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방식으로 웰니스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는 4인 인터뷰.
SMCC 박재현 대표

SMCC의 시작점에 대해 알려주세요. 언제, 어떠한 목적으로 만든 커뮤니티인가요? 4년 전, ‘왜 한국에는 일찍 여는 카페가 많이 없을까?’라는 가벼운 의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뉴욕과 이탈리아에서 오래 생활하며 출근길에 마시는 커피와 그곳의 긍정적인 사람들로부터 얻는 에너지가 그리웠거든요. 한국에서도 이런 ‘아침’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SMCC를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서울의 아침을 깨운다.
건강한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나요? 사실 저는 20살에 백혈병 진단을 받고 자연치유로 완치한 매우 특이한 케이스예요. 그 이후로 삶에 대한 태도와 목표가 달라졌습니다.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굴레에서 최대한 벗어나, 진짜 내가 원하는 삶과 행복을 추구하며 살게 된 거죠. 건강한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삶도 건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웰빙을 위해 고수하는 루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6년째 매일 아침마다 레몬 생강 사과 당근 샐러리 쥬스를 착즙으로 내려 마시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서도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계시죠. 요즘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북다이브’와 ‘에스프레소 런’ 입니다.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하는 정기적인 프로그램인데, 북다이브가 각자 읽을 책을 가지고 와서 1시간 읽고 40분 정도 커피 마시고 각자 출근하는 정적인 프로그램이라면, 에스프레소 런은 서울에 일찍 여는 카페를 찾아, 맛있는 커피와 러닝을 하는 동적인 프로그램입니다. 속도를 생각하지 않고 함께 뛸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러닝 프로그램인 셈이죠.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최근 디즈니 코리아와 함께한 ‘SMCC cinema with 디즈니 만화동산’이 생각납니다. 80-90년대생들에게 <만화동산>은 최고의 추억이었죠.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일요일 아침, 80명 정도의 인원이 성수동 ‘성수율’에 모여 함께 <만화동산>을 시청하니 어릴 적 추억도 생각나고,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오면 이미 하루를 알차게 보낸듯한 뿌듯함이 들어요. 남은 하루도 긍정적으로 보낼 수 있고, 사람들과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을 때가 많습니다.


디즈니 코리아 외에도 여러 브랜드와도 협업을 진행하고 계시죠. 브랜드와 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SMCC와의 접점, 그리고 담당자의 진정성입니다. SMCC는 진정성 하나로 성장한 웰니스 커뮤니티인 만큼, 이 부분을 조금 더 부각하고 싶습니다. 한국은 아침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저희가 그 중심에 서서 전세계적으로 ‘서울의 아침을 깨운다’ 라는 슬로건으로 ‘K- 모닝’을 알리려 합니다.
앞으로 SMCC를 통해 더 시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모닝커피가 가장 맛있고, 동시에 활기찬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SMCC 카페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 중입니다.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건 당연한 일이기에, 맛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카페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녁보다는 오전 시간이 더욱 활기찬, 환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카페를 구상 중이에요.
파지티브호텔 정형록 대표

