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 항구, 스페이스 한남, 갖고 싶은 주방, 조은숙 관장의 침묵하는 의자
상자 속 항구
미술관 한가운데 거대한 항구가 들어섰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중앙에 위치한 서울박스 전시장에 아르헨티나의 대표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 Leandro Erlich의 신작 ‘대척점의 항구 Port of Reflection’가 공개된 것. 서도호에 이어 두 번째 ‘박스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된 그는 지구 양 끝에 있는 아르헨티나와 한국의 문화적 교류를 상징하고자 항구를 설치, 정박한 배들과 바다에 아른거리는 가로등 불빛과 물그림자를 표현했다. 실재와 환영이 혼재된 이번 작품은 초현실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꿈을 꾸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2015년 9월 13일까지 진행된다.
문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02-3701-9500
에디터 최고은
스페이스 한남
전시 및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를 진행하는 창작 공간 에이전시인 애드립 Addlip과 리빙숍 에잇컬러스 그리고 철제 가구 브랜드인 더띵팩토리가 한자리에 모였다. 한강진역 근처에 위치한 건물 2층에 3개의 업체가 ‘스페이스 한남’이라는 이름으로 만난 것. 시원하게 뚫린 스페이스 한남 공간에서는 앞으로 애드립이 진행하는 전시와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며 에잇컬러스와 더띵팩토리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공간이 협소해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에잇컬러스의 가구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반갑고 더띵팩토리의 가구 역시 거친 느낌의 공간에서 더욱 돋보인다. 두 브랜드의 가구로 꾸민 카페를 겸하고 있는 스페이스 한남에서는 12월 말까지 제품 구매 고객에 한해 카페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 02-544-3223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신국범
갖고 싶은 주방
고품질의 주방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맞춤 주문할 수 있는 국내 브랜드가 등장했다. 욕실 가구 전문 기업으로 출발한 ‘토바시스템’에서 선보인 주방 가구 브랜드 ‘모듈라레 Modulare’로 오스트리아 블럼 사의 최고급 서랍재에 통금속으로 제작한 다리를 적용해 세련미를 높인 것이 특징. 가장 돋보이는 점은 이음새 없이 매끈하게 마감된 인조대리석 재질의 싱크대다. 이는 토바시스템만의 기술로 상판과 일체형이라 더욱 멋스럽다. 모듈라레는 마감 재질에 따라 총 3가지 제품 라인이 있으며 영등포구 양평동에 쇼룸을 마련했으니 주방 리모델링 상담을 원하는 이들은 찾아가봐도 좋을 듯.
문의 02-2634-6167
에디터 최고은│포토그래퍼 차가연
조은숙 관장의 침묵하는 의자
독특한 다리 모양이 특징인 이 스툴은 박성철 작가의 작품으로 2012년 겨울,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에서 선보였다. 갤러리에 있는 콘크리트 테이블과 잘 어울려 전시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사실 나는 의자를 편애한다. 덩그러니 놓인 빈 의자를 보고 있으면 여기 앉아 있던 누군가의 비밀을 조용히 간직하고 있는 듯한 이미지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의자는 그렇게 또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새로운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그의 희로애락을 함께 경험한다. 빈티지 의자일수록 그런 인상은 더욱 강해지는데 나이 지긋한 현자와 조우하는 기분이 든다. 오래된 의자를 보면 왠지 모르게 숙연해지는 것은 이런 이유다. 복제된 공산품과 달리 공예가에 의해 태어난 이 스툴은 제품마다 같은 듯하지만 전부 다른 모양으로 제작되었고 각각 에디션 넘버가 있어 더욱 사람 같은 느낌을 준다.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의자의 사명이라면 우리 인생도 의자와 같아야 할 것이다.
에디터 최고은ㅣ포토그래퍼 차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