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쉼표다

여름은 쉼표다

여름은 쉼표다

황금빛 모래사장,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늘씬한 아가씨들…. 이맘때면 마음은 벌써 푸른 바다를 향합니다.

↑ 피트 하인 이크가 디자인한 블루 저그는 코발트샵에서 판매. 블루 컬러의 세라믹 촛대는 풋타콤마 제품으로 엘스토어에서 판매. 디퓨저 홀더는 양유완 작가의 작품으로 엘스토어에서 판매. 정육각형 프레임과 반원구 형태의 조합이 독특한 볼은 바이라쎈의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모던하면서도 미니멀한 연두색, 녹색 자기 그릇은 셸리 심슨의 작품으로 앤드에서 판매. 블루 스트라이프 무늬가 돋보이는 티컵은 챕터원에서 판매. 대리석으로 만든 육각 형태의 마블 플레이트는 챕터원에서 판매.

황금빛 모래사장,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늘씬한 아가씨들…. 이맘때면 마음은 벌써 푸른 바다를 향합니다. 한 해의 중간에서 지나온 시간을 독려하고 남은 시간을 계획하기 위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나는 여름 바캉스는 삶의 쉼표와도 같은 것. 그러나 떠나기 전의 셀렘만 껍질처럼 남기도 합니다. 바캉스의 후유증이 빈 병처럼 밀려왔다면 이젠 손꼽아봅니다. 올여름에는 천천히 내면의 여유를 찾아 떠나보기를요. 담담하고 차분한 빛깔이 서늘한 새벽처럼 아름다운 도자소품이 마음의 휴식을 권하는 듯합니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박상국 | 어시스턴트 송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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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의 공존

과거와 현재의 공존

과거와 현재의 공존

모던한 스튜디오 분위기지만 북유럽 스타일 제품과 과거의 추억을 담고 있는 소품들로 내부를 오붓하게 채워가고 있는 세 식구의 집을 찾았다.

↑ 식탁 옆에 가벽을 세워 자연스럽게 공간이 분리되도록 했다. 중간 부분을 뚫고 유리를 끼워 시원해 보인다.

