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 문학의 상징 〈로망 드 라 로즈〉와
르네상스 궁정의 에나멜 주얼리를
프리즈 서울 마스터스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오늘 9월, 프리즈 서울 마스터스 섹션에서 세계적인 갤러리 레정뤼미뉘르가 다시 선다. 유럽 중세 및 르네상스 시대의 필사본과 역사적 주얼리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이 갤러리는 루브르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같은 세계 유수의 기관이 거래하는 신뢰 높은 파트너이자, 제1회 프리즈 서울부터 마스터스 섹션에 참가하며 서울 아트페어의 수준을 높여왔다.
올해 서울에서는 희귀 필사본 <로망 드 라 로즈>와 르네상스 궁정 주얼리 <에나멜 사티로스 펜던트 목걸이>를 포함한 엄선된 작품을 공개한다. 한 명의 고객을 위해 맞춤 제작된 역사적 주얼리와 중세 문학의 결정체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주목할 대표작은 중세 시대에 가장 널리 읽히고 유럽 문학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프랑스 중세 문학의 상징적 필사본인 <로망 드 라 로즈 Le Roman de la Rose>(1350년경 프랑스 작품으로 추정)이다. 새롭게 시장에 공개되는 이 필사본은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했던 필사화가 부부 리샤르와 잔느 드 몽바스통 Richard & Jeanne de Montbaston이 완성한 23점의 많은 세밀화 miniature로 장식된 작품으로, 생동감 넘치는 고딕 양식의 삽화는 꿈속에서 사랑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의 여정을 유려하게 그려낸다. 현재 전 세계에 <로망 드 라 로즈> 필사본이 총 348점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개인 소장품은 극히 드물어 이번 출품 소식은 컬렉터와 학자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작품 가격은 59만 5천 달러(한화 약 8억 2천만 원)이다.
이어 시대를 대표하는 희귀한 주얼리 작품 2점도 출품된다. 먼저 르네상스 시대의 중요한 궁정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었던 목걸이인 <르네상스 에나멜 사티로스 펜던트 목걸이 Renaissance Enamel Necklace with Satyr Pendant>(16세기 프랑스 작품으로 추정)가 소개된다. 섬세한 디자인과 뛰어난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해당 작품은 불투명한 흰색으로 에나멜 처리된 후 붉은 점을 수놓은 오픈워크 openwork 구조의 비즈가 꽃잎을 연상케 하도록 제작되었다. 작품이 선보이는 섬세한 기술력은 현대의 주얼리 디자이너들조차 흉내내기 어렵다고 평가되며, 작품 가격은 27만 3천 달러(한화 약 3억 8천만 원)이다.
<에메랄드와 에나멜 솔리테어 반지 Emerald and Enamel Solitaire Ring>(1680-1720년경 서유럽 작품으로 추정)는 반짝이는 테이블컷 에메랄드를 중심으로 트럼펫 형태의 어깨 부분이 돋보이는 대담한 디자인의 반지이다. 이 작품은 유럽 전역의 많은 금세공인에게 영향을 주었던 루이 14세의 궁정 보석 장인의 바로크 양식 반지를 떠올리게 한다. 강렬한 짙은 녹색을 띠는 에메랄드는 세계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귀한 에메랄드를 생산해 온 콜롬비아의 무조 Muzo 광산에서 채굴된 것으로 추정되며, 작품 가격은 12만 달러(한화 약 1억 7천만 원)이다.
중세 필사본은 모두 손으로 작성되고 그려져 유일무이한 작품으로 간주되며, 금박과 분쇄된 라피스 라줄리(Lapis lazuli, 청금석), 귀금속 및 천연 색소로 장식된다. 역사적 주얼리 또한 기본적으로 고순도 금으로 제작되고, 고급 원석 및 고온에서 구운 분쇄 유리로 만든 밝은 색상의 에나멜로 장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