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TAINABLE FUTURE
극단적인 환경 변화가 우리 삶에 위협이 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이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예술, 패션, 주거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살펴봤다.
쓰레기 없는 행사
버려진 일회용품으로 가득한 축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트래쉬 버스터즈는 과감히 쓰레기 없는 페스티벌을 꿈꾸었다.

테스트를 위해 개최한 서울 인기 페스티벌 현장. 축제 참가자들로부터 예상치도 못했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식기 대여와 분리수거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 설치한 트래쉬 버스터즈 부스.
많은 사람들이 한바탕 신나게 즐기는 축제, 그 이면에는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가 잔해처럼 남아 있다. 트래쉬 버스터즈는 축제가 남기고 간 쓸쓸한 뒷모습에 주목했다. 쉽게 쓰고 버리는 것이 일상화된 현시대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넘쳐나는 쓰레기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들은 여럿이 모여 함께 나선다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반드시 변화의 지점이 생길 거라 생각해요.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축제 기획자와 디자이너, 브랜드 컨설턴트로 활동했던 각 팀원과 매거진이 각종 굿즈를 제작해 업사이클링 운동을 이어온 ‘져스트 프로젝트’는 그들의 활동 반경을 넓히는 데 큰 보탬이 됐다. “축제에 사용된 일회용품은 평균 1인당 3.5개 이상이에요.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다회용 식기를 자체적으로 제작해보고자 했죠. 그것이 변화를 향한 우리의 첫 시도였어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식기를 만든다면 3000명 정도가 참여하는 축제를 기준으로, 1만 개 정도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트래쉬 버스터즈의 시그니처 컬러인 오렌지 색상이 인상적인 의류 굿즈는 브랜드 가치를 한껏 높이는 데 일조했다.
쉽게 오염되지 않고,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아 무해한 폴리프로필렌으로 제작한 식기류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또 그것을 녹여 원료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면 몇 번이고 재가공할 수 있어 효율적인 자원 순환이 가능하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오렌지 컬러와 아기자기한 디자인도 제품에 매력을 더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지난해 개최된 ‘에코 페스트 인 서울’ 등의 축제에서 자체 부스를 설치해 다회용 식기 대여 서비스를 실시했다. 쓰레기통 설치, 분리수거 서비스도 함께 실시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데 적극 실천하고 있다. 축제 외에도 소규모 행사가 열리는 영화관과 경기장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트래쉬 버스터즈는 달려간다. “우리가 추구하는 신념이 단순히 환경과 관련된 이슈를 넘어 ‘함부로 버리지 않는’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니 조금 더 노력해야죠.”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유령 사냥꾼을 모티프로 한 로고처럼 축제 행사장에서 넘쳐나는 모든 쓰레기를 잡겠다는 포부로 오늘도 그들은 맞서고 있다.

일회용품을 대체할 목적으로 제작된 야외용 식기. 인체에 무해한 필리프로필렌으로 제작되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