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은 어디에서 올까

영감은 어디에서 올까

영감은 어디에서 올까

세계 각국의 문화를 들여다보면 그 지역만의 색깔과 개성이 물씬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얻은 단서를 재구성함으로써 또 다른 이미지가 탄생한다.

아시아
1
베갯잇 ‘모티 Motti’는 카라반 Caravane. 50×70cm 2개 세트, 50유로.
2 아마 소재로 만든 남색 이불 커버와 베갯잇은 오츠키 사마 Ôtsuki Sama. 이불 커버 332유로, 베갯잇 106유로.
3 솜을 넣은 물결무늬 이불과 일본식 자수 이불은 CFOC. 190×80cm, 각 620유로.
4 솜을 넣고 커버를 씌운 매트리스 ‘크레이트 Crate’는 르 몽드 소바주 Le Monde Sauvage 120×100cm, 275유로.
5 벽걸이 종이 장식 ‘모스 그래디언트 Moth Gradient’는 네덜란드 디자인 스튜디오 스노푸페 Snowpuppe 제품으로 상투 Sentou에서 판매. 개당 62유로.
6 뚜껑이 있는 유리 항아리는 옛 중국 항아리를 모사한 것으로 아리스티드 Aristides. 개당 1250유로.
7 법랑 커피포트는 푸지&코 Fuji & Co, 법랑 찻주전자는 노다 호로 Noda Horo, 알루미늄 주전자는 아카오 Akao 제품으로 메르시 Merci에서 판매. 29.90유로부터.
8 붉은 물고기 무늬가 있는 세라믹 찻주전자는 센서티브&필스 Sensitive&fils. 32유로.
9 세라믹 찻주전자는 CFOC. 지름 17cm, 40유로.
10 체리 꽃무늬가 그려진 세라믹 접시는 CFOC. 개당 20유로부터.
11 가장자리를 명주로 두르고 솜을 넣은 쿠션은 라 피앙세 뒤 메콩 La Fiancée du Mékong. 40×40cm, 39.90유로.
12 붉은 물고기 무늬가 있는 세라믹 찻잔과 받침은 센서티브&필스. 11유로.
13 빈티지한 중국풍의 낮은 의자는 센서티브&필스. 240유로.
14 붉은색 중국 법랑 세라믹 접시와 그릇은 메르시. 개당 25유로부터.
15 명주솜이 들어 있는 남색 아마 소재의 양면 모포는 벚꽃을 모티프로 한 것으로 오츠키 사마. 150×150cm, 485유로.
16 참나무로 만든 다다미 침대 ‘사토미 Satomi’는 센투. 191×80×30cm, 1100유로.

– 벽은 모로코 서부 도시 마라케슈 Marraketch풍의 푸른색으로 칠하고 에메리&시에 Emery&Cie의 종이 장식 ‘중국의 구름’으로 꾸몄다. 바닥은 아트모스페르 드 톨렌스Athmosphère de tollens의 제품을 사용.

인도
1
바퀴 달린 철제 스탠드 ‘미로볼리트 Mirobolite’는 체&체 아소시에 Tsé&Tsé associée. 200cm, 648유로.
2 양탄자 ‘포탈라 Potala’와 벨벳 쿠션 의자 ‘큐브 노마드 Cube Nomade’는 네팔의 수제품으로 무스케인 Muskhane. 양탄자 70×140cm 83유로, 쿠션 의자 30×30×30cm 81유로.
3 7가지 색의 알루미늄 펜던트 램프 ‘코르넷 Cornette’은 체&체 아소시에. 지름15.5cm,139유로.
4 조각 장식이 있는 나무 의자는 인도 서부 지방의 직물로 만든 시트를 사용했다. 우마 프로덕션 Ouma Productions. 42×33×38cm, 185유로.
5 철제 다리가 달린 작은 테이블 ‘부메랑 Boomerang’은 리틀 록 더 카스바 Little Rock the Kasbah. 40×20×36cm, 115유로.
6 황금색 금속으로 만든 소형 촛대 ‘부통 드 로즈 Boutons de Roses’는 체호마 Chehoma. 39×12×26cm 229유로, 29×9×26cm 120유로.
7 인도풍 알루미늄 벽시계는 체&체 아소시에. 지름 49cm, 64유로.
8 새틴 소재의 쿠션은 르 몽드 소바주. 65×65cm, 59유로부터.
9 꽃무늬 나무 장식품은 카라반 샴브르 19 Caravane Chambre 19. 지름 65cm, 900유로.
10 중앙아시아의 전통 자수 기법인 ‘수자니’로 장식한 담요는 카라반 샴브르 19 Caravane Chambre 19. 350유로.
11 명주솜이 들어 있는 고풍스런 침대 커버는 루즈-가런스 Rouge-Garance. 130×140cm, 359유로.
12 솜을 넣은 매트리스는 르 몽드 소바주. 190×80×20cm, 295유로.
13 고급스런 직물로 가장자리를 두른 양면 침대 커버는 르 몽드 소바주. 120×180cm, 148유로.
14 명주로 가장자리를 두른 방글라데시 수제 이불 ‘벵갈리 Bengali’는 수코티수 Soukotyssu. 220×240cm, 1000유로.
15 고색 칠을 하고 태양처럼 조각한 목제 거울과 금속으로 장식한 거울은 체호마 Chehoma 47cm 149유로, 68cm 185유로.
16 인도풍 금속 침대 ‘차포이 Charpoï ’는 르 몽드 소바주. 250×95×17cm, 295유로.
17 아연 소재의 가방은 우마 프로덕션. 하늘색 44×33×15cm, 꽃 패턴 51×36×17cm. 80유로부터.
18 재활용한 유리로 만든 램프 ‘투티 프루티 Tutti Frutti’는 더 콘란 숍 The Conran Shop. 40×55×33cm, 808유로.
19 알루미늄 소재의 단지 ‘매트카 Matka’는 우마 프로덕션. 3개 세트, 각 150유로.

