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패브릭

화려한 패브릭

화려한 패브릭

최면을 거는 추상, 원초적 모티프, 감광성 프린트, 목가적인 풍경, 꿈같은 세상…. 거대한 예술 사조에 붓을 적셔 화집을 완성했다.

ABSTRACT PUZZLES

리넨과 면 혼방 패브릭 ‘시카라 베리 Shikhara Berry’는 디자이너스 길드 Designes Guild. 폭 140cm, 미터당 152유로.

운모 판재로 만든 핸드메이드 벽 마감재 ‘프락시옹 Fraction’은 아티장 Artisan 컬렉션으로 아르트 인터내셔널 Arte international. 폭 91cm, 평방미터당 189,68유로.

벽지 ‘피그멘토 Pigmento’. 컨템포러리 월페이퍼 Contemporary Wallpaper 컬렉션으로 드라가&아우렐 Draga&Aurel이 디자인했다. 월&데코 Wall&Deco. 평방미터당 110유로.

페인트 ‘Jaune Ambre’. O’pur 색조는 리폴랭 Ripolin. 리터당 22,45유로부터.

젤리주 타일 ‘오리가미 Origami’는 스컬프추럴 Sculptural 컬렉션으로 사미르 메이저 Samir Mazer가 디자인했다. 아틀리에 젤리즈 Ateliers Zelij. 30×30cm, 평방미터당 537유로.

면과 아크릴 혼방 패브릭 ‘키루나 Kiruna’는 샤리바리 Charivari 컬렉션으로 노빌리스 Nobilis. 폭 134cm, 미터당 165유로.

시멘트 타일 ‘아크 Arch’는 포팡 디자인 Popham Design으로 Etoffe.com. 20×30cm, 평방미터당 166,67유로.

폴리에스테르와 비스코스 혼방 패브릭 ‘스털링 Sterling’은 테베농 Thevenon. 폭 138cm, 미터당 94유로.

비스코스와 아크릴 자수를 놓은 면 패브릭 ‘폴리크로미 Polychromie’는 카사망스 Casamance. 폭 126cm, 미터당 179,10유로.

페인트 ‘CH1 0535 Vert Cafeier’. Horus Mat 색조. 귀테 Guittet. 리터당 53유로.

LUMINOUS IMPRESSIONS

파노라마 벽지 ‘수 부아 Sous Bois’는 갈르리 4 Galerie 4 컬렉션으로 가엘 다브랭슈 Gael Davrinche가 디자인했다.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 392×300cm, 90cm 4폭 롤당 2009유로.

포슬린과 사암 타일 ‘아랄디카 Araldica’는 페데리코 페페 Federico Pepe 디자인으로 세디트 CEDIT. 12×24cm, 가격 문의.

파노라나 벽지 ‘오 피에 뒤 방투 Au pied du Ventoux’는 라 카라반 La Caravane 컬렉션으로 엘리티스 Elitis. 300×300cm, 869유로.

비스코스와 면 혼방 패브릭 ‘모네 Monet’는 루벨리 Rubelli. 폭 130cm, 미터당 225유로.

파노라마 벽지 ‘포레 앵프레시오니스트 Foret Inpressionniste’는 신&뮤럴스 lll Scenes&Murals lll 컬렉션으로 디자이너스 길드. 280×300cm, 606유로.

배경: 폴리에스테르와 비스코스 혼방 패브릭 ‘스카이론 Skylon’은 제인 처칠 Jane Churchill. 폭 140cm, 미터당 193유로.

페인트 ‘CR4142-2 Vert Japon’은 톨랑 Tollens. 리터당 20유로부터.

페인트 ‘Smalt 255’는 리틀 그리니 Little Greene. 리터당 54유로.

SURREALIST MIRAGE

 

파노라마 벽지 ‘옹즈 시뉴 소바주 Onze cygnes sauvages’는 레 도미노티에 Les Dominotiers. 폭 70cm, 평방미터당 70유로부터.

면 패브릭 ‘베니스랜드 Veniceland’는 루벨리. 폭 150cm, 미터당 143유로.

