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들의 소재 탐구, 와인병의 변신, 청소는 즐거워, 꿈틀거리는 마법의 양탄자

디자이너들의 소재 탐구
‘재료에 대한 탐구가 디자인에 스며들다’를 주제로 열리는 전. 이 전시에서는 가구 디자이너들이 천착해왔던 나무와 금속뿐 아니라 종이, 에폭시, 천, 플라스틱, 자개, 비닐, 세라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에 대한 연구와 실험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세계적인 거장의 디자인과 한국 디자이너 12인이 마련한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거장의 디자인전에서는 론 아라드, 필립 스탁, 장 프루베, 아르네 야콥센, 요르겐 호벨스콥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 디자이너 12인 공간에는 양승진, 패브리커 등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디자이너들의 가구들이 소개된다. 전시는 3월 16일까지 가나인사이트센터에서 열린다.
에디터 박명주

와인병의 변신
친환경 기법으로 와인병을 재활용한 컵이 로쇼룸에 입고되었다는 소식. 글라스 아티스트 제스퍼 젠슨(Jesper Jensen)의 ‘뉴 와인 인 올드 보틀’은 수작업으로 제작해 컵의 모양이 모두 다르며, 컵을 잡기 편하도록 디테일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여러 가지 크기의 컵과 저그를 세트로 구입하면 높이가 낮은 와인 박스에 넣어주는데, 집들이 선물용으로 좋다.
문의 로쇼룸 02-545-5417 어시스턴트 에디터 김수지│포토그래퍼 조용기

청소는 즐거워
집 안을 더욱 청결하게 해줄 가전제품을 소개한다. 덴마크 가전 브랜드 닐피스크의 ‘에어로’는 먼지와 물을 모두 빨아들이는 건습식 청소기로 화장실이나 부엌의 개수구 오염물 청소에 매우 유용하다. 일렉트로룩스의 베스트셀러 ‘에르고라피도’는 다양한 컬러로 새롭게 라인업을 했다. 스틱형과 핸디형 두 가지 타입으로 사용하는 에르고라피도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 강력한 흡입력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또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진공 청소기 브랜드 후버(Hoover)는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다. 합리적 실용주의의 철학으로 혁신적인 진공청소기 제품을 선보여온 후버의 제품을 이제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문의 닐피스크 1588-1570, 일렉트로룩스 1566-1238, 후버 02-596-4813 에디터 최고은

꿈틀거리는 마법의 양탄자
평면적인 카펫이 벽을 타고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이 독특한 카펫을 디자인한 유지연 작가는 그녀의 작업만큼이나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가능성을 지녔다.
당신을 모르는 이들이 많을 텐데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대학에서 환경디자인을 전공한 후 건설회사 인테리어 팀에서 근무하다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아르데코로 유학을 갔다. 가구 제품 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는 5개월쯤 되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디자이너라고 보면 된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건설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스케일이 큰 작업이 내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작가로서 새 출발을 결심했다. 그러던 중 방을 치우다가 중3 때 학교에서 쓴 10년 후 가상 이력서를 우연히 찾게 되었는데 거기에 프랑스 아르데코에서 공부하겠다고 적었던 것을 발견했다.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품어온 학교라서 주저 없이 결정했다.
러그가 벽을 타고 옷걸이가 된 작업물이 인상적이다.
프랑스 유학 시절에 완성한 작품인데 주제가 ‘맨발 거주자를 위한 디자인’이다. 맨발 문화는 한국인에게는 익숙하지만 프랑스인에게는 생소한 문화인데 이를 색다른 방식으로 제안해보고 싶었다. 이 작품은 현관에서부터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카펫으로 표현한 것이다. 파우치 안에 신문을 꽂아 넣고 바구니 안에는 열쇠나 작은 소품을 넣은 다음 겉옷을 벗어서 옷걸이에 걸어두는 행위를 카펫에 담아냈다.
작업에 가장 영향을 준 인물이나 사건이 있다면.
프랑스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인 체체 아소시에(Tse&Tse Associees)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체체는 그들만의 색깔이 뚜렷한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였는데 경쾌하고 톡톡 튀는 컬러감과 유쾌한 디자인이 내 감성과 잘 맞았다. 한국에서는 절제가 미덕이라고 배워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내 성향을 감춰야 했는데 체체에서 일하면서 이러한 디자인도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
무슨 일을 하든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마음속에 품어오던 자리에 도달하게 되는 것 같다. 나 역시 멀리 바라보고 차근차근 역량을 쌓아가고 싶다. 좀더 큰 포부가 있다면 사람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기운을 주는 작품을 하고 싶다.
다음 계획은?
크고 작은 전시에 계속 참여하면서 꾸준히 새 작품을 만들 예정이다. 지금은 카펫 작업의 연장으로 그림자 시리즈를 디자인했는데 가구의 그림자가 카펫이 되어 한 몸으로 연결되어 보이도록 제작했다. 앞으로도 계속 평면적인 카펫이 가구, 공간과 만나 입체적으로 변하는 작업을 보여주려고 한다.

에디터 최고은│포토그래퍼 김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