– 바닥과 벽에 사용한 페인트는 모두 아트모스페르 드 톨렌스 제품.

에디터 레카 마기야르(Réka Magyar) | 포토그래퍼 소피 부사바(Sophie Boussahba)
출처 〈MAISON〉 2014년 5월호

CREDIT
Designed By AESOP

Designed By AES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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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코스메틱 브랜드 이솝 코리아의 사무실은 이른 아침 말간 숲을 거닐 듯 고요해 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엄격한 룰에 따라 디자인된 공간이다.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창립자 데니스 파피티스의 철학이 깃들여 있는 ‘이솝 스타일’로 꾸민 사무실을 찾았다.

↑ 시계를 다는 위치의 통념을 깬 아이디어.

“저희 사무실에서는 볼펜은 검정색, 형광펜은 노란색만 허용됩니다.” 이솝 코리아의 홍보 담당자 임윤정 과장의 말은 처음부터 남달랐다. 공간 투어를 하며 설명을 듣고 있자니 볼펜 하나에서부터 물 마시는 컵, 마감재에 이르기까지 엄격하게 세워둔 가이드라인에 따라 만들어진 사무실이라는 것을 알고 흠칫 놀랐다. 어찌 보면 사무실까지 이런 룰을 적용한다는 것이 강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전쟁터와 같은 화장품 업계에서 남다른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일관성 있는 디자인 철학을 고집스럽게 지켜온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솝 코리아의 사무실은 제품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자연적이고 간결함이 고스란히 적용되어 있다. 설계와 디자인은 이솝 본사의 디자인팀이 맡았고, 시공은 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 투 래빗이 담당했다. 전 세계 60여 개국에 있는 이솝 매장은 본사 디자인팀과 각 나라의 건축가나 디자인 사무소가 협업해 완성하는데, 이솝 코리아의 사무실도 이런 룰을 따른 셈이다. 2개월간의 공사 끝에 완성된 사무실은 165㎡에 불과하지만 시공부터 가구를 들이는 마무리 과정까지 어려운 점이 많았다.

본사에서 원하는 나무 수종이 없어 흡사한 자재를 찾아 다녔고, 의자나 조명 하나를 선택할 때도 본사의 승인이 있어야 했다. 그런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기에 소품 하나도 만만한 것이 없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작은 주방 앞에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리드미컬한 계단이 있다.
– 이솝 코리아 사무실 입구.
– 좋은 글귀를 정갈하게 장식한 컵.
– 10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면 정갈하게 늘어선 갈색 병들이 이곳의 정체성을 알려준다. 그리고 유리로 마감한 비스듬한 천장 구조에서 내려오는 부드러운 햇살이 비추는 밝은 실내와 마주한다.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내추럴한 컨셉트를 공간에 적용하기 위해 가공하지 않은 나무 합판을 벽체로 사용했고 바닥은 오크와 부분적으로 자갈을 깔았다. 직사각형으로 기다란 구조를 띤 공간은 사무실과 라운지, 회의실, 작은 주방, 스토리지 룸으로 구성된다. 1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사무실에는 반듯하게 짠 책상과 창립자가 애용하는 허먼 밀러의 에어론 체어를 놓았고 친환경적인 LED 조명을 달았다.