유리 모자이크 타일 ‘오르텐시아 Ortensia’는 포르나세티 Fornasetti 컬렉션으로 비사자 Bisazza. 387 ×291cm, 평방미터당 1383유로.

벽지 ‘노바프리카 선라이즈 신 2 아쥐르 Novafrica Sunrise Scene 2 Azur’는 스트라바간자 Stravaganza 컬렉션으로 크리스티앙 라크루아 Christian Lacroix. 디자이너스 길드. 9m 롤당 334유로.

페인트 ‘SL 32 Aqua’는 르수르스 Ressource. 리터당 37,70유로부터.

페인트 ‘Blush’는 플럼 리빙 Plum Living. 리터당 35,60유로.

페인트 ‘D-198 Valkyrie’는 유니칼로 Unikalo. 리터당 33,12유로부터.

TACHIST PROJECTIONS


리넨 패브릭 ‘마이크로 Micro’는 C&C 밀라노 C&C Milano. 폭 135cm, 미터당 148유로.

벽지 ‘오르카넨 Orkanen’은 마리메코 Marimekko. 폭 70cm, 10m 롤당 273유로.

면 패브릭 ‘잭슨 Jackson’은 오른멘타 Ornementa 컬렉션으로 노빌리스. 폭 128cm, 미터당 222유로.

페인트 ‘MC91 Lait Fraise’는 메리게-카레르 Meriguet-Carrere. 리터당 39유로부터.

입체감이 있는 매트한 검은색 돌 모자이크 타일 ‘스카이라인 트위스트 Skyline Twist‘는 란틱 콜로니얼 L’Antic Colonial. 포르셀라노사 Porcelanosa. 개당 75,29유로.

벽지 ‘스타더스트 Stardust’는 비엥 패 Bien Fait. 180×280cm, 349유로.

벽지 ‘폴록 Pollock’은 코르도네 Coordonne. 오 피 데 쿨뢰르 Au Fil des Couleurs. 폭 50cm. 9m 롤당 252유로.

핸드 페인팅한 파이앙스 타일 ‘푸아 헥사곤 Pois Hexagone’은 슬로우타일 Slowtile. Etoffe.com. 24×21cm, 평방미터당 1068유로.

면 패브릭 ‘잉크 스플래시 Ink Splash’는 슈마셰 Schumacher. 폭 137cm, 미터당 156유로.

페인트 ‘Nazca’는 메르카디에 Mercadier. 리터당 54,50유로부터.

배경: 폴리에스테르와 면 혼방 패브릭 ‘스파졸라 Spazzola’는 카멩고 Camengo. 폭 140cm, 미터당 84,90유로.

PRIMITIVE SIGNS

자카드 자수를 놓은 면, 양모, 비스코스 혼방 패브릭 ‘라나 브로데 Lana Brode’는 테베농. 폭 140cm, 203유로.핸드메이드 테라코타 타일 ‘카프리치오 Capriccio’는 세노그라피카 Scenografica 컬렉션으로 크리스티나 셀레스티노 Cristina Celestino가 디자인했다. 포나스 브리오니 Fornace Brioni. 평방미터당 360유로.

섬유에 프린트한 장식용 패널 ‘시마네 Simane’는 아낭보 Ananbo. 91.5×208cm, 290유로.

리넨 패브릭 ‘대거 스트라이프 브라운 내추럴 Dagger Stripe Brown Natural’은 드러서스 태버 Drusus Tabor 컬렉션으로 슈마셰. 폭 132cm, 미터당 170유로.

벽지 ‘튜토 Tutto’는 부알 드 파피에 Voiles de Papier 컬렉션으로 엘리티스. 폭 70cm, 10m 롤당 187유로.

페인트 ‘D-313 Chataigne’는 유니칼로. 리터당 33,12유로부터.

페인트 ‘Tuscan Red 140’은 리틀 그리니. 리터당 54유로.

ENCHANTING NATURALISM

벽지 ‘아덴 Aden’은 콜팩스 앤 파울러 Colefax and Fowler. 폭 68.5cm, 10m 롤당 231유로.

대리석 마감재 ‘팔마 Palma’는 피에트르 시즈 Pietre Incise 컬렉션으로 라파엘로 갈리오토 Raffaello Galiotto가 디자인했다. 리토스 디자인 Lithos Design. 60×120cm 모듈. 가격 문의.

