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사는 집

식물이 사는 집

식물이 사는 집

식물의 싱그러움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가 담긴 플랜터들을 모았다.

1 천장 혹은 벽에 거꾸로 매달아 키우는 화분 리사이클은 보스케 제품으로 카탈로그잇에서 판매. 3만4천원. 2 뒤집으면 스툴로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의 화분 퍼지는 플러스트 제품으로 라꼴렉뜨에서 판매. 가격 미정. 3 화분 안에 LED가 내장되어 있어 집과 정원, 테라스를 은은하게 밝혀주는 퓨어 스트레이트 LED 라이트는 엘호 제품으로 에코푸름에서 판매. 작은 것 52만7천원, 큰 것 78만원. 4 스탠드 모양의 로프트 LED 라이트는 화분 및 와인 쿨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엘호 제품으로 에코푸름에서 판매. 19만8천원.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 플라스틱으로 만든 화분으로 강력한 자석을 내장하고 있어 벽에 붙일 수 있다. 4가지 다양한 사이즈의 화분을 취향대로 조합해 수납공간을 만들 수 있다. 얼비오 제품으로 그린 신드롬에서 판매. 36만5천원.

식물을 넣을 수 있는 박스가 포함되어 수납과 화분 장식 두 가지 역할을 하는 티크 수납장은 모벨랩에서 판매. 2백만원대.

1 동그란 상판을 각각 화분 받침으로도 쓸 수 있는 볼레는 리빙 디바니 제품으로 인엔에서 판매. 흰색과 검정색이 있으면 가격 미정. 2 손잡이가 달린 인조대리석 박스와 자작나무 소재 사다리는 화초를 색다르게 수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따로 또는 같이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모두 디자이너 송승용 작품. 가격 미정.

어시스턴트 에디터 김수지│포토그래퍼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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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스튜디오 김희윤의 변모하는 건물

건축 스튜디오 김희윤의 변모하는 건물

건축 스튜디오 김희윤의 변모하는 건물

신촌 이화여대 근처에 위치한 선 타워 Sun Tower는 1997년에 완공된 것으로 미국
건축회사 모포시스 Morphosis의 대표 ‘탐 메인 Thom Mayne’의 작품이다.

신촌 이화여대 근처에 위치한 선 타워 Sun Tower는 1997년에 완공된 것으로 미국 건축회사 모포시스 Morphosis의 대표 ‘탐 메인 Thom Mayne’의 작품이다. 2005년에 건축의 노벨상이라 일컬어지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그는 독특하고 혁신적인 건축물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알루미늄 타공판과 노출 콘크리트를 주재료로 사용한 선 타워 역시 하늘을 찌를 듯한 사선 모양의 과감한 외형으로 주목받았다. 이 건물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선 타워가 있는 거리를 지날 때마다 그 화려한 모습을 눈치채기 어렵다는 점이다. 저층부의 디자인이 건물 위쪽에 비해 비교적 얌전한 탓도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빼곡하게 달라붙은 간판이다. 여느 대학가의 풍경과 마찬가지로 상가의 밀도에 비례해 벽면을 가득히 메운 간판들은 이 건물이 세계적인 거장이 설계한 작품이라는 기원조차 가늠할 수 없게 만든다. 한 건축가의 절실한 열망을 담은 선 타워는 서울이라는 도시 속에서 나이를 먹으며 상업적인 탐욕의 옷을 입었다. 담쟁이덩굴처럼 외피의 빈틈을 요리조리 찾아 타고 올라가며 어떻게든 이름을 알리려 하는 간판들로 뒤덮인 선 타워를 보고 있자니 자본의 논리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시대의 욕망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상가의 업종이 변하면서 그 외피도 바뀌어가는 모습은 건축가가 예상하지 못한 건축이 지닌 또 다른 면일지도 모른다. 이것을 아쉽게만 바라볼지 혹은 또 하나의 재미로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몫이다.

