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 코펜하겐의 감각적인 쇼룸

오도 코펜하겐의 감각적인 쇼룸

오도 코펜하겐의 감각적인 쇼룸

1978년 탄생한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메누 Menu가 디자인홀딩 그룹에 소속되면서 2023년 6월부로 오도 코펜하겐 Audo Copenhagen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리브랜딩을 통해 기존 데니쉬 디자인 브랜드와는 차별되는 부티크 감성과 소프트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한 아름다운 삶의 방식을 가구와 소품에 담아냈다.

예를 들면 오도 코펜하겐을 대표하는 가구이자 덴마크 역사상 가장 높은 금액(한화 2억8000만원)으로 옥션하우스에서 낙찰된 라운지 체어 ‘더 타이어드 맨 The Tired Man’과 1950~60년대 덴마크에서 가장 많이 수출된 아름다운 실루엣의 펭귄 체어가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원목과 마블, 패브릭 소재를 활용해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실루엣을 갖춘 제품들을 선보인다. 오도 코펜하겐은 코펜하겐 본사에 위치한 오도 하우스 쇼룸을 축소 재현해낸 듯한 리빙 편집숍 에잇컬러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TEL 02-6925-6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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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번의 망치질

수만 번의 망치질

수만 번의 망치질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2023 올해의 공예상’ 창작 부문 수상자로 이상협 작가를 선정했다. 그는 전통 도자의 한국적인 조형미를 재해석하고, 금속 소재 판을 망치로 두드려 형태를 만드는 단조기법으로 작품을 만든다. 작품은 필라델피아 박물관,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완성한 이상협 작가의 작품에는 숭고미가 깃들어 있다.

 

 

INSTAGRAM @williamshlee73
사진제공 KC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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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뽑은 올해의 건축

건축가가 뽑은 올해의 건축

건축가가 뽑은 올해의 건축

한국건축가협회에서 올해 주목할 만한 건축물을 발표했다. 최종 선정된 일곱 곳 중 일반인도 방문할 수 있는 네 곳을 소개한다.

유동룡 미술관, ITM유이화건축사사무소

지난해 12월 제주 저지문화예술인 마을에 오픈한 유동룡 미술관. © 김용관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을 기리는 유동룡 미술관이 지난해 12월 오픈했다. 그의 건축 사상을 가장 잘 이해하는 파트너이자 딸인 유이화 건축가가 설계를 맡아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존경심을 표현했다. 그의 건축적 언어와 사상을 곳곳에 담아낸 것이 특징. 제주도를 상징하는 타원형으로 설계한 것 역시 이타미 준 생전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1층 라이브러리는 이타미 준의 저서와 그에게 영향을 준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2층은 그의 건축관을 보여줄 수 있는 상설전시관으로, 현재 이타미 준의 초기 작품부터 말년의 제주도 프로젝트까지 조명한 개관전을 진행 중이다. 미술관과 어우러지는 양방언 음악가의 플레이 리스트, 향기 작가 한서형과 협업한 시그니처 향 등 오감을 이용한 경험을 선사한다. 포도호텔, 방주교회, 수풍석미술관 등 그의 대표 건축물도 가까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ADD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용금로 906-10

 

INTERVIEW 유이화 건축

 

 

이타미 준 선생의 유언이었던 기념관이 아닌 미술관으로 개관한 이유가 궁금하다.

아무래도 기념관은 박제된 느낌이었다. 늘 시대성을 강조하셨던 아버지의 말씀처럼,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운영하는 공간으로 보이기보다는 동시대 작가들은 물론 일반인과 함께 호흡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랐다.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나?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는 요소를 담고 싶었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그분이 오랜 시간 머물렀던 작업실을 그려 나갔다. 입구에는 그의 함자에 담긴 ‘용’ 손잡이를 달았고, 티 라운지에는 그가 생전에 디자인했던 1970년대 재즈바의 가구를 재현했다. 1층 ‘먹의 공간’ 역시 그가 생전에 중요하게 생각한 먹색을 표현한 것이다. 아버지의 작업실에서는 늘 먹 향이 났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책의 냄새, 컬렉팅하셨던 고미술품의 나무 상자, 그런 향을 공간으로 가져오고 싶었다.

제주 곶자왈의 자연과 어우러지기 위해 특별히 고심한 부분이 있다면?

