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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황금기를 지나온 두비스가 20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수집가의 집처럼 꾸민 공간에서 또 다른 밤 풍경을 펼친다.

저녁 이후 음악과 함께 밤 분위기를 즐기는 ‘심야 바’.
 두비스의 중심이 되는 공간 ‘그랑 살롱’. 짙은 목재 패널과 풍부한 질감의 패브릭으로 따뜻하고 깊이 있는 분위기를 완성했다.

파리 8구, 이른바 ‘황금 삼각지대’ 한복판인 마르뵈프가 Rue Marbeuf 26번지에 익숙한 이름 하나가 다시 내걸린다. 약 20년간 문을 닫았던 두비스 Doobie’s가 3년간의 전면 보수를 마치고 9월에 레스토랑 겸 심야 바 Bar로 돌아왔다. 1938년 문을 연 두비스는 여러 차례 모습을 바꾸며 파리의 밤을 지켜왔다. 특히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배우 무스 디우프, 테니스 스타 야닉 노아를 비롯한 패션, 예술계 인사들이 밤마다 모여드는 곳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두비스는 단순한 레스토랑이나 바를 넘어 파리의 밤 문화를 상징하는 장소였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두비스가 단순한 업소명이 아닌 한 시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원형 홀에서 각 공간으로 연결된다.

이번 재개장의 콘셉트는 ‘미술품 수집가의 개인 저택(Maison de Collectionneur)’이다. 인테리어를 맡은 건축가 아르노 베자디 Arnaud Behzadi는 전형적인 식당 구조 대신, 한 사람의 취향과 수집품이 쌓인 집을 거니는 듯한 공간을 구상했다. 입구를 지나면 공간의 중심인 원형 홀이 나오고, 이곳에서 네 갈래 동선이 대형 응접실(Grand Salon), 작은 밀실(Boudoir), 겨울 정원(Jardin D’hiver), 심야 바(Bar De Nuit)로 각각 뻗어 나간다. 겨울 정원에서는 통유리창 너머로 주방과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다. 대리석과 옻칠, 짙은 목재 패널을 사용한 실내 곳곳에는 미술 작품을 배치해 사적인 저택의 분위기를 더했다. 음악 역시 두비스가 간직한 시대의 분위기를 이어간다. 전문 DJ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음악을 선곡하며, 1990년대 R&B와 시카고 하우스를 중심으로 마돈나부터 다프트 펑크까지 다양한 곡을 들려준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머스트 그룹 Must Group은 파리 8구 마르소 대로의 클럽 메데인 Medellin과 남프랑스 칸의 해변 클럽을 운영해온 곳이다. 새롭게 문을 연 두비스는 매일 저녁 최대 1백30명을 맞이하며, 저녁 식사로 시작해 자정 무렵 심야 바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ADD 26 rue Marbeuf, Paris WEB doobiesparis.com

유리 지붕 아래 오픈 키친과 테이블이 어우러지는 ‘겨울 정원’.
프렌치 감각을 자유롭게 풀어낸 두비스의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