↑ 1인용 의자와 2인용 소파를 함께 둬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집이 참 환하고 깔끔한 인상이에요. 그런 스타일을 원했나요?
서은미 지인 집을 방문했는데 깔끔한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이사하면서 공사할 계획이 있었던 터라 지인으로부터 인테리어 업체인 달앤스타일을 소개받았어요. 한 달여 기간 동안 공사를 마치고 입주한 지 5개월 정도 됐어요.기본 색깔은 모노톤이지만 아기 방은 유독 화사하네요.
서은미 19개월 된 지오 방에 색깔을 가장 많이 사용했어요. 벽도 노란색 벽지를 바르고 아기 장난감, 갈런드, 액자 등으로 데커레이션을 했어요. 아기가 크면서도 사용할 방이라 작은 책장부터 책상 등도 두었죠. 아이 용품이 컬러가 밝아서 그런지 방이 더욱 화사해 보여요. 서재 공간의 책장이 독특한데요?
달앤스타일 요즘 파이프를 활용한 디자인이 눈에 많이 띄어요. 카페 같은 상공간에서 쉽게 활용하기 좋지만 집 안에 적용했을 때는 조금 과한 느낌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서재 벽에만 적용했죠. 파이프를 연결해 책장을 만들고, 아래에는 수납장도 짜서 넣었어요. 남편분에겐 미팅룸이기도 해서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널찍한 책상도 두었죠. 부엌은 구조 변경을 한 건가요?
달앤스타일 원래 살던 분이 다용도실 쪽을 확장해서 부엌이 구분 없이 하나로 이어져 있어요. 대신 다용도실과 맞닿은 창문이 있던 벽을 그냥 벽으로 만들었죠. 세탁기는 안쪽 공간에 딱 맞게 넣고요. 구조상 일반적으로 식탁이 놓이는 곳에 가로로 긴 수납장을 두었고, 벽에는 스트링 선반을 달았어요. 공간의 구분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가벽을 세워 식탁 공간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아늑하게 만들었죠. 식탁 쪽 가벽이 꽉 막혔으면 답답했을 것 같은데 중간 부분이 뚫려서 시원해 보이네요.
달앤스타일 일부러 중간 부분을 뚫어서 유리를 끼웠어요. 식탁 의자에 앉으면 가벽 유리를 통해 보이는 모습이 액자 속 그림 같기도 하고, 좁은 부엌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도 않아 일석이조예요.
서은미 제가 가장 사고 싶었던 구비의 ‘세미’ 조명을 작은 것으로 두 개 달았어요. 특히 파란색은 이제 구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얼른 구입했죠.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에요. 서재에는 RC카, 주방에는 커피 관련 용품들이 많네요. 카메라도 보이고요. 모으는 아이템인가요?
서은미 일부러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모은 건 아니에요. 남편이 워낙 빈티지 RC카에 관심이 많아서 한두 개씩 모으고 있고요. 커피와 카메라도 좋아하는 분야라서 관련된 아이템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요. 디자인이 멋스런 아이템들이라 선반 위를 장식하기에도 좋아요. 거실 공간이 유독 여유로워 보이는데요,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나요?
서은미 푹신한 가죽 소파가 놓여 있는 거실이 많지만 의자 형태의 가리모쿠 K 소파를 샀어요. 1인용 이지 체어도 함께 구입해서 기분에 따라 자유롭게 배치하기에 좋아요. 천장을 비롯한 집 전체를 감쌌던 진한 나무색 몰딩은 공사하면서 전부 흰색으로 칠하고 리폼을 했어요. 천장에는 빔 프로젝트만 달아서 공간이 넓어 보여요. 소품은 부부가 함께 의논해서 구입하는 편인가요?
서은미 저도 남편도 디자인 쪽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소품 보는 걸 좋아해요. 보통은 남편들이 소품이나 가구 사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저희 집은 남편이 나서서 구입한 경우도 많거든요. 거실의 소파부터 러그, 조명, 액자 등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뜻이 맞아서 구입한 것들이에요. 하나씩 구입해서 집 안을 채워가는 재미가 있어요. 공사 전 가장 고려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달앤스타일 아무래도 아기가 있다 보니 수납을 가장 고민하더라고요. 집 안 곳곳에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주방 쪽 벽과 서재 책장 아래에는 수납장을 짜서 넣었고, TV도 흰색 수납장 안으로 넣었죠. 위와 아래, 옆을 모두 수납공간으로 만들어서 잡동사니를 넣기에 좋고, 문을 닫으면 흰색 벽처럼 보여서 깔끔해요. 현관 쪽 공간이 널찍한 점도 생활하기에 편할 것 같아요.
서은미 아파트 구조상 현관 부분이 넓어요. 보통 신발을 벗고 들어오면 바로 거실이 보이기 마련인데 안쪽으로 들어오기까지 공간에 여유가 있는 편이에요. 특히 아기 유모차를 접고 펼 때나 신발을 신길 때 편하답니다. 슬라이딩 형태의 문을 달아서 현관에서 안쪽이 보이지 않도록 가릴 수도 있어요.

1 인더스트리얼 분위기의 서재. 미팅룸으로도 활용하기 때문에 넓은 테이블을 두었다. 2 19개월 된 아기 지오의 방. 좀 더 커서도 사용할 수 있는 책장과 책상 등으로 방을 꾸몄다. 집 안에서 가장 화사한 공간.

↑ 침대 양 옆으로 옷장이 설치돼 있는 독특한 구조의 부부 침실. 침대는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침대 색깔에 맞게 옷장을 리폼했다.

↑ 현관에서 신발을 벗은 뒤 집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여유있는 공간이 있다. 아기를 데리고 외출할 때 편리하다.

1 회의실 한 코너에 있는 펜던트 조명. 책장처럼 파이프를 연결해 만들었다. 2 TV를 벽에 걸지 않고 수납장을 짜서 그 안에 올려두었다. 수납장에 손잡이를 달지 않아서 겉에서 보면 흰 벽처럼 깔끔해 보인다. 3 스웨덴의 전통 인형인 톰테보드 Tomtebod. 스웨덴에서 사는 동생이 보내준 것으로 긴 수염이 난 요정이다. 가족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역할을 한다고.

1 아내가 연애 시절 남편에게 선물한 디자인 책. 참고할 만한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여두었다. 2 남편이 유난히 아끼는 RC카. 샌드 스커처 제품으로 종종 공원이나 야외에서 무선 조종을 즐긴다.

1 파이프를 연결한 듯한 재미있는 디자인의 책장. 인더스트리얼 분위기의 서재 겸 회의실에 잘 어울린다. 2 어릴 때부터 사용하던 매킨토시. 지금도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예전에 쓴 일기 등을 보관한다고.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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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시적인 순간

이토록 시적인 순간

이토록 시적인 순간

새털처럼 가볍게 흘러가는 일상에서도 어떤 순간은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뇌리에 각인될 때가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재료가 빛과 만난 순간처럼.

