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 보람

기다린 보람

기다린 보람

온갖 소문과 기대가 무성했던 이케아 광명점을 정식 오픈하기 전에 먼저 다녀왔다. 광활함 그 이상이었던 이케아 광명점의 특징과 투어 팁을 전한다.

↑ 세계 최대 크기의 이케아 광명점

북유럽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이케아. 한국에 정식 매장이 없어 안타까웠던 날들을 뒤로하고 지난 2014년 12월 18일 정식 오픈을 앞둔 이케아 광명점을 먼저 둘러볼 수 있었다. 리테일 매니저 안드레 슈미트갈 Andre Schmidtgall의 인사말과 함께 시작된 투어.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이라니 놓치는 공간이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거실 공간을 시작으로 바닥에 붙여진 화살표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요목조목 완성된 쇼핑 리스트와 셀프 서브 구역으로의 이동을 기다리는 카트 군단을 만날 수 있었다. 이케아의 가구만큼 똑똑한 광명점 매장 특징과 투어 팁을 정리했다. 매장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참고해보자.

친환경 매장
이케아 광명점은 친환경 매장을 목표로 총 60억원 이상을 투자해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구축했다. 그 일환으로 매장 지붕에 3000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자가 발전하며 매장 내 모든 조명은 LED 조명으로 통일했다. 또한 지열 에너지를 활용한 난방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매장에서 사용하는 비품 중 90%는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채택하고 있다.

가격표를 읽자
마음에 드는 가구를 발견했다면 가격표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가격표는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나뉘는데 빨간색은 셀프 서브 구역이나 홈퍼니싱 액세서리 구역에서 직접 챙겨야 하는 제품이고 노란색은 매장 직원에게 문의하면 제품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 빨간색의 가격표가 붙어 있는 가구는 제품의 크기와 소재, 픽업 장소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매장 곳곳에 준비되어 있는 연필, 줄자, 메모지를 이용해 나에게 필요한 가구를 적고, 셀프 서브 구역에서는 카트에 가구를 담는 것이 이케아 쇼핑의 기본 원칙이다.

↑ 홈퍼시닝 액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는 구역

↑ 패브릭 맞춤 구역

다양한 맞춤 서비스
매장에 비치된 줄자를 이용해 직접 치수를 재며 가구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주방이나 욕실처럼 정확한 치수가 중요한 공간은 주방 설계 스튜디오와 치수 측정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주방 설계 스튜디오에 있는 이케아 홈플래너 3D로 가상 주방을 만들어 맞춤 주방을 완성할 수 있으며 매장 직원의 치수 측정 서비스로 실수 없는 쇼핑을 할 수 있다. 홈퍼니싱 액세서리 구역에선 패브릭 맞춤도 가능하다.

↑ 베란다의 활용

베란다의 활용
이케아는 국내 거주 공간에서 베란다의 모양과 크기, 쓰임새를 분석해 18개의 베란다 활용 방법을 제안했다. 신혼부부는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을 제안했으며 아이가 있는 3인 가족은 아이의 놀이 공간과 장난감 수납 등 가족 구성원에 따라 공간을 활용하는 색다른 방법을 제안했다.

↑ 평수별 공간 제안

실제 우리집처럼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다양한 주거 형태를 총 65개의 공간으로 완성한 것. 가장 보편적인 20평형부터 30평형 공간 구성에 주력한 것도 그간의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공간의 한쪽 벽에 평수가 적혀 있어 내 집의 크기와 비교하며 가구를 구입할 수 있다.

↑ 가구로 공간을 나눠 활용하는 방법

한국 주거 형태의 반영
이케아는 광명점을 오픈하기에 앞서 2년간의 리서치를 통해 한국의 독특한 주거 문화를 파악했다. 그 결과 벽에 가구를 붙이고 가운데 공간을 비우는 방법에서 벗어나 소파나 수납장으로 공간을 나눠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주로 좌식 생활을 하는 깔끔한 한국 사람들의 특징도 반영했다. 모듈형 가구에 치수를 표기해 내 집에 알맞는 가구를 깔끔하고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청소기, 걸레 등 각종 청소 도구 수납에 신경 쓴다는 것을 반영했다고.

↑ 자녀가 함께하는 거실 예시

자녀가 함께하는 공간
자녀가 있는 가정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가구와 가족의 활동이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물건이 아이 방은 물론 거실과 안방에 뒤섞여 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을 터. 이케아는 이런 한국 가정의 특징을 반영해 아이와 부모의 가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부모 침실 한 켠에 위치한 아기의 침대, 주방 식탁 옆에 놓인 아이의 테이블과 장난감 등이 그 예이다. 또한 초등학생들이 부모의 도움을 받아 숙제를 마친다는 것에 착안, 거실에 작은 책상을 두어 부모와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조성한 공간도 마련했다.