포토그래퍼 신국범┃일러스트레이터 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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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짜임, 화문석

전통 짜임, 화문석

전통 짜임, 화문석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아온 화문석의 자취를 찾아간 강화도. 화문석
평가 장인인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받아 강화 왕골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박윤환 대표와 전통 방식으로 화문석을 제작하는 장인들을 만났다.

고운 색감을 입은 꽃삼합.
대한민국에서 5번째로 큰 섬 강화도의 왕골 공예품인 화문석. 고려시대에는 송나라와 원나라로 수출되던 인기 품목이었고, 조선시대에는 청나라와 일본의 왕에게 보내는 선사품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왕골을 이용해 멍석, 바구니 등 생활 소품을 만드는 것을 완초 莞草 공예라 하는데, 이는 우리 조상들이 음식을 담아두거나 바느질 광주리로 사용하던 단합에서부터 시작됐다. 초기에는 종이를 꼬아서 만들던 것을 조선 말기부터 왕골을 이용해 제작했는데 이것을 꽃삼합이라 부른다. 완자, 꽃, 태극, 봉황 등의 무늬를 수놓은 꽃삼합은 실내장식용이나 귀금속 보관함으로도 사용된다. 그중 색 물을 들인 왕골을 엮어, 무늬를 따라 잘라낸 꽃돗자리를 ‘화문석’이라 한다. 꽃 화 花, 무늬 문 紋, 자리 석 席 말 그대로 꽃무늬를 놓은 자리다. 왕골은 통풍이 잘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여름에는 눅눅하지 않고 시원하며 겨울에는 너무 차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 사계절 사용할 수 있다.

전통 방식으로 화문석 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롱대롱 달려 있는 고드랫돌을 60만 번 이상 돌려 넘겨야 한다.
1980년대부터 화문석은 국내산과 중국산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작품의 수준에 따라 A~F 등급으로 매겨지는데, 중국산이 수입되면서부터 우리 손으로 빚은 아름다운 작품임에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일이 허다했다. 손끝보다는 눈 끝 명인이었던 40년 전통의 ‘삼성 돗자리’를 운영했던 박성찬, 유인순은 화문석을 평가하는 장인. 1981년부터 운영했던 삼성 돗자리에서 양질의 화문석 작품 대부분이 팔려나갔기 때문에 그 신뢰성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인정받고 있다. 부부가 나서야 화문석장(5일장에서 따로 열리는 장)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화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실제 해외에서는 장인의 작품을 평가하는 전문가도 장인이라 불리는 걸 보면 이들 부부가 분명 좋은 화문석을 골라내는 장인임에 틀림없다. 박성찬, 유인순 부부의 아들 박윤환 씨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인 화문석을 끝까지 보존하기 위해 가업을 잇고 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왕골 재배부터 가공, 염색, 건조, 제조, 판매 및 사후 관리는 물론이고, 고품질 왕골 공예의 제조, 유통을 위한 모든 과정을 표준화하기 위해 ‘강화도령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문화인 화문석의 명맥을 잇는 강화도령을 운영하는 박윤환 대표(가운데)와 화문석 장인들.
“무엇보다 강화 화문석을 대중에게 알리는 게 가장 큰 목적입니다. 강화의 왕골 문화를 보존하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장을 열고 싶었습니다.” 30대 중반인 박윤환 씨는 화문석 평가 장인으로 인간문화재 등재를 꿈꾸며 오늘도 화문석을 국내는 물론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드랫돌을 60만 번 이상은 돌려 넘겨야 화문석 한 장이 만들어진다. 왕골의 안과 밖을 연결해 함께 짜 밀어 넣었을 때 안과 밖이 완벽하게 일치된다. 화문석에는 되풀이되는 우리의 삶 속에서 한결같아야 한다는 사람의 마음과 똑 닮아 있다.

박성찬, 윤인순 부부 장인이 소장하고 있는 화문석

글과 사진 이정민 (물나무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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