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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알라누이가 걸어온 발자취를 ‘집’이라는 형태를 통해 구현해낸 공간, 카사 알라누이.

알라누이의 따뜻하고 유랑적인 감수성이 옷과 공간에 녹아 있다. ©Andrea Ferrari

공간은 때로 한 매개체가 지나온 시간을 가장 정확하게 구현하는 형식이 된다. 설립 이래 수많은 장소와 문화, 풍경에서 영감을 길어 정체성을 다듬어온 알라누이는 이 전제를 ‘집’이라는 공간 아래 구체화했다. 지난 2월, 브랜드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브랜드는 지난 목적지들의 잔상을 하나의 물리적 장소로 입체화한 공간 ‘카사 알라누이 Casa Alanui’를 설립했다. 밀라노의 신고전주의 건축물 빌라 보를레티 Villa Borletti에 위치한 이곳은 소재와 가구, 그리고 옷을 통해 브랜드의 노매딕 세계관을 구현해낸 공간이다.

브랜드를 이끄는 카를로타 오드, 니콜로 오드 남매. ©Andrea Ferrari

프로젝트를 총괄한 건축가 니콜로 스피넬리 Nicolò Spinelli는 역사가 깃든 건물의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내부에는 브랜드 특유의 따뜻하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스미도록 했다. 이는 알라누이를 이끄는 두 남매 카를로타 Carlotta와 니콜로 오드 Nicolò Odd가 원하는 방향이기도 했다. 소재는 이 공간을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단서다. 기존 건물의 거대한 대리석 계단과 원목 바닥 위 더해진 스네이크우드와 같은 이국적 목재, 라피아 벽 패널, 황동은 알라누이 특유의 따뜻하고 유랑적인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이에 더해 목재와 라피아, 브론즈, 어스 톤의 팔레트는 알라누이의 니트웨어가 지닌 풍부한 직조감과 여행지의 먼지 어린 풍경을 동시에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붉은 톤으로 페인트칠된 카사 알라누이 입구. ©Andrea Ferrari
기존 빌라의 원형을 유지한 입구. ©Andrea Ferrari
대리석과 황동, 라피아 벽 패널 등이 이국적인 조화를 이루는 공간. ©Andrea Ferrari

카사 알라누이의 정체성은 입구에서부터 분명하게 드러난다. 붉은 톤의 입구에는 핸드 페인팅으로 완성한 야자수, 덩굴, 원숭이 모티프에 금색과 브론즈 안료를 사용해 장식성을 높였다. 내부로 들어서면 살롱과 라피아 패널로 마감한 방이 이어진다. 한쪽에는 거울을 배치해 고전적인 대칭 구조에 변화를 주었고, 다른 공간에는 일본식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래커칠 테이블과 조명이 놓였다. 전체 공간에는 주세페 리바도시 Giuseppe Rivadossi, 아프라 & 토비아 스카르파, 루이지 카치아 도미니오니 Luigi Caccia Dominioni 등 디자이너 가구와 조명을 배치해 생활 공간 같은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정원과 테라스로 이어지는 구성도 눈에 띈다. 니콜로 스피넬리가 알라누이 디자인 스튜디오와 함께 개발한 일본식 수다레 커튼을 열면 시선은 외부로 확장한다. 지중해적 풍경을 연출하는 테라스는 브랜드가 본질적으로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상상력 위에 세워져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듯하다.

알라누이의 따뜻하고 유랑적인 감수성이 옷과 공간에 녹아 있다.
아프라 & 토비아 스카르파가 막살토를 위해 디자인한 바실리안 테이블 & 체어. ©Andrea Ferrari

하와이어로 ‘큰길’을 뜻하는 이름처럼, 알라누이는 늘 여행과 발견, 감정적 연결을 중요한 가치로 다뤄왔다. 카사 알라누이는 그 지향점을 공간으로 구체화해 사람들을 맞이하는 장소다. 역사적인 빌라 안에서 브랜드의 색과 재료, 가구와 장식을 차분하게 조합한 프로젝트는 알라누이가 집이라는 형식을 택한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한다. 집인 동시에 쇼룸이고, 정착의 공간인 동시에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장소. 카사 알라누이는 그 양면성을 우아하게 끌어안으며 알라누이의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시간을 동시에 비춘다.

아프라 & 토비아 스카르파가 카시나를 위해 디자인한 암체어 ‘소리아나’가 공간 한쪽을 장식한다. ©Andrea Ferr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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