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명 텍스타일 회사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 창업자의 손자가 사는 파리 아파트. 그는 호기심 많고 생동감 넘치는 브랜드 이미지를 집 안에 그대로 구현했다.
피에르 프레이는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져온 수많은 오브제를 빨간색 책장에 전시했다. 두 개의 암체어 ‘도빌 Deauville’은 1920년대 화가 레옹 텍시에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피에르 프레이의 패브릭으로 커버링했다.
거실에 있는 테이블은 피에르와 에밀리가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상판을 연장하면 최대 15명까지 앉을 수 있다. 테이블은 영화감독인 에밀리가 작업할 때 주로 사용한다. 앵무새가 앉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금색의 주석 펜던트 조명은 파리의 메종 샤를 Maison Charles에서 구입했다.
아파트의 중심부에 자리한 부엌은 넓은 거실을 거쳐 현관까지 이어진다. 흰색 대리석 상판을 올린 나무 테이블과 조리대는 주문 제작한 것. 천장에는 콩스탕스 귀세가 디자인한 프티트 프리튀르 Petite Friture의 가벼운 메탈 조명을 놓았고 조리대 위에는 오리지널 BTC의 펜던트 조명을 두 개 달았다. 의자와 스툴은 메이드닷컴 Made.com 제품. 오븐은 스메그 Smeg, 후드는 브란트 Brandt 제품이다.
빛이 잘 드는 넓은 거실은 침실과 연결된다.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해안에 주로 분포하는 식물인 유카 화분이 녹색 소파와 어우러지며 이국적인 색채를 더한다. 소파를 커버링한 패브릭은 피에르 프레이의 ‘조르주 Georges’. 소파 앞에 있는 낮은 테이블은 피에르 프레이의 ‘파푸 Papou’ 패브릭을 씌웠다. 왼쪽 벽에는 아프리카 카메룬의 원주민이 쓰는 모자 ‘주주 해트 Juju Hat’를 걸어 놨고 콘솔 위에는 메종 데이롤에서 구입한 나비 박제를 놓았다. 큰 창 앞에는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테이블을 놓았다. 스트라이프 장식의 커튼은 피에르 프레이의 ‘제니스 Zenith’.
활짝 열린 공간.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의 아파트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이렇다. 이곳은 그의 존재 방식을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다. 할아버지 피에르 프레이가 설립하고(그는 할아버지와 이름이 같다) 아버지 파트릭 프레이 Patrick Frey가 경영하는 회사에서 그는 홍보를 맡고 있으며 운 좋게도 할아버지가 마련한 이 건물에서 일하며 살고 있다. 파리 2구의 중심지에 위치한 이 건물에는 피에르 프레이의 쇼룸과 사무실이 있고 그가 거주하는 곳은 꼭대기 층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60㎡에 불과한 작은 다락방이었는데, 지난 60년간 누구도 이 다락방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그는 아틀리에 MKD의 건축가 마리카 드뤼 Marika Dru와 함께 레노베이션을 해서 140㎡의 거주 공간으로 만들었고 이 집에서 아내 에밀리 Emilie, 아들 조르주 Georges와 함께 지내고 있다. “대부분의 벽을 부수고 공간을 다시 나누었어요. 공간도 다시 배치했죠.” 길게 이어지는 공간이지만 동선은 유동적이다. 그리고 공간을 따라 길게 연결되는 유리창을 통해 수평선이 활짝 열린다. “이 아파트의 강점은 빛입니다. 빛이 모든 공간을 관통합니다.” 현관에서 부엌까지 일관된 톤이 이어져 이 집의 각 공간을 하나로 만들어준다. 방마다 여러 가지 소품과 오브제가 놓여 있고 저마다 이야기를 간직한 가구는 예술가의 아틀리에처럼 편안하면서도 활기찬 기운을 전한다. “몇 년간 뉴욕에서 살면서 일했어요. 그때의 경험이 삶의 방식에 많은 영향을 줬지요.” 뉴욕 스타일은 그가 일하는 방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쉽게 연결될 것 같지 않는 두 가지를 접목해 색다른 제품을 탄생시키는 거다. 특히 음악과 스트리트 아트를 좋아하는 그는 최근 미국의 그래피스트 톡식 Toxic과 함께 새로운 컬렉션 ‘에이티/서티 Eighyt/Thirty’를 완성했다. 그리고 프랑스 여배우 루이즈 부르고앵 Louise Bourgoin과 프랑스의 디자이너이자 예술가인 마티아스 키스 Mathias Kiss가 함께 작업한 ‘포르토 Portor’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금은 다음 달에 선보일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프랑스 모델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Ines de la Fressange와 함께한 컬렉션을 새롭게 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1월 20일부터 파리 장식미술관에서 열리는 큰 전시와 1월에 선보일 7가지 이상의 새로운 컬렉션도 계획 중이다. 삶을 즐길 줄 아는 심미주의자는 바쁜 와중에도 잠깐 짬을 내서 겨울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한다. 곧 피에르 프레이의 원단으로 조끼를 만들어 입을 생각이다.
고요한 분위기의 침실 벽은 소리를 차단하는 피에르 프레이의 패브릭 ‘앵뒤 Indus’로 마감했고 바닥에는 브라크니에 Braquenie의 줄무늬 카펫을 깔아 편안한 인상을 더했다. 인디고 블루 색상의 침대 헤드가 피에르 프레이의 리넨 침대보 ‘돌리노 Dolino’와 잘 어울린다. 침대 옆 테이블은 디자이너 줄리 프리스카 Julie Prisca가 피에르 프레이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준 것. 원형 테이블 조명은 르 됭 Le Deun 제품이다.
침실에서 가까운 욕실은 벽과 바닥에 에모 드 브리아르 Emaux de Briare의 원형 모자이크 타일로 마감했다. 레트로풍의 욕조와 수전은 드봉&드봉 Devon&Devon 제품으로 미셸 콩트의 1980년대 사진 작품과 대조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