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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터를 이어받아 새롭게 단장한 김란 작가의 ‘연이재’. 오래된 기억 위 새로운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가족의 따뜻한 집이다.

“아버지가 항상 앉아 계시던 소파 자리가 있어요. 그곳에 앉아 창밖 사계절이 바뀌는 풍경을 보시곤 했는데, 집을 새롭게 지을 때도 그 뷰는 유지해달라는 조건을 걸었어요.” 김란 작가 부부, 그리고 네 아들이 사는 연이재는 작가가 어린 시절 부모님과 살던 터를 이어받은 집이다. 물려받았을 때 이미 50년 넘었던 주택은 오래된 만큼 수리 견적이 만만치 않았기에, 기존 집을 허물고 다시 짓는 선택지를 택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추억이 있는 곳인데, 부모님과 오빠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저도 정말 사랑한 집이라 공사를 진행하며 많이 울었죠.” 추억이 깃든 집의 붉은 벽돌 외관은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기에, 벽돌 선택하는 데만 열흘 정도 걸렸다. 벽돌 하나하나의 수평, 수직까지 신경 써가며 완성한 덕에 새로 지은 집은 ‘강남구 아름다3운 건축상’과 ‘우리동네 좋은 집 찾기 준공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렇게 ‘인연을 이어가다’는 뜻에 걸맞게, 연이재에서는 작가가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과 추억을 자녀들에게 그대로 전하고 있다.

김란 작가의 작품과 함께 아이들 그림이 벽면을 장식한 거실 겸 주방 공간.
예전 집의 붉은 벽돌 외관을 그대로 살렸다.
사계절 변화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통창 뷰.

남편이 출근하고, 네 살 쌍둥이와 초3, 초4 아들들이 등원, 등교를 마치고 나면 김란 작가의 일과 또한 시작된다. 현재 몰두하고 있는 주제는 ‘기쁨의 존재론’. 환희에 찬 태도로 삶을 바라보는 인간의 존엄성을 흐름과 응축, 콜라주와 조형 등 다양한 기법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작업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오후 4시, 조용하던 집은 하교한 아이들의 수다로 시끌벅적해진다. 가족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워내는 공간은 주로 거실.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어요. 요리하다가도 시선을 돌리면 아이들이 바로 보이고, 작업실에 있더라도 아이들이 현관이나 거실과 연결된 곳을 통해 ‘엄마, 나 왔어’ 하며 인사할 수 있도록 문을 설치했어요.” 그렇게 거실 겸 주방 역할을 하는 공간에서 여섯 식구는 함께 케이크를 만들거나 식사를 하고, 다같이 모여 잠을 자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펼쳐낸다.

아이들이 일렬로 앉아 식사한다는 아일랜드형 식탁.
아버지가 앉아 계시던 자리에서, 김란 작가.
작가의 작업 공간.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채워진 아이들 방.
현관 옆 작업실은 다락방으로 연결된다.

남편이 출근하고, 네 살 쌍둥이와 초3, 초4 아들들이 등원, 등교를 마치고 나면 김란 작가의 일과 또한 시작된다. 현재 몰두하고 있는 주제는 ‘기쁨의 존재론’. 환희에 찬 태도로 삶을 바라보는 인간의 존엄성을 흐름과 응축, 콜라주와 조형 등 다양한 기법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작업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오후 4시, 조용하던 집은 하교한 아이들의 수다로 시끌벅적해진다. 가족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워내는 공간은 주로 거실.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어요. 요리하다가도 시선을 돌리면 아이들이 바로 보이고, 작업실에 있더라도 아이들이 현관이나 거실과 연결된 곳을 통해 ‘엄마, 나 왔어’ 하며 인사할 수 있도록 문을 설치했어요.” 그렇게 거실 겸 주방 역할을 하는 공간에서 여섯 식구는 함께 케이크를 만들거나 식사를 하고, 다같이 모여 잠을 자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펼쳐낸다.

한창 응축 기법을 연구 중인 김란 작가의 작업실. 그의 작품은 늘 화사한 색감으로 채워져 있다.
거실 한쪽을 장식한 어머니의 분재 식물.

김란 작가와 가족이 살고 있는 3층은 크게 작업실, 주방 겸 거실 공간, 아이들 방, 부부 침실, 남편의 취미방, 다락방 및 옥상으로 구분되어 있다. 때로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남편을 존중하기 위해 만든 취미방은 프라이버시를 위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철칙을 세워뒀다. 여느 부부가 그렇듯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지만, 이들이 화목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알 것 같았다. 분재를 하고 식물을 키우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작가의 그림에 늘 화사한 꽃이 등장하는 것처럼, 아이들 또한 꽃과 자연을 사랑한다. “어머니가 계속 식물을 심거나 죽어가는 화분을 살려오셨는데, 그런 복을 제가 받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최근엔 아이들과 산에 있는 두릅을 따서 튀겨 먹기도 했어요. 큰아들은 환경보호가가 꿈인데, 얼마 전엔 다른 학생들이 버린 쓰레기를 가방 가득 주워왔더라고요. 저는 ‘너마음 가는 대로 살면 된다’며 응원해줍니다.”

좋아하는 소품들이 정리된 다락방.
현관과 이어지는 작업실 구조.

매일 버스정류장으로 막내딸을 마중 나오던 아버지, 창밖으로 보이던 흐드러지게 핀 능소화와 푸른 하늘,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손길로 키워낸 꽃들이 일궈낸 정원 풍경. 따뜻한 일상의 기억은 지금의 작가를 있게 했고, 사랑스러운 네 아이를 있게 했다. “이 집은 제 영감의 원천이에요. 이곳에서 아이들과 현미빵을 구워 먹고, 아랫집에 사는 지인에게 때로는 그 빵을 선물하기도 해요. 요즘 시대보다는 옛날 생활방식에 가까운 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도 이 집이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제 예술적인 영감은 항상 일상에서 비롯됐거든요.” 학창 시절, 추운 날이면 아버지는 딸의 손을 꼭 쥐고 주머니 안에 넣곤 했다. 그리고 그 온기는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작가에게로, 그리고 그 자녀에게로 이어지고 있다.

아늑한 부부 침실.
옥상에서는 아이들과 바비큐를 즐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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