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보는 미술관

사진 보는 미술관

사진 보는 미술관

국내 최초의 사진 특화 공립미술관이 도봉구 창동에 오픈한다. 10여 년의 준비 시간이 필요했던 만큼, 그동안 사진 전시에 목마름이 있던 이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이다. 이번에 오픈하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으로서 건축은 오스트리아의 믈라덴 야드리치와 국내 건축사무소인 일구구공도시건축이 맡았다. ‘빛으로 그리는 그림’으로 표현되는 사진의 픽셀을 형상화한 외관부터 건축물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개관전으로는 ‘광(光)적인, 시선’이라는 주제로 개관 특별전인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과 <스토리지 스토리> 전을 동시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전시 외에도 색다른 프로그램과 사진에 관한 연구, 수집, 보존 활동을 통해 한국 사진 예술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INSTAGRAM @seoulmuseumof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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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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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HERI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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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작가

김수연 작가

임서윤 작가

신세계백화점이 한국적 라이프스타일의 본질을 조명하는 브랜드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를 론칭한다. 공예의 귀한 가치와 정성이 담긴 선물을 제안하는 이 공간은 전시와 워크숍, 디저트 살롱, 기프트 숍을 아우르며 전통과 현재를 잇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구성된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새롭게 문을 여는 ‘더 헤리티지’와 함께 공식 공개되며,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는 이곳 5층과 지하 1층에 자리한다. 더 헤리티지는 근대 건축의 아름다움을 복원한 공간으로, 한국의 미감과 문화를 품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픈을 기념해 개최되는 첫 전시 <담아 이르다>는 우리 일상의 중요한 순간을 감싸온 ‘보자기’에 주목한다. 전통 보자기와 함께, 현대 섬유공예 작가 8팀의 시선을 더한 작품을 통해 보자기의 조형성과 삶의 지혜, 그 안에 깃든 문화를 되새긴다. 전시는 6월 15일까지 이어진다.

ADD 서울시 중구 소공로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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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예술가의 의자

행위예술가의 의자

행위예술가의 의자

형태는 단순하지만 의미는 깊다.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디자인한 의자는
실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아 공간과 기능을 새롭게 정의한다.

‘엘리펀트 인 더 룸’ 컬렉션 출시를 기념해 라 메트로폴리타나의 쇼룸에서 진행됐던 전시.

어떤 사물은 단순한 쓰임을 넘어선다. 나무는 손길이 닿을수록 결이 깊어지고, 구리는 시간 속에서 온기를 머금는다. 그렇게 물질은 기억을 축적하고, 하나의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Marina Abramovic´의 첫 디자인 컬렉션 ‘엘리펀트 인 더 룸 Elephant in the Room’은 바로 이 기억과 감각의 흐름을 따라간다. 퍼포먼스 아트의 선구자인 그는 이번 컬렉션을 진행하며 앉는 행위 자체에 집중했다. 멕시코 기반 디자인 스튜디오 라 메트로폴리타나 La Metropolitana와 협업해 탄생한 두 의자의 재료는 단순하다. 손으로 다듬은 나무와 재활용된 구리, 이 두 재료는 아브라모비치를 거쳐 우리 몸을 지탱하는 동시에, 감각을 일깨우는 존재가 되었다. 처음부터 의자는 그에게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었다. 아브라모비치의 퍼포먼스에서 의자는 몸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였고, 그 개념은 이번 컬렉션으로 확장되어 기능을 초월한 오브제가 되었다. 단순히 앉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감각과 기억을 담은 조각적 공간. 높은 등받이를 가진 의자는 공간을 지배하는 동시에 몸과 물질이 맺는 관계를 다시금 사유하게 만들어준다. 그 위에 앉는 순간, 물질이 품고 있던 기억 속으로 스며들며 의자는 또 하나의 기억의 파편이 될 것이다.

의자는 당신의 퍼포먼스에서 항상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이번엔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실용적인 가구를 처음으로 디자인했는데, ‘엘리펀트 인 더 룸’ 시리즈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느 순간 예술은 오직 세계의 특권층만 소비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좀 더 많은 대중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던 중, 예술가 동료 휴고 우에르타 마린 Hugo Huerta Marin이 디자인 스튜디오 라 메트로폴리타나와의 협업을 제안했다. 이 스튜디오는 과거 훌륭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경험이 있고, 내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된 ‘엘리펀트 인 더 룸’ 컬렉션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첫 디자인 컬렉션이다.

자신이 디자인한 의자에 앉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라 메트로폴리타나 쇼룸에 전시된 의자.

의자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점은 기능성과 재료 선택이었다. 나는 커피 테이블 북 같은 단순한 장식용 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의미 없는 장식, 단순히 카펫이나 벽 색깔에 맞추기 위한 그림을 구매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신 미니멀리즘을 좋아한다. 사물은 기능적이고 유용해야 한다. 이 점에서 퀘이커 교도식 디자인이 이상적인 기능성 가구의 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필요할 때만 작업용 테이블을 사용하고, 일이 끝나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므로 벽에 걸어둔다. 의자도 마찬가지다. 공간을 기능적으로 사용한 뒤 비워냄으로써, 그 공간을 다시 기능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여 의자 재료로 나무를 선택했다고 들었다. 의자 다리 밑을 장식한 ‘신발’에는 동전과 산업 폐기물에서 회수한 구리를 활용하기도 했다고.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에서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이 아름다운 지구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귀중한 자원을 마구 채굴하며, 공장 폐기물로 물을 오염시키고, 숲을 벌목하는 등의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예술가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자신의 작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이것을 내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엘리펀트 인 더 룸’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 의자를 여러 개 만든 후, 그 의자들의 등받이에 ‘고독’, ‘분노’, ‘위험’, ‘모험’, ‘사랑’ 등 다양한 이름을 새겨 넣었다. 그중 단 한 개의 의자만이 ‘엘리펀트 Elephant’라는 이름을 가졌다. 많은 문화에서 ‘엘리펀트 인 더 룸’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으려는 불편한 주제를 의미한다. 그래서 나는 하나의 게임을 제안한다. 만약 ‘엘리펀트’ 의자를 선택하게 된다면, 그 순간 침묵을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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