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지 말 것. 킴 존스가 디올 24 S/S 맨 쇼에서 모두의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쇼를 공개했다.
디올의 아티스틱 디렉터 킴 존스는 슈프림부터 카우스(KAWS), 프라그먼트 디자인까지 여러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 럭셔리를 결합하는 콜라보의 대가이죠. ‘바운더리스’한 컬렉션만큼이나 런웨이도 화려한 전적을 자랑하기 때문에 디올의 2024 SS 맨 컬렉션 쇼 역시 기대가 높았는데요. 이번 컬렉션에는 미래 지향적인 분위기로 무장한 무대가 등장했습니다.
쇼는 파리의 오래된 군사학교 에콜 밀리테르(École Militaire)에서 열렸습니다. 에콜 밀리테르는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주를 이루는 장소인데요. 아이러니하게도 킴 존스는 이곳에 회색 컬러의 말끔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조명이 어두워지고 쇼가 시작되자 런웨이는 바닥의 트랩도어가 열리며 베일을 벗었습니다. 51개의 트랩도어 아래에서 완벽한 착장을 입은 모델들이 올라왔죠. 위 아래로 움직이는 트랩 도어는 쇼의 구성을 유동적으로 바꾸며 오프닝부터 피날레까지 관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전개를 보여줬습니다.
@Dior
“소년들이 꽃 모자를 쓰고 바닥을 올라오면서 숨겨져 있던 모습이 드러나는데, 이는 마치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연상시키죠. 마치 숨겨진 것이 드러나는 기계 정원과 같습니다. 모자는 꽃의 유기적인 형태를 반영하며, 크리스챤 디올의 정원을 해석하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 킴 존스

@Dior
이번 컬렉션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키워드는 정원과 꽃이었습니다. 트랩 도어는 꽃이 자라나는 크리스챤 디올의 정원에서 영감을 얻었죠. 킴 존스는 ‘옴므 플뢰르(hommes fleurs)’를 컬렉션 테마로 선택해 전통적인 여성 디자인과 현대 남성의 아름다움의 결합을 시도했어요.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젠더 플루이드’ 룩처럼 말이에요.
하우스를 거쳐간 디자이너들의 아카이브를 참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크리스챤 디올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카보숑과 이브 생로랑의 상징적인 실루엣을 담은 자켓 등. 그는 로맨틱 퓨처리즘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미래 지향점을 드러냈어요. SF 영화 속 세트를 빌려온 듯한 런웨이와도 잘 어울렸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