벽지 ‘디오레 Diore’는 레 포레 Les Forets 컬렉션으로 아르 인터내셔널. 평방미터당 165,83유로.

리넨과 실크 혼방 패브릭 ‘보스케 Bosquet’는 크로마 Chroma 컬렉션으로 노빌리스. 폭 142cm, 미터당 188유로.

면 패브릭 ‘마요렐 Majorelle’은 테베농. 폭 140cm, 미터당 44유로.

자수를 놓은 리넨 비스코스, 면 혼방 패브릭 ‘킹스우드 엠브로이더리 Kingswood Embroidery’는 제인 처칠. 폭 130cm, 미터당 224유로.

배경: 벽지 ‘트로피칼리 Tropicali’는 안티구아 Antigua 컬렉션으로 아르트 인터내셔널. 평방미터당 25,77유로.

페인트 ‘R642 Le Botaniste, Gazon Vegetal’은 르수르스. 리터당 37,70유로부터.

페인트 ‘인디아 옐로 India Yellow N° 66’는 패로&볼. 리터당 43,60유로.

CREDIT

editor

샤를로트 바이유 Charlotte Ba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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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지 작가의 춘천 작업실

전현지 작가의 춘천 작업실

전현지 작가의 춘천 작업실

세라믹 스튜디오 이악크래프트를 이끌고 있는 전현지 작가는 번잡한 도심 생활을 뒤로하고 주말이면 춘천으로 훌쩍 떠난다. 자연과 함께하며 작가로서의 제2막을 시작한 이곳은 끊임없이 영감이 흐르는 샘물과도 같은 장소다.

 

자연의 색을 담은 세라믹 스튜디오 이악크래프트를 이끌고 있는 전현지 작가.

 

새롭게 시작한 백색 조형물 작업.

 

한남동 작업실에 이어 춘천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했는데, 이곳에 작업실을 지은 이유가 뭔가요?

원래 고향이 춘천이에요. 부모님도 저도 전원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언젠가 집을 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도 있었고요. 대룡산 풍경을 품은 작은 주택 단지예요. 이 위치가 집을 지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어요. 탁 트인 시야가 확보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에 들었어요.

똑같이 생긴 두 채가 앞뒤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윗집은 부모님이 살고 계시고 아래는 제 작업실이에요. 사실 작업실을 지을 계획은 없었어요. 그런데 두 개의 부지로 나눠 있어서 건축법상 한 동을 또 지어야만 했죠. 그리고 때마침 한남동 작업실의 공간적인 한계도 느끼고 있었고, 최근 개인 작업에 대한 의지가 강해졌던 터라 겸사겸사 작업실을 추가했어요.

 

서가건축에서 설계한 춘천 작업실은 높은 박공지붕으로 개방감을 살리고 창을 여러 개 내어 실내에서도 자연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젊은 건축가들로 구성된 서가건축에서 설계했다고요?

네. 여러 사무소를 알아봤는데, 가장 마지막으로 미팅한 곳이 서가였어요. 알고 보니 이곳 소장님 역시 춘천에서 나고 자라셨대요. 워낙 춘천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설계하는 과정이 수월했던 것 같아요. 두 채 모두 드넓은 마당을 품고 있고 다락방 같은 분위기를 줄 수 있는 박공지붕이 포인트예요.

설계 과정에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었나요?

아무래도 작업할 때 거슬리지 않는 동선이나 구조에 특히 신경 썼어요. 이곳에서는 부피가 큰 작업을 할 예정이라 끌고 다닐 때 바닥에 걸리는 게 없어야 했고 입구도 작품을 실어 나르기에 넉넉하게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잔디를 깔고 갖가지 식물과 나무로 조경을 마무리한 앞마당.

 

앞뒤로 널찍한 마당이 있는 것도 눈에 띄던데요.

