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메종&오브제, 가리모쿠 60의 새 얼굴, 반복의 힘

미리 보는 메종&오브제
1월에 이어 9월 5일부터 9일까지 메종&오브제 추동 컬렉션이 진행된다. 올해의 디자이너는 변함없지만 3개의 트렌드관에서 선보이는 인플루언스는 새롭게 바뀐다. ‘공유 Sharing’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넬리 로디, 엘리자베스 르리시, 프랑수아 버나드가 ‘정보의 공유’, ‘단어의 공유’, ‘경험의 공유’라는 키워드로 7홀에서 트렌드 전시를 가질 예정이며 6명의 프랑스 신진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딸렁 아라카르트, 올해 처음 추가된 2000㎡의 전시관을 위한 투어에서는 200여 개의 전시 업체를 설명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최근 건축에도 힘을 쏟고 있는 메종&오브제에서는 기술 혁신과 미학의 접합점을 찾기 위해 건축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앞으로도 건축 분야 전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메종&오브제는 가장 혁신적인 제품에 관람객과 국제 전문가들이 선정하는 어워드와 파리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가구 컬렉션을 선보이는 조나단 아들러의 전시 등 한가위만큼이나 풍성한 볼거리로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문의 메종&오브제 국내사무국 02-522-6447
에디터 신진수

가리모쿠 60의 새 얼굴
레트로 디자인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가리모쿠 60일 것이다. 좀처럼 신제품 소식이 없어 궁금하던 찰나, 새 옷 입은 버전을 출시했다는 소식이 왔다. 퓨어 비치&브라운 시리즈가 그것인데, 너도밤나무를 사용해 만든 가구는 무엇보다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낸다. 밝은 느낌의 비치목과 볼륨감 있고 부드러운 브라운 색상이 어우러진 소파, 테이블, 식탁, 의자 등의 구성으로 거실, 주방을 아우르는 제품들을 갖췄다. 기존 제품보다 밝고 따뜻해진 가리모쿠 60. 신혼이나 싱글 집에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문의 비블리오떼끄 www.bibliothque.kr
에디터 박명주

반복의 힘
번호를 새긴 작은 조각을 하나씩 이어 붙여 도자 오브제를 만드는 배세진 작가. 번호의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매일같이 작업을 하며 그는 오늘도 성장한다.

‘고도를 기다리며’ 작품에 대해 설명해달라. 희곡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를 주제로 한 작업이다. 주인공이 매일같이 반복적으로 오지 않는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내용인데, 이 작품을 8번 정도 보니 나는 무엇을 기다리기에 매일같이 물레질하고 두드리는 것을 반복하는가 반문하게 되었다. 공예 작업이라는 게 결국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서 숙달해 나가는 것이라면 나는 작품에 이러한 요소를 더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다.
조각에 새긴 숫자가 바로 그것인가? 그렇다. 일련번호를 찍은 작은 조각들을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붙였다. 작품은 하나당 2000개에서 3000개 정도 들어간다. 이 작업을 한 지는 7년 정도인데 지금 번호는 9만5000 정도까지 왔다. 번호가 계속 쌓여가니까 반복적인 노동의 결과라는 것을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듯하다.
이 작업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나는 결과물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최종적인 숫자를 통해 이 반복적인 과정을 증명하기 위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작업에 바짝 집중하게 되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만큼 온전히 집중할 때가 있다.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옛날 장인들이 ‘사발 하나에서 우주가 보인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반복적인 작업은 사람으로 하여금 성찰하게끔 만든다.
처음 작품을 보고 돌을 조각한 것인 줄 알았는데 도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의외였다. 질감은 어떻게 표현한 것인가? 흙이 거의 굳었을 때 칼집을 내고 부러뜨리면 단면이 거칠게 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원초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반듯하게 자르면 여기서 끝이 난 느낌인데 마감이 덜 된 듯 자연스럽게 하면 그 이후에 뭔가 더 있을 거 같은 이미지를 준다.
원형이나 호리병같이 곡선으로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매일 만드는 게 그릇이니 자연스럽게 볼이나 항아리 모양에서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고 원형이 처음과 끝이 맞닿아 있어서 어디가 매듭인지 모르는, 순환의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 역시 이 작업을 시작했지만 어떻게 끝날지,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원형은 그런 마음까지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흙으로 빚어서 가마에서 굽기 때문에 크기에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석고나 나무 등 다양한 재료로 바꿔서 더 큰 조형물이나 집 안에 오브제로 쓸 수 있게끔 작은 사이즈로도 만들어보고 싶다.
에디터 최고은│포토그래퍼 신국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