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러운 매실

탐스러운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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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의 열매, 매실.

매화나무의 열매, 매실. <동의보감>에서 ‘맛이 시고 독이 없으며, 기를 내리고 가슴앓이를 없앨 뿐만 아니라 마음을 편하게 하고,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하며 근육과 맥박이 활기를 찾게 한다’라고 할 정도로 그 효능이 뛰어나다. 우선, 매실에 다량 함유된 유기산이 위산과다, 소화불량에 효과적이다. 또 피크린산 성분의 강력한 살균 작용으로 설사병이나 급성 위장염 등에도 효과가 있으며 간장 기능을 좋게 해 술 마신 다음 날 매실차를 마시면 숙취가 사라진다.

이토록 좋은 매실이지만 신맛이 강해 생으로는 먹기 힘든 것이 단점. 이때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매실청이다. 씨를 발라낸 매실 과육과 동량의 설탕을 섞어 100일간 숙성하면 갈색 빛깔의 맑은 매실청이 완성된다. 물에 타서 음용하면 좋고 요리를 할 때 설탕 대신 사용해도 좋다. 생선의 비린내나 육류의 누린내를 잡아주고 겉절이를 무칠 때 매실청을 넣으면 채소의 풋내를 제거하면서 아삭아삭한 식감을 배가시킨다. 매실청을 만들고 남은 매실 과육은 고추장이나 된장에 박아서 2~3주를 숙성시키면 짭조름하면서 새콤달콤한 매실 장아찌가 완성되니 건강 반찬으로도 즐길 수 있다.

에디터 이경현 | 포토그래퍼 임태준 | 드로잉 장우석 | 도움말 김영빈(수랏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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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러운 매실

좋은 세상, 이케아

좋은 세상, 이케아

현실 세계에 난무하던 오욕칠정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오래전 동화책 속 한 장면보다 깨끗하고 단정하고 자그마한, 그래서 더욱 비현실 같은 도시 스웨덴 앨름훌트. 이곳에서 이케아의 탄생 비화는 시작되었다.

↑이케아의 심장, 이케아의 고향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앨름훌트 곳곳에 포진한 자회사들을 가리키는 간판들.

↑이케아가 처음 태어난 곳, 앨름훌트에 2012년 새로이 문을 연 매장.

‘가구 공룡’이라는 위협적인 표현은 쓰지 말자. 비록 이케아의 광대한 매장이 걷기와 들기, 옮기기 등의 운동을 요구하지만 납작한 상자 안에 가두어졌던 부품들이 하나의 완성품으로 조립되면 쫓아오던 피곤함은 성취감으로 상쇄되니까. 귀찮음과 성취감이라는 양팔 저울 앞에서 소비자들이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틈에 이케아는 가격 경쟁력이라는 치명적인 매력을 제시하며 작년까지 전 세계 42개국에 345개 매장을 설립해왔다. 합리적인 가구의 대명사가 되어온 이케아의 한국 상륙을 앞두고 본향, 스웨덴의 앨름훌트로 날아갔다.

앨름훌트의 기적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3시간 남짓 고속열차를 타고 검표원조차 보이지 않아 마치 시골 간이역처럼 한가로운 앨름훌트역에 다다랐다. 하지로 향하던 6월 초의 저녁. 한낮의 호화로움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밝은 햇살이 조용한 동네 곳곳에 깊이 파고들어 있었다. 탈지면을 툭툭 찢어 던져놓은 듯 구름이 흩뿌려진 하늘 아래의 작은 마을에서 가는 곳마다 그 나라의 홈 퍼니싱 문화를 바꿔놓는 혁신적인 가구회사가 탄생했다는 사실이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았다. 박물관, 교육실, 회의실 등으로 구성된 앨름훌트의 이케아 틸사망스 IKEA TILSAMMANS(함께, Together라는 의미)의 간판이 걸린 건물 앞의 작은 돌담을 마주 보고 섰다. “앨름훌트의 스몰란드는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가 이케아의 초석을 다진 곳으로 작은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돌이 유난히 많은 이곳의 지리적인 특성상, 주민들은 혼자서는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많은 주민들이 미국 미네소타로 이민을 떠나고 장년층만 남아 있던 때였죠. 그들은 자연히 협동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함께 일할 때의 성과를 깨달았습니다.” 이케아 본사의 프레스 담당 셀린 훌트의 설명을 듣고 나니 건물 벽에 붙어 있던 인물 단체사진과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소박하고 정열적이며 강한 의지의 소유자로 직관적이고 간결한 생활에 감사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아닌 우리, 화려함이 아닌 소박, 불확실이 아닌 직관으로 완성한 물건과 그것이 견인한 삶의 향상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케아 최초의 매장(지금은 박물관으로 공사 중), 테스트 연구소, 공장, 호텔, 사진 스튜디오, 그리고 이케아의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이케아 오브 스웨덴 IoS 등이 어깨를 맞대고 있어 이케아를 주제로 한 거대한 테마파크 같은 앨름훌트. 이곳에만 근무하는 직원이 4000명, 그중 앨름훌트에 거주하는 인원이 2000명이라니 이탈리아 레스토랑, 슈퍼마켓, 타이 레스토랑이 달랑 하나씩인 작은 마을에서 어느 곳에서나 이케아의 흔적을 느끼고 이케아에 관한 대화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마치 수원 영통지구에서 삼성전자 직원을 만나는 것처럼.