↑ 깔끔한 디자인의 가구로 꾸민 공간

↑ 초록색으로 포인트를 준 공간

다양한 취향과 개성
이케아에서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꽃무늬와 아이보리, 분홍색이 주를 이루는 공간, 기하학적 무늬와 과감한 원색을 사용한 공간, 식물을 주제로 한 자연의 공간, 보라색, 남색, 검정이 주를 이루는 차분한 느낌의 공간, 자연스러운 질감의 가구가 주를 이루는 빈티지한 공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공간 등 총 8개의 컨셉트로 개인의 취향과 개성에 맞게 공간을 꾸밀 수 있는 가구와 패브릭, 소품 등 공간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HOW TO USE
이케아 광명점 투어 팁

레스토랑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만든 스웨덴 요리와 한식 요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오븐에 구운 감자, 햄, 치즈 슬라이스, 삶은 달걀, 빵으로 구성된 아침 식사가 1천5백원. 어른 식사를 주문하면 친환경 이유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운영 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9시 30분

스몰란드 Smaland
소비자가 아이들을 맡기고 편히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1시간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 키 95~135cm의 혼자서도 배변이 가능한 어린이라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아동 응급처치 훈련을 받은 직원이 상주해 안전성을 높였다.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전기차 충전소
가장 친환경적인 매장이 되겠다는 목표로 오픈한 이케아는 지열 에너지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소를 마련했다. 지하 3층에 위치하며 총 12대의 전기차를 무료로 충전할 수 있다.

교통
KTX 이용 시 광명역에서 하차해 도보 10분 거리에, 자가용으로는 서해안고속도로,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해 광명역 IC로 나오면 2km 거리에 위치한다. 지하 3개 층으로 구성된 주차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주소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500 | 문의 1999-2014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어시스턴트 에디터 김수지 | 포토그래퍼 차가연

CREDIT
작은 집으로의 초대

작은 집으로의 초대

작은 집으로의 초대

창의적인 발상은 제약으로부터 시작된다. ‘최소’라는 조건으로 여러 주거 모델을 제시하는 ‘최소의 집’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건축가 정영한이 <메종> 독자들에게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 건축가 김희준이 최소의 집 프로젝트로 선보인 ‘정 · 방’. ⓒ김용관

미지의 세계를 향해 출발하기 전 여행객이 자신의 배낭 속에 반드시 필요한 물건을 골라야 하듯 나 역시 글을 쓰기에 앞서 하나의 주제를 위한 다양하고 싱싱한 재료들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주제를 ‘최소’라는 가치로 시작하되 다양한 시선으로 그 가치를 이야기하며 건축 안에서 ‘최소’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 건축물의 이야기나 대표적인 장소를 소개하려 한다. 또한 우리의 생활 이야기가 출발하는 장소로서 ‘집’의 다양한 소개 또한 병행하기로 하였다. 좀 더 구체적인 예시를 든다면 8마리 반려견 또는 3대 가족이 함께 공유하는 집이라든지 왼손잡이 가족을 위한 집 아니면 반려동물 중 고양이와 개가 함께할 수 있는 집, 여름과 겨울에만 살 수 있는 집, 이혼 후 다시 재결합을 위해서 만든 집 등 세상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다양한 사연이 깃든 집이 존재하리라 믿는다. 내가 ‘최소’를 주제로 정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대부분이 다수의 가치를 지향한다. 특히나 집의 문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점점 비대해지는 집의 규모 혹은 평수를 소유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주류에 속한다고 믿는 것이다. 문제는 집의 규모가 사회적인 신분을 정하는 데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이러니한 풍경에 대한 자각이다.

↑ 9×9 주택 외관. ⓒ김재경

두 번째는 애초에 갖지 말아야 할 것들을 다시금 들여다보며 하나씩 버리거나 정리하여 줄여가는 생활방식이나 처음부터 작게 시작하는 라이프스타일이 필요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처음부터 ‘무 無’로 시작하면 매번 새로운 것을 가지는 것에 대해 신중히 고려할 텐데 우리는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우리의 생에서 사람과의 인연이 있듯 물건과의 인연도 있는 법이다. 일회일기 一期一會란 일생에서 단 한 번뿐인 소중한 인연이라는 그 사전적 의미 또한 인간관계뿐 아닌 우리가 만나는 물건과의 인연일 수도 있다. 우리가 사는 기존의 주택 공간은 대개 다가구가 각각의 공간을 점유하여 정의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거실엔 소파와 TV가 있어야 하고 침실엔 침대와 옷장, 주방엔 식탁과 주방 가구가 있어야 하지만 바꿔 말해 소파가 있으면 거실이고 침대가 있으면 침실, 식탁과 주방 가구가 있으면 주방으로 정의된 공간들이 우리의 삶을 여전히 정의하고 있다. 그러한 가구들이 어느 날 방에서 사라져 모두 벽으로 숨어버리게 된다면 그간 가구에 의해 제한적으로 사용된 공간들은 사용자들에게 그 선택권이 돌아가 필요에 따라 정의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발상으로 ‘9×9실험 주택’ 설계가 시작되었다. 설계를 하면서 건축주 부부는 불필요한 가구를 정리하게 되었고 이 주택의 주요 컨셉트 중 하나인 ‘최소 기능의 수납 장치 Furniture Corridor’를 통해 생활에 필요한 최소의 가구를 벽 속에 숨겨 움직이는 벽이나 슬라이딩 문의 개폐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계획했고 수납공간을 제외한 공간은 거주자의 필요에 따라 정의해서 사용할 수 있는, 나름 작지만 가변적이고 실용적인 공간으로 설계했다. (참고로 9×9는 주택의 가로와 세로 길이가 9m로 설계된 것을 의미한다) 또한 주택을 구성하는 방들은 대개 벽에 의해 공간이 분리되지만 이 주택은 벽 대신 유리 벽에 의해 감싸져 있고 그 사이마다 작은 외부 정원이 들어와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흐려져 마치 미로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 9×9 주택 내부. ⓒ김재경

