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가 설레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라고 말했지만 이들은 정반대의 삶을 선택했다. 책 더미, 빈티지 장식, 작고 쓸모없는 수집품까지, 누군가에겐 무질서일지 몰라도 이들에게는 정돈된 취향의 질서다. 각자의 취향으로 공간을 채우는 맥시멀리스트들.
여행에서 수집한 오브제로 빼곡히 채운 집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대표이자 디렉터로 활동하는 료는 일상 속 사물을 감각적으로 재조합하는데 탁월한 사람이다. 그녀의 집은 아이 같은 호기심으로 수집한 오브제, 앤티크 인형, 작은 액자들이 층층이 쌓여 하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유럽 골동품 가게, 일본의 공예 상점, 서울의 벼룩시장이 한 방에 모인 듯한 이 공간은 료의 크고 작은 취향들이 충돌 없이 공존하는 장이다. 벽지를 뜯기보다 포스터를 겹겹이 붙이고 수납장 위엔 또 다른 오브제를 얹었다. 어지럽기보다는 흥미롭고 복잡하기보다는 생동감이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

@philosophy_r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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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구매로 완성한 맥시멀 하우스
물건으로 가득 찬 집. 오죽하면 ‘애오개 박수 무당’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도훈 칼럼니스트의 공간은 책, 굿즈, 오래된 카메라 등 크고 작은 사물들로 빼곡하다. 수백 권의 책이 들어찬 책장 칸막이 사이사이엔 영화 관련 소품과 수집품들이 끼워져 있고 그 모든 물건에는 저마다의 이유와 감성이 묻어있다. 그는 최근 펴낸 신간 〈나의 충동구매 연대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겐 나다운 물건으로 가득한 세계가 필요하다.” 누군가에겐 단순한 잡동사니로 보일지 몰라도 그에겐 한 문장보다 더 명확하게 자신을 설명해주는 취향의 기록이다.

출처: @r.tenderco, Photographed by @bakjesa
옷 잘 입는 할머니의 민속관
‘패션 할머니’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인스타그래머 유수미. 그녀는 한국 고가구를 40년 동안 모아온 주부 수집가로서 70대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바느질과 민속품을 활용한 독창적인 오브제 등을 제작하며 SNS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녀의 집은 마치 작업실과 박물관, 그리고 갤러리를 합쳐 놓은 듯한 공간이다. 천 조각을 덧댄 손바느질 인형부터 민속 시장에서 모은 탈과 액자까지 크기와 성격이 다른 오브제들이 곳곳을 메운다. 한국 앤티크를 사랑하면서도 패션에 있어서는 뉴 컬렉션을 놓치지 않는다. 크롬하츠, 꼼데 가르송 등 패션 할머니다운 센스있는 취향도 엿볼 수 있다.

@yoo_su_mi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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