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면 되는 거 해라!

2022년이 기대가 되는 아트 축제

2022년이 기대가 되는 아트 축제

미뤄졌던 베니스 비엔날레부터 카셀 다큐멘타까지 굵직굵직한 아트 축제가 예정된 2022년은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밀라노 트리엔날레가 개최되는 팔라초 델 아르테.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게 된 귀여운 문장은 제주도의 한 카페 앞에 놓인 장식물이다. ‘안 되면 되게 하라’를 모토로 알고 살았던 내게 이 문장은 문득 삶의 새로운 방향성을 알려주는 지침이 되었다. 안되는 것이 너무 많았던 지난 2년 동안 큰 힘이 되었을 뿐아니라 앞으로도 이 모토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실 그 유명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것도 같은 깨달음이 아니었을까?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유태인 수용소에서 불안하고 억울해하다 속을 태울 것인지, 아니면 초연이 그 순간 할 수 있는 작은 행복에 집중할 것인지를 ‘선택’함으로써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팬데믹이 지속될 2022년, 매 순간 상황이 달라지기에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누기는 어렵지만 갈 수 있으면 가고 못 가면 온라인으로 대체 한다는 마음으로 새해의 아트 소식을 기다려 본다. 우선 내년 유럽에서는 다양한 아트 축제가 동시에 열릴 전망이다. 베니스에서는 미뤄졌던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릴 예정으로 테마는 ‘꿈의 우유 The Milk of Dreams’다(4월 23일~11월 27일). 한국관에서는 ‘캄파넬라: 부풀은 태양’을 주제로 이영철 예술 감독의 디렉션 아래 김윤철 작가의 작품이 소개된다. 뿐만 아니라 전광영 작가는 별도의 파빌리온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고 하니 그 외에도 다양한 한국 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아트바젤 2021.

 

한편 밀라노에서는 4월에 밀라노 디자인 위크(4월 5일~10일)가 열리며 한국관은 강신재 감독이 맡아 다양한 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5월부터는 트리엔날레(5월 20일~11월 20일)가 진행된다. 주제는 ‘알지 못했던 모르는 것들. 우리는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 Unknown Unknowns. What We Don’t Know We Don’t Know)’이다. 소크라테스의 그 유명한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하면서,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야말로 지혜의 첫 걸음이라고 말한 가르침이 생각나는 구절이자, 그 무엇도 예측하기 어려운 이 시대의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독일 카셀에서는 5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도큐멘타(6월 18일~9월 25일)가 개최된다. 최초로 총감독에 아시아 출신이 선발되었는데, 인도네시아의 작가 그룹 루앙루파Ruangrupa다. 2000년에 설립해 40여 명이 작가와 다양한 전문가들이 헤쳐 모여 전시, 출판, 교육 등을 진행하는 집합체로 카셀 도큐멘타에는 큐레이터, 미술사가, 건축가, 정치학자 등 9명이 총감독의 역할을 수행한다. 광주 비엔날레에도 여러 번 참여했던 컬렉티브여서 한국 작가들의 참여도 기대된다.

6월 아트바젤(6월 16일~19일)과 9월 베를린 아트위크(9월 14일~18일) 혹은 9~10월의 프리즈 런던(날짜 미정)과 시기를 맞춘다면 현대미술에서부터 디자인과 공예까지, 아트마켓에서부터 아방가르드 예술 축제까지 모두 4개의 행사를 동시에 관람하는 코스를 짤 수도 있다. 방문 가능성을 점치는 관람객의 마음도 그렇지만,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은 오죽할까? ‘안되면 되는 거 하라’는 마음으로 최선책과 차선책을 모두 동원하면, 그것이 결국 ‘안되면 되게 하는’ 비책이 되지 않을까!

 

카셀 도큐멘타 2017년 전시 장면으로 요셉 보이스, 김수자의 작품.

 

카셀 도큐멘타 2022년의 총감독으로 선출된 인도네시아 아트 컬렉티브 루앙루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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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롯데백화점 아트비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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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을 따서

아크네 스튜디오와 구스타브스베리의 콜라보, 호로스코프 컬렉션

아크네 스튜디오와 구스타브스베리의 콜라보, 호로스코프 컬렉션

수많은 패션 하우스에서 앞다투어 저마다의 감각을 입은 홈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는 와중, 아크네 스튜디오도 다시 한번 주목할 만한 컬렉션을 출시했다.