앞마당은 잔디를 깔고 뒷마당은 마사로 덮었어요. 잔디밭에서는 유약 작업을 하고 뒷마당에서는 먼지가 나는 작업을 주로 해요. 지대도 높거니와 나무로 촘촘히 가려져 있어 가만히 앉아 작업할 때면 정말 풍경밖에 안 보여요. 마음이 평온해지고 온전히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작업실에서 내다보이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최근 새로운 작업을 시작했다고요?

아무래도 한남동 작업실에서는 브랜드인 이악크래프트를 신경 써야 하니까 다른 일을 하기 힘들더라고요. 좀 더 작가로서 개인적인 조형물을 시도해보고 있어요. 벌써 시작한 지 10년이 된 이악크래프트는 사용성에 초점을 맞춘 실용적인 테이블웨어라면 개인 작업은 제가 도자로 표현하고 싶은 것, 도자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실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악크래프트를 등에 업고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유연한 곡선이 돋보이는 백색의 도자네요. 작업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시작은 일부러 색을 싹 뺐어요. 형태적으로 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흙이라는 소재가 얼마만큼 늘어나는지 실험해봤어요. 흙이 자연스럽게 늘어지고 처지면서 생기는 곡선을 담았어요. 계속해서 흙을 쌓아 올리면서 그 속도를 조절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최대한 인위적으로 형태를 만들지 않으려 했어요. 흙의 덩어리를 쌓아 올리는 작업이 건축적인 과정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능이 없는 조형물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이악크래프트에서 워낙 실용성에 치중한 테이블웨어를 하다 보니까 이 또한 화병으로 생각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기능이 없는 것을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화병처럼 생겼지만 입구가 막혀 있는 것도 일부 있어요. 점차적으로 기능성을 잃어가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오히려 예술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거죠. 작가로서 작은 일탈 같은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부피가 큰 작업을 하기 편리하도록 구조와 동선에 특히 신경 썼다. 테이블 이동이 용이하도록 바퀴를 달았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 나갈 예정인가요?

우선 단색을 주제로 작업할 계획이에요. 백색으로 시작해 점차 색으로 넘어가려고 해요. 처음은 깨끗한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거든요. 그다음은 블랙을 생각하고 있어요. 흑백 사이의 새로운 것을 발견해보고 싶어요.

다가오는 연말이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작년에 크리스마스 세라믹 오너먼트 수업을 했어요. 올해는 항아리를 만들어 그 위에 오너먼트를 함께 연출해보려고 해요. 아직 세분화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협업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에요.

 

흙을 쌓아 올리며 자연스러운 형태를 잡는 과정을 거친다.

 

춘천 작업실로 오면서 심리적인 변화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춘천이 분지거든요. 산등성이로 둘러싸여 있어 어딜 봐도 산이에요. 또 저 멀리 정면에 보이는 큰 산이 삼악산인데, 노을 질 무렵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머리가 정화되는 기분이에요. 그러한 리프레시가 작업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요. 작업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좋아요.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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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으로 읽는 갤러리

건축으로 읽는 갤러리

건축으로 읽는 갤러리

그야말로 아트 갤러리의 전성기다. 단순히 작품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찾아오게끔 만드는 갤러리 공간 자체에 집중해보자. 유명 건축가나 디자이너와 협업해 새롭게 태어난 갤러리 네 곳을 모았다.

 

쿠마 켄고, 화이트 스톤 갤러리

 

지난 9월, 남산 소월길에 개관한 일본 대표 갤러리 화이트 스톤. © Courtesy of Hongsuk Kim

 

남산 옛 힐튼호텔이 보이는 소월길에 일본의 대표 갤러리 ‘화이트 스톤 White Stone’이 개관했다. 1967년 도쿄에 문을 연 이후 홍콩, 가루이자와, 타이페이, 싱가포르, 베이징 다음으로 아시아에서는 일곱 번째로 서울에 지점을 오픈한 것. 일본 갤러리가 한국에 정식으로 지점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신축이 아닌 리노베이션 방식을 택했는데, 일본 건축의 거장 쿠마 켄고가 맡아 더욱 화제다. ‘약한 건축’의 선구자답게 과감한 디자인 변경보다는 기존 장소를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화이트 스톤 서울의 개관전으로 선보인 전시 전경.

