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의 호젓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가구 작가 박종선의 작업실.
투박한 연장과 기계들이 작가의 손길을 기다리며 말없이 늘어서 있다. 지난 20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업실에서 휘슬러의 솔라 리빙 컬렉션을 만났다.
↑ 투박한 연장들 사이에 놓인 휘슬러 제품들 역시 작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나무를 벗 삼아 작업해온 지 어언 20년, 가구 작가 박종선은 매일같이 나무를 고르고 켜고 망치질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20대 후반에 처음으로 가구를 만들기 시작한 그는 ‘디자인 바젤’을 비롯해 뉴욕과 일본 등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가구 작가로 전시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개최한 <한국 디자이너 3인> 전시에 참여해 평단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종선 작가의 작업실은 강원도 원주의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다. 작업실 곳곳에 망치, 끌 등 200개가 넘는 연장과 도구, 나무를 자르는 거대한 기계가 놓여 있지만 작가의 손때 묻은 나무 덕분인지 그저 따스하다. “나무는 존재만으로도 주변에 따뜻함을 불어넣기 때문에 작업할 때 디자인으로 멋을 부릴 필요가 없어요. 소재 자체의 아름다움과 기능에 충실하려고 노력합니다.”
↑ 박종선 작가는 어떤 소재, 디자인과도 무난히 조화를 이루는 나무의 포용력을 칭송한다. 휘슬러의 식기 역시 나무와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나무. 시간이 흐를수록 나무는 더욱 깊은 빛을 발한다. 휘슬러의 스테인리스 스틸 역시 이 같은 소재의 힘이 느껴진다.
간결하고 직선적인 작가의 작업에는 장식이나 무늬, 곡선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새로운 작품을 구상할 때는 디자인보다 기능부터 생각한다. 기능을 위한 최소한의 디자인을 찾다 보면 어느새 최상의 디자인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박종선 작가는 최근 <메종>을 통해 휘슬러와 만났는데 휘슬러의 제품 철학과 자신의 작업 철학에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고 했다. “휘슬러 솔라 리빙 컬렉션의 직선을 강조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요. 음식을 돋보이게 담고 쌓아서 수납이 가능한 점 등 장식보다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이 제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솔라 리빙 컬렉션은 휘슬러가 지난해 출시한 테이블웨어 시리즈. 모던하고 간결한 디자인에 빅 플레이트와 디너 플레이트, 수프 볼, 큰 사이즈와 작은 사이즈 머그를 기본 구성으로 하며 레드와 그레이 솔리드 컬러를 비롯해 오리지널 솔라 패턴과 패턴의 컬러 조합을 다르게 한 레트로 솔라 옐로, 레트로 솔라 레드 등으로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한식기 라인인 솔라 코리안 다이닝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여 각광을 받고 있다.
1 나무로 작업을 해온 지 어언 20년. 박종선 작가는 이제서야 나무를 좀 알것 같다고 한다. 작가에게 나무는 끝없는 탐구의 세계이다. 2 작가의 취향을 읽을 수 있는 포스터와 서적, 빈티지 소품들이 놓여 있는 계단. 휘슬러 제품들이 리드미컬하게 놓여 생기를 불어넣는다.
↑ 작가가 만든 스툴 위를 장식한 휘슬러 코리안 다이닝 컬렉션. 한식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최근에 출시됐다.
1 난로 위에 놓인 냄비와 난로가에 놓인 식기들이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2 휘슬러 코리안 다이닝 컬렉션 역시 솔라 리빙 컬렉션과 같이 휘슬러 특유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을 차용했다.
박종선 작가는 그의 작업실 곳곳에 휘슬러의 제품을 활용한 색다른 설치를 선보였다. 고인이 된 한 목수가 평생 사용해온 것을 그의 후손을 통해 물려받았다는 200여 개의 연장 사이로 솔라 리빙 컬렉션의 수프 볼이 걸리고 작가가 작업을 위해 만들어놓은 미니어처와 함께 휘슬러의 스테인리스 스틸 조리 도구가 놓였다. 서로 다른 성질, 서로 다른 곳에서 왔음에도 함께하는 모습은 모난 곳 없이 자연스러웠다. 박종선 작가는 한쪽 벽면 높은 곳에 걸려 있는 자신의 의자 작품 위에 휘슬러의 냄비를 살짝 올려놓았다. 허를 찌르는 설치 작품을 보는 듯 위트 있는 모습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가 손에 쥐는 2대의 기타와 악보가 수북이 쌓여 있는 공간과 2층 서재로 향하는 계단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 목재들이 쌓여 있는 공간에 휘슬러 제품들을 설치했다. 다듬기 이전 상태의 나무 사이사이에 솔라 리빙 컬렉션과 솔라 코리안 다이닝 컬렉션이 담담하게 놓였다. 꾸미지 않은 투박한 상태의 나무와 함께한 휘슬러 식기들의 간결한 형태가 더욱 부각됐다. “휘슬러의 식기들은 주방이 아닌 대부분의 공간에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어요. 음식을 담는 용도가 아닌 다양한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식기들을 직접 사용해보니 한식과 서양식 등 두루 훌륭하게 어울렸습니다. 역시 식기는 음식을 담아낼 때 최고로 빛나는 것 같아요.” 본질이 기능이자 최고의 디자인임을 강조하는 박종선 작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완성된 휘슬러의 식기들은 오늘도 주방에서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 가구를 제작하기에 앞서 미니어처 작업을 먼저 한다는 박종선 작가.
↑ 의자가 벽면 높이에 걸렸다. 그리고 그 위에 살짝 얹은 휘슬러 프로 시리즈 양수 냄비. 위트 있는 설치가 정겹다.
에디터 송정림 | 포토그래퍼 임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