국제기준보다 엄격한 이케아 스탠더드를 적용한다는 테스트 연구소. 아래 제품의 표면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곳에서 각종 시료를 떨어뜨려 반응을 보는 실험 중.

저렴함 뒤의 노력
이케아의 부엌 가구 중 문짝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에 들어섰다. 85%의 자동화 설비로 사람이 기계의 수발을 드는 듯한 이 공장은 비용 절감, 저렴한 가격의 비밀을 품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벌집 모양의 종이 지지대를 넣은 독일산 MDF 판재를 다섯 번 이상을 칠하고 말려서 완성하는 과정 중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는 중간 체크, 최종 체크 정도였다. 유지비가 저렴한 다른 나라로 공장을 옮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계화되어 있어서 생산 원가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케아 인더스트리의 프로덕션 매니저로 근무 중인 닐스 빅달은 얘기했다.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나은 일상을 창조한다 Create a better everyday life for the many people’ 라는 모토는 각자의 영역에서 공유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셀린은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라고 밑줄을 그어가며 재차 강조했다.
이케아의 세상으로 들어와 그들을 이해하려면 이케아의 언어와 시각에 익숙해져야 한다. 디자인 철학을 함축한 민주적인 디자인 Democratic Design은 가장 먼저 만나는 개념. 기능, 디자인, 낮은 가격, 지속 가능성, 품질, 이 5가지를 구성 요소로 한 민주적인 디자인은 제품 개발 시 어느 하나만 결여되어도 생산 자체를 포기할 만큼 강력한 규율로 작용한다. 디자인, 원료 공급, 커머셜 담당자 등등이 동등한 위치에서 하나의 상품을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 세상과 만나기까지 2년 정도의 개발 기간을 거친다. “아이들을 위한 제품은 그보다 조금 더 걸리기도 합니다. 왜 이것을 해야 하고 이렇게 가야 하는지 이유와 명분을 확인하면서 디자인합니다. 디자이너 누구나 10가지 정도의 프로젝트를 항상 진행하고 있어요.” 이케아에 소속된 12명의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사라 퍼거는 말했다. 앨름훌트에서 뛰어난 복지와 안정적인 회사를 믿어온 35년 근속자도 만날 수 있었고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은 흔했던 반면, 사라는 입사 7년째를 맞이하는 새내기 디자이너였다. ‘우리’라는 강력한 연대 의식 안에서 회사의 철학을 깊이 공감하는 그들은 71년째에도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케아의 비밀 병기이자 자산이었다. 제품 라벨에 디자이너의 이름이 표기되는 것에 대해서도 제품 생산은 결국 팀 작업이므로 팀원 이름이 모두 표기되거나 아예 빠지는 게 맞다는 의견도 주저하지 않았다.
1958년 이케아 매장에서 처음 실시된 테스트는 대를 물려 쓰는 견고한 원목 수제 가구가 환영받던 당시에 신선한 충격이자 효율적인 마케팅 도구였다. 현재는 앨름훌트의 이케아 테스트 연구소는 물론이고 외부의 테스트 연구소 100여 군데와 협업하며 생산되는 모든 상품의 테스트에 이케아 스탠더드를 적용한다. 이케아가 들어서는 모든 나라의 안전 기준을 적용하되 그것의 총합보다 한 단계 높은 선에서 안전기준, 즉 이케아 스탠더드가 만들어진다. “기존에 생산되던 제품의 컬러, 재질, 접착제만 바뀌어도 다시 실험실을 통과해야 합니다. LED 전구의 경우 2만, 3만 시간 동안의 테스트를 거쳐 판매되고 테이블은 한 개당 3주에 걸려 테스트합니다. 유럽과는 다른 기후대를 가진 일본, 중국에도 매장이 생기면서 그 나라의 습도와 온도에 맞춘 ‘클라이밋 체임버 Climate Chamber’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테스트 연구소를 담당하는 마티아스 앤더슨의 이야기였다. “우리는 단순히 의자를 많이 만들거나 테이블을 많이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라며 프레스 담당 셀린이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흘렸던 이야기가 부메랑처럼 기억났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인지, 왜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명백한 이유를 필요로 한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담당이 바뀌어도 비슷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텍스타일, 가구 조합, 부식도, 내구성, 표면 등 15개 부분으로 나누고 국제 기준인 IOS, IEC보다 엄격한 기준 아래 테스트되고 있었다. 그리고 실험실 앞마다 이러한 실험을 거치는 이유와 실험 방법을 명시하고 있었다.