티 라운지에서 보이는 ‘빌레’는 착공한 이후 발견했다. 빌레는 용암 줄기가 흐르는 평평한 암반을 말한다. 제주도이다 보니 경험상 돌이 많이 나올 거라 생각은 했지만 빌레는 처음이었다. 원래는 인위적인 데크를 깔 생각이었다. 암반을 보는 순간 그대로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체 공사를 멈추고 설계 변경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암반을 눈높이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금의 라이브러리를 두 계단 낮춰 설계했다.

 

멍때림채플, 코마건축사사무소

 

자연의 녹음을 표현한 정경미 작가의 스테인드글라스 벽면. © 김용성

멍때림채플은 도심 속에 있는 전통적 예배 장소에서 벗어나 대자연에 마련한 작은 명상 공간이다. 특히 이곳은 종교인에게만 개방되는 기존의 개념을 넘어 누구에게나 열린 공공 채플이다. 더 많은 이를 환대하기 위해 전통적인 기독교 용어가 아닌 ‘멍때림’으로 명명한 이유다. 종교 건축의 대가인 이은석 건축가는 묵상을 위한 콘크리트 박스를 구현했다. 홀로 사색에 잠길 수 있도록 단순함을 지향하는 채플의 내부. 서해를 바라보는 긴 창이 펼쳐지며 무념의 전경을 담았다. 내부에서도 자연의 빛을 느낄 수 있도록 벽면에 정경미 작가의 초록색 스테인드글라스를 구성했으며, 파이프오르간을 만드는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의 오르간을 설치해 청각적인 하모니를 더한다.

ADD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 1970-34

 

INTERVIEW 이은석 건축가

 

 

자연 속에 채플을 짓기 위해 특별히 고려한 점은 무엇인가?

단순한 콘크리트 볼륨을 공중에 떠있듯 구성했다. 땅에서 떨어진 채플은 세속과의 분리를 의미한다. 녹음이 덮인 산도 자연이지만, 하늘도 자연이다. 산 위에 매달리고, 하늘에 담기는 듯 1층에 여백을 줘 설계했다.

“건축가는 이 채플이 예배보다 경험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는 심사평이 인상적이었다. 이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만끽하기를 바라는가?

멍때림의 공간을 산책하듯 시퀀스에 따라 누리도록 배려했다. 녹음과 하늘로 열린 ‘하늘 채플’, 홀로 고요한 묵상이 가능한 ‘골방 채플’ 그리고 바다 전경으로 충만한 ‘바다 채플’을 조성했다.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공간 사이로 건축적 산책 (Promenade Architectural)과 다채로운 경험의 장소를 느껴보길 바란다.

파이프오르간으로 공감각적인 하모니를 더했다.

채플을 거대한 울림통으로 만들고자 했다. 악기의 본질인 음향 외에는 파이프오르간 형태 역시 최소의 미학을 견지하도록 요청했다. 그래서 오르간 통이 내부로 돌출되지 않고 외부에 놓이도록 조율했다. 단순한 미학 속에서 오롯이 음악과 사색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시대의 종교 건축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현시대 종교 건축의 화두는 현세로부터의 망명이 아니라 이웃을 향한 개방 공간과 열린 태도다. 결국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까지 포용하고 환대하는 자세에 있다고 생각한다.

 

콘크리트월, 네임리스 건축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과 돌 마당이 반겨주는 카페 입구. © 노경

제천의 산과 물이 만나는 청풍호 자락에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세워졌다. 대지를 가로지르는 벽은 공간을 단절하기보다 주변으로 뻗어나간다.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자연의 느슨한 감각이 깊숙이 스며드는 곳은 카페 콘크리트월이다. 노출 콘크리트로 조형적인 공간을 선보여온 네임리스 건축이 설계를 맡았다.

제천의 푸른 자연으로 뻗어나가는 콘크리트 지붕은 여유로운 휴식 공간으로 자리한다. © 노경

물성 자체에 집중해 자연과 인공의 관계에 주목한 것이 돋보인다. 커다란 콘크리트 돌 기둥이 수평적인 지붕을 지지한 채 우뚝 서 있는 입구. 그 아래로 제천의 푸른 산새와 돌마당이 펼쳐지고, 땅 밑으로 내려가는 콘크리트 벽을 따라 공간이 다시금 펼쳐진다. 자연과 인공이 번갈아 가며 보여주는 다양한 시퀀스를 통해 우리는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만나게 된다.