 

2005년 전시형 디자이너가 설계한 장소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과거 외관의 변화는 최소화하고, 내부는 한국의 단색화에서 영감을 얻어 우드 톤과 여백의 미가 공존하는 분위기로 바꿨다. 연속적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갤러리 관람을 위해 순환을 컨셉트로 동선을 정리했는데, 기존의 공간을 재구성했지만 전시장마다 높이를 다르게 디자인해 입체적으로 구성한 것이 돋보인다. 덕분에 층마다 다이내믹해지는 갤러리를 만끽할 수 있다.

 

라운지로 연결되는 메자닌 입구. 높이가 다른 벽 선반이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ADD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70

 

INTERVIEW 쿠마 켄고

 

© J.C. Carbonne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였는데, 설계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무엇인가?

리노베이션은 오래된 건물의 기술적 제약을 다양하게 수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의 구조나 벽이 미술관에 적합하지 않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 오히려 그런 문제를 활용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그런 제약을 활용해 공간에 역동적인 힘을 불어넣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옥상의 전경과 원목 마루가 인상적이다.

새하얀 벽의 갤러리를 지나 따뜻한 분위기의 루프톱 테라스를 즐길 수 있다. 자연스러운 천연 목재의 감성을 위해 복합 데크보드를 사용했는데, 목재 섬유와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것으로 단단한 내구성도 겸비했다.

갤러리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현대미술을 위한 미술관은 반드시 ‘화이트 큐브’여야 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이곳에서만 찾을 수 있는 독특한 시퀀스와 역동성을 만들어내는 것 역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새롭게 오픈한 공간의 포인트를 말하자면?

기존 건물의 메자닌을 독특한 구성으로 풀어내고 싶었다. 많은 미술관과 달리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적 가능성을 모색했다. 비즈니스 토론이 가능한 라운지와 사무실로도 활용할 수 있어 관람객들이 흥미롭게 이 장소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화이트 스톤과 함께한 소감이 궁금하다.

화이트 스톤의 시라이시 대표와 함께 글로벌한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 생각할 만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또한 서울이 곧 현대미술의 수도가 될 거라고 믿는다. 서울의 아트 신에 영감을 불어넣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박주환 ·양태오, 타데우스 로팍 서울

 

기존 2층에서 열린 도널드 저드의 개인전. 1960년대 초기부터 30년에 걸친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onald Judd Art © Judd Foundation/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Photo: artifactsKim

 

지난 2021년 10월, 서울 한남동에 개관한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서울 Thaddaeus Ropac Seoul. 런던, 파리, 잘츠부르크에 이어 서울에 갤러리를 오픈한 이후 게오르그 바젤리츠, 알렉스 카츠, 안젤름 키퍼 등 다양한 작가를 국내에 소개해왔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사이건축 박주환 건축가가 설계한 포트힐 건물 2층에 오픈했다. 201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과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한 곳으로, 건축물의 주변 환경을 적극 반영해 안쪽으로 길게 공간을 구성한 것이 특징. 갤러리의 내부는 양태오 디자이너가 총괄하며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우아함으로 채웠다.

 

 

그리고 지난 9월, 양태오 디자이너와 다시 한번 협업하며 1층을 확장 오픈했다. 타데우스 로팍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한국적 느낌을 더한 양태오 디자이너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제2회 프리즈 서울과 맞물려 확장을 기념하는 개관전으로 20세기 예술의 상징과도 같은 도널드 저드와 요셉 보이스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처음으로 공개하는 도널드 저드의 목판화 세트부터 선구적인 퍼포먼스 예술가 요셉 보이스의 드로잉을 조명한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11월 4일까지.