수많은 패션 하우스에서 앞다투어 저마다의 감각을 입은 홈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는 와중, 아크네 스튜디오도 다시 한번 주목할 만한 컬렉션을 출시했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도자 브랜드 구스타브스베리와의 협업을 통해 만든 호로스코프 컬렉션이 그 주인공.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별자리를 모티프로 삼았다. 컵이나 플레이트 등의 테이블 웨어와 스카프, 키링 등으로 구성되는데, 12개의 별자리 일러스트 그래픽이 각각 새겨져 있다. 별자리마다 키 컬러가 달라 자신의 별자리에 맞는 제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듯. 아크네 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web acne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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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을 살린 가구

가구에 예술의 혼을 더하는 김수희 공예가

가구에 예술의 혼을 더하는 김수희 공예가

로즈앤오방 아뜰리에를 운영하고 있는 김수희 공예가는 가구가 가진 기능성이라는 한계를 조형적으로 풀어내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여려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단단한 속내가 느껴지는 김수희 공예가.

 

김수희 공예가가 운영하고 있는 로즈앤오방 아뜰리에는 작업실이자 그녀와 뜻이 같은 공예가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김수희 공예가는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예술성과 조형성이라는 생명력을 부여한 가구를 선보인다. 건축학을 공부했다는 그녀에게 공예가로 전향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물었다. “사실 건축 설계를 전공했어요. 제가 건축을 공부하게 된 취지가 공간이 좋고, 디자인이 좋아서였는데, 실제 제가 하는 일은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어요.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고 먼저 취미로 목공을 시작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목공 일은 1년이 채 되지 않아 전업 공예 작가로서의 길을 걸어봐야겠다는 결심으로 바뀌었다.

 

 

그녀의 작품 중 유일한 오브제인 목항아리.

 

겉면을 갈아 항아리 형태를 만들고, 이후 나무 속을 파내 목 항아리를 만든다.

 

김수희 공예가는 가구가 지닌 기능성이라는 한계를 조형적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며 확고한 작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쓰임에 의해 어떠한 형태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애초에 의도하고, 그것을 가구에 표현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보는 이로 하여금 조형적으로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거죠. 단순히 쓰임을 위한 가구가 아니라 하나의 오브제와 조형물로 그 역할을 했으면 해요. 그 결과는 자연스럽게 사용자가 가구에 애착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요.” 그녀의 이런 의도는 나이테를 형상화한 사이드 테이블 ‘테’ 시리즈와 나뭇잎의 잎사귀에서 모티프를 얻은 ‘리브스 Leaves’ 테이블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짧게는 2~3주, 길게는 몇 개월이 걸려 완성되므로 과정 또한 남다를 것. 김수희 공예가는 주로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그에 적합한 나무를 살펴본다. 그녀는 이 과정을 ‘나무와 대화’를 한다고 설명했다.

 

 

패브릭이 결합된 행잉 의자 에이프리콧

 

잎사귀에서 영감을 얻은 리브스 테이블

 

“저는 피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짜맞춤이라던지 강한 결구법을 사용해요. 그래야 나무가 수축 현상이 일어나도 영향이 적고 견고함을 유지할 수 있어요. 일반적인 목제 가구는 주로 피스나 철물을 사용한 체결 방법을 택하는데, 이때 나무가 수축되면서 규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짜맞춤을 고집하는 편이에요”라며 확고한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마무리 단계에서도 광을 내거나 결을 살리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마감이 가능하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수희 공예가는 이 분야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목공이라는 분야가 사실 조금 저평가되어 있는 측면이 있어요. 대량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예술이 지닌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져가지 못하고 있죠. 쓰임과 기술에만 치우쳐 있는 경우가 있는데, 공예 역시 충분히 작가가 의도를 가지고 심미적인 관점을 표현할 수 있는 예술의 새로운 장르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광을 내고 결을 만드는 등 마지막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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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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