB lastbookstorela.com

THE BOARD
다운타운 중심지에 딜러 스코피디오+렌프로 Diller Scofidio + Renfro 스튜디오가 지은 컨템퍼러리 아트 뮤지엄. 엘리와 에디트 브로드의 2000점이 넘는 컬렉션을 소장한 이곳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프랭크 게리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과 아라타 이소자키의 MOCA
옆에 자리해서 이 동네의 매력을 한층 높인다.
ADD 221 S. Grand Avenue WEB thebroad.org

산타 모니카 피어 Santa Monica Pier 바로 앞에 있는 이 벽화는 오베이 자이언트의 작품으로 태평양과 유명한 머슬 비치를 따라 산책할 때 아주 멀리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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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술라뤼 Guillaume Soula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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