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한 박자 쉬어가기! 직원들의 낙원이 된 옥상의 비밀 정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옥상의 재발견
건물의 자투리 공간으로 여겨졌던 옥상이 변화하고 있다. 그곳에는 꽃도 피고, 채소도 자라며,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직원들의 휴식 공간이자 놀이터로 변신한 옥상 두 곳을 소개한다.
여의도 현대캐피탈 사옥 The Garden
↑ 탁 트인 여의도의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옥상
2009년 황두진 건축사무소에서 설계한 이 옥상은 사원들을 위한 야외 휴식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건물은 빌딩 숲 안에 자리하고 있지만 옥상에서는 국회의사당과 서강대교, 양화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건물 난간을 따라 만든 모노레일 위에 사각 박스로 만든 놀이기구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 화물 운반용 레일을 재활용해 설치한 이 놀이기구는 자전거처럼 페달을 돌리면 움직이는 형태로 마치 놀이공원에서 기구를 타는 듯한 재미를 준다. 최근 디자인 알레와 협업해 만든 텃밭이 추가되면서 ‘더 가든’이라는 이름을 달고 생동감 있는 모습의 옥상으로 거듭났다.
옥상 텃밭에 ‘From Farm to Table’이라는 컨셉트를 부여해 직원들에게 도심 속 농장과 같은 자연을 느끼게 해주고, 직접 재배한 야채와 허브를 이용해 신선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되었다. 매일 아침 조리사들이 직접 옥상에서 재배한 작물들을 수확해 직원 식당의 조식이나 사옥 내에 있는 레스토랑 ‘더 박스’의 샐러드바 등에서 맛볼 수 있게 했다. 금속 소재로 만든 플랜트 박스를 활용해 바닥을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농장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플랜트에는 각종 허브를 비롯해 호박, 오이, 고추, 토마토, 블루베리 등의 다양한 식재료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텃밭 옆으로는 집 모양의 하우스를 만들어 텃밭을 가꾸는 농기구와 밀짚모자 등을 수납했다. 더불어 더 가든을 상징하는 오브제로서의 역할도 한다.
↑ 집 앞마당에 있는 정원처럼 정겨운 느낌의 가든.
↑ 농기구를 수납한 하우스.
↑ 1 기업 문화팀 장갑성 수석 셰프가 텃밭에 있는 채소를 수확하는 모습.
2 각종 허브가 모여 있는 플랜트.
↑ 해가 지고 어스름해질 무렵의 하늘이 장관이다.
↑ 운동기구와 움직이는 회의실, 텃밭으로 구성된 옥상.
판교 넥슨 사옥 Roof Terrace
↑ 농구와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는 멀티코트.
오전 10시, 일반 회사 직원들이라면 사무실에 앉아 분주하게 일하고 있을 시간이지만, 게임회사 넥슨 사옥의 옥상 풍경은 달랐다. 채소에 물을 주고 사진을 찍는 직원들, 넓은 데크에서는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3re Space’라는 컨셉트로 Re Fresh, Re Charge, Re Creat라는 의미를 담아 조성된 옥상은 크게 4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조깅 트랙과 구기 종목을 즐길 수 있는 멀티코트와 넓은 데크 공간, 채소를 키울 수 있는 텃밭 ‘하늘N’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의 둘레를 따라 만든 272m의 트랙을 한 바퀴 돌면 옥상의 곳곳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텃밭 ‘하늘N’은 직원들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공간이다. 선착순으로 땅을 분양해 팀원끼리 기르고 싶은 채소나 꽃을 자유롭게 가꿀 수 있어 서로 경쟁하듯 자기 밭을 가꾸고 있다. 이곳에서 재배한 상추, 케일, 토마토 등의 식재료는 종종 점심과 저녁 식탁에 오르기도 한다. 멀티코트는 철제 박스를 옮겨놓은 모습으로 바깥에서도 농구나 배드민턴을 즐기는 직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작은 경기장에 온 듯한 느낌이다. 곳곳에 빨간색 가림막을 친 넓은 데크는 직원들의 회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바비큐장이 되기도 하며 때론 야외 공연장으로도 변신한다. 집보다 사무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 일하는 사무실에서 생활을 위한 사무실로 거듭나고 있는 변화 속에서 도시의 옥상은 집의 마당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 옥상의 둘레를 따라 만든 트랙.
↑ 농구를 즐기고 텃밭을 가꾸는 직원들의 모습.
↑ 직원들에게 땅을 분양해 원하는 채소와 꽃을 키울 수 있게 한 텃밭.
↑ 넓은 데크 공간에는 차양을 곳곳에 설치해 직원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에디터 박명주ㅣ포토그래퍼 박상국·신국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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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하늘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의 옥상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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