결국 이러한 컨셉트를 실현시키기 위한 건축가의 고민과 노력에 대해 무엇보다 공간을 이해해준 건축주 내외는 9×9 실험주택이 완공된 후에도 나름 자신들의 생활 방식에 맞게 최소의 가구와 내부로 들어와 있는 작은 외부의 정원을 유지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 작업을 통해 건축가로서 나는 다음과 같이 최소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최소의 집은 작은 집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거주자 스스로가 공간을 정의하여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건축이 반영된 집을 의미한다.’

* 집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생각을 최고은 기자 (deneb@mckorea.com) 앞으로 보내주세요. 보내주신 이야기를 바탕으로 ‘최소의 집’에 대한 개념을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정영한(스튜디오 아키홀릭) | 에디터 최고은

CREDIT
감성 캠퍼 스타일

감성 캠퍼 스타일

감성 캠퍼 스타일

캠핑 다니기를 좋아하는 부부는 야외에서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집 안으로 끌어와 색다른 이미지로 꾸몄다. 두 사람의 감성으로 손수 꾸민 집을 <메종>이 방문했다.

사무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오지수 씨는 남편과 함께 2주에 한 번씩 캠핑장으로 떠난다. 처음에는 캠핑이 취미인 남편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는데 자연과 어우러지는 캠핑의 매력에 어느새 푹 빠졌다고. 수원에 있는 82㎡ 넓이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부부는 자연을 만끽하는 이들답게 집 안 곳곳을 야외에서 접할 수 있는 요소들로 채웠다. 직접 도끼로 패어온 나무로 모빌, 조명 등 소품을 만들고 야외에서 쓰는 캠핑 용품도 집 안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 야외용 물건을 그대로 집 안에 둔 게 아니라 자연과 함께하는 캠핑의 이미지를 부부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평소 부부가 중고 시장을 돌아다니며 하나 둘씩 모은 가구와 소품을 함께 배치해서 빈티지한 분위기로 완성한 것이 이 집의 포인트. 프랑스 여행길에서 구입한 작은 협탁 위에는 유리병과 나뭇가지로 장식을 하고, 중고 시장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스툴 위에는 손뜨개 방석을 덧입히는 등 어느 것 하나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거실
친구들과 집에서 만나는 것을 좋아해 커다란 원목 식탁을 두었어요. 그 옆에는 화사한 색감의 파라솔을 펼쳐놓아 식탁 위로 그늘이 지게끔 만들었지요. 거실은 상대적으로 좁아 보이지만 야외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답답하지 않아요. 반대편에는 긴 벤치를 쌓아서 선반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큰 집으로 이사 가면 의자로 활용할 생각으로 구입했죠. 주변에는 야외에서 사용하는 용품이나 난로를 두었고 캠핑하면서 직접 채집한 나무와 손뜨개로 만든 모빌을 달았어요.

주방
거실을 바라보도록 개수대가 설치되어 있었어요. 이걸 작은 벽처럼 삼아서 앞쪽에는 2인용 소파를 두었고 옆에는 비슷한 높이의 선반을 두고 가장 애용하는 주물 냄비를 가지런히 정리해놓았어요.

안방
편안한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원목 가구로 구입했어요. 침대 옆에 있는 나무 목마는 목수에게 의뢰해서 제작한 거예요. 또 TV를 구입하지 않고 프로젝터로 대체했어요. 침대 헤드보드 위에 프로젝터를 놓고 맞은편 벽면은 화면으로 삼기 위해 아무것도 걸지 않고 비워두었죠.

복도
야외에서 쓰는 캐리어를 선반으로 활용해봤어요. 바퀴는 고정시키고 그 위에 화분을 올려서 장식했는데 긴 복도가 허전해 보이지 않아서 아주 마음에 들어요.

* <메종> 홈페이지 내의 오픈하우스 게시판에 독자 여러분의 감각으로 꾸민 집을 자랑해주세요. 채택된 집은 <메종>에 실어드립니다.

에디터 최고은 | 포토그래퍼 김잔듸

CR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