 

새롭게 확장한 1층에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집중 조명하는 요셉 보이스의 개인전을 만날 수 있다. © Joseph Beuys Estate / VG-Bildkunst, Bonn 2023, Photo: artifacts

 

ADD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 122-1 All Courtesy Thaddaeus Ropac gallery, London·Paris·Salzburg·Seoul

 

INTERVIEW 황규진 총괄 디렉터

 

© Ben Westoby

 

증축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타데우스 로팍이 서울에 둥지를 튼 지도 어느새 2년이 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개인전과 한국 작가 그룹전을 성공리에 진행하며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시간을 보냈다. 파리나 잘츠부르크, 런던에 있는 갤러리 모두 하나 이상의 전시 공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때로는 광범위한 개인전을, 때로는 다양한 작가의 전시를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 역시 자연스럽게 하나의 전시 공간을 추가로 구축함으로써 더욱 풍부한 프로그램을 보여줄 수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이번 증축으로 갤러리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기존의 전시 공간을 투영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가진 1층의 전시 공간을 오픈하며 많은 기대와 응원을 받았다. 한국을 방문한 소속 작가들은 들뜬 마음으로 새로운 전시 형태를 상상해보기도 했고,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은 앞으로의 전시 소식을 기대한다며 응원해주셨다. 작품과 보다 친밀하게 교류할 수 있는 1층의 특성을 활용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새롭게 오픈한 공간의 포인트는 무엇인가?

두 개의 평행한 공간에서 당시 미국과 유럽의 미술계를 상상하며 관람한다면 더욱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층의 공식적 오픈을 알리는 전시를 준비하며, 어떤 전시를 보여드리면 좋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2층과 1층이 나란하게 뻗어 나가는 공간이니, 비슷한 시기에 미국과 유럽에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간 두 작가를 선보이면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2층에서는 미국 미술계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킨 도널드 저드를, 1층에서는 유럽의 개념미술을 새로이 확립한 요셉 보이스의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켄타로 이시다, 페로탕 도산

 

대형 세라믹 타일로 감싼 파사드가 인상적인 페로탕 도산의 외관.

 

프랑스를 대표하는 갤러리스트 엠마누엘 페로탕이 이끄는 현대미술 갤러리 페로탕 Perrotin. 2016년 삼청동에 전시 공간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알렸다. 그리고 작년 8월, 글로벌 패션 하우스들이 모여 있는 도산공원 인근에 두 번째 한국 지점을 오픈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도산공원의 건물들 사이에 2층 규모의 갤러리는 낮지만 단단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헤르조그&드 뫼롱 출신의 켄타로 이시다 Kentaro Ishida가 이끄는 건축사무소 KIAS(Kentaro Ishida Architects Studio)에서 건축을 맡았다. 대형 세라믹 타일로 평행선을 그리는 단정한 파사드가 인상적이다.

 

작년 프리즈 서울에서 솔로 부스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타바레스 스트라찬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 View of Tavares Strachan’s Solo Exhibition Do and Be at Perrotin Seoul, 20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Photo: M2 Studio.

 

낮은 담장 안쪽의 계단을 올라 내부로 들어서면 햇빛이 드는 입구, 더 깊숙이 들어가면 예상치 못한 높은 층고의 전시장을 마주하게 된다. 삼청동 전시 공간과는 또 다른 대규모의 설치 작업과 회화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특별히 고심했다. 높은 층고의 1층과 달리 2층은 밝은 LED 조명으로 환대하는 느낌을 준다. 바닥 역시 1층은 단단해 보이는 타일과 돌을 사용했다면, 2층은 따뜻한 색감의 원목 마루를 사용해 마치 집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공간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관람 포인트다.

 

작년 프리즈 서울에서 솔로 부스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타바레스 스트라찬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 View of Tavares Strachan’s Solo Exhibition Do and Be at Perrotin Seoul, 20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Photo: M2 Studio.

 

ADD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45길 10

 

INTERVIEW 켄타로 이시다

 

© Kentaro Ishida Architects Studio

 

페로탕 도산을 설계할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고려했나?

강남이라는 지역에 오픈하는 새로운 갤러리라는 관점에서 페로탕의 정체성을 강조할 수 있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외관은 대형 세라믹 타일과 검은 철 메시를 포함한 세련된 산업 재료의 조합으로 마무리했다. 내부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각기 다른 공간감과 천장 높이, 재료 등으로 디자인했다.

갤러리 중앙에 있는 얇은 기둥이 인상적이다.

이상적으로 전시 공간에는 어떠한 기둥도 없어야 하지만 기존 건물에 작품 관람에 방해가 되는 직사각형 기둥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개의 얇은 원형 기둥으로 교체하여 개방적이고 명확한 공간을 만들었다.

