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얼굴 벌개지는
19금 책은 아닙니다. 탈색된 동심과 상상력을 되찾아주는 어른들을 위한 책. 올여름 휴가의 파트너로 어떤가요?
루밍 박민지 MD의 추천
1 Oceano
총 10쪽으로 구성된 팝업북. 10가지 테마의 바다를 보여준다. 수면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팝업 형식으로 나눠서 볼 수 있으며 유람선이나 정박해 있는 많은 배들,
또 더워진 바다의 모습 등 바다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아이와 함께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보기에 좋은 책. 정교한 팝업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진짜 바다를 보고 싶을 정도로 빠져든다.
2 Piero Fornasetti
디자이너 필립 스탁은 작업 도중 방향을 잃거나 머릿속이 백지화될 때, 포르나세티의 눈이 달린 주전자가 비밀의 열쇠가 된다고 했다. 보면 볼수록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컬렉션. 이미 몇 십 년도 지난 작품들인데 전혀 촌스러워 보이지도 않는다. 그의 작품과 작업 과정, 영감의 원천 등이 궁금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포스트포에틱스 정다영의 추천
1 The Granny Alphabet
사진작가 팀 워커의 동화적인 감성이 잘 드러나는 책. 알파벳 A부터 Z까지의 글자를 유머러스한 시구와 함께 재미있는 일러스트로 소개한다. 노랑 앙고라 니트를 입고 있는 할머니, 우주선을 탄 할머니 등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로렌스 미노의 일러스트와 알파벳의 조화가 즐겁기만 하다. 두 권의 책으로 나눠져 있으며 안쪽에 장미 패턴이 그려진 하늘색 슬립 케이스에 담겨 있어 할머니의 오래된 서재에서 꺼내온 듯 소박하다. 판매 수익금이 복지단체에 기부된다는 점도 의미 있다.
2 Eating with the Chefs
덴마크의 노마, 프랑스의 샤토 브리앙, 미국의 더 프렌치 런드리 등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18곳에서 일하는 셰프와 직원들이 매일 먹는 일반적인 식사 메뉴를 소개한다.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가 아니라 소박하고 평범한 셰프들의 식사를 소개해 재미있다. 더 프렌치 런드리의 사과로 만든 조림과 소보로, 노마의 브라우니 등 각 레스토랑의 전통과 특성을 더한 특별한 요리를 간단한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도록 2인분, 6인분, 20인분 등 준비할 재료의 양까지 자세하게 곁들였다. 궁금했던 주방 안쪽의 모습을 담은 200여 장의 사진도 흥미롭다.
갤러리아 애술린 부티크 최이정 매니저의 추천
1 The wine questionnaire
와인에 관한 감성적인 질문과 대답, 와인 관련 유명 인사들의 자필 대답과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책. 마지막에는 직접 작성해볼 수 있는 설문지도 있어 와인을 좋아하는 이들끼리 공유해도 좋을 듯한 실용적인 책이다. 고전적인 책 디자인 또한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와인에 대한 생각을 자문하게 한다는 점이 매력적인 책으로 와인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수 서적이다.
2 POLO: the nomadic tribe
스포츠의 이상이라고 불리는 폴로는 마음의 상태, 라이프스타일, 가치, 시스템, 철학이 담겨 있는 지성인을 위한 스포츠다. 저자 아일린 코켈은 5년 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며 폴로 게임의 생생한 현장을 담았다. 영국, 아르헨티나, 인도 등 세계 각국의 폴로 이미지를 통해 고급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의 면모를 보여준다. 귀족 스포츠로 이어져온 폴로 게임의 모든 것을 42×34cm의 큰 판형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유어마인드 이로의 추천
1 Gather Journal
게더 저널은 레시피 위주로 진행되는 잡지로 마실 것, 먹을 것, 요리할 것, 수확한 재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목차 역시 식사를 하는 전체 순서에 따라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 순으로 짜여져 있는 것이 특징. 이번 5호는 캐러밴을 주제로 무더운 사막과 오아시스, 다육식물, 그 형태에서 힌트를 얻은 레시피로 채워져 있다. 각 호의 주제에 맞춰 강렬한 컨셉트의 요리 화보를 만들어내는데 레시피와 더불어 재료와 요리의 색과 형태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 Wrap Magazine
일러스트를 전문으로 다루는 영국 잡지 <랩>. 매호 작가 10명의 일러스트를 담은 5장의 양면 포장지가 들어 있는데 포장지로 쓰기에는 아까울 정도! 각 작가의 작업을 지면 인쇄로 끝내지 않고 실용적인 인쇄물로 보여준 점이 매력적이다. 일러스트레이션의 최신 트렌드나 작업이 궁금한 이들, 그저 예쁜 일러스트 포장지가 필요한 이들 모두를 만족시킬 잡지.
더북소사이어티 임경용의 추천
1 Touch
이 사진집의 주인공인 스티진은 23세의 앞이 보이지 않는 청년이다. 또 다른 주인공은 그가 사는 아파트. 앞이 보이지 않는 그에게 아파트는 자신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내부에 있는 가구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이동하는 스티진에게 어둠은 결코 장애가 되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신체의 감각에 의지하며 생활하는 한 청년의 모습과 공간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그의 몸짓에서 독자들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Untitled
<무제 9월호>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작가인 폴 엘리먼의 책이다. 590쪽에 달하는 지면에 몸의 움직임이나 제스처, 형태 등을 사진으로 담았는데 그 모습이 알파벳 같은 글자를 닮아 있거나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기호 등이 되기도 한다. 실질적인 의미를 전달하지는 않지만 다른 차원의 의사 전달 수단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타이포그래피의 진화를 보는 것 같아 꽤 신선한 접근이다.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신국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