파지티브호텔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현대인들에게 어떤 기능을 하길 바라며 만든 곳인가요? 파지티브호텔은 ‘미래의 호텔’을 상상하며 시작했습니다.그런데 제가 떠올린 미래의 호텔에는 객실이 없었습니다. 대신 요가와 명상, 건강한 음식, 그리고 사람들이 서로의 삶을 나누는 커뮤니티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공간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조금 더 건강하게 정렬하는 장소 말이죠. 그래서 파지티브호텔은 숙박 공간이라기보다 삶의 루틴을 다시 체크인하는 호텔에 가깝습니다.
홈페이지의 소개글을 보면 ‘파지티브호텔은 진짜 호텔이 아닙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브랜드에 ‘호텔’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라는 어원에서 출발했다고요. 호스피탈리티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낯선 사람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단순히 숙박을 제공하는 개념이 아니라, 누군가를 진심으로 환대하는 태도. 저는 그게 웰니스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몸과 마음을 환대하는 것, 그리고 그 공간에 오는 사람을 환대하는 것. ‘호텔’이라는 단어에는 그런 정서적 온도가 담겨 있어요. 진짜 호텔이 아니라고 먼저 말하는 건, 오히려 우리가 그 이상의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건강식품, 스킨케어, 프래그런스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명상과 요가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파지티브호텔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일상을 리디자인하는 곳.’ 저는 파지티브호텔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고 부르기보다,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플랫폼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어떤 제품을 사는 행위든, 어떤 클래스에 참여하는 경험이든, 결국은 ‘오늘의 나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카테고리는 여러 개지만 방향은 하나예요.
오프라인 공간으로는 파지티브호텔 클럽하우스와 파지티브호텔 요가, 그리고 파지티브호텔 키친이 있죠. 클럽하우스는 파지티브호텔의 거실 같은 공간입니다. 웰니스 티 바와 리스닝 룸, 다이닝이 함께 있어서 단순히 쇼핑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 머물다 가는 곳으로 설계했어요. 좋은 차 한 잔을 마시며 음악을 듣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웰니스 행위라고 생각하거든요. 요가 스튜디오는 조금 더 집중적인 실천의 공간입니다. 파지티브호텔이 제안하는 무브먼트 철학을 몸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에요. 단순히 운동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움직임을 통해 자기 자신과 연결되는 시간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키친은 가장 근본적인 웰니스, 즉 먹는 것에 집중한 공간이에요. 선릉에 자리하고 있는데, 음식이 얼마나 강력한 웰니스 도구인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맛있어야 하고, 아름다워야 하고, 몸에도 좋아야 한다는 세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는 곳을 만들고 싶었어요.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서도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계시죠.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KIAF 서울 2024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을 때예요. 5일 동안 코엑스 메인 공간과 도산·선릉 플래그십에서 동시에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해외 갤러리스트들이 “서울에 오면 꼭 들러야 할 웰니스 스폿”이라고 이야기해준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때 받은 피드백이 재미있었어요. “아트페어에서 처음으로, 작품이 아닌 내 몸을 쉬게 하는 부스를 만났다.” “하루 종일 서서 일했는데, 저녁 요가와 음식 덕분에 다음 날 컨디션이 달라졌다.” 이런 말들을 들을 때, 우리가 만든 시간이 누군가의 ‘작은 회복’이 되었다는 걸 실감합니다.
웰니스를 이렇게 다층적으로 풀어나가고 계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웰니스는 하나의 채널로만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은 좋은 음식을 먹을 때 치유되고, 어떤 사람은 몸을 움직일 때, 또 어떤 사람은 아름다운 향기를 맡거나 조용한 음악을 들을 때 비로소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그 모든 입구를 열어두고 싶어요. 어떤 문으로 들어오든, 결국 도달하는 곳은 같으니까요. ‘나를 잘 돌보는 삶.’ 다층적으로 접근하는 건 선택지를 늘리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그 문을 열어주기 위한 방식입니다.
파지티브호텔의 미래의 경쟁사는 병원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이러한 파지티브호텔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궁금해졌습니다. 아프기 전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 즉 예방적 웰니스가 결국 가장 진보한 의료의 형태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병원이 ‘고치는 곳’이라면, 파지티브호텔은 ‘고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곳’이 되고 싶어요. 물론 쉬운 목표는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매일의 선택을 조금씩 바꿔가면서, 5년 뒤 10년 뒤의 자신이 달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그게 파지티브호텔이 만들고 싶은 변화입니다. 웰니스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라 결국 생존 전략이 될 거예요. 그 흐름 안에서 가장 신뢰받는 이름이 되고 싶습니다.
먼데이 사우나 김영권 대표

먼데이 사우나의 시작점에 대해 알려주세요. 언제, 어떠한 목적으로 만든 커뮤니티인가요? 2023년 6월, 스위스의 작은 마을 발스(Vals)에 자리한 7132 테메르를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몸과 마음이 깊이 회복되는 경험을 하였고, 나아가 ‘목욕’이라는 익숙한 행위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이후 다양한 목욕 공간을 탐색하며 ‘사우나 루틴’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되었죠. 한국에서 목욕탕은 ‘씻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해외에서는 사우나가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적극적 회복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요. 이런 문화를 국내에 알리고,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먼데이사우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먼데이 사우나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사우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

