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화장품 공병이나 생활용품의 빈 용기에 새로운 쓰임새를 부여한 2015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는 전형과 틀에 안주하지 않은 열 팀의 작가들이 견인했다고 봐도 지나침이 없다. 실용성과 아름다움이 공존할 수 있음을 여실히 증명한 그들을 소개한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정화 황동과 현무함의 대비가 독특한 스툴 겸 테이블 ‘머트리얼 컨테이너’가 대표 작품이다. 자연의 물성을 주제로 촉각을 자극하는 소재의 변주를 즐기는 그는 금속이 지닌 무광과 유광, 묵직함과 가벼움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다른 소재와의 조화를 찾아 실험하는 소재 탐험자로 석재, 목재, 금속, 합성 소재 등 작업 방식에 따라 형태의 변형을 꾀한 작업 방식을 취한다.
OOO간 공공공간은 지역 재생을 위한 커뮤니티 디자인을 실천하고 있는 디자인 그룹. 10인의 디자이너 중 신윤예, 이성원, 박현일이 이번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에 함께했다. 동대문시장과 인접해 있는 봉제 산업의 메카 창신동에서 수거되는 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리빙 소품은 물론 ‘제로 웨이스트’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자투리 원단을 줄인 패션 상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갈 곳 없는 청년들의 대안적 일자리 창출과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도록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박보미 희미한 잔상이 겹쳐서 또렷한 실체가 되는 철제 가구를 만드는 박보미 작가. 그녀에게 지나간 추억이나 스치는 생각은 모두 디자인 재료가 된다. 대표 작품인 ‘After Furniture’ 역시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간 건축 현장에서 본 흐릿한 광경을 선과 선의 중첩으로 디자인해 주목을 받았고 그녀의 디자인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신작으로는 한국 전통 가구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소반과 반닫이 가구가 있다.
박진일 종이에 그린 드로잉이 실제 가구로 만들어진다면? 이런 상상에서 출발해 가구를 만든 박진일. 그의 대표 작품인 ‘드로잉 시리즈’는 스케치북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 완벽한 입체를 뽐낸다. 색연필로 스케치한 것에 분체도장을 해서 색상을 입힌 가구로 탄생된다는 것이 재미있다. 녹슨 금속을 사용해 만든 ‘러스티드&폴리시드’ 역시 주목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양승진 익숙하지만 디자인 재료로 잘 사용하지 않는 풍선으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풍선에 에폭시를 입혀 만든 의자와 스툴 ‘블로잉 시리즈’는 그의 대표 작품. 앉으면 펑! 하고 터질 것 같은 의자는 건장한 남자가 앉아도 끄덕없다. 안전함의 비밀은 여덟 번에 거쳐 바르는 에폭시에 있는데 느린 시간과의 타협이 만들어낸 결과물인 셈이다. 앞으로 풍선에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디자인도 전개할 예정이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양유완 호주에서 유리공예를 전공하고 돌아와 활동 중인 양유완. 유리공예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하고 다양한 소재를 접목해 실용성을 겸비한 개성 있는 오브제로 탄생시키는 작업을 한다. 특히 도자기와 유리를 혼합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원하고 차가운 속성의 유리와 도자기를 더해 가슴속까지 따뜻해지는 감성적인 작품을 만든다.
김동해 직선의 강렬함과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은 그의 주된 표현 방식이다. 철을 두드리고 접어 매만진 테이블과 의자, 스툴은 남성적인 차가움과 오브제적인 느낌이 강하다. 특히 조명의 기능을 갖춘 라이팅 테이블은 작가의 개성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손꼽을 수 있다. 현재 리빙 브랜드 마누바쿰과 협업하고 있으며 동시에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정립해 나갈 수 있는 작업을 구상 중이다.
전재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회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바느질 작가로도 활동하며 따뜻한 바늘땀의 아름다움을 생활용품에 담는 작품을 제작해왔다. 추상 작업으로 방향을 바꿔 동화책의 캐릭터를 만들고 있으며 동시에 개인전을 위한 평면 회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스튜디오 캄캄 김재경 서현진, 김재경 듀오 디자이너가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로 가구, 제품, 오브제 디자인을 비롯해 공간 컨셉트를 제안하는 일도 겸하고 있다. 그녀들은 폭넓은 활동 영역만큼이나 디자인의 폭도 광범위하다. 가구라는 영역 안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현대적인 스타일부터 한국적인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스튜디오 캄캄만의 위트와 재치를 가미한 디자인 작업을 선보인다.
팩트 논 팩트 산업디자인과 공예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 디자이너 김진식, 김유헌, 이은재 3인이 결성한 프로젝트 브랜드이다. 눈에 보이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디자이너의 개념적 해석과 이야기를 거쳐 디자인에 접근하는 방식을 취한다. 본질에 대한 실험과 새로운 해석을 통해 기능적인 오브제를 만드는 그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콘크리트와 나무 재질을 이용해 만든 다면체 형태의 B30도, B35도 조명이 있다.
2015 <메종> 업사이클링 전시
일시 2015. 4. 30-5. 17
장소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27-5 제일모직 하티스트 하우스
문의 070-7130-9281
마이크로 사이트에서 `2015 <메종>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의 모든 것을 확인해보세요!
사이트 www.maisonkorea.com/UCP/2015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임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