↑프레스 담당 셀린 훌트가 이케아의 시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케아 오브 스웨덴 IoS의 일부 모습. 해외 기자들에게 최초 공개된 것으로 IoS는 이케아의 전략. 아이디어 등이 도출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이다.

↑카탈로그 촬영에 필요한 넓은 면적, 부드러운 자연광, 풍부한 소품이 모두 구비된 이케아 커뮤니케이션즈의 스튜디오.

↑이케아 호텔로 불리는 이케아 바추사트의 로비. 깔끔한 실내에 이케아 가구가 세팅되어 있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박물관. 역시 실내 공간 개념으로 전시되어 있어서 당시 이케아 가구가 어떻게 쓰였는지 엿볼 수 있다.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
이케아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전진기지, 이케아 커뮤니케이션즈는 엄청난 규모로 이방인을 압도했다. 흔히 보던 촬영 스튜디오보다는 방송국에 가까운 8000㎡의 면적에 높은 천장과 쏟아지는 자연광이라는 조건하에 1년에 2만여 개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이곳. 그 안에 수없이 많은 방과 거실, 욕실이 연출되어 있었으며 카메라는 천장 레일에 매달려 있기도 하고 이동형 거치대에 놓여 있기도 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프로덕션 디자이너, CAD 디자이너가 이케아 커뮤니케이션즈의 구성원으로 29명 직원 모두 바삐 움직이고 있고 실제 생활감을 더하기 위한 소품들이 집결한 소품실까지 완벽했다. 촬영 컨셉트를 정하고 여기에 필요한 가구에서 소품, 인력까지 모든 것을 스튜디오 안에서 한번에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은 놀라웠다. 종이 카탈로그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이미지, 웹사이트에 올릴 이미지까지 모두 만들어내느라 이미지 공장처럼 바삐 돌아가고 있는 이곳. 인테리어 디자인 매니저인 안네 레네 월드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제품 카탈로그이므로 그 제품의 재질과 색깔, 모양을 가장 정확하게 재현하려고 노력합니다”라고 말했다. 1951년, 처음 종이 카탈로그를 선보인 이후로 이케아의 카탈로그는 인테리어를 위한 영감, 제품 정보를 얻는 데 가장 중요한 원천이었다. 집집마다 카탈로그를 보내 주문을 받는 형식의 홈쇼핑으로 사업 초 기반을 잡은 잉바르 캄프라드였으므로 작고 사소한 종이 매체의 중요성과 역할을 누구보다 정확히 간파했을 것이다. 봄여름은 낮잠처럼 짧고 강렬한 반면 길고 어두운 겨울을 보내야 했던 북유럽 지역은 견고한 원목에 바깥의 우울한 기운을 털어버릴 수 있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디자인을 낳았다.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 북유럽 가구는 디자인계의 마스터 피스로 자리 잡았지만 낡고 오래되었다는 인식도 얹혀졌다.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으로 대표되는 북유럽 가운데 19세기부터 디자인의 힘을 시민 운동으로 이끌었던 나라 스웨덴의 브랜드답게 이케아에서도 북유럽 디자인을 느낄 수 있다. 트래디셔널과 모던, 스칸디나비안과 파퓰러를 두 가지 축으로 하는 이케아의 디자인 서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파퓰러 모던과 스칸디나비안 모던. 전체 디자인 가운데 젊고 세련되며 대중적인 성격을 지닌 파퓰러 모던 스타일의 제품이 45%를 차지하고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을 반영한 제품이 그다음의 비중을 차지한다. 나이가 지긋한 노년층보다는 어린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라면 고를 것이 너무 많아 결정 장애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그 예감은 매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케아 칠드런 라인은 아예 별도의 라인으로 구성되고 있고 매장도 별도 공간을 할애해 운영되는데 그 규모와 다양함이 어른들을 위한 가구 못지않았다.
‘집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Home is the most important part of life’라고 제창한 잉바르 캄프라드의 철학은 소중한 공간을 꾸미고 싶은 더 많은 소비자들의 필요를 만족으로 바꾸어놓았다. 저렴하니까 쉽게 사고 쉽게 사니까 쉽게 버리는 소비의 악순환이 문제로 떠오른 요즘,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는 이케아는 한국의 리빙 시장에 변화의 기운을 몰고 온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가장 소중한 공간이지만 게으름과 귀찮음에 방치해왔던 집. 그리고 너무 많은 레스토랑과 카페의 도열 속에서 모임의 공간으로 선택 받지 못하고 맴돌던 공간, 집. 이사 정도는 가야 집 정리를 하고 가구를 구입한다는 통설이 횡행할 만큼 우리에게 홈 퍼니싱은 여유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꽃병과 조명, 소품이 놓인 소박한 창문이 다정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는 앨름훌트의 마을을 빠져나오며 가장 소중한 천국은 이미 당신 가까이에 있다는 파랑새의 지저귐을 들었다.

