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일요일

언제나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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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떠나 지방에 정착한 마틸드, 줄리앙 부부는 방은 두 개뿐이지만 층계참과 슬라이딩 책장, 작은 골방 등 틈새를 활용해 곳곳에 많은 공간을 만들었다. 손바닥만 한 공간까지 알차게 활용했더니 삶이 더욱 즐거워졌다.

↑ 팔각형 창문이 멋스러운 2층 응접실. 스탠드 조명과 의자는 모두 마드모아젤 디망쉬 Mademoiselle Dimanche 제품이며, 카펫과 주방 보조 테이블 위에 있는 그릇은 무스칸 Muskane 제품. 디자이너 다미엥 조랑 Damien Jorrand이 제작한 긴 수납장 위에는 이나룩스 Inaluxe의 그림이 놓여 있다. 협소한 공간에 싫증을 느낀 한 평범한 파리지앵 커플의 이야기다. 가정을 꾸리면서 이들은 고향에 정착해야겠다는 막연한 꿈을 안고 리옹으로 떠났다. 이곳에서 마틸드 Mathilde는 인테리어 브랜드 마드모아젤 디망쉬 Mademoiselle Dimanche를 창업했고 줄리앙 Julien은 그래픽, 웹 디자인 회사 레조제로 RezoZero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그 후 그들은 프랑스 중부에 있는 루아르 주의 주도이자 공업도시인 셍테티엔 Saint-etienne으로 터전을 옮겼고 오래된 판지 공장을 아파트로 개조해 자신들만의 공간을 꾸미기 시작했다. “외투, 신발, 유모차, 롤러스케이트 등을 정리할 수 있는 5㎡ 크기의 층계참과 팔각형의 멋진 창문이 있는 넓은 2층 공간, 벽 뒤에 숨겨진 작은 공간까지 있으니 파리에서 살 때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넓어진 거죠”라고 마틸드가 말한다. 방 세 개를 갖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지만 두 개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별다른 공사는 하지 않았어요. 대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세심하게 고심했죠. 특히 다락방에 안 쓰는 공간 같은 것을 말이에요.”

↑ 주방 뒤쪽으로는 복도와 작은 골방이 배치되어 있다. 마틸드는 좋아하는 소품을 선반이나 계단, 난간에 놓았다. 가구 디자이너인 기욤 부베 Guillaume Bouvet가 제작한 슬라이딩 수납장은 위쪽에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보조 침대를 겸하도록 디자인되었다.
안락의자 ‘엘라 Ella’는 하비타트 Habitat, 스탠드 조명과 쿠션은 마드모아젤 디망쉬 제품. 천장에 매달아놓은 펜던트 조명은 하비타트 제품으로 줄리앙과 마틸드가 전선만 교체했다.지붕 아래 경사진 공간을 활용한 서재, 갖가지 짐을 가려주는 판자, 욕실의 지저분한 용품을 가려주는 커튼, 긴 수납장과 손님용 간이침대와 작은 방, 두 딸을 위한 놀이방까지 그들은 단 1㎠의 공간도 남김없이 모두 활용했다. 지붕에 낸 창과 세 개의 커다란 팔각형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마틸드가 선택한 가구와 소품의 색감을 더욱 빛내준다. “흰색을 기본으로 파랑, 초록, 밝은 노랑을 선택했어요. 마드모아젤 디망쉬 제품에도 즐겨 사용하는 색상이죠. 또 응접실과 침실의 조화를 위해 다양한 천과 의자, 조명을 활용했어요.” 최근에 둘째 딸이 태어났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바꾸지 않았다. “우리는 대신 방을 바꿨어요. 언젠가 또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옮길 수도 있겠죠. 파리에 있을 땐 공간에 대한 막연한 갈망이 있었는데 지금 이곳에서는 마당과 푸른 잔디에 대한 동경이 생겼어요.”

↑ 안방에 있는 이나룩스 그림이 마드모아젤 디망쉬 쿠션의 패턴과 조화를 이룬다. 벽면에 칠한 청록색 페인트는 ‘블루 아톨 Bleu Atoll n°3’으로 룩센 Luxens 제품. 침대 헤드보드는 이케아, 카펫은 무스칸 제품.