사무실과 벽을 사이에 두고 만든 라운지는 직원들이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게 편안한 빈티지 체어와 올루체 쿠페 조명을 설치해 아늑한 분위기를 더했다. 사무실과 주방 가운데에 위치한 회의실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2개의 문을 열어 확장이 가능하다.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원목 테이블은 스탠다드 A에서 맞춤 제작한 것이고 덴스크를 통해 공수한 한스 웨그너의 GE902 빈티지 의자는 라운지에 배치했다. 또한 포개서 수납할 수 있어 유용한 카스텔리 체어와 루이스 폴센의 PH 조명을 회의실에 두어 편안한 스타일로 꾸몄다. 작은 테이블이 있는 주방은 직원들과 지사장이 함께 요리하는 이솝의 문화를 위해 만든 공간.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모두 수납장 안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회의실에는 필요에 따라 개폐가 가능한 2개의 문이 있다.
아래 허먼 밀러의 에어론 체어가 놓여 있는 사무실.

“일과 휴식을 엄격하게 분리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디자인한 공간입니다. 창립자 데니스 파피티스는 질서정연하면서도 단순화된 공간이 집중도를 높이는 한편, 불필요한 낭비를 막는다고 생각합니다.” 설계를 담당한 본사 디자인팀의 말대로 공간 곳곳은 일과 휴식을 분리하면서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뷰티 브랜드 이솝은 용도에 충실한 뷰티 제품만을 내놓는다. 공간 역시 마찬가지. 데니스 파피티스는 균형 잡힌 물건이 우리 일상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어주는지 간파하고 전 세계의 매장과 사무실을 원칙에 따라 디자인하고 있다. 이솝 코리아 사무실 또한 그러한 철학을 공간으로 구현한 결과물 중 하나다.

↑ 한스 웨그너의 GE902 빈티지 체어가 놓인 라운지.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이과용
출처 〈MAISON〉 201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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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으로 물든 집

초록으로 물든 집

초록으로 물든 집

전수영 씨는 ‘좁은 공간에는 화이트 톤 인테리어가 제격’이라는 공식을 깨고 차분한 베이지 톤을 중심으로 하되, 안정감을 주는 초록색을 포인트로 공간을 완성했다. 살가운 집주인을 닮아 더욱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의 신혼집을 소개한다.

<메종>의 열혈 독자라며 자신을 소개한 전수영 씨는 웹 디자이너로 일하며 남편과 함께 구로동에 있는 오피스텔에 첫 집을 얻어 알콩달콩한 신혼의 한때를 보내고 있다. 전용면적 99㎡, 실 면적 62㎡의 오피스텔은 1인 가구에 적합한 구조였기에 살림살이가 많은 신혼부부가 지내기에는 수납공간이 여의치 않았다. 특히 주방의 수납공간이 부족해 큰마음을 먹고 시공을 했다. 시공 업체에 방문해 직접 샘플을 고른 후 공사를 진행했는데 하부장은 전부 새로 맞추고 상부장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문짝만 교체했다. 시공 업체에 직접 맡기니 브랜드를 통해 견적을 받았을 때보다 절반 가격으로 할 수 있었다. 또 화이트 톤 인테리어가 깨끗하고 넓어 보이기는 하지만 어딘가 허전하고 비어 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안정감 있고 따스해 보이는 베이지 톤을 베이스로 하고 초록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녹색 포인트 벽지와 파릇한 식물 등의 소품을 모두 초록색으로 선택해 눈과 마음이 모두 편안한 집을 완성했다.

거실
“한쪽 벽에 녹색 페인트로 포인트를 줬어요.”

노란 기운이 도는 녹색으로 벽을 칠하고 창가에는 식물을 줄지어 놓아 활기를 더했다. 여러 가지 소품도 녹색으로 통일감을 주었는데 톤을 달리해 지루하지 않게 했다.

주방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넓은 주방으로 고쳤어요. ”

싱크대 옆으로 오븐이나 밥솥 등을 보관하기 위한 수납장을 짠 다음 인조대리석 상판을 올려 아일랜드 바로 활용하고 있다.

창고
“남은 방은 컴퓨터실 겸 창고로 알차게 활용하고 있어요.”

롤 블라인드로 가릴 수 있는 수납장을 구입해 자잘한 물건을 보관하고 책장에는 책과 인형, 카메라 등 작은 소품을 정리해두었다. 초록색 그림은 미술을 전공한 동생의 작품이다.

침실
“1년 내내 파티 분위기를 내고 싶었어요.”

안방의 천장과 벽 모서리를 따라 장식용 조명을 설치하니 너울너울하지 않고 깔끔해 보인다. 단정한 방은 불을 켜는 순간 화려한 파티 분위기로 변한다.

파우더룸
“나를 가꾸기 위한 특별한 장소죠.”

큰 창이 있어 햇볕이 잘 드는 이곳에는 자신을 가꾸기 위한 화장대를 두었다. 바로크풍의 화려한 화장대가 귀족 부인이 된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에디터 최고은 | 포토그래퍼 박상국
출처 〈MAISON〉 201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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