↑이케아의 제품과 아르테미데의 조명. 마리메꼬의 패브릭 액자등을 적절히 조화시킨 앨름훌트의 어느 가정.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 중인 사람들. 침실, 거실, 부엌 등 공간 개념으로 세팅해놓은 것을 본 후 1층에서 포장된 가구를 구입한다.

↑스톡홀룸 외곽에 위치한 매장으로 뉴욕 구겐하임 박물관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편집장 노은아 | 사진제공 이케아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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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인 생활

예술적인 생활

예술과 디자인 관련 기획을 진행하는 회사 P/P/S의 구병준 대표와 예술&디자인 편집매장 챕터원의 김가언 대표 부부가 현대 예술과 휘슬러의 솔라 리빙 컬렉션으로 새로운 설치 작업을 완성했다. 예술과 일상의 조화 속에서 신선한 감동이 일었다.

↑ 피트 하인 이크의 테이블 위에 올린 레드와 그레이 솔리드 컬러 솔라 리빙 컬렉션이 하나의 패턴을 이루는 듯하다.

현대 예술이 대중과 친해지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현대미술을 난해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술의 벽은 높지 않다. 수많은 예술이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 있으며 예술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느끼고 향유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지난 4월에 개관한 ‘삼성 이노베이션 미술관’을 기획,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상품화하는 등 예술과 디자인과 관련해 상업적 기획을 주로 하는 회사 P/P/S의 구병준 대표와 가로수길의 편집매장 챕터원의 김가언 대표 부부는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 작품이라고 하면 무조건 어렵고 비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예술은 일상과 가장 가까운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술은 눈으로만 감상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사용하고 느껴야 하는 것입니다.” 구병준 대표는 대중이 예술에 대해 보다 편안한 시각을 갖기를 바랐다. 페인팅은 물론 오브제, 소품 등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평소 삶 속에 녹여온 이들 부부가 최근 휘슬러의 테이블웨어 솔라 리빙 컬렉션을 만났다. 꾸준한 사랑을 보내준 한국 여성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휘슬러가 출시한 솔라 리빙 컬렉션은 모던하고 감각적인 테이블웨어 시리즈. 빅 플레이트와 디너 플레이트, 수프 볼, 큰 사이즈와 작은 사이즈 머그를 기본 구성으로 하며, 레드와 그레이 솔리드 컬러를 비롯해 휘슬러의 상징인 오리지널 솔라 패턴과 패턴의 컬러 조합에 변화를 준 레트로 솔라 옐로, 레트로 솔라 레드 등으로 이루어진다. 구병준, 김가언 부부는 솔라 리빙 컬렉션을 이용해 현대 예술품으로 가득한 이태원의 자택과 챕터원의 곳곳에서 새로운 설치를 시도했다.