서재, 책장, 수납장, 다락방, 모든 것이 1㎡라도 허비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고안되었다. 카펫은 무스칸, 파란색 의자는 톨릭스 Tolix, 쿠션은 마드모아젤 디망쉬 제품.욕실에 있는 커튼은 마드모아젤 디망쉬 제품으로 세탁기와 온수기를 가려준다. 하늘색 의자는 빈티지 제품. 아래 욕실에 있는 커튼은 마드모아젤 디망쉬 제품으로 세탁기와 온수기를 가려준다. 하늘색 의자는 빈티지 제품.
에디터 아델린 수아드 Adeline Suard | 포토그래퍼 마이 린 Mai-Linh(박스 매니지먼트 Box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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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멈추지 않는다

클래식은 멈추지 않는다

클래식은 멈추지 않는다

19세기 디자인 가구를 생산하는 것 외에도 젊은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새로운 디자인을 제시하는 독일 가구 브랜드 클래시콘. 그들에게 고전은 옛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발판이다.

↑ 아일랜드 출신의 여류 디자이너 아일린 그레이의 가구들.

고전과 현대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지금 우리가 현대적이라고 부르는 것도 시간이 지나 옛것이 되겠지만 그중 모범이 되는 것만이 고전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겠다. 뉴욕 현대미술관 등 세계 곳곳의 유수한 박물관과 갤러리는 고전으로서의 가능성을 예지하고 영구 소장 목록을 발표하기도 한다. 시대를 넘어서는 미학을 추구하는 독일의 클래시콘 Classicon은 브랜드명에서 알 수 있듯 ‘클래식 투 더 컨템포러리 Classic to the Contemporary’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독창성과 기능성을 중시하고 스타일에 좌우되기보다 품질을 우선한다. 수많은 가구 브랜드의 난립 속에서도 합리성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견고함과 동시대성을 인정받아온 브랜드다. 그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클래시콘의 남다른 시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클래시콘은 뮌헨의 전설적인 공예가들의 조직인 ‘수공예 연합 공방 Vereinigte Werkstatten fur Kunst im Handwerk’의 주요 멤버인 슈테판 피셔 폰 포트르췬 Stephan Fischer von Poturzyn에 의해 1990년에 창립되었다. 초창기에는 아이린 그레이 Eileen Gray의 지적 재산권을 소유하고 있는 영국의 아람 디자인 Aram Designs과 독점 계약을 맺고 아이린이 디자인한 가구와 조명을 제작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또 독일 건축가 에츠카르트 무트헤시우스 Eckart Muthesius와 디자이너 오토 블뤼멜 Otto Bl mel 등 19세기의 디자인 가구를 고품질로 생산, 유통하며 초석을 다졌다. 2001년부터는 클래식 가구 외에도 새로운 디자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대의 디자인 제품 중 차후에 클래식이라 평가받을 만한 가치와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가구를 제시하겠다는 철학 아래 젊은 디자이너들과 협업하기 시작한 것. 그 첫 번째가 독일의 유명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리치치다. 당시에는 신인이었던 그와 함께 기하학적 모양의 2인용 소파 ‘카오스 Chaos’를 선보였는데, 경사와 각도를 적절히 사용해 새로운 형태의 소파를 디자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철제 테이블 ‘다이아나 Daina’, 1인용 의자 ‘마스 Mars’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클래시콘을 대표하는 가구들을 다수 만들어냈다.

1 풍부한 볼륨감이 느껴지는 암체어 ‘비벤덤’. 2 디자이너 산드라 린드너가 디자인한 조명 ‘셀레네’.

1 블록을 짜맞출 수 있는 파티션 ‘브릭 스크린’. 2 각도를 적절히 활용해 만든 다이아나 테이블. 3 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을 위한 뮌헨 라운지 의자.

