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주당을 위해 가정에서 가을에 나는 재료로 손쉽게 약술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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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술 좋아하시는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계시면 장식장에 엄마표 약술이 한자리 차지한 집이 많았다. 흔한 채소나 과일, 간간이 수고를 들여 공수해야 하는 재료로 만든 약술이 익을라치면 그날 집에는 작은 이벤트가 열린다. 마치 보물상자라도 열 듯 기대감에 부풀어 잔에 따르는데 이때 술은 알코올이 아니라 보약이 된다. 칵테일보다 만들기 쉬우면서 재료 역시 구하기 쉬운, 그래서 더욱 정이 가는 약술에 관심을 가져보자.
사과주
“아침마다 공복에 먹는 사과 한 개는 의사를 울게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사과. 펙틴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 좋고 설사가 심할 때 사과를 갈아 먹으면 속이 한결 편하다. 사과에는 비타민 C와 비타민 E, 카로틴이 들어 있어 피로를 풀어주고, 유기산은 혈압을 조절한다. 사관느 씨를 중심으로 맛이 나므로 세로로 잘라 먹어야 더 맛있다.
만드는 법 중간 크기 사과 4개는 껍질째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씨를 제거해서 슬라이스한다. 밀폐용기에 사과와 설탕 300g을 켜켜이 담는다. 담금주용 소주 1.5l를 밀폐용기에 부어 실온에 두었다가 3개월 정도 지나면 체에 걸러서 보관한다.
더덕주
더덕은 도라지와 비슷하지만 도라지보다 향이 진하고 연해서 훨씬 귀한 대접을 받는다. 섬유질을 비롯하여 칼슘, 인, 철분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특히 잘랐을 때 나오는 하얀 진액은 인삼의 약 성분인 사포닌으로 피 속의 콜레스테롤과 지질 함량을 낮춘다. 더덕은 억세고 주름이 많은데 잔뿌리가 적고 몸체가 쭉 뻗은 것이 좋다. 말린 더덕을 가루 내어 따뜻한 물에 타셔 마셔도 좋고, 더덕주를 담가 새콤한 맛이 나는 매실주나 석류주와 섞어 마셔도 좋다.
만드는 법 껍질을 벗기지 않은 더덕 5~6뿌리를 물에 담가 조리용 솔로 살살 문질러 깨끗이 씻는다. 물에 씻은 더덕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밀폐용기에 넣고 담금주용 소주 1.5L를 부어 밀폐한 후 실온에서 6개월 이상 두었다가 술만 걸러내 마신다.
국화주
우리나라 명절 중에 중앙절(10월 22일)이면 선비들은 국회주를 마시고 단풍과 국화를 주제로 시를 지으며 보냈다. 또 봄에는 진달래 화전놀이를 했지만 가을에는 국화 화전놀이를 했다. 국화는 봄에는 싹을, 여름에는 잎을, 가을에는 꽃을 겨울에는 뿌리를 먹을 수 있는 고마운 존재다. 국화에는 비타민 B1, 아미노산, 호박산 등이 풍부하여 각종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지녔다. 또 머리를 맑게 하여 두통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만드는 법 말린 국화 100g을 물에 씻은 후 물기를 뺀다. 밀폐용기에 국화를 담고 담금용 소주 1.5L를 부어 실온에 두었다가 4개월쯤 후에 술을 거른다.
석류주
석류의 원산지는 이란 북부,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 등이다. 이란이나 인도에서는 배가 아플 때 석류즙을 짜 먹는 민간요법이 전해진다. 석류는 당질과 식물성 에스트로겐, 비타민 등을 함유해 강장, 미용, 갱년기 장애 개선 등에 효과가 뛰어나 여성을 위한 과일이라고도 한다. 특히 석류주는 위염이나 소화불량에 좋고, 만성 위염에는 말린 석류씨를 가루 내어 양배추 주스에 타 마시면 효과적이다.
만드는 법 석류 2개는 껍질을 까서 알맹이를 발라낸다. 밀폐용기에 석류와 설탕 200g을 켜켜이 담는다. 그런 다음 담금용 소주 1.5L를 밀폐용기에 부어 실온에 두었다가 3개월정도 후에 술만 걸러 보관한다.
로즈메리주
로즈메리는 약용이나 향수로 많이 사용해왔는데 향이 진한 반면 맛은 진하지 않아 차나 술로 활용하기 좋다. 로즈메리를 달여 마시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몸속 노폐물을 제거하며 심신의 피로를 없애고 기억력이나 집중력을 높인다. 로즈메리주는 육류를 마리네이드할 때 넣으면 좋다. 로즈메리 외에도 라벤더로도 술을 만들 수 있다. 말린 라벤더 꽃과 화이트 와인, 담금주용 소주를 1:2의 비율로 섞어 일주일 정도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었다가 체에 걸러 다른 병에 담으면 된다.
만드는 법 프레시 로즈메리 50g은 물에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뺀다. 밀폐용기에 로즈메리를 담고 담금용 소주 1.5L를 부어 실온에 두었다가 3개월 후에 술을 거른다.
매실주
6월에 색이 선명하고 알이 고르고 단단하며 껍질에 흠이 없는 것을 골라 수확한다. 이떄 수확한 청매로 만든 매실주는 지금쯤 매실과 술을 분리해서 술만 보관해야 겨우내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매실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피로회복에 좋고 체질 개선 효과가 있다. 특히 해독 작용이 뛰어나 배탈이나 식중독 등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며, 산도가 높아 강력한 살균 작용을 한다.
만드는 법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없앤 매실 1kg를 밀폐용기에 담고 황설탕 300g을 붓고 담금주용 소주를 1.5L 정도 부어 매실이 자작하게 잠기게 한다. 100일쯤 지나 걸러서 매실은 장아찌로 쓰고 맑은 술만 상온에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