부부가 솔라 리빙 컬렉션을 가장 먼저 들인 곳은 자택의 거실. 일본 화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그림을 배경으로 네덜란드 출신의 유명 가구 디자이너 피트 하인 이크의 커다란 테이블과 팬톤 체어가 놓여 있는 거실에 레드와 그레이 솔리드 컬러의 솔라 리빙 컬렉션을 피트 하인 이크의 테이블 위에 리드미컬하게 올려놓았다. 빨간색과 갈색, 녹색 등으로 색칠된 나무판을 겹겹이 쌓아 만든 테이블 위에서 솔라 리빙 컬렉션은 마치 새로운 패턴을 입은 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식기라고 해서 반드시 주방에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테이블 위에 오브제처럼 놓거나 책상 위에 스테이셔너리를 담는 작은 함으로 대용할 수도 있죠. 그런데 솔라 리빙 컬렉션은 어느 용도로도 모두 잘 어울려요.” 구병준 대표는 솔라 리빙 컬렉션의 잠재된 소화력에 감탄했다. 이어서 휘슬러의 스테인리스 스틸 주방 용품과 솔라 리빙 컬렉션으로 그들의 주방을 채웠다. 8인용 나무 식탁 위에 주방 용품과 작가의 오브제를 함께 펼쳐놓았으며, 주방 창문 아래 선반에 줄지어 있는 와인과 리미티드 에디션의 음료들 사이에 솔라 리빙 컬렉션을 매치했다. “샐러드나 파스타 등 다양한 요리를 남편이 저보다 즐겨요. 식기나 조리 도구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죠. 디자인이 과한 것보다는 심플하면서도 개성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남편의 취향을 알기 때문에 휘슬러의 솔라 리빙 컬렉션을 보는 순간 남편이 좋아하겠다 싶었어요.” 김가언 대표는 솔라 리빙 컬렉션의 레드와 그레이 솔리드 컬러를 남편이 좋아한다며 덧붙였다. 구병준 대표는 무엇보다 솔라 리빙 컬렉션의 견고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 감각을 높이 샀다. 지나치게 멋 부리기보다 기본에 충실한 모습에서 역사적인 브랜드다운 자신감이 묻어난다는 것. “훌륭한 작가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요. 이들의 작품은 98%는 기본, 2%는 감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죠. 기본에 충실한 작품은 조용하지만 커다란 감동을 선사합니다. 저는 휘슬러 솔라 리빙 컬렉션과의 작업을 통해서도 이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들의 편집매장인 챕터원에서도 솔라 리빙 컬렉션과 함께 새로운 설치 작업이 이어졌다. 일본의 컨템포러리 가구 디자인 그룹인 듀엔데의 파이프 선반과 에이치콤마의 소파와 테이블, 골든 훅, 드로잉으로 앤디 워홀을 그린 데이비드 슈리글리의 포스터 등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솔라 리빙 컬렉션. 일상에 녹아든 예술은 신선하고 잔잔한 감동임을 부부는 증명해 보였다.

↑ 일본 컨템포러리 가구 브랜드 듀엔데 파이프 행어, 선반과 조화를 이루는 솔라 리빙 컬렉션. 행어에 걸어놓은 앤디 워홀 패브릭 포스터가 아티스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 각기 다른 크기의 에이치콤마 식탁 위에 솔라 리빙 컬렉션과 휘슬러의 조리 도구가 오브제처럼 놓여 있다.

↑ 솔라 리빙 컬렉션을 이용한 거실 연출. 골든 훅과 솔라 리빙 컬렉션이 리드미컬하게 벽면을 장식했다.

↑ 현대 예술 작품으로 가득한 이태원 자택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구병준, 김가언 부부와 애완견 아루.

↑ 솔라 리빙 컬렉션과 챕터원의 다양한 아트 포스터와의 만남.

↑ 기하학무늬 패브릭의 스툴과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솔라 리빙 컬렉션.

↑ 가로수길 챕터원의 조명 스위치 박스 위에 놓인 솔라 리빙 컬렉션. 의외의 공간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이 솔라 리빙 컬렉션의 디자인 힘이다.

↑ 화사한 빛이 들어오는 주방, 기다란 나무 식탁 위에 오브제처럼 놓인 휘슬러의 조리 도구. 여자들의 드림 키친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에디터 송정림 | 포토그래퍼 임태준 | 어시스턴트 권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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