2003년부터 클래시콘을 이끌어오고 있는 CEO 올리버 홀리는 바버&오스거비, 세바스티안 헤르크너, 산드라 린드너 Sandra Lindner 등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들과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증명된 고전은 혁신의 과정에서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며 새로운 디자인을 완성하게 하는 촉매제가 된다고 판단한 클래시콘은 디자이너의 명성보다 발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적극 흡수하며 발전을 거듭해 나갔다. 2012년, 젊은 디자이너 세바스티안 헤르크너와 함께 출시한 ‘벨 테이블 시리즈’는 아름다운 색상의 유리와 황동 프레임을 우아한 곡선 실루엣으로 제작해 하나의 조각품 같다는 찬사를 받으며 클래시콘과 세바스티안 모두 국제적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 콘스탄틴 그리치치가 디자인한 소파와 테이블로 꾸민 공간.

↑ 블록을 짜맞출 수 있는 파티션 ‘브릭 스크린’.

클래시콘은 디자인이 지역성을 뛰어넘는 언어라고 생각하며 세계 곳곳의 역량 있는 디자이너와 작업한 컬렉션을 큰 자산으로 여긴다. 때문에 디자이너와 협업 시 작업 환경, 기술자와의 긴밀한 소통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 나무, 유리, 금속, 패브릭 업홀스터리 등 각 분야마다 전문 기술력을 가진 숙련된 장인의 손을 거치고 엄격한 검수 후 제품마다 고유 번호와 서명을 각인해 품질을 보증하는 등 무엇보다 제품의 완성도에 정성을 쏟는다. 과거뿐 아니라 앞으로도 마스터피스로 인정받을 가구, 잠재력을 지닌 오늘날의 제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클래시콘. 오리지널리티를 보유하고 각각의 개성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에디터 최고은 | 자료협조 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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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좋은 아이 세상

아, 이 좋은 아이 세상

아, 이 좋은 아이 세상

깊숙이 묻어둔 동심을 한껏 끌어올리는 꿈과 상상의 세계.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위트가 담긴 네 편의 짧은 동화.

Scene #1
바다를 꿈꾸는 침실
빈티지 문은 키엔호에서 판매. 남색 스툴은 챕터원에서 판매. 벽에 건 하늘을 나는 인형 모빌은 이헤베뜨에서 판매. 보라색 침대는 루키에서 판매. 바다의 물결을 입은 쿠션은 스코그에서 판매. 돌고래 무늬 쿠션은 모두 이헤베뜨에서 판매. 배 모양으로 접을 수 있는 블랭킷은 이헤베뜨에서 판매. 노란색과 파란색이 선명한 색 대비를 이룬 침구는 스코그에서 판매. 거북이 인형과 흑동고래, 돌고래 인형은 모두 한사토이에서 판매. 바르셀로나 에펠 의자와 하얀색과 파란색 줄무늬 블랭킷은 짐블랑에서 판매.

Scene #2
빠삐용을 꿈꾸는 인형
원목 스툴은 모두 리바 1920 제품으로 에이스에비뉴에서 판매. 따뜻한 램스울로 만든 라쿤 인형 릴과 회색 인형 윌버는 모두 도나윌슨 제품으로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뾰로통한 표정이 재미있는 세일러 잭 인형과 몸속에 딸랑이가 들어 있는 미스터 벨 래틀 인형은 모두 럭키보이선데이에서 판매.

Scene #3
숲 속 동물 친구들의 만찬
벽을 마감한 원목 패널은 키엔호에서 판매. 벽 장식을 한 양머리 오브제는 에잇컬러스에서 판매. 식탁 주변에 있는 멧돼지, 기니피그, 수탉, 고슴도치, 곰, 올빼미 인형은 모두 한사토이에서 판매. 테이블 주변에 놓은 톤 체어는 모두 라꼴렉트에서 판매. 주황색 여우 인형은 짐블랑에서 판매. 홍학 인형은 챕터원에서 판매.

Scene #4
SF 킹콩의 재림
바비를 납치한 몬치치 인형은 아돌에서 판매. 세라믹으로 만든 빌딩은 더패브에서 판매. 하늘을 나는 베어브릭 시리즈 23은 킨키로봇에서 판매. 의자에 놓인 고질라 인형과 테이블에 올려놓은 트랜스포머 옵티머스 프라임 로봇 모두 킨키로봇에서 판매. 씨실과 날실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도쿠진 요시오카가 디자인한 아미아미 체어는 카르텔에서 판매. 철재로 만든 블렌하임 사이드 테이블은 리비에라 메종에서 판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임태준 | 스타일리스트 정재성(세븐도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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