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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 없이 쓰고 내어주는 식탁.

재활용 소재와 앤티크 가구, 기존 구조를 살려 차분한 분위기로 완성한 신시아의 다이닝 룸과 바. © Kodi Najm
© Kodi Najm

지난 5월 뉴욕 웨스트빌리지에 문을 연 파인다이닝 신시아 Cynthia는 오픈 두 달 만에 미쉐린 가이드의 추천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렸다. 정식 미쉐린 스타 발표에 앞서 평가원들이 직접 주목할 만한 신규 식당으로 먼저 가이드에 소개한 것이다. 치열한 뉴욕 외식 시장에서 신시아가 빠르게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바탕에는 총괄셰프 셰리 카도소 Sherry Cardoso의 이력이 있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톱 셰프 Top Chef’ 시즌23의 결승에 오른 그는 르 시르크 Le Cirque를 시작으로 퍼 세 Per Se, 브루클린 페어 Brooklyn Fare 등 뉴욕의 대표적인 파인다이닝 주방을 거치며 20년 넘게 경력을 쌓았다. 그때 신시아 창립자 클레어 뒤부아 Claire DuBois를 만났다.

뉴욕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본연의 맛을 살리고, 남은 재료까지 발효, 보존해 다시 활용하는 신시아의 테이스팅 메뉴.© Kodi Najm

커피 열매를 활용한 신시아의 시그니처 칵테일, 커피 프루트 마티니. © Kodi Najm

레스토랑 운영과 서비스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뒤부아가 자신의 첫 레스토랑을 준비하며 떠올린 이름은 다름 아닌 이모, 신시아 펙 Cynthia Peck이었다. 캘리포니아의 동네 식당에서 오랫동안 손님을 맞아온 자신의 이모처럼, 처음 찾아온 이도 금세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살뜰한 배려를 뉴욕에서 선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셰프 카도소가 꿈꾸던 주방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역시 요리의 원천을 가족에 대한 기억에서 찾는다. 브라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냉장고를 사용할 수 없던 삼촌 농장에서 채소를 절이고 고기를 말려 보관하던 풍경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이러한 기억은 신시아에서 재료를 남김 없이 활용하는 조리 방식으로 이어진다. 딸기 꼭지는 식초로 발효하고, 남은 파는 진에 우려 칵테일로 선보이는가 하면, 버터넛 호박 껍질과 토마토 줄기처럼 버려지기 쉬운 부분도 소스 재료로 알뜰히 되살린다. 뉴욕 지역 농가와 파머스 마켓에서 구한 제철 식재료 중심의 테이스팅 메뉴는 재료 본연의 맛을 선명하게 다듬어낸다. 특히 여름철에는 토마토와 옥수수, 딸기 등 계절감 넘치는 재료들이 식탁을 풍성하게 채운다.

인테리어를 맡은 디자인 스튜디오 아텔리에 노르되스트 Ateljé Nordöst는 이곳 철학을 따라 기존 공간의 흔적을 자연스럽게 살려냈다. 노출된 천장 구조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재활용 소재와 앤티크 가구를 더해 고유한 멋을 더했다. 짙은 원목 가구와 아이보리 톤 커튼, 낮은 조도의 조명은 28석 규모의 아담한 다이닝 룸을 아늑하게 감싸고, 커다란 전면 창으로는 자연광이 따스하게 스며든다. 정교한 요리와 서비스를 갖추되 격식 대신 편안함을 택한 것은, 특별한 날에만 찾는 곳이 아닌 자꾸 다시 들르고 싶은 ‘동네 식당’이 되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한때 미국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던 이름 중 하나였던 ‘신시아’. 그 이름이 이토록 친숙하고 보편적인 것은,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환대와 돌봄이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닿는 가치이기 바라기 때문이다.