고요한 새벽의 숲
어둠을 거둬낸 새벽 햇살이 부드럽고 자애롭게 숲 속을 비춘다. 무성한 토끼풀 사이에 놓인 플라스틱 의자가 투명한 빛을 머금고 비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쿠션을 겹쳐놓은 모양의 좌식 소파와 테이블은 조명이 내장된 아웃도어용 제품으로 봉돔에서 판매. 투명한 거품 모양의 유리 오브제는 더패브에서 판매. 사슴 오브제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서늘한 여름의 낭만
한 줄기 바람이 일렁이는 창가에서 발견한 깃털 조명의 서정적인 낭만.

얇고 투명한 원단으로 만든 커튼과 까끌한 촉감의 그물 커튼은 모두 에르메스 제품으로 현우디자인에서 판매. 커튼 뒤에 있는 에스프레소잔은 정소영의 식기장. 배드민턴 게임의 셔틀콕에서 착안해 디자인한 깃털 램프는 라뜰리에 디엑썰시스 제품으로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물을 담은 유리컵은 이노메싸에서 판매. 유리 보디의 테이블 조명은 아르텍 제품으로 에이후스에서 판매. 베이지 스트라이프 패턴의 반투명 커튼은 유앤어스에서 판매. 빈티지한 화이트 티크 패널은 키엔호에서 판매. 앤티크 책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경이로운 기억의 저장소
하얗게 부서지는 햇살 조각 사이로 빛나는 유리 돔. 잊고 싶지 않은 한여름 밤의 추억을 이곳에 봉인한다.

세라믹 새 오브제는 더패브에서 판매. 블루 컬러로 그러데이션된 물컵은 모두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호리병과 눈사람 모양의 캔들 스틱은 모두 에르메스에서 판매. 산호 모양의 도자로 장식한 유리 돔은 양유완 작가의 작품으로 엘스토어에서 판매. 서리가 낀 듯 화이트 컬러로 그러데이션된 돔은 모두 데오볼렌테에서 판매. 촛농으로 봉인한 유리병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도자 위에 눈을 사실적으로 그린 머그는 존 데리앙과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팀블룸에서 판매.

빛이 만든 정물화
해는 가장 높은 곳에 머물고, 덕분에 실내에는 그늘이 드리워졌다. 이 순간 테이블 위에 놓인 도자는 색감이 아름다운 한 폭의 정물화 같다.

모던한 꽃 패턴의 타일은 키엔호에서 판매. 화이트 원형 테이블은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가 디자인한 B&B 이탈리아 제품으로 인피니에서 판매. 짙은 군청색의 에스프레소잔은 정소영의 식기장에서 판매. 단아한 형태의 청록색 주병은 정소영의 식기장에서 판매. 매트한 질감이 돋보이는 라이트 블루 컬러와 사랑스러운 핑크 컬러의 저그는 앤드에서 판매. 수채 물감처럼 은은한 파스텔 그린 컬러의 물컵은 앤드에서 판매.

가볍고 또 가벼운
존재감이 미약했던 종이 소재의 반란. 작은 인기척에도 가냘프게 흔들리는 종이가 빛과 만났을 때, 그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시너지.

오간자처럼 사각거리는 투명 원단의 커튼은 에르메스 제품으로 현우디자인에서 판매. 꽃 패턴으로 커팅한 한지 패널은 최향미 작가의 작품.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천장의 종이 오브제는 일본 토라푸 아키텍츠가 디자인한 에어리 베이스로 챕터원에서 판매. 파치먼트 공예 기법으로 만든 종이 십자가는 양윤선 작가의 작품. 시트와 등받이 부분의 패턴이 돋보이는 화이트 의자는 핀치에서 판매. 폐목재를 재활용해 만든 피트 하인 이크의 화이트 벤치는 크로프트에서 판매.

침묵의 공간에서
물을 저장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닫힌 우물. 천장에서 새어 들어오는 경건한 한 줄기 빛이 침묵과 사색의 공간과, 그 안에 자리한 사물을 드라마틱하게 조율한다.

둥근 자갈 모양을 닮은 소파와 암체어, 테이블은 스테파노 지오반노니가 그의 파트너와 함께 디자인한 것으로 봉돔에서 판매. 테이블 위에 있는 유리 와인잔은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전통 창살에서 모티프를 얻어 디자인한 투명 모듈 오브제는 돈원필 작가의 디자인으로 디블로에서 판매. 달처럼 둥근 모양의 플로어 조명은 모오이 제품으로 웰즈에서 판매. 앤티크 책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프리랜스 에디터 정수윤(아날로그 포스트)ㅣ포토그래퍼 임태준ㅣ스타일리스트 민송이·민들레(7doors)ㅣ 어시스턴트 공효선·추경주ㅣ 장소협찬 윤동주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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