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미술을 현대로, 파리를 밝히는 촛불, 수도원 혹은 호텔
18세기 미술을 현대로
마레의 중심에 위치한 코르냑 제 박물관 cognacq -jay museum은 사마리탄 백화점의 창립자인 어른스트 코냑이 기증한 16세기 저택을 개조해서 만든 유서 깊은 곳으로 최근에 레노베이션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이번 재개관은 패션의 거장 크리스찬 라크르와가 총연출과 그래픽 작업을 담당해 화제다. 2009년 파산 이후 프리랜서 활동을 해온 라크르와는 현재 토즈 그룹에 의해 재탄생한 브랜드 스키아파렐리의 예비 수석 디자이너로 새로운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다양한 리빙 소품을 선보이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박물관 관련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 코르냑 제 박물관은 프라고나르, 샤르댕, 와토의 회화와 조각, 오브제, 가구, 연극 의상 등 18세기에 제작된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컬렉션을 라크르와는 그래픽을 활용한 인테리어와 효과적인 동선으로 재미있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문의 www.museecognacqjay.paris.fr
파리를 밝히는 촛불
양초 브랜드 시르 트루동 Cire trudon의 역사는 1643년 태양왕 루이 14세의 통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7세기 프랑스 왕실 소속 장인으로 지정된 트루동의 양초는 당시 화려한 궁정의 파티석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물건 중 하나였다. 그로부터 3세기가 지난 오늘,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양초 브랜드로 통하는 시르 트루동의 새로운 숍이 마레 지역에 문을 열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생산이 중단되고 전기의 발명으로 쓸모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시르 트루동의 인기는 변함없다. 인기의 비결은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해 파라핀을 만들고 쉽게 꺼지지 않는 면 소재로 심지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이탈리아의 빈치 지방에서 장인의 손을 거쳐 생산된 유리병에 양초를 담아낸 특유의 고급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담한 마레의 매장은 전통과 현대의 균형미를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주소 11 rue Sainte Croix de la Bretonnerie 75004 Paris
문의 www.trudon.com
수도원 혹은 호텔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보호받고 있는 르와르 고성 지대는 르와르 강을 중심으로 50여 개가 넘는 중세 성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지역. 이곳에 최근 새롭게 문을 연 퐁트브로 수도원 Abbaye de Fontevraud 호텔은 지난 1000여 년 동안 수도원으로 이용되던 곳을 호텔로 재개장한 곳이다. 프랑스의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패트릭 주앙과 산지 망쿠가 레노베이션을 맡았으며 건물의 역사성은 살리면서도 공간 곳곳에 모던한 감각을 불어넣어 여행지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한다. 54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바 등의 부대시설이 있으며 과거 수도원의 입구에 조성한 아이 바 I bar는 심플 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모습이 독특하다. 2013년 폴 보퀴즈 요리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셰프 티보가 이곳의 주방을 책임지며 호텔 뜰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야채와 지역 농수산물로 요리한 프렌치 요리 및 다양한 와인과의 마리아주를 선보인다.
주소 Fontevraud L`Abbaye Royale, 49590 Fontevraud-l`Abbaye
문의 +33-(0)2-41-51-73-52
글&사진 정기범(파리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