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아파트에서부터 빌라에 이르기까지 부부만의 개성과 취향을 담은 여덟 곳의 신혼집. 신혼집에 입성하기까지의 다이어리와 직접 써보고 추천한 쇼핑 아이템을 소개한다.
자연에 가까운 신혼집
아웃도어 브랜드 어네이티브 인병철 대표의 신혼집. 안팎으로 자연의 색이 드리워진 한적하고 고요한 집을 찾았다.
↑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1 인병철씨의 수집품들
↑ 틀에 박히지 않은 거실 디스플레이
↑ 북유럽풍 가구와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민 주방
한남동 도심에 있는 집인데, 전원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워낙 활동적인 일을 하다 보니 집에서만큼은 조용히 쉬고 싶었어요. 싱글일 때부터 운 좋게 그런 집에서만 살아왔던 것 같아요. 집 근처에 친구들이 이사 와 시끌벅적하게 사는 게 싫어서 사는 곳을 비밀에 붙인 적도 있어요. (웃음) 저희 부부는 2년 전에 결혼했고, 이제 곧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라서 조금 넓은 집으로 이사했어요. 지하로 연결되는 집 구조가 특이하네요.
1층에는 거실, 주방, 부부 침실, 아이 방이 있고, 지하에는 저만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집 안을 살펴보니 아내와 남편의 취향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아내는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반면, 저는 소품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빈티지 스피커와 통나무 모양의 의자 등 몇 가지 가구만 빼고 모두 아내의 취향으로 꾸민 것이에요. 부부 침실과 아이 방, 주방은 아내의 취향대로 꾸몄고, 거실은 스타일을 절충했어요. 취미 공간은 제 스타일로 꾸몄고요. 거실에서 앞마당이 보이네요. 개인 마당처럼 사용할 수 있어 좋아 보여요.
태어날 아이를 위해 이사를 왔지만 거실 창문을 통해 마당으로 바로 나갈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어요. 거실에는 TV를 두지 않았는데, 친분이 있는 배우 이천희 씨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결국 TV는 부부 침실에 두었는데, 계속 방으로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웃음) 하지만 아이를 위해 조금씩 적응해 나가는 중이에요. 이사를 오기 전 레노베이션한 부분이 있나요?
20년 된 오래된 빌라이긴 하지만 특별히 고칠 부분이 없었어요. 빈티지한 색감이 나는 바닥은 그대로 두었고, 화이트 페인트로만 마감해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을 만들었어요. 신혼 때 사서 지금까지 쓰는 가구나 가전제품이 있나요?
부부 침실에 있는 침대와 화장대는 아내가 고른 클래식한 스타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전에 살던 집에서 오래 머무를 계획이 아니었기 때문에 큰 가구들은 구입하지 않았고, 대신 이동이 편리한 캠핑 가구들을 썼어요. 선풍기, 공기청정기 등의 소형 가전은 모두 발뮤다에서 구입했는데, 디자인이 심플해서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려요. 제품을 살 때 고민해서 사는 편이라 크게 후회한 제품은 없어요.
1 창가를 꾸미는 다양한 병. 2 부부 침실에 놓은 결혼사진. 3 바닥에 세워놓은 그림.
1 오랫동안 함께 동고동락해온 스피커로 라디오를 들을 때 더욱 유용하다. 보스제품. 2 식물에 물을 주듯 편리하게 물을 부어 사용할 수 있는 발뮤다 가습기. 3 진짜 나무가 소파나 침대 위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베개 겸 쿠션. 어네이티브에서 판매.
에디터 박명주ㅣ포토그래퍼 이과용
나와 너 그리고 턱스
반려견 턱스를 위해 과감한 스타일의 신혼집을 감행한 정재환·임지윤 부부. 상 공간이었던 곳을 그들만의 취향과 감각으로 재구성한 집은 자유분방하고 신선하다.
↑ 자유로운 분위기의 거실과 턱스
↑ 요리를 즐기는 부부를 위한 주방
1 주방 옆 외부 출입문. 2 샘플로 제작했던 오브제의 활용. 3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집.
1 이 집의 백미인 널찍한 테이블. 2 색다른 결혼사진.
1 2층 침실 공간. 2 거실에서 바라본 식탁의 모습.
건물 맨 위층에 주거 공간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결혼 전 남편과 1년 정도 이곳에서 동거했어요. 결혼하고 새로운 집을 구하려고 했는데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의 ‘턱스’가 우리 가족이 되면서 아파트나 주상복합에 살기가 어려워졌죠. 그렇다고 당장 마당이 넓은 집을 구하기도 어려웠고요. 그래서 원래 살던 공간을 신혼집으로 결정했죠. 바닥 공사는 새로 한 것인가요? 신발을 신고 다니는 집이 왠지 새롭네요.
어차피 턱스 때문에 바닥에 털이 많이 떨어져요. 그럴 바엔 바닥에 에폭시를 바르고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게 낫겠다 싶었죠. 친구들이 자주 놀러 오는 편이고, 포토그래퍼인 남편이 종종 집에서 촬영도 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게 편했던 것 같아요. 공사는 직접 했나요?
재작년 8월에 공사를 하고 9월에 입주했어요. 무더울 때라 고생했죠. 퇴근 후 매일 들러서 페인트칠도 하고 짐도 옮기느라 힘들었어요. 천장 쪽에 쌓은 벽돌이나 2층 침실로 올라가는 다락방 계단 정도만 인부 아저씨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공간 구성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집이라기보단 주거형 스튜디오 같아요. 아무래도 집에서 촬영하는 일이 많아서 그럴 거예요. 계단으로 올라가는 다락방 형태의 공간은 침실이고요, 아래에는 주방과 거실 그리고 드레스룸이 있어요. 드레스룸은 조금 다른 느낌을 주고 싶어서 바닥을 나무 패턴으로 시공했죠. 이 집의 백미는 거실과 주방 사이의 테이블이에요.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친구들을 불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하죠. 결혼 후 새롭게 바뀐 것들이 있나요?
결혼 전에 비해 달라진 것이 별로 없어요. 주로 가지고 있던 것을 활용하거나 선물을 받은 것들이에요. 정말 편한 거실 가죽 소파도 선물로 받은 것이고, 현관 입구에 놓인 프레임 오브제는 전 직장에서 행사 때문에 만들었던 샘플인데 꽃을 말리는 용도로 쓰고 있어요. 다 갖추고 시작한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채워진 집이죠. 그래서 식탁 의자도 제각각이에요.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저희 집을 보면 다들 비용을 많이 들여서 꾸몄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고정관념만 버린다면 부부의 취향에 맞는 집을 가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1 많은 선글라스를 한번에 보관하기 좋은 무인양품 선글라스 케이스. 2 아티스틱한 그림 액자는 픽업갤러리에서 구입. 3 산타 모니카 퀵실버 매장에서 산 아버 스케이트보드.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박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