갤러리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갤러리가 그 자체로 독특한 아트 경험을 가져야 하며 단순한 화이트 큐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갤러리 마감재로 다양한 재료를 선택하는 이유다. 또한 조명 디자인은 작품과 공간의 분위기를 강조하는 중요한 요소다. 미적 경험의 감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특별히 정성을 쏟았다.

공간의 포인트를 말하자면?

페로탕 도산에서는 다양한 전환을 통해 느껴지는 공간의 연속성에 주목해줬으면 한다. 거리에서 계단을 오르고 나면, 관람객은 자연 채광이 가득한 입구의 갤러리를 경험하게 된다. 스톤 바닥 타일은 그들을 내부로 연결되는 갤러리로 안내하며, 따뜻한 나무 계단으로 이어지는 두 번째 층에서는 밝게 확산된 LED 조명으로 아래 갤러리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변화가 느껴지는 공간감을 작품과 함께 감상해보길 바란다.

 

전필준, 리안 갤러리 대구

 

외부 테라스와 연결되는 3, 4층은 교육실과 업무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 Joel Moritz

 

대구를 기반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리안 갤러리가 지난 1월 대구에 신관을 새롭게 오픈했다. 본관 옆 460m2 (140여 평)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조성된 신관은 전시장뿐 아니라 교육실, 프로젝트 사무실 등 상당한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9m 높이에 달하는 주요 전시장의 층고는 기존에 주로 선보였던 평면 회화를 넘어 대형 조각과 설치 작품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리안 갤러리의 포부가 느껴진다.

 

 

신관의 건축 설계는 포스터앤파트너스 Foster and Partners 출신의 전필준 대구카톨릭대 교수가 맡았다. 노출 콘크리트로 건축된 본관과 달리 알루미늄 패널로 외장을 마감해 더욱 대조적이며, 순수한 물성에 집중한 갤러리의 정체성을 담았다. 1990년대 지어져 노후화된 본관은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수장고를 신축해 활용할 예정. 신관 개관 기념전으로 선보인 독일을 대표하는 추상 작가 이미 크뇌벨의 개인전 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리안 갤러리 대구는 한국의 후기 단색화를 조명하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11월 2일부터 2024년 1월 13일까지.

 

알루미늄 패널로 수직성을 강조한 리안 갤러리 대구의 외부 파사드.

 

ADD 대구시 중구 대봉동 150-26

 

INTERVIEW 안혜령 대표

 

 

새롭게 오픈한 공간의 포인트를 말하자면?

전시 디스플레이에 자유로울 수 있는 화이트 큐브로 구성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각각의 화이트 큐브 세 개가 연결되듯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먼저 지하 1층은 화이트 큐브를 직관적으로 표현해 육면체의 볼륨감이 느껴진다. 1층은 천장의 층고를 단계적으로 높아지게 설계해 개방감을 높였고, 가장 높은 9m의 수직 창과 10m 길이의 평면 조명이 이어져 공간감을 더욱 극대화했다. 마지막으로 2층은 외부로 확장되는 공간. 정면의 통창을 통해 밖으로 뻗어 나가는 듯한 방향감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알루미늄 패널로 연결한 외부 파사드가 인상적이다.

내부를 입체적인 화이트 큐브로 표현했다면, 외부는 수직과 수평이 돋보이는 좀 더 단순한 구조로 표현했다. 2층 높이의 수직성을 강조한 전시장 앞으로 캔틸레버 구조로 가로지는 입구를 만들어 대비되는 느낌이다. 특히 각각 알루미늄 곡판과 평판을 사용해 물질적으로도 더욱 선명한 대비감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 서울점은 증축을 진행했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나?

리안 갤러리 서울이 3월부터 진행된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달 재개관했다. 청와대 집무실 이전으로 서촌 지역의 고도제한이 풀리면서 갤러리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리노베이션은 이전에 리안 갤러리 서울을 지었던 서을호 건축가가 맡았다. 기존 1층에 있던 사무실을 2층으로 옮겨 독립적인 업무 공간을 만들었고, 1층을 온전히 전시장으로만 활용해 전시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PHOTO 안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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