국내외 사우나 정보는 물론, 샤워용품 등의 관련 제품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고 있습니다. 먼데이사우나의 핵심 콘텐츠는 ‘크루’라 불리는 커뮤니티 멤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국내외 사우나 큐레이션입니다. 단순한 검색이나 AI 답변으로는 닿을 수 없는, 경험에서 비롯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현재 약 1,300명의 크루가 채팅방에 참여하고 있으며, 사우나 모자에 새길 자수 문구를 공모하거나 각자의 ‘최애 사우나템’을 투표하는 등 자발적 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사우나의 효능을 과학적 근거로 풀어내는 시리즈, 오프라인 모임 후기 등 사우나를 하나의 힙한 문화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사우나’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통해 모인 크루들과 교류하면서 느낀 긍정적인 변화가 있으신가요? 지금까지 총 여섯 번의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초반에는 다들 어색함을 느끼지만, 사우나를 마치고 나온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럽게 가까워집니다. 함께 땀을 흘리고 휴식의 시간을 공유하는 경험 자체가 경계를 낮추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것 같아요. 20년 전 대중목욕탕이 일상 깊숙이 자리했던 시절에는 동네 커뮤니티가 훨씬 끈끈했잖아요? 이처럼 사우나는 개인의 건강을 챙기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끊어졌던 지역 사회의 접점을 다시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덩달아 좋은 사우나 공간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도 조금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소개했던 콘텐츠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여행에미치다’와 협업한 콘텐츠 <도쿄 사우나 투어>. 도쿄는 센토(대중목욕탕)부터 전문 사우나, 프라이빗 사우나에 이르기까지, 사우나 문화가 다층적으로 분화되어 있는 도시입니다. 그렇기에 오늘날 사우나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와 그 본질을 이해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안에서 직접 경험한 사우나 중 반드시 방문해볼 만한 공간들을 엄선해 소개했습니다. 이 콘텐츠를 계기로 실제 도쿄 사우나 투어를 떠나는 분들이 늘어 뿌듯함을 느낍니다. 두 번째는 <러닝 후 사우나, 정말 회복에 도움이 될까?>라는 콘텐츠입니다. 최근 러닝 열풍과 함께 ‘사우나 런’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유행 중인데, 직접 경험해보니 자칫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생겼어요. 실제로 해외에서는 격렬한 운동 직후 사우나보다는 콜드 플런지(냉수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근육 회복과 통증 갑소를 도와주기 때문이죠. 물론 개인의 컨디션과 신체 반응에 따라 러닝 직후사우나가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우나 런’이라는 흐름 자체에 대해서는 한 번쯤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를 위해 관련 논문과 자료를 깊이 있게 검토하며 완성한 콘텐츠라 더욱 애착이 갑니다.
앞으로 먼데이 사우나를 통해 더 시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우선 올해에는 저희만의 사우나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곳이 사우나를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현대인이 건강한 삶을 지속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일상 루틴으로 자리 잡길 희망합니다. 그 과정에서 더욱 건강한 목욕과 사우나 문화가 정착되길 바라요.
도시명상 스튜디오 임보미 대표

도시명상 스튜디오는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대인들에게 어떤 기능을 하길 바라나요? 도시명상 스튜디오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쁘게 움직이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소비하고 생산하지만, 정작 자신을 온전히 느끼는 시간은 점점 잃고 있죠. 그러나 생각을 천천히 정리하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도시명상이 그들에게 잠시나마 속도를 늦추고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감각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명상을 테마로 등산, 요가, 러닝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접 큐레이션한 독립 서적과 걱정 소각 키트 등 사색적 사유를 돕는 아이템들도 소개하고 있죠. 이런 도시명상 스튜디오를 한 마디로 설명하면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도시 안에서 감각을 회복하는 리추얼 브랜드.
최근 들어 자발적으로 웰니스 라이프를 실천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건강한 삶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이 달라졌다고 가장 크게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예전에는 건강을 단순히 몸 관리나 자기계발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강했다면, 요즘은 삶 전체의 균형과 연결해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느낍니다. 운동을 잘하는 것보다 내가 어떤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아요. 특히 번아웃이나 불안, 관계의 피로를 경험한 사람들이 단순한 힐링이 아니라 자기 삶의 방향 자체를 다시 질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크게 달라진 부분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건강, 웰빙을 위해 고수하는 루틴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거창한 루틴보다는 작은 감각들을 천천히 경험하는 일상을 보냅니다. 아침 햇빛을 보는 것, 천천히 차를 마시는 시간, 몸 상태를 느끼며 움직이는 것 같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요. 또한 ‘억지로 하는 건강’은 오래가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도시명상에서는 자기 몸을 통제하는 것보다, 오히려 자기 몸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감각을 더 중요하게 이야기합니다.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도시명상에서의 모든 경험은 감각, 사유, 연결의 3단계 리추얼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각 단계에서 어떤 경험과 의미를 제공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느리게 산다는 것이 단순히 속도를 줄이는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삶을 더 깊게 감각하는 방식에 가깝다고 생각하죠. 요즘은 모든 것이 지나치게 빨리 소비됩니다. 정보, 관계, 감정 모두 금세 흘러가고 사라져요. 그럴수록 우리는 현재라는 감각을 놓치게 됩니다. 저는 ‘Feel The Present, Live Slow’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살아가자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 달리는 순간, 누군가와 대화하는 순간까지도 무심히 흘려보내지 않고 스스로 인지하며 살아가는 태도.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느리게 산다’라는 삶의 방식입니다.


느리게 북클럽, 도시 마라톤, 천천히 러닝클럽, 명상 산행 등 지난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죠.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천천히 러닝클럽’이 기억에 남습니다. 최근 러닝 문화과 기록과 퍼포먼스 중심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달리기를 경쟁이 아닌 ‘감각의 경험’으로 바라보고자 했어요.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추고 함께 달리며 도시의 바람, 공기의 온도와 냄새,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까지 온전히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죠. 프로그램이 끝난 뒤 “달리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 반응을 통해 달리기라는 행위가 가진 명상적이고 회복적인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어요.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단순히 정보를 배우는 것을 넘어, 자기 삶을 스스로 해석하는 힘을 기르는 방향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글쓰기’를 더욱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데요. 글쓰기는 무언가를 기록하는 행위 이상으로, 본인을 자각하는 과정이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도시명상 안에서도 글쓰기와 철학, 대화, 감각적 경험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