 

INTERVIEW 나은중, 유소래 건축가

 

 

제천의 깊은 자연 속에 위치한 이곳을 위해 특별히 고려한 점은 무엇인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뜻하는 청풍명월이라는 지명은 자연으로 둘러싸인 땅의 고즈넉함을 함축한다. 대지가 지닌 감각을 다양한 시퀀스를 통해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땅 밑으로 내려가면서 방문객의 여정이 시작되며, 어둠과 밝음, 닫힘과 열림, 자연과 인공 등이 교차하는 경험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서로 다른 관점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의도했다.

‘자연과 인공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콘크리트 벽의 깨진 단면에서 모래와 자갈이 드러나는데, 이는 거친 돌의 속살과 다를 바 없다. 자연과 인공은 어떤 관계이며 그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돌과 콘크리트가 정말 다른 물질인가? 제2의 자연(Second Nature)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자연과 인공의 관계성이 녹아 있는 풍경을 통해 자연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많은 이가 찾는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카페 건축은 저마다의 취향을 드러내며 공간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앞으로도 다양성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특정 계층에 편향된 건축이 아닌, 불특정다수의 사람이 자유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공적인 건축 경험이 중요하다.

내년 계획에 대해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면?

오래된 항구가 있는 바닷가, 거친 강원도의 산 정상, 서울의 오래된 마을 등 다양한 용도를 지닌 건축물을 계획하고 있다. 서로 다른 맥락을 지닌 공간이지만, 어떻게 일관된 태도와 이야기를 품게 될지 기대하고 있다.

 

오동숲속도서관, 운생동건축사사무소

 

월곡산 오동근린공원에 자리한 오동숲속도서관. 입체적인 산세를 표현한 지붕이 돋보인다. © 남궁선

성북구 월곡산을 따라 조성된 오동근린공원. 잘 가꾸어진 산책로로 일상의 쉼터가 되어주던 곳이었지만 오랜 시간 방치된 목재파쇄장이 고민이었다. ‘성북구 마을건축가’ 장윤규 건축가는 이곳을 책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해 더욱 활발한 쉼터로 만들고자 했다. 산책로의 시작점에 위치한 오동숲속도서관이 휴식의 출발이 될 수 있도록 목적성 없이도 편히 들를 수 있는 장소로 구성했다. 북 카페, 독서 공간, 주민 커뮤니티 시설이 순차적으로 이어지며, 누구나 가볍게 머무를 수 있는 순환적인 공간을 완성했다. 또한 중첩된 산의 모습을 형상화한 삼각 지붕, 따뜻한 나무 소재의 구조 등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형태를 고심했다. 높이가 다른 책장과 지붕의 틈으로 스며드는 자연 채광 역시 외부와 연결하는 중요한 요소다.

서로 높이가 다른 책장과 지붕의 틈으로 자연 채광이 들어 한층 더 아늑한 도서관 내부. © 남궁선

ADD 서울시 성북구 화랑로13가길 110-10

 

INTERVIEW 장윤규, 신창훈 건축가

 

 

여러 공간을 조화롭게 구성하기 위해 특별히 고심한 부분은 무엇인가?

산세를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산책로를 높이가 다른 책장으로 표현했다. 서로 다른 크기의 책장은 공간을 독립시키는 벽의 역할은 물론 서로 소통하고 통합할 수 있는 유동적인 요소가 된다. 다양한 공간감, 공간을 채우는 빛과 풍경이 연결되면서 하나로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쉼터의 개념을 극대화하고 지나가는 방문객을 환대한다”는 심사평이 인상적이었다.

100평이 안 되는 작은 도서관이지만 많은 사람이 충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혼자만 튀지 않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목구조를 제안했다. 딱딱한 철골이나 차가운 콘크리트 구조보다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었고, 자연 채광과 환기 같은 친환경적인 건축 요소도 세심히 고려했다.

방문객이 이곳에서 어떤 경험을 만끽하기를 바라는가?

자연과 건축물이 개별적인 개체가 아닌 하나로 통합되는 장소를 만들고자 했다. 산세를 닮은 지붕, 자연 채광과 환기로 채워진 풍부한 공간감을 통해 길의 연장과 같은 분위기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내년 계획에 대해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면?

몇 년 전부터 공공건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규모의 건축보다 작지만 이야깃거리가 많은 주변에 관심이 있다. 이번 오동숲속도서관과 같이 버려진 장소에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건축물로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한 것처럼 말이다. 아마 주변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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