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힐튼 서울과 마지막 인사,
한 장씩 추억해 보는 《힐튼서울 자서전.

힐튼서울 자서전 포스터, ©피크닉 piknic (사진: 최용준)
서울 남산 아래, 40여 년간 도시의 한 풍경이었던 건축물이 전시의 주인공으로 되살아납니다. 오는 9월 25일 피크닉에서 새로운 전시 <힐튼서울 자서전>이 개최되는데요. 1983년 개관한 ‘힐튼 서울’은 한국 모더니즘 건축의 아이콘으로 높은 품격과 완성도를 자랑하는 장소였습니다. 남산을 감싸는 외관, 녹색 대리석과 브론즈, 오크 목재로 꾸며진 내부, 그리고 18미터 높이의 웅장한 아트리움은 방문객들에게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해왔죠.

힐튼서울 아트리움 ©피크닉 piknic (사진: 정지현, 2025)
이번 전시는 철거 진행 중인 ‘힐튼서울’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공간에 축적된 이야기를 생생히 재현합니다. 초기 설계 도면부터 수년간 변경되고 수정된 계획들, 다양한 사진과 인터뷰를 통해 호텔의 생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래된 호텔 건물이 사라지는 과정을 단순히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을 함께 만들고 사용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건축가나 시공자뿐 아니라 호텔을 오랫동안 이용한 사람들과 호텔 직원들의 목소리를 모아, 하나의 공간이 어떻게 우리 삶 속에서 기억되는지를 보여줍니다.

힐튼서울 로비 ©피크닉 piknic (사진: 임정의, 1983)
건축가 김종성을 비롯해 임정의, 정지현, 최용준, 노송희, 백윤석, 서지우 그래픽캐뷰러리 등 참여 작가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호텔의 얽힌 추억을 오늘의 풍경 속으로 풀어냈습니다. 특히 철거 현장에서 구출한 자재와 작은 오브제들은 호텔을 기억하고 재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전시 곳곳에 배치됩니다. 그리고 전시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어린이들의 꿈을 싣고 달렸던 아트리움 자선 열차가 다시 출발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건축이 남긴 기억과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 도시의 한 시대를 함께 살아온 건축물의 궤적을 따라가보세요.
WEB 피크닉 piknic
기간: 2025년 9월 25일(목) – 2026년 1월 4일(일)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6가길 30 피크닉 pikn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