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나탈리 레테와 세라믹 브랜드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협업 전시를 선보인다.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운 동물의 면면을 한남동 아스티에 드 빌라트 스토어에서 감상해보길.
요염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고양이와 들판을 뛰노는 토끼, 화려한 모습의 앵무새…. 마치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운 동식물의 모습이 프랑스 세라믹 브랜드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접시에 아름답게 담겨 있다. 동화적인 모티프로 자신만의 원더랜드를 그림으로 펼쳐내는 나탈리 레테 Nathalie Lete가 아스티에 드 빌라트와 또다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특히 파리의 생토노레 부티크가 아닌 한남동 스토어에서 선보여 더욱 특별하다. 이번 전시를 위해 내한한 나탈리 레테를 만나 아스티에 드 빌라트와 함께한 오랜 인연부터 프랑스 공방에서의 작업 과정 그리고 패션, 리빙, 뷰티, 동화책 등 분야를 막론한 흥미로운 협업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파리의 정원에서 영감을 얻어 화려한 색감의 앵무새와 꽃, 나비 등을 그려넣은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접시. 그녀의 접시는 벽에 걸어 액자처럼 연출해도 좋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창립자 베누아와 이반과는 아주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 왔다고 하는데, 첫 만남은 언제였나?
약 20년 전쯤 내가 만든 책을 가지고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파리 생토노레 부티크에 찾아가 이 책을 파는 것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했다. 그곳에서 베누아와 이반을 처음 만났고, 내게 공방에 나와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2년 정도 매주 화요일마다 작업실로 출근해 그림을 그렸다. 마치 작업실의 일원처럼 말이다(웃음).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어떠한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나?
기본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그들의 공방은 내가 원하는 아름다움을 모두 갖추고 있었고, 근사한 취향을 지닌 베누아와 이반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또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는 그들의 취향과 일치했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협업이다. 이번 작품 ‘원 오브 어 카인드’에 대해 설명해달라.
나의 작업 세계관은 늘 비슷하기 때문에 주제가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새와 꽃 종류의 비중이 컸던 지난 전시에 비해 이번에는 고양이와 강아지를 중점적으로 그렸다. 특히 이반이 실제로 키우는 고양이 세 마리와 베누아의 반려견에서 영감을 받았다. 평소 인스타그램에서 본 이미지를 모티프로 삼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준비한 작품은 단 16개의 유니크 피스이며, 6일간 공방으로 출근하며 완성했다.
그 과정이 궁금하다.
우선 점토를 이용해 손으로 밀어 형태를 만들고,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검은색을 입혀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조각하듯 그림 외의 부분을 칼로 긁어낸다. 마치 나무를 조각하는 장인처럼 말이다. 그다음 벼룩시장에서 찾은 오래된 도구나 케이크의 베이킹 롤러를 이용해 일정한 패턴을 입혔다. 한번 구운 다음 물감으로 색을 입히고,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의 이름을 메시지로 새겼다. 끝으로 투명 에나멜을 발라 또 한번 구워낸다. 하나를 만드는 데 족히 3일이 걸린다.
그날의 감정이나 분위기에 따라 즉흥적으로 디자인이 바뀌기도 하나?
때로는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시안 드로잉이나 크로키를 항상 앞에 두고 작업한다. 상상으로만 그리는 경우는 없다. 시안을 안 보고 그리면 너무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 같아질 수 있기 때문에 작업에 앞서 크로키 과정을 고수한다.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
일러스트레이터 존 데리안의 오래된 이미지나 판화를 레퍼런스로 삼는다. 그 위에 나만의 스타일로 덧그리는 작업을 많이 한다. 또 옛날 장난감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 파리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 마을에 별장을 짓고 살고 있는데, 정원이 있어 자연스레 자연으로부터 얻는 영감이 크다.
일본의 애프터눈티 리빙과 협업한 홈 컬렉션.
브랜드와의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매일매일 그림을 그린다. 테마별로 그림을 그려 서랍에 보관해두고 브랜드에서 제안이 오면 그에 맞은 그림으로 발전시켜 작업한다.
최근에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달라. 20년간 함께 작업한 호주 브랜드 블루 일루션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온 가족을 위한 파자마를 제작했다. 우리 집 정원에 살고 있는 고슴도치와 토끼 등 작은 동물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했다. 또 일본 브랜드 애프터눈티 리빙과 제작한 홈 컬렉션은 2023년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를 주제로 한 컬렉션이다.
한국 브랜드와도 꾸준히 협업을 진행했다고 들었다.
지난 3년간 한국의 의류 브랜드 삭스 어필과 협업을 진행했다. 대부분 양말을 디자인하지만 니트웨어와 스